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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싫다고 말해요 - 나쁜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책
베티 뵈거홀드 지음, 이향순 옮김, 가와하라 마리코 그림 / 북뱅크 / 2006년 10월
평점 :
애석하게도, 세상이 너무 험하다. 믿지 못할 사람이 많고, 아이 혼자 밖을 활보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되어버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게, 이 책은 아이에게 닥칠 수 있는 성범죄나 유괴를 예방하기 위한 지침들을 가르쳐준다. 아이와 함께 엄마가 같이 읽고 또 식구들이 함께 읽어 같이 익히고 사고하고 공부해야 하는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속의 아이는 백화점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 거리에서 엄마가 없을 때 접근하는 낯선 남자에 대한 대처 방법, 제 몸을 만지려 드는 어른을 단호하게 뿌리치는 예시들을 보여준다.
입이 닳도록 얘기해 주어도 '어른'에게 "싫어요!", 혹은 "안돼요"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는 일이다. 나쁜 어른도 있다는 것을, 그들이 '나쁜 접촉'을 시도할 수도 있음을 아이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자신의 '절대적 원군'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인데, 부모님이 일러준 것을 지키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혼이 날까 두려워 하거나 불필요한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아이의 마음 속에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주는 지침이 나와 있는데, 부모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내용들이었다. 아이에게 꼭 일러주어야 할 것들,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 사건이 터졌을 때 우선으로 해야할 것들 등의 목록이었다.
읽는 동안 솔직히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워낙에 흉흉한 세상인지라 아이를 잃은 기사를 접할 때, 내가 그 부모는 아니지만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일까 갑갑함과 무섬증을 같이 느껴야 했다. 그런 나쁜 범죄를 저지르는 흉악한 어른들이 없어져야 하는 게 최우선일 테지만, 그런 세상을 막연히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우리가 먼저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겠다.
그나저나, 어려서부터 딱 부러지게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가 자라서도 좀 똑부러진 아이가 되는 것 같다. 난 왜 이렇게 거절을 못하는 걸까.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