바사라 BASARA 12 - 완전판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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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만화로 기억되는 작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언제나 주저 없이 "바사라"를 꼽았다.
왜냐고 물으면 설명하기가 조금 벅찼다. 내가 느낀 감동을 내 부족한 말주변으로 다 표현할 수가 없어서.
장르로 따진다면 판타지가 될까? 역사물이 될까? 영웅물이 될까? 그 모든 게 다 섞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겠다.
흔히 판타지의 주인공, 역사적 영웅들은 모두 '영웅'이 될 자질을 타고 태어났다. 출생이 남달랐고, 남다른 능력(신출귀몰한)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달랐다. 이미 특별해서가 아니라, 평범했던 그 지점부터 특별한 그들로 만들어 나갔다. 특별한 '자신'이 아니라 특별한 '우리'를만들어 낸 것. 그것을 '진심'과 '진실'로 해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바사라를 사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망하고 300년 뒤가 배경이다. 정확한 시대를 적어주지 않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보다 먼 미래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시대는 우리의 과거에 가깝다. 적어도 '문명'에 있어서는.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하다. 국왕이 있고 귀족이 있고, 평민이 있고, 거기에 억압과 불평등과 저항이 있다. 썩어버린 국왕군에 대항한 타타라군. 거기에 지배자에서 지휘자로 거듭나고 있는 적왕 슈리가 있고, 모사꾼에서 동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창왕 아사기가 있다. 긍지를 갖고 있지만 대의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피를 묻힐 수 있는 아게하 같은 사람도 있다.

이들은 거의 '무'에서부터 출발했다. 아무 것도 없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책임감 있게 싸워가며 그들의 세계를 구축했다. 사람의 생명을 먼지보다 못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매 순간순간, 감동으로 먹먹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창왕 아사기의 활약이 눈부셨다. 타타라에게 빠져들면서도 부정하는 마음, 자신의 가치와 어리광에 대해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그는, 이제 좀 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알아차릴 것이다. 마음껏 어리광도 부릴 수 있는 친구를, 동지를, 그리고 가족을 만들어낼 것이다.

벼랑 위에서의 공격. 타타라가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해낼 수 없는 패를 던져버린 타타라를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알아차린다. 그건 시험한 게 아니라고, 그건 '믿음'이었다고. 자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그리하여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자리를 맡긴 것은, 그가 반드시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의심은 온데간데 없었다. 자신은 벌써 동지가, 친구가, 가족이 되어 있었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믿음, 사랑에 그가 열병을 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아직 이들의 싸움은 갈 길이 멀었다. 증오해야할 사람을 사랑해버린 사라사와 슈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오래 전에 완결본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책장을 열면 설레인다. 오랜만에 읽으니 새로 읽는 기분도 느껴진다. 좋다. 아름답다. 바사라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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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08-24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본게 언제더라. 암튼 한동안 버닝하면서 봤던 만화인데 새롭네요.

마노아 2007-08-24 03:21   좋아요 0 | URL
저도 마지막에 본 게 거의 십년 전이었어요. 다시 봐도 끝내줘요^^

BRINY 2007-08-2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외전도 많이 나왔죠. 작가가 할 이야기가 그만큼 많았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 대한 애정도 많았겠죠.

마노아 2007-08-24 14:07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제 13권을 읽었는데 내용이 거의 14권이면 끝나겠더라구요.
16권까지 나왔으니 나머지는 모두 외전이려나... 작가처럼 독자도 캐릭터들에게 애정이 많이 생겼어요^^

책향기 2007-08-2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다...저는 김혜린 작품을 좋아하는데... 비슷한 분위기인가요?

마노아 2007-08-24 14:08   좋아요 0 | URL
저도 김혜린 작가 참 좋아해요. 투쟁하는 모습은 불의 검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스케일이 좀 달라요.
스케일은 바사라가 더 크고, 캐릭터는 좀 더 입체적이고 활달해요. 그치만 애절한 맛은 역시 김혜린이겠죠.
둘 다 너무 훌륭해서 비교할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