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특별한 미국 보통 사람들의 영어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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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어 인터뷰로 영어 회화를 배우도록 작성된 영어회화 교재이다. 교재의 형식은 저자가 5명의 보통 미국인과 나눈 인터뷰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인터뷰마다 6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Who] 섹션, [interview 구문 해설] 섹션, [vocabulary & idiom] 섹션, [grammar] 섹션, [speaking training]섹션, [interview full script] 섹션, [아선생의 미국말 미국문화].

[who]섹션에서는 저자가 인터뷰를 하는 대상자에 대해 간단한 인물 설명과 저자와의 관계 등을 소개한다. 일종의 사전 배경 정보를 알려주는 것인데, 이것은 저자가 강조하는 독해력을 높이는 교육학 기법인 schema reading(배경 읽기)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interview 구문 해설] 섹션에서는 인터뷰 내용을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을 나란히 실어서 이해를 돕고 듣기와 읽기 연습을 하도록 해주는 부분이다. 인터뷰 대화는 해당 출판사 웹 사이트에서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

[vocabulary & idiom] 섹션은 인터뷰 문장 안에 사용된 어휘나 구문 표현에 대해 의미와 용법을 해설한다.

[grammar] 섹션에서는 인터뷰 문장 안에서 중요한 문법적 사항을 역시 해설과 함께 사용 용례를 제시하고 있다.

[speaking training] 섹션에서는 인터뷰 문장을 가지고 말하기 연습을 하는 부분으로서, 개인적으로 이것이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4단계 말하기 훈련을 제안하고 있다: [1단계: 끊어 읽기], [2단계: 문장 부분 완성하기], [3단계: 문장 작성하기], [4단계: 답변 작성하기].
[1
단계: 끊어 읽기]는 인터뷰 문장을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들려주기 위해 끊어 읽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은 훈련 법이었다). [2단계: 문장 부분 완성하기]는 인터뷰에 나왔던 한글 문장을 주어진 어휘를 사용하여 영어 문장으로 완성하는 훈련이다. [3단계: 문장 작성하기]는 미완성 영어 문장에 배웠던 어휘와 구문 표현을 채워 넣어 문장을 완성하는 훈련이다. [4단계: 답변 작성하기]는 영어 질문에 대해 주관식 답변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인터뷰 영어 전문을 싣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미국 생활 속에서 체험한 여러 가지 다양한 미국의 문화와 이슈에 대해 저자의 경험담과 의견을 밝힌 [아선생의 미국말 미국문화] 섹션도 재미를 더해주는 읽을 거리이다.

인터뷰를 나눈 5명의 미국인들이 서로 다른 배경과 고향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거리가 많은 점도 독자로 하여금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개인적으로는, 어떤 부분은 공감이 가는 점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회화 책 중에서 이렇게 인터뷰를 소재로 회화를 가르치는 국내 저자의 교재는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인터뷰에서 사용된 영어 문장이 구어체 표현도 포함되어 있는데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
한편, 정작 나에게 강한 충격을 준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끊어 읽기] 부분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영어 회화를 연습하다 보면 과연 내가 옳게 발음하고 말하고 있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종종 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의문을 풀 수가 없어 난감해져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곤 한다. 그런데, [끊어 읽기] 연습을 해보니, 내 자신이 문장을 말하면서 읽는 순간 문장의 내용이 그대로 머리 속에서 이해가 되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뭔가 한 단계 나아간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다른 회화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교재이다. 저자의 의도는 중급 회화 수준을 대상으로 삼는다고 했는데, 개인적인 느낌은 중상급 이상 고급 수준까지도 커버한다고 생각한다.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영어 회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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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1초만에 이해하기 - 집사도 미처 몰랐던 고양이 마음 수첩
린즈쉬엔 지음, 이나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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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양이의 행위와 행위 뒤에 숨겨진 고양이의 심리를 분석하고 고양이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기술한 책이다. 고양이 행동 전문 의사인 저자가 직접 관찰한 고양이의 행동과 관련된 지식의 내용들인 총 312가지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13개 파트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고양이 인사 예절; 고양이 신체 비밀; 고양이의 타고난 행동; 고양이의 몸짓 언어; 고양이의 빠른 인생; 고양이의 편식 습성; 고양이의 문제 행동; 고양이의 놀이 습성; 클리커 트레이닝; 고양이의 병세; 고양이와의 외출; 고양이의 사랑; 고양이에 관한 상식.

각 에피소드는 Q&A 문답 형식으로 기술되며, 각 페이지의 인쇄 양식을 다양한 종이 재질(레터지, 스프링 노트지, 메모지 등)에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다. 물론 앙증맞고 귀여운 표정과 포즈의 고양이 모습을 담은 삽화와 사진 등이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게 만들 틈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고양이에 대해 정말 많이 배우게 되어 좋았다: 고양이의 행동은 고양이가 거주하는 집안 환경과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지만 결국 집사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것; 고양이는 맛이 아닌 냄새로 먹이를 먹는다는 것; 인간은 말소리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고양이는 몸짓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 생각보다 고양이가 잠을 무척 많이 자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 고양이는 혼자서 사냥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 고양이는 앞발 위주의 착지를 해서 움직이는 소리가 거의 안 난다는 것 등등.

