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끝내는 독학 스페인어 첫걸음 나혼자 끝내는 독학 첫걸음 시리즈
임창희 지음 / 넥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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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혼자서 스페인어를 공부하도록 개발된 회화 교재이다. 초보자가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스페인어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교재가 구성되어 있다. 교재와 별도로 저자가 직접 강의하는 강의 동영상과 원어민의 문장 표현의 발음이 MP3 파일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교재 내용의 구성은 총 16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엇보다 강점은 하루에 1단원씩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총 16일 동안 교재의 내용을 완료하도록 학습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각 단원마다 학습 순서가 제시되어 있다(예를 들면, 동영상 강의 > 책 교재 > 복습 동영상 > 단어장 > 단어 암기 동영상 등이다). 교재 형식의 구조는 각 단원마다 크게 4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핵심문장 익히기], [도전 실전 회화], [기본 회화 연습], [실력확인 연습문제].

이 책은 기존의 전통적인 회화 교재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회화 표현을 제시하고, 그 표현 문장을 문법적으로 해부하여 문법 설명과 함께 구성단어의 뜻과 문장을 해석하고 비슷한 문법 구조를 갖는 문장 표현들을 제시한다.

전체적으로는 이 책은 기존의 스페인어 회화 책과 크게 차별되는 점이 없는 회화 교재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쉽다고 느낀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스페인어 단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동사 원형과 동사의 인칭 변화는 전혀 다른 모양인데 하나의 동사를 가지고 여러 인칭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가 부족하다. 그리고, 동음이의어가 교재에 나타나는데 한군데 모아서 간략히 정리가 되었으면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면, como먹다’comer동사의 1인칭 동사 형태이면서, ‘~같은/~와 동급으로를 나타내는 부사이기도 해서 여러 군데 사용되는데 용법의 구별을 비교해놓지 않아서 초보자로서는 헷갈릴 수 있다. 결국, 전통적으로 문법을 강조하는 회화 교재의 패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이 책도 내용의 흐름 상 독자로 하여금 학습에 흥미를 느끼고 학습의지를 유발시킬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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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비밀
김태유.김대륜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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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패권 국가의 발전 원리를 경제발전 유형과 경제와 전쟁의 순환 모형으로 정의하고, 4가지 국가(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국)의 예시를 들어 기술한 책이다.

우선 저자가 생각하는 패권(hegemony)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무력이 아닌 경제적 보상과 타협과 설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패권 국가는 단순히 국민의 삶과 질,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발달된 상태의 선진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규모나 군사력 같은 총체적 국가의 능력이 국제 사회 관계 속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국가를 말하고 있다(패권국가=제국=강대국).

저자에 따르면, 패권 국가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열거하고 있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경제 체제의 확립;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안정적인 정치 상태; 분열되지 않고 통합된 응집성을 보이는 사회적 탄성; 자유롭고 창의적인 문화 활동의 활력 등이다.

또한, 패권 제국이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요소로서 2가지를 정의하고 있다: 국가가 채택한 경제 체제의 구조적 한계와 경제 체제 하에서 벌어지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사건과 행위들의 역사적 요인이다.

