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체코 - 최고의 체코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37
권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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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여행 안내서 전문 출판사 중앙북스에서 출간한 [프렌즈] 시리즈의 체코 최신판(‘24~25)으로 체코에 관한 관광 정보 가이드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체코의 14개 행정 구역 중에 주요 도시 11곳과 체코 인근의 주변국가(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을 선별하여 관광 정보를 다루고 있다(프라하 지역의 프라하; 카를로비 바리 지역의 카를로비 바리; 리베레츠 지역의 크리스털 밸리와 리베레츠; 남부 보헤미아 지역의 체스키 크룸로프와 체스케 부뎨요비체; 플젠 지역의 플젠; 중부 보헤미아 지역의 쿠트나 호라; 올로모우츠 지역의 올로모우츠;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브르노와 미쿨로프, 즈노이모; 파르두비체 지역의 리토미슐): 각 도시 별로 기본적인 관광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베스트 체험거리와 추천 여행 코스와 일정, 베스트 뷰 포인트, 베스트 카페, 교통편 등을 서술한다. [보는 즐거움] 항목에서 관광 명소마다 개략적인 배경 설명, 입장 요금과 교통 정보를 알려주고, [먹는 즐거움] 항목에서 맛이나 독특한 인테리어 등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맛집들을 소개하고, [사는 즐거움] 항목에서는 잊지 말고 구입해야 할 쇼핑 목록이나 쇼핑 장소들을 나열한다.

책 뒷부분에는 주요 도시들의 중심지 상세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체코 콘텐츠 전문가 권나영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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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체코에 대한 관광지로서의 인지도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높지 않지만 유럽인들이 꼽은 최고의 희망 여행관광지가 체코라는 설문 조사 뉴스를 접하게 되면 놀라움을 넘어 왜 그럴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여러가지 분석 이유 중의 한가지는 비교적 가장 최근에 1990년대에 비로소 서구 세계에 개방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역사 문화 관광지로서의 신선함이 어필된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한다.


이 책은 숨겨진 체코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관광 지역과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세계문화유산 17개 관광지 이외에도 플젠 지역의 맥주 양조장 투어와 맥주 스파,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와이너리 투어, 북부 보헤미아 지역의 유리 공방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 활동들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파리의 생 제르망 지역의 소박한 골목을 걷는 즐거움을 좋아하는데, 체코 역시 프라하의 스타레 메스토 구시가지나 말라 스트라나 소지구의 골목길도 걸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동화 속 마을처럼 중세 시대 분위기가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남부 보헤미아 지역의 체스키 크룸로프는 전체 면적이 22 평방킬로미터 정도의 소도시이기 때문에 걷기에 적당해 보인다.


한편 개인적인 궁금증이 드는 곳은 쿠트나 호라 지역의 소위 해골성당이라고 불리우는 코스트니체 납골당과 체코 아르누보 양식의 대가 알폰스 무하의 슬라브 서사시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남부 모라비아 지역의 브루노 시 인근의 모라브스키 크룸로프 성에 관심이 생긴다.




전반적으로 체코의 매력을 가진 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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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이 끝나고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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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장편 추리 소설 작품으로,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백작의 시골 영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의 테네보시 인근의 마을에서 예심 판사로 재직중인 세르게이 페트로비치 지노비예프는 그 마을 근처가 영지인 귀족 백작 알렉세이 카르네예프와 깊은 친분은 없지만 교류를 해오는 관계이다. 마을의 치안판사 니콜라이 이그나티예비치의 딸 나데즈다(나덴카)와 연애중인 세르게이는 친구인 마을 의사 파벨 이바노비치 보즈네센스키와는 삼각연애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5월의 어느날 난봉꾼으로 유명한 백작을 포함하여 백작의 지인인 폴란드인 카에탄 카지미로비치 프셰호츠키와 백작 영지의 관리인 표트르 예고리치 우르베닌, 그리고 세르게이는 백작의 영지에 산책을 나가게 된다. 산책을 떠났던 백작 일행은 잠시 들렀던 백작 산림 관리인 니콜라이 예피미치 스크보르초프의 딸 올가(올렌카)를 마주치게 된다. 올가가 가진 순박한 매력에 빠진 세르게이는 올가와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러나, 병든 아버지와 가난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한 올가는 우르베닌과 결혼하게 되지만 점점 순수함을 잃고 세속적으로 변하게 된다. 8월에 마을 사람들과 사냥을 하기로 한 날, 백작의 친구이자 처남인 폴란드인 프셰호츠키가 여동생이자 백작의 부인인 소쟈가 마을에 도착하자, 온 마을 사람들은 난봉꾼 백작의 결혼 소식에 충격에 빠져 해산하는 와중에 우르베닌의 부인 올가가 백작의 영지인 숲 속에서 살해된다.

무슨 이유로 올가를 살해한 것일까? 과연 범인의 정체는 누구일까?

