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는 출입문에서 가까운 교무실 끝이라서 거의 안내데스크라고 보면 된다.

모든 학생들이 내게 질문을 하고, 모든 택배 아저씨가 내게 오시고, 모든 학부모들이 다 나를 거친다ㅠ.ㅠ

질문에 답해주는 것은(내가 아는 것이라면) 좋아하는 편인데 때로 과하게 피곤할 때도 있다.

그치만 나를 정말 피곤케 하는 것은 전화다.  역시 모든 전화가 다 내 책상으로 오는데 찾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내 뒷좌석의 선생님들이다.  문제는 그 자리의 내선전화가 고장이어서 직통 연결이 안 되고 꼭 내 자리를 거쳐서 바꿔줘야 한다는 것.

그래도 뭐... 귀찮아할 순 없는 일인지라 열심히 받고는 했는데 좀 전에 무심코 전화를 받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보통, "네, 정보부입니다."하고 받았는데, 오늘은 서재의 어떤 글을 읽으면서 무심히 받다가 "네, 정보부요" 하고 받은 것이다.

순간, 정신이 바짝 차려지고 화들짝 놀라면서 급히 수습하기에 이르렀으니...;;;;

이건 마치, "그래, 정보부다 어쩔래?"이런 표현이지 않은가..;;;

전화하신 분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흑흑... 죄송해요...;;;;;

역시나 뒷자리 선생니 찾는 전화였지만 자리에 안 계신다.  이따가 다시 전화오겠지? 흑.. 받고 싶지 않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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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7-04-1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이그~ 소심하시긴~ㅋㅋㅋ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았을거라구요.^^

마노아 2007-04-1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헉, 그랬겠죠? 이 넘의 소심덩어리가 삽질 인생의 주요 원인이라니까요...;;;;;

비로그인 2007-04-1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보부입니다'도 전화건 사람의 입장에선 간떨어지긴 마찬가집니다.
지금이 유신시대가 아닌것이 다행이지요.
그냥 편히 생각하세요.
님의 뒤에는 우리가 있잖아요.

비로그인 2007-04-1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핫.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실수는 그저 애교로 스스로를 봐주십시오.^^
전화 하니까 생각났는데, 저는 몇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핸드폰으로 친구의 집에 전화를 했었죠. 분명히 정확한 번호였습니다.
상대방은 언제나의 내가 아는 친구의 목소리였고,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로 10분을
통화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그러니까, 오늘 영화 뭐 볼건데? 예약해야지~" 했더니
"응? 왠 영화? 언제 보기로 했나?" 상대방이 이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둘이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갑자기, '어랏, 이상하다' 라는 느낌이 오길래.
"거기...누구네 집 아니에요?" 라는 말에 상대방은 3초의 침묵 뒤에..."아,,,닌데요."
정말 두 사람은 어이없기 그지 없었다. 우리는 서로 누군지도 모른채 '친구의 목소리'
라는 착각으로 한참이나 떠들어댔던 것. 당황함을 그대로 내색한 채 죄송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 채 전화를 끊고 보니 왠일. 전화번호는 같지만. 그 때 당시 기본 지역번호
설정이 02 (서울)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 그러니까 031(경기도) 지역번호를 찍지
않아서 같은 번호의 서울의 사람과 통화했던 것. 아아- 그 황당함이란.,
정말, 저도 황당했지만. 상대방도 정말 황당했을 것입니다. (웃음)

마노아 2007-04-1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연님, '교육정보부입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길어서 줄여서 말하곤 해요^^;;;
정말 그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놀랄 수 있겠어요..;;;;;
엘신님, 재미난 추억을 갖고 계시네요. 라디오에 사연 보내면 당첨될 만해요^^;;;
정말 서로 엄청 웃었겠어요. 푸하하핫.^^

Mephistopheles 2007-04-1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순간 놀랬습니다....@@
마노아님이 국가정보원 그러니까 옛날 안기부에 근무하시는 줄 알고요...

마노아 2007-04-1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놀라게 해서 죄송함돠^^;;; 위험한 단어였어요^^;;

해적오리 2007-04-1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집에 전화했는데요, 어떤 남자가 전화를 받았어요. 그 친구한테 남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저는 목소리가 너무 어리길래 "너 ** 동생이구나?' 라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었는데, "저, ** 아빠 됩니다."그러시는거에요. 놀래서 백배사죄했지요. ^^;;;

마노아 2007-04-14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 정말 놀랬겠어요. 저도 그 비스무리한 적이 있지요. 언니일 거라고 여겼는데 엄마였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