저자는 기존의 역사적인 경제 체제의 변화 형태가 아닌 가치 창출 방식과 행태, 경제 성장 속도와 같이 경제의 질적 기준에 따라 3개의 경제 발전 체제로 분류하고 있다: 농업사회, 상업사회, 산업사회. 각각의 경제 체제 사회의 경제 특성을 특징짓고 도식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농업사회는 자급자족형 단순재생산 사회, 상업사회는 확대재투자 사회, 산업사회는 확대재생산 사회. 아울러 각 경제 사회에서 수행된 전쟁과 전투의 승리 요건들을 체제 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한 경제 체제 발전 모델에 근거하여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패권 국가들을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15세기 중반에서 18세기 초까지 유지되었던 에스파냐 제국을 전형적인 농업 제국의 예시로 묘사한다. 15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신대륙 개척과 농업 지주들의 플랜테이션 농업과 광산 경영의 확장의 결합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 대신에 단순 중계무역과 지속적으로 연루된 전쟁으로 상업 체제 사회로 전이하지 못하고 쇠퇴하게 된다. 네덜란드는 17세기 중반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에스파냐 제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후부터 이미 100년 동안 시행해오던 채권 금융시장의 운영을 통해 자본이 축적되었지만 결국 잉여 상업 자본이 상품 제조에 투입되지 못하고 금융자본화되어 산업 발달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18세기까지 영국도 네덜란드처럼 식민지와의 중계무역으로 자본이 축적된 상업사회 체제였지만 18세기 중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산업사회 체제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은 미국 같은 식민지에 산업시설을 짓고 투자하는 대신 국내의 산업 투자를 줄여나감으로써 영국산 제품의 산업경쟁력을 잃게 되고 영국 정부의 금융 산업 우대 정책으로 인해 영국 제국의 패권은 소멸된다. 18세기 후반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미국은 남북전쟁과 세계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체제와 기술혁신과 자본의 재투자 과정이 결합되어 확대 재생산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저자가 보기에 1980년대 이후 미국은 지식기반의 새로운 산업이 아닌 금융산업으로 전이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21세기 미국의 패권 지위가 달라지는 징조임을 암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지금 시점의 세계 정세는 패권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시기라고 예상하며 새로운 국제 정세 체제에 대비를 요구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국제 정세를 다룬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예를 들면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성쇠처럼 경제적인 관점에서 산업 구조와 특성을 분석하면서도 역사적인 사건의 전개와 사회적인 영향을 함께 기술하여 앞뒤 맥락을 제공하는 것은 신선하면서도 훌륭한 방식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경제 체제 발전 모델을 특성화하여 도식으로 표현한 것도 흥미로운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런 수준의 저서가 국내 저자에 의해 출간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개인적인 느낌은 경제와 역사가 결합된 새로운 시각의 국부론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훌륭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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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문학으로 본 일본문화
문명재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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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 설화문학을 통해 일본 문화에 접근하기 위해 저술된 책으로, 일본 설화 문학의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등장인물과 시대적 사회상과 가치관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설화와 설화 문학을 구분하여 정의를 내리며, 이 책에서는 문헌으로 남아있는 설화문학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자가 설화 문학을 분석하는 방법론으로 다양한 방식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전을 명백하게 밝히는 문헌학적 방식,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활 모습을 규명하는 민속학적 방법, 일본뿐 아니라 주변 다른 국가의 설화들과도 비교하여 분석하는 비교문학적 방식을 혼합하여 접근하고 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는 문헌으로 남아있는 설화 문헌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특히, 12세기 중반(1120~1150)에 성립된 [곤지쿠모노가타리슈(今昔物語集)]을 주요 문헌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신화를 설화와 구별하여 설화의 범위 안에 포함시키지 않지만 일본 신화 속에 나타나는 신화 세계와 신도 사상을 소개하기 위해 일본 신화의 내용을 간략히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 설화 속 내용의 주제를 크게 8가지로 묶어서 기술하고 있다: 신과 불교 보살의 접촉; 설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의 인식; 가족 사이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효와 불효의 개념; 일본 계급제도에서 무사의 모습; 사회 속에서 도적의 의미; 지방 관리의 지배를 받는 민중의 삶; 애욕과 관련된 주제.

백제로부터 일본에 불교가 전래된 538년 이후 일본 전통의 신도사상과 불교 사상이 만나 대립, 조력, 융화, 융합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각각의 발전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 설화의 이야기를 채운다.

일본에 전래된 고대 불교의 경전과 일본에서 편찬된 불경에는 남성에 대비하여 여성을 차별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유교 경전에도 마찬가지로 남성에 대해 여성의 일방적인 순종을 미덕으로 강요하고 있다.

