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 장악하고 주도하는 궁극의 기술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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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고전 [귀곡자]를 완역 해설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귀곡자 11편의 내용(패합, 반응, 내건, 저희, 오합, 췌마, 비겸, , , )을 논리적 구성에 따라 4개의 부분(총론, 준비 단계, 실행 단계, 최종 단계)으로 나누었고, 각 편마다 원문과 번역을 싣고, 원문의 내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의미와 교훈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전국시대 인물로 알려진 귀곡자(귀곡에 은거한 이)이며, 번역은 동양 인문학 전문가 공원국 박사와 박찬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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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소흥세대가 주창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의 문물 중에 실제로 중국 문명에서 기원한 것들이 많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위 병법’, 특히 손자가 저술했다는 손자병법은 지금까지도 전세계 모든 국가의 군사 교육기관에서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육군의 야전 교범도 손자병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을 정도이다.

이 책은 손자병법에 비견될 정도로 지혜의 보고로 평가되는 고전 귀곡자를 완역, 분석, 해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신기하게도 귀곡자와 손자병법의 내용 중에 공통적인 맥락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아마도 저자들의 연몰 시기가 1세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후대인 귀곡자가 손자병법을 접하고 참고했을 개연성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귀곡자와 손자병법을 비교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큰 차이점은 손자병법은 전쟁의 본질과 전쟁의 승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반면, 귀곡자는 일의 추진과 성공을 위한 원리와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손자병법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보다는 원리적 서술에 충실하지만, 귀곡자는 원리와 함께 역사적인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함께 기술하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귀곡자의 대상은 제후 군주를 향해 유세(출사)하는 군자들인 반면, 손자병법은 군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이 대상인 것이 다르다.




근본적으로 공통적인 요소들도 많이 있다: 저술 시기가 춘추 전국시대이다 보니, 앞선 시대의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내용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주역이나 음양론, 유교나 도가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사용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내용적인 구성에서 포착할 수 있는 공통적인 내용들이다:

우선, 사전 단계가 강조된다. 예를 들면, 전쟁이나 일을 시작할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현재의 상황과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린 후에 결정하라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가치가 강조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세작을 활용해 적국의 정보를 입수하거나 거짓정보를 흘려 교란시키는 작전을 이야기하는데, 귀곡자에서는 본격적으로 상대방의 약점의 정보를 파악해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오히려, 요즘의 스파이를 포섭하고 양성하는데 적합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곡자에서 말하는 원리와 절차는 매우 본질적이면서도 세부적이다: 예를 들면,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구체적으로 3~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본성과 요구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점은 현재에도 통용되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구체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성공시키기 위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중국 고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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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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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세계적인 과학철학자 칼 포퍼가 남긴 강연 원고와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자연과학을 다루는 첫번째 부분에서는 생물학의 다윈 진화론의 관점을 기반으로, 과학적 발전과 방법론, 인식론과 지식론의 발달과 과정에 대해 서술하며, 가장 과학적 방법론으로 연구한 요하네스 케플러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역사와 정치 주제에 관한 두번째 부분에서는 저자 자신이 경험한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정치적 탄압과 역사적 고찰에 기반하여 궁극적인 세계 평화 달성을 위해 정치제도와 사회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필요한 합리적 비판 자세와 개방적 태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과학철학 사상가 칼 포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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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포퍼는 토마스 쿤과 함께 과학 연구 방법론의 양대 산맥으로 이미 너무 유명한 과학 철학자이다.

이 책은 칼 포퍼가 남긴 강연 원고와 에세이에서 발췌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칼 포퍼의 철학 사상이 핵심적으로 쉽고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접근하기가 편리하다: 칼 포퍼라는 인물의 배경을 알고 나면, 책 내용 속에서 등장하는 철학적 사고의 형성 과정이나 국제 사회와 정치 체제에 대한 시각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측면이 있다: 칼 포퍼는, 좀더 넓게 보면, 칼 포퍼를 포함한 1900년대 전후 태어난 세대들은 인류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국제적 규모의 세계 대전을 2번이나 겪었고, 정치적 탄압도 직접 받았고, 당대 최고의 지성과 평화의 중심지였던 1920~30년대 유럽의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한순간에 쫓겨나듯 고향으로부터 벗어나 피난민 처지로서 완벽한 타지에서 인생의 중반 이후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왜 자유와 평화가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하는지, 그 어떤 정치 체제와 정치 집단도 철저하게 합리적 비판을 하는 태도와 시민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납득이 가게 된다.