한편으로, 그 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충격적이었다: 고양이에게 위험한 음식 중에 초콜렛, 커피, 우유가 포함된다는 것; 고양이가 방안에서 멍하니 있는 것처럼 보여도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 고양이의 출입 금지 구역을 표시하는데 효과적인 재료는 시중에 파는 방향 제품이 아니라 따로 있다는 것; 고양이 훈육은 효과가 전혀 없고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것; 레이저 빔은 최악의 장난감 도구라는 점; 고양이에게 훈련과 외출은 힘든 행위라는 점 등등.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고양이와 관련된 격언들도 매우 재미있었다. 가장 맘에 드는 격언은 영국 작가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한 말이었다:
만약 당신이 개에게 먹이와 물 그리고 살 집과 사랑을 준다면 개는 당신을 황제로 여길 것이다. 만약 당신이 고양이에게 먹이와 물 그리고 살 집과 사랑을 준다면 고양이는 자신을 황제라고 여길 것이다.

만약 고양이에 대해 문외한이거나 고양이와 좀더 친해지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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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와 부동산의 미래 - 인구 변화의 궤적에 숨겨진 부동산 투자의 비밀
김순환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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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의 인구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끼친 역사와 향후 전망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6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황기와 활황기의 양상; 한국 부동산 정책과 시장의 역사; 한국 인구 구성 비율의 특성과 부동산 시장의 변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부동산 재테크 방향; 4차 산업 혁명과 부동산 시장의 변화; 향후 부동산 투자를 위한 조언.

1부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겪었던 불황기와 활황기의 모습들을 기술하면서 2020년을 투자 적기로 생각하는 저자의 예측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나열하는 부동산 시장의 불황기와 활황기에 나타나는 국내 경제의 전조들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2부에서는 해방 이후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응으로 성장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역사를 기술하며 최근의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밝히고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70년대말부터 시작된 서울 강남 부동산 개발의 역사는 영화 [강남]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3부에서는 한국 인구 통계학적인 특성인 저출산 고령화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투자 양상의 변화에 대해 기술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부동산 시장 축소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임대 사업의 증가와 수도권 부동산 수요 증가를 예측하는 저자의 전망은 1인 가구의 증가 요소를 근거로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4부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나타나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된 모습과 부동산 재테크에 적합한 투자 대상들을 살펴 본다. 저자가 지적하는 대로 부동산에 관한 빅데이터를 맹신하기 보다는 도시 재생과 정비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은 유익하게 들린다.

5부에서는 4차 산업 혁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예상되는 변화들에 대해 기술한다. 물론 저자가 그리는 부동산 시장의 모습처럼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혁신 기술이 이상적인 형태로 현실 속에 구현된 모습과 실제 현실에 적용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사이의 간격이 존재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6부에서는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여러 가지 투자 조언들을 저자의 경험과 예측을 토대로 제공하고 있다. 매우 현실적이고 유용한 조언들이다: 예를 들면, 부동산 투자는 종자돈을 모아서 스스로 공부한 다음에 경제 흐름과 정부 정책에 주시해야 하며 신도시와 농촌과 토지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라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마치 하나의 뉴스 기사처럼 스토리 위주의 전개가 많아서 정리되지 못하고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인용하고 있는 각종 데이터 자료의 출처가 정확하고 역사적인 사건과 인구통계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저자가 권하는 조언도 상당히 귀담아 들을 만한 부분이 많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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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릭 커피 & 바리스타 - 바리스타 카페 창업
허정봉.한준섭 지음 / 크라운출판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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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커피에 관한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카페 바리스타 자격증을 대비하고 카페 창업에 도움이 될만한 커피 메뉴 아이템에 대한 내용을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커피에 대한 지식과 이론;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 대비 실무에 관한 내용; 전문 카페 창업 준비를 위한 카페 메뉴 개발 실무에 관한 내용.

첫 번째 부분은 커피에 대한 역사와 과학적 이론들, 커피와 관련된 사업과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커피의 역사, 커피에 대한 식물학적 설명, 커피 제조와 추출 공정, 커피의 맛과 성분, 커피 보관과 추출 방법, 커피 메뉴, 커피와 관련된 여러 직업들과 에스프레소 커피 등을 기술한다.

커피 바리스타와 관련된 내용을 두 번째 부분에서 다루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주로 다루는 바리스타의 자격 시험의 실무 준비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에스프레소 커피의 추출 원리와 방법을 설명하고 올바른 추출 기준과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의 평가 기준 등을 소개함으로써, 실제 자격증 실기 시험 준비에 유용한 팁을 제공해 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실제 전문 카페를 창업할 때, 카페의 커피 메뉴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 메뉴들에 관해 에스프레소 기반으로 조리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에스프레소 기계의 손질과 관리법도 함께 기술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핸드 드립 커피의 조제와 추출 방법에 대해 알려 주고 있다.