부모 자식 사이의 천륜적인 관계를 다루거나 부모와 처자식 사이의 선택적 갈등 상황을 그리는 설화의 내용도 있다. 주로 불교 설화에서도 부모의 자식 사랑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부모님에 대한 효에 대해서 유교와 불교의 경전 모두 (물질적, 정신적) 봉양을 강조하며, 부모님 생전에 효를 행하지 못하는 것과 부모님 사후 부모님의 뜻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불효의 개념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일본의 전통적인 사무라이의 모습은 뛰어난 무용과 과묵함과 신뢰감으로 묘사되어 민중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으로 묘사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설화 속에 등장하는 도적의 모습은 빈곤이라는 사회적인 요인과 견물생심 같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도적이 생성되는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 관리로 파견되는 관리자는 대개 민중들의 눈에 부정적인 모습으로 설화 속에는 그려지고 있다.

남녀 사이의 애욕에 관해 세속적인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묘사되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설화를 통해 일본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시대적 모습과 인식을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일본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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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 - 의식주와 일상을 뒤덮은 독성물질의 모든 것
로랑 슈발리에 지음, 이주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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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충격적인 책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 가득 차있지만 숨겨져 왔던 독성물질에 대한 지금까지의 모든 의심과 의혹이 과학적인 사실 앞에 여지없이 드러난다.

저자에 따르면, 유독 물질은 생물의 장기 속에 침투해 생체 기능을 망가뜨리거나 심한 경우 죽게 만드는 물질을 가리키며, 천연 유독 물질과 합성 화학 유독 물질이 있다. 그 중에 합성 화학 유독 물질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에서 마주하는 것들과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예방책에 대해 개인적인 차원에서 기술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크게 보면, 우리가 유독 물질을 체내에 흡수하게 되는 경로는 2가지 경우가 있다: 유독물질을 먹거나, 호흡 기관과 피부를 통해 흡수하게 된다.

첫 번째로 먹는 경로를 살펴 보면,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자체에 유독 물질이 포함되어 있거나, 음식물을 만들거나 담는 기구와 용기를 통해 유독 물질이 음식물 속으로 첨가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음식물 자체에 독이 들어 있는 경우를 쉽게 상상하기 어렵지만, 식물과 동물에 잔재되어 있던 농약이나 중금속은 최종 포식자인 인간의 체내에 그대로 축적된다는 것이다. 농약 사용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의 농약 사용 금지 정책과 농민의 사용 자제와 친환경적인 농경법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방안을 저자는 제시한다. 또한, 음식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주방 기구와 용기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이라 하더라도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환경 호르몬으로 인한 인체 질병의 인과 관계에 대한 명확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물도 믿어서는 안되는 대상이다. 아무리 정수과정을 거치더라도 물 속의 미생물들이 완전 제거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숫자가 줄어들 뿐이라는 것이라서 가정에서 추가적으로 정제하고 보관을 주의하라고 권고한다.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 속에 침투하는 유독물질은 2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매연 공기와 담배 연기. 자동차 배기 가스나 석탄 화력 발전소의 매연과 미세먼지 등도 국가의 정책을 통해 대체 에너지 형태로 전환하여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담배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개인에게 오로지 백해무익한 존재로 치명적이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유독물질이기 때문에 저자는 금연을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먹는 것 이외에 피부에 닿는 옷과 화장품도 유독물질로부터 보호해야 할 주요 침투 경로가 된다: 선크림, 색조 화장품, 파운데이션, 치약, 액체 비누, 디오더런트, 보습제품, 머리 염색약,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의 화장품 속의 유독 화학 성분과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섬유와 신발 가죽을 가공/처리하여 만드는데 사용한 화학첨가제에 이르기까지 사용자가 사전에 반드시 알고 사용을 가급적 피해야 하며, 대안으로 천연 재료가 원료인 천연 제품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유독 물질로부터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3개의 주체가 협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과학계는 유독 물질 성분의 명확한 발병 관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하고, 정부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기업은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친환경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용자는 개별적으로라도 유독 물질의 노출을 가급적 줄이는 현명한 소비 생활을 권고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충격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라는 문구가 어울릴 듯한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건강과 관련하여 불편하지만 알아야만 하는 진실들이 들어 있는 책이다. 건강을 염려하며 관심있는 독자에게 일독을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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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커피 한 잔 - 원두의 과학 완벽한 한 잔 1
래니 킹스턴 지음, 신소희 옮김 / 벤치워머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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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커피 전문점이 많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커피 맛을 잘 모르고 마실 때가 많다. 커피 전문점에서 바리스타가 만들어준 커피를 먹을 때마다 가끔 내가 직접 맛있는 원두 커피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에서 직접 원두 커피를 내려 보지만 맛없는 커피가 되어버려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과연 맛있는 커피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완벽한 커피 한잔]은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보다는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커피에 대한 과학적인 사실들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 기술한 대로 이 책은 커피 요리 비법이나 원두 선별법, 혹은 커피 일상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라, 커피가 인간에 의해 소비되는 전체 과정에 대해 과학적 탐구에 의해 객관적 밝혀진 사실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 커피 나무의 경작, 커피 열매의 수확과 가공, 생두의 로스팅, 커피 원두의 분쇄, 분쇄된 커피 원두에 물을 투과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이 해당된다. 물론 커피의 전파 역사에 관한 간략한 역사도 함께 소개되지만 분량이 매우 적다. 이 책은 오히려 커피에 관련된 과학적 상식을 알려주는 책에 가깝다.

