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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역사 건축으로 읽는 역사 - 개념 청소년을 위한 역사 마주하기
시대역사연구소 지음 / 시대인 / 2017년 12월
평점 :
이 책은 그림 작품의 배경과 해설을 그리고 건축물이 나타내는
당시의 시대적 국가의 위세와 건축 양식적 특색을 역사와 함께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그림의 경우 12가지의 주제와 관련된 역사를 다루고, 건축물의 경우 12가지의 건축물에 얽혀 있는 역사를 다룬다: [이삭 줍는 여인들]과 착취 받는 근대 18세기 프랑스 농촌의 역사, [한국에서의 학살]과 스페인 내전과 한국 전쟁의 역사, [환전상과 그의 아내]와 16세기
중세 시대, [튤립 광기에 대한 풍자]와 17~18세기 투기 열풍, [삼등열차]와 19세기 산업혁명의 사회적 영향,
[메두사호의 뗏목]과 19세기 초 부패한 부르주아의
사회상, [다림질하는 여인들]과 근대화에서 소외된 여인들, [페스트]와 15세기부터
18세기 종교적 부패와 사회적 공포와 분노의 모습, [마라의
죽음]과 프랑스 대혁명의 혼란의 시기, [전함 테메레르]와 넬슨 제독의 영국 해전사, [바벨탑]과 16세기 네덜란드 역사, [해부학
강의]와 16~17세기 과학 혁명의 시대. 건축물은 다음과 같다: [아야소피아 성당]과 동로마제국의 역사, [타지마할]과
인도 무굴 제국의역사, [베르사유 궁전]과 17세기 프랑스 절대 왕정 시대, [노이슈반슈타인]과 19세기 독일 역사, [쾰른
대성당]과 문화적 가치, [판테온]과 AD2세기까지의 로마 역사, [슈에다곤
불탑]과 불교 불탑 전파 역사와 미얀마 독립 역사,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과 13~17세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역사, [에펠탑]과
19세기 말 서양 열강들과 대한 제국의 역사, [리알토 다리]와 16세기 베네치아 역사, [자유의
여신상]과 19세기 중반 미국의 강대국 부상의 역사, [수원 화성]과 조선 정조와 세도 정치 시대.
책의 구성은 독특하게도 그림과 건축물의 해설과 함께 역사를
곁들여 설명한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역사속으로] 항목에서 주요 사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역사적
사건의 흐름들을 통사적으로 기술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억해두면
쓸데 있을 걸] 항목에서는 역사적으로 논란이 된 흥미로운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예술 작품 해설과 역사 해설을 합쳐서
기술하는 경우는 작품 해설이든지 역사 기술이든지 어느 한 쪽만을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서술하고 다른 쪽은 대충 서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해설의 수준과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 책은 놀랍게도 예술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과 건축물의 특징적인 양식을 기술하면서도 역사적으로 통시적인 세부적인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환전상] 주제의 그림들 속에 등장하는
소재의 의미를 둘러싼 여러 해석들은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들이다. 중세 시대 이후에 등장하는 죽음의
상징으로 낫을 든 크로노스 신은 그리스 신화의 농경의 신(kronos)와 시간의 신(chronos)의 혼동으로 인한 이미지라는 해석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장
폴 마라의 죽음에 관한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여러 개의 그림을 소개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그림은 생각보다 단정하거나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점도 예리한 분석이라고 느꼈던 대목이다. 불교의 특징적 건축물인 불탑이 동아시아로 전파되면서
각 지역에 맞는 재료가 사용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특히 미얀마가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우리 역사와 관련해서 언급하자면, 정조 이후 1800년부터 100년동안 세계사적으로 봐도 가장 중요한 시기를 세도정치로
허비한 것은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오랜만에 뜻밖에 흥미로운 책을 만나 몰입하여 읽었다. 미술 작품과 건축물 위주의 에피소드
중심의 세계사 책으로 훌륭하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