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에, 드림팩토리 지하실에서 공개방송이 있었다.  한게임이었던 것 같은데, 게임하다가 채팅하면서 노래 듣고...뭐 그런 프로였다.

이승환이 초대 손님, 정지찬이 사회자. 그리고 방송국에서 녹음하러 온.

100명 초청하는 거였는데, 사연 보내서 당첨되어서 가게 되었다.  그날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전철 4번 갈아타고 무지 헤매서 도착한 드림팩토리. (거의 끄트머리에 앉아야 했던...ㅠ.ㅠ)

공장장도 그런 자리 처음이었고, 우리도 처음이었고... 그래서 서로 뻘쭘해 하던 시간이었다.

잠깐 노래 틀어주고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잠시 후 질문 시간을 갖는단다. 허걱! 우리 아무도 질문 준비 해오지 않았는데...

다들 그 자리에서 머리 쥐어 짜서 질문을 준비. 앞에 세 사람인가 질문을 하고, 마지막으로 한 분 더... 할 때 내 손은 이미 번쩍!이었다.

그 순간, 헉!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나에게로 쏠리는 시선에 당황하고 몸둘 바를 몰라했다.

어쨌든 물은 엎질러졌다.  기왕이면, 음악에 관한 것을 물어봐야 좀 더 그럴싸해 보일 것 같아서 질문을 던지려고 하는데... 마이크 스위치를 켜려고 마구 돌리는데 승환님 왈, 그거 노래방 마이크 아니어서 스위치 없다고...하여 완전히 얼굴 빨개져 버렸다.  언제 그런 걸 만져봤어야 알지...ㅠ.ㅠ

그리고서 작곡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기다리는데 마이크 건네주었던 스텝이 마이크 받아가면서 꾸벅 인사하길래, 그만 들어가라는 줄 알고 돌아섰더니, 대답해주시던 승환님, 날 부르며 "무정한 사람"이라 했다.  T^T

들어가지도 돌아서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서 아주 난감해했던 그날의 기억.  그렇지만 그날 행사 마치고 씨디에 싸인도 받고 따로 싸인지에도 싸인 받으면서 몇몇 질문 더 하고 내 얘기도 쪼금 해드리고, 가까이서 보스를 관찰할 수 있었던 행운을 틀어쥐다!

지금은 운동 많이 해서 제법 각이졌지만, 그때만 해도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보였다.(이게 아마 보는 사람의 시선이 반영된 것일 테지...)

엄청 떨었던 그날... 나 사실 녹음했더랬다^^ 그래서 그와 내 목소리가 함께 담겼다.  그때 다녀와서는 일주일 동안 구름 위로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지....

우헤헤헤헤헷!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은 내 목소리를, 왜 공개하고 그런담?

이러다가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페이퍼를 삭제하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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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잘 듣고 있답니다.

마노아 2006-12-1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빠르시군요..;;;;

전호인 2006-12-1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황하셨겠습니다. 마이크잡은 사람은 그런 장난을 많이들 하는 데 상대편은 빡씨게 무안하지요. 잘 들었습니다. 그림이 연상됩니다. ㅎㅎ

마노아 2006-12-1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홀로 당황하고 모두들 즐거워 했으니 좋은 거였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게다가 그래서 더 추억이 되었으니까요^^ㅎㅎㅎ

비로그인 2006-12-1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삭제하지 마셔요.
저도 이승환 좋아요.
사회보시는 여자분이 따로 있는줄 알았어요.
마이크 체질인가봐요.님 목소리 정말 예뻐요.
옥주현 비슷하기도 하고...
이승환 목소리 들으니 이번에 하는 무적2006 콘서트 가고 싶네요.

마노아 2006-12-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는 정지찬이라고 가수겸 작곡가가 했구요. 진행을 도와주는 모니터 요원들(채팅도우미)이 두분 계셨었죠. 스스로는 목소리에 불만이 많은데 예쁘다고 해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오늘은 부산 공연인데 가지 못하지만 너무 기대되어요~ 이번 콘서트 기회를 만들어서 가셔요. ^^

비로그인 2006-12-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환은 가을에 본 걸로 올해는 만족할래요.
지난 여름에 버즈 공연을 가려다 포기했는데 25일에 다시 또 한다더군요.
그걸 보고 싶어요.
호텔을 잡고 볼까 생각중이에요.

마노아 2006-12-1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로맨틱한 밤이 되겠어요. 버즈... 좋을 것 같아요. (>_<) 나의 크리스마스는.. 음...ㅡ.ㅡ;;;; 별 계획이 없군요^^;;;

비로그인 2006-12-1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틱하긴요. 저혼자 가는데요.
아이들을 호텔에 놓아두고 저만 공연 보고 호텔에 가서 잘까...생각중예요.
저의 크리스마스는 늘 일하는 남편을 기다리며 우리 셋이 노는거죠.
저는 올 크리스마스엔 아이들 재우고 알라딘을 들여다보며 지낼지도 몰라요.

마노아 2006-12-1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맨날 혼자 가는데, 작년 말부터 혼자 가면 외롭더라구요^^;;
저도 이번 크리스마스에 알라딘에서 놀고 있을 것 같아요^^;;

마노아 2006-12-1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떠올릴 때마다 참 기분 좋아져요~ 그밖에, 맨 앞에서 공연 보다가 손잡은 적도 있어요~ 이승환이 던진 수건 점프해서 낚아챈 일도... 지금 울 집에서 쓰고 있지요^^;;;;

비로그인 2006-12-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ou sound are really nice.

마노아 2006-12-24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플렉스가 있는 목소리인데 좋게 봐주시는군요. 감사해요~
담뽀뽀님, 멀리서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