커피가 인간에 의해 열매에서부터 한 잔의 커피로 소비되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살펴 보면, 생두생산 단계와 원두 커피 생성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서, 생두(生豆)는 커피 나무에서 수확되어 로스팅되기 전 상태의 건조 처리된 커피 열매이고, 원두(原豆)는 로스팅한 커피 열매를 말한다). 먼저 생두 생산 단계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커피 열매의 식물학적 분류와 구조를 열거하고, 커피 나무가 재배될 수 있는 지리적인 지역에 대한 정보와 커피 생산 산지별 토질과 기후의 특성과 커피의 향미 프로필 사이의 관계를 소개하고 있다. 커피 열매를 수확하여 탈피와 건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로스팅에 적합한 생두 형태로 바뀌게 된다. 한편으로, 커피 열매를 생두 상태와 원두 상태에서 수행한 화학적 성분 분석의 결과 비교에서, 카페인 함량은 별 차이가 없는데 로스팅 과정에서 화학작용의 결과로 생두에는 없었던 멜라노이딘(카라멜 색을 띠며 커피의 향미를 형성하는 성분)과 키닌산(커피의 쓴맛과 떫은 맛을 형성하는 성분)이 생성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로스팅이 되어 얻은 커피 원두를 적당한 크기의 작은 입자로 분쇄한 후, 물을 첨가하여 커피를 추출하면 커피가 얻어지게 된다. 로스팅 과정은 커피의 향미를 결정하는 요소 중에 하나로서, 로스팅이 이루어지는 화학적 과정과 로스팅을 수행하는 방식과 도구들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커피 원두의 분쇄 과정도 커피에 포함되는 카페인 함유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며 대략 7단계의 분쇄 종류가 나누어 지는데, 커피 추출 방식에 따라 분쇄 정도의 단계가 함께 결정된다. 커피 추출 방식은 4가지(필터식, 달임식, 압력식, 침출식)이고,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추출 시간과 함께 물과 원두 커피 사이의 분량 비율이 커피 맛을 결정한다. , 물에 비해 원두 커피의 분량이 적으면 커피 맛이 엷어지고 분량이 많으면 커피 맛이 진해지며, 또한 추출 시간이 짧으면 커피 맛이 진해지고 추출 시간이 길면 커피 맛이 엷어진다. 추출 방식에 따라 간단한 커피 제조 레시피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핸드 드립과 에스프레소 머신, 모카 포트, 프렌치 프레스 방식 이외에도 카우보이식, 터키식, 콜드브루 방식은 매우 흥미롭게 보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요소들의 구성 성분과 화학 작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커피 맛이 원두의 종류와 바리스타의 능력과 같이 한두 가지의 특정한 요소에 의해 달라진다고 알고 있었던 잘못된 상식을 깨닫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직접 맛있는 원두 커피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이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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