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 20세기를 지배한 연기 테크닉
아이작 버틀러 지음, 윤철희 옮김, 전종혁 감수 / 에포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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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타니슬랍스키가 고안한 메소드 연기 이론이 20세기 러시아 탄생시기부터 1980년대 미국의 메소드 분화시기까지 이어지는 변천 역사를 통해, 배우와 연기, 연극과 영화 예술에 관한 다양한 개념과 관점들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이론의 탄생과 전파 과정 시기를 기준으로 3단계로 나누어 이루어져 있다: 20세기초 러시아 연극 예술에서의 탄생 과정; 20세기 초반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 연극계으로의 이식과 정착 과정; 20세기 중반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화계의 새로운 세대에 의한 메소드 이론의 발산 시기.

저자는 평론가이자 연출가인 아이작 버틀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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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면에서 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단순히 내용면에서 보자면, 배우 연기 이론과 연출의 연출 이론에 관한 관점과 방식의 내용으로 구체적인 훈련과 지도 방식과 차이점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살펴 보면 연극이나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배우들의 연기나 무대 장치나 배경들이 왜 필요하고, 어떤 기준에 의해서 필요한 것인지를, , 다시 말하면,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무엇에 의해 감동을 받게 되는지, 더 나아가 연극이나 영화 같은 예술이 우리 인간과 사회에 무슨 목적과 의미가 있고 어떤 역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20세기 전체를 지배했던 연기이론인 메소드 혹은 시스템 이론을 스타니슬랍스키가 러시아에서 만들어내게 된 근원적인 이유가 당시 연극계의 일반적인 관행과 스타일에서 느낀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이유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마치 빙산의 꼭대기 부분처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연극 극단 운영과 배우의 연기 스타일의 변화만에서 그치지 않고, 연극 예술을 바라보는 철학적 가치관과 변함없는 실천의지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배우의 연기와 훈련 방법, 연출가의 연출 방식, 극단의 운영과 기획 능력 등 소위 현대적 연극 극단의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운영 방식의 시초가 되는 모형을 제시한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러시아인 스타니슬랍스키가 개발한 연기 이론과 러시아어 연극 공연을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접한 미국인 관객은 대사를 전혀 이해못한 상황이지만 연기의 훌륭함과 연출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끼고 전달받았다는 반응이다. 진정한 예술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본 대목은 새로운 이념이나 사회적 운동이 일정 기간이 지나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보편화되어, 어느덧 고착화되었을 때 자신을 새롭게 개혁하려는 움직임과 동력에 관한 부분이다: 스타니슬랍스키도 러시아에서 3차례에 걸친 시스템 연기 이론의 개혁과 실험을 펼쳤고, 미국에서 퍼뜨린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 이론이 리 스트라스버그와 스텔라 애들러에 의해 일부 변형된 버전으로 전승되고, 한편으로 미국적인 특성을 살려 진실된 상황적 경험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통제된 감정적 진실의 연기론이 등장하기도 한다.

역시 예술의 혁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요소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대적 배경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1980년대 이후부터는 관객의 관심과 기준이 다양해지면서 메소드 이론이라는 것이 배우 중심이 아닌 연출의 작가 중심으로 변하게 되는 환경에서는 더욱 논쟁적인 주제가 되어버린다.

전반적으로 연극과 영화 연기의 핵심 이론인 메소드 연기뿐만 아니라 연극과 영화 예술에 관해 이해를 높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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