책의 구성이 커피 제조 절차에 대한 텍스트 설명 외에도 컬러 사진으로 예시와 단계별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이해도를 높이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 책의 분량은 160페이지가 채 안되지만, 실제 업무적인 성격의 내용의 효용 가치는 매우 높다고 느꼈다. 커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이 책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에 초보자에게도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카페 창업을 하는 경우에 구체적인 커피 판매 아이템 개발에 아이디어를 얻는데 이 책으로부터 영감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바리스타 자격증을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의 이론적인 내용과 실무적인 지식이 기본적인 가이드 역할은 충분히 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커피와 관련하여 사업을 준비하거나 전문 자격증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커피 애호가에게 굉장히 실용적인 커피 도서이다. 예를 들면, 가정에서 원두 커피를 포장하고 보관하는 방법이라든지, 신선한 커피 구별법이라든지, 핸드 드립 커피 제조법 등은 아마추어 원두 커피 애호가들에게는 매우 귀중한 정보들이다. 훌륭한 원두 커피 실용서이다.

다만 옥의 티라 할만 것이, 이 책의 커피의 역사 부분에서 칼디 기원설이 기독교적인 전설이라고 소개한 점은 잘못된 정보라서 아쉬움이 남는다(역사와 관련된 내용은 이 책의 참고문헌의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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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역사 건축으로 읽는 역사 - 개념 청소년을 위한 역사 마주하기
시대역사연구소 지음 / 시대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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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 작품의 배경과 해설을 그리고 건축물이 나타내는 당시의 시대적 국가의 위세와 건축 양식적 특색을 역사와 함께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그림의 경우 12가지의 주제와 관련된 역사를 다루고, 건축물의 경우 12가지의 건축물에 얽혀 있는 역사를 다룬다: [이삭 줍는 여인들]과 착취 받는 근대 18세기 프랑스 농촌의 역사, [한국에서의 학살]과 스페인 내전과 한국 전쟁의 역사, [환전상과 그의 아내] 16세기 중세 시대, [튤립 광기에 대한 풍자] 17~18세기 투기 열풍, [삼등열차] 19세기 산업혁명의 사회적 영향, [메두사호의 뗏목] 19세기 초 부패한 부르주아의 사회상, [다림질하는 여인들]과 근대화에서 소외된 여인들, [페스트] 15세기부터 18세기 종교적 부패와 사회적 공포와 분노의 모습, [마라의 죽음]과 프랑스 대혁명의 혼란의 시기, [전함 테메레르]와 넬슨 제독의 영국 해전사, [바벨탑] 16세기 네덜란드 역사, [해부학 강의] 16~17세기 과학 혁명의 시대. 건축물은 다음과 같다: [아야소피아 성당]과 동로마제국의 역사, [타지마할]과 인도 무굴 제국의역사, [베르사유 궁전] 17세기 프랑스 절대 왕정 시대, [노이슈반슈타인] 19세기 독일 역사, [쾰른 대성당]과 문화적 가치, [판테온] AD2세기까지의 로마 역사, [슈에다곤 불탑]과 불교 불탑 전파 역사와 미얀마 독립 역사,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13~17세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역사, [에펠탑] 19세기 말 서양 열강들과 대한 제국의 역사, [리알토 다리] 16세기 베네치아 역사, [자유의 여신상] 19세기 중반 미국의 강대국 부상의 역사, [수원 화성]과 조선 정조와 세도 정치 시대.

책의 구성은 독특하게도 그림과 건축물의 해설과 함께 역사를 곁들여 설명한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역사속으로] 항목에서 주요 사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역사적 사건의 흐름들을 통사적으로 기술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억해두면 쓸데 있을 걸] 항목에서는 역사적으로 논란이 된 흥미로운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예술 작품 해설과 역사 해설을 합쳐서 기술하는 경우는 작품 해설이든지 역사 기술이든지 어느 한 쪽만을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서술하고 다른 쪽은 대충 서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해설의 수준과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 책은 놀랍게도 예술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건축물의 특징적인 양식을 기술하면서도 역사적으로 통시적인 세부적인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환전상] 주제의 그림들 속에 등장하는 소재의 의미를 둘러싼 여러 해석들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다. 중세 시대 이후에 등장하는 죽음의 상징으로 낫을 든 크로노스 신은 그리스 신화의 농경의 신(kronos)와 시간의 신(chronos)의 혼동으로 인한 이미지라는 해석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장 폴 마라의 죽음에 관한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여러 개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그림은 생각보다 단정하거나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점도 예리한 분석이라고 느꼈던 대목이다. 불교의 특징적 건축물인 불탑이 동아시아로 전파되면서 각 지역에 맞는 재료가 사용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특히 미얀마가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우리 역사와 관련해서 언급하자면, 정조 이후 1800년부터 100년동안 세계사적으로 봐도 가장 중요한 시기를 세도정치로 허비한 것은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오랜만에 뜻밖에 흥미로운 책을 만나 몰입하여 읽었다. 미술 작품과 건축물 위주의 에피소드 중심의 세계사 책으로 훌륭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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