저자는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이며, 번역은 최호정 번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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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단편 소설과 희곡으로 잘 알려진 작가인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가 남긴 유일한 장편 범죄 소설로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액자 소설 형식을 가지고 있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으로, 신문사 편집부에 소설가 지망생 전직 예심 판사 이반 페트로비치 카믜셰프가 제출한 소설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느낀 특징은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시골의 생활상을 묘사주고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부패한 제정 러시아의 붕괴된 사회 구조 속에서 귀족 계급이 벌이는 농민 착취와 고급스럽지만 난잡한 사생활에 대한 묘사와 신흥 세력인 부르주아 계급과의 관계 양상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이 다루는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과 인간이 가진 질투와 욕망의 충돌이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계층 변화의 압력 속에서 개인이 가진 본능적인 욕망이 삶에 발현하는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 인생에서 탐욕과 허영심 같은 욕망의 충족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같은 현실적인 실천 방식 사이에 존재하는 좁힐 수 없는 간격 차이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점이며, 대등한 인간 관계가 결국 개인의 삶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실, 안톤 체호프가 어느 정도 인생을 경험한 30대 중반에 작성한 희곡 갈매기에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집필 당시 작가의 작성 나이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중반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생에 관한 깊은 성찰이 놀랍다.

추리소설 장르에서 보면 구성이나 서사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안톤 체호프라는 작가가 젊은 시절 보여주는 대문호의 자질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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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삶을 사랑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한상원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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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내용을 니체 철학 사상의 기반 위에서 요약하고 정리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3부분으로 니체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다루고,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4개 단원의 내용을 살펴보고, 니체 철학을 분석한 후대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저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충북대학교 철학과 한상원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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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학부 교양 철학 수업 때 읽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내용은 거의 생각이 안나고 오직 무척 난해하고 어렵다는 느낌만 남아 있는 기억뿐이다. 그당시 왜 그랬는지, 왜 그토록 니체의 주장이나 문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는지에 관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근본적인 이유를 깨닫게 된 것들이 있다:

우선, 책의 형식과 내용에 난해한 요소들이 있다는 점이다: [차라투스트라]라고 하는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를 화자로 삼아 일종의 성전과 같은 형태의 대화나 예언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성경과 비슷한 느낌도 들게 만든다. 심지어 내용에도 기독교 성경 구절의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정반대의 논지를 주장하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난해한 부분은 상징적이면서도 반어적이고 은유와 비유를 사용하는 문학적 표현으로 서술한다는 점이다.

니체의 사상이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게르만 민족주의 기형적 세계관과 전쟁 선전 문구의 기반으로 활용되었을 정도로 오해의 소지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기 극복의 원동력인 긍정적 자기 부정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 계층의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고 제거하거해야 한다거나 평등이란 것은 개인의 자기극복과 고양을 위한 노력을 부정하는 대중들의 시기와 질투의 표출일뿐이므로 개인적 노력과 경쟁을 보장하고 인정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거나, 무엇보다 인간의 본성 중에 전쟁과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이기려고 하는 경합 형태의 경쟁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대표적이다.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주장의 의미를 폭넓은 맥락에서 이해하게 된 것은 이 책에서 접근하는 의문점 관점 전환 덕택이다: ‘왜 이런 주장을 했을까보다는 현재 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인간의 감각적으로 느끼는 현실 세계는 영원 불멸의 절대적인 법칙이나 조물주의 의지에 의해서 창조되고 작동한다는 그리스 철학이나 기독교 사상에 근거한 관점이 아니라, 전혀 목적이 없고 단순히 우연한 것들이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내는 세계라는 것이다.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기독교적 전통을 정통으로 부정하는 주장은 불경스럽고 위험한 주장이지만 후대의 시점에서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착상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난해하게만 느껴졌던 니체의 철학 사상의 핵심적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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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2024 세종도서
아이작 버틀러 지음, 윤철희 옮김, 전종혁 감수 / 에포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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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타니슬랍스키가 고안한 메소드 연기 이론이 20세기 러시아 탄생시기부터 1980년대 미국의 메소드 분화시기까지 이어지는 변천 역사를 통해, 배우와 연기, 연극과 영화 예술에 관한 다양한 개념과 관점들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이론의 탄생과 전파 과정 시기를 기준으로 3단계로 나누어 이루어져 있다: 20세기초 러시아 연극 예술에서의 탄생 과정; 20세기 초반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계으로의 이식과 정착 과정; 20세기 중반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화계의 새로운 세대에 의한 메소드 이론의 발산 시기.

저자는 평론가이자 연출가인 아이작 버틀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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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면에서 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단순히 내용면에서 보자면, 배우 연기 이론과 연출의 연출 이론에 관한 관점과 방식의 내용으로 구체적인 훈련과 지도 방식과 차이점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살펴 보면 연극이나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배우들의 연기나 무대 장치나 배경들이 왜 필요하고, 어떤 기준에 의해서 필요한 것인지를, , 다시 말하면,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무엇에 의해 감동을 받게 되는지, 더 나아가 연극이나 영화 같은 예술이 우리 인간과 사회에 무슨 목적과 의미가 있고 어떤 역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20세기 전체를 지배했던 연기이론인 메소드 혹은 시스템 이론을 스타니슬랍스키가 러시아에서 만들어내게 된 근원적인 이유가 당시 연극계의 일반적인 관행과 스타일에서 느낀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이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마치 빙산의 꼭대기 부분처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연극 극단 운영과 배우의 연기 스타일의 변화만에서 그치지 않고, 연극 예술을 바라보는 철학적 가치관과 변함없는 실천의지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배우의 연기와 훈련 방법, 연출가의 연출 방식, 극단의 운영과 기획 능력 등 소위 현대적 연극 극단의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운영 방식의 시초가 되는 모형을 제시한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러시아인 스타니슬랍스키가 개발한 연기 이론과 러시아어 연극 공연을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접한 미국인 관객은 대사를 전혀 이해못한 상황이지만 연기의 훌륭함과 연출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끼고 전달받았다는 반응이다. 진정한 예술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본 대목은 새로운 이념이나 사회적 운동이 일정 기간이 지나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보편화되어, 어느덧 고착화되었을 때 자신을 새롭게 개혁하려는 움직임과 동력에 관한 부분이다: 스타니슬랍스키도 러시아에서 3차례에 걸친 시스템 연기 이론의 개혁과 실험을 펼쳤고, 미국에서 퍼뜨린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 이론이 리 스트라스버그와 스텔라 애들러에 의해 일부 변형된 버전으로 전승되고, 한편으로 미국적인 특성을 살려 진실된 상황적 경험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통제된 감정적 진실의 연기론이 등장하기도 한다.

역시 예술의 혁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요소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대적 배경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관객의 관심과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메소드 이론이라는 것이 배우 중심이 아닌 연출의 작가 중심으로 변하게 되는 환경에서는 더욱 논쟁적인 주제가 되어버린다.

전반적으로 연극과 영화 연기의 핵심 이론인 메소드 연기뿐만 아니라 연극과 영화 예술에 관해 이해를 높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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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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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의 유적지를 중심으로 시대순으로 찾아가는 기행문학서적 시리즈로서 첫번째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시대적으로 크게 5개 시대(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삼국시대 고구려)를 다루고 있고, 지역으로는 주로 남한 지역과 현재 중국 만주 지역의 고구려 유적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명지대학 석좌교수 유홍준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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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유적 탐방기로서 독보적인 작가인 유홍준 교수가 펴내는 신작이라는 점과 기존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에서 다루지 않은 역사 문화 유적지들을 답사하는 기행서적이라는 점에서, 겉으로 언뜻 봐서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정반대이다.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할 틈이 없이 술술 읽힌다:

친구들과 늘 여름철에 자주 놀러가던 연천이나 한탄강 유역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첨단 제품인 주먹도끼와 그렉 보웬의 이야기나 신석기 빗살 무늬 토기에 담긴 신석기인들이 가진 염원이나 의미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울산에 가더라도 언양불고기 음식만 즐길 줄 알았지 언양의 대곡천변이 무려 3개 시대에 걸친 유적지가 있는 곳인 줄은 몰랐던 사실도 흥미롭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슴 뛰게 만드는 부분은 아무래도 고구려 유적지일 것이다. 비록 20 여년이 지난 중국 만주 지방의 고구려, 발해 유적지 탐사기이지만, 여전히 전해오는 감동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지명의 유래와 의미, 특히 중국 지방의 지명이 갖는 의미를 알게 되면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해진다: 예를 들면, 심양(瀋陽), 안동도호부(安東都護府), 단동(丹東), 집안(集安) 등이다.

아무리 고구려 국가의 국력이 강성하다고 해도 고구려의 수도인 집안에만 1만 개가 넘는 피라미드형 돌무덤을 축조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가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다. 지금은 일본 축구협회의 로고 모양으로 사용되지만 고구려 왕족의 고분 벽화에 나오는 삼족오는 중국 문명에는 없는 상징이라 연구가 미흡한 상태라는 점이 아쉽다. 현재 중국에서는 고구려 유적지 대부분을 접근 불가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인 처사로 주변국이나 국제사회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 오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이 추진하는 이른바 동북공정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역사 왜곡 정책과 작업이 배경에 있다는 점도 주변국이자 당사국인 우리로서는 잊지 말고 반드시 대응해야 할 정책적 그리고 역사학적 과제이다.

물론 지금은 현지 상황이 달라졌겠지만 중국과 북한 사이에 영토 경계선 철책선이 없고 평온한 분위기를 띈다는 점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유홍준 교수의 저작들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자 기본적인 힘은 자연적 지리의 기술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유독 그림과 지도에 인색한 한국의 출판 문화 속에서 그나마 지리와 지도에 관한 관심과 중요성을 나타내는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대중적으로도 사랑받는 원동력이 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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