20세기 초반의 계몽주의 사상에 물든 유럽에서 독일의 칸트와 헤겔의 관념론적 사상의 전통을 거부하고 깨뜨리기가 쉽지 않은 배경에서 선험적 이성보다는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시도와 오류라는 근대 과학의 접근법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적 시각을 과학 발전론과 연계시킨 칼 포퍼의 과학적 합리주의의 내용이 핵심적으로 요약되어 있다: 과학을 하는 목표와 시행 방법과 절차, 끊임없는 시도와 평가, 검증 방법과 절차 등의 거대한 과학 체계의 모습을 제시하고, 비단 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의 인식 과정이나 지식 이론의 발전 방식, 나아가 인간 사회까지도 확대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동양과 서양의 비교에서 과학 발전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데, 그 핵심 요소가 단순히 급진적인 사상의 발로가 아니라 바로 과학적 방법론이 작동이 되는 사회 제도적 구비와 운영에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 칼 포퍼의 철학 사상과 사회 역사관을 핵심적으로 요약해서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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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혁명 - 축구 명장들의 지략 대결로 읽는
다쓰오카 아유무 지음, 이지호 옮김, 한준희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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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근 20년간 유럽과 세계 축구의 전성기를 보냈던 감독들과 그들이 구사했던 축구 전술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현재 최고의 감독과 축구 전략의 내용을 살펴보고, 지난 20년간 최전성기를 보냈던 8명의 감독과 축구 전략을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현대 축구의 미래에 요구되는 축구 전략적 요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사회인 축구 클럽의 전술 분석 전문가 다쓰오카 아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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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매력은 물론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로 골이 터지는 순간에 있고, 골을 만들어 내는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은 성공적인 축구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축구의 본질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적인 축구 전술인가? 과연 축구 경기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요소로서 축구 전술보다 축구 선수들의 자질이 더 중요할까?

이 책에서는 현재 최정상 축구팀의 축구 전술의 양상과 함께 2000년대 이후에 등장했던 주요 유럽 축구 리그의 정상 클럽 팀들을 지도했었던 감독들의 축구 전술과 전략, 선수 구성과 활용 방식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축구 전술의 본질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우선 현재 유럽 축구의 최정상 팀의 축구 전술은 무엇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 지부터 소개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의 팀과 축구에서부터 시작한다: 펩이 구사하는 요한 크루이프 계열의 포지션 플레이와 이에 대항하기 위한 아리고 사키 계열의 공간 플레이에 공수전환을 가미한 위르겐 클롭의 스토밍전술의 양대 전술을 설명한다.

왜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가 최정상이라는 주장에는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모아지는 데에는 근거가 있다: 물론 축구 전술과 전략에서도 전세계 최정상급 수준의 축구를 구사하지만, 또다른 숨겨진 요인은 맨체스터 시티라는 축구 팀이 가지는 거대 중동 자본에 의해 세계적으로 조성된 구조적 팀 운영 사슬 인프라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한마디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최정상급 수준의 축구 유망주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며 모든 연령대에 해당하는 축구팀을 만들어 운영하기 때문에 축구 선수 수급에는 전혀 구애 받지 않기 때문이다.

펩 과르디올라가 구사하는 축구는 한마디로 축구 공을 다루는 개인 기술이 뛰어난 축구 선수들이 축구 경기 내내 가능한 상대방에게 축구 공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패싱 플레이를 하다가 골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매우 압축시킨 비유를 하자면, 유럽인들이 구현하는 브라질 스타일의 축구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펩의 축구가 천하무적인가?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펩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 전술과 전략도 약점이 있으며, 그 전술의 약점을 깨뜨리기 위해 다수의 감독들이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고안해내고 실제 경기에서 시험 운용해보는 과정을 통해 축구 전술의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2010년대 펩의 등장 시점까지 활약했던 8명의 감독들(조세 무리뉴, 디에고 시메오네, 마르셀로 비엘사, 지안 가스페리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카를로 안첼로티, 지네딘 지단, 율리안 나겔스만)의 축구 전술의 특징과 변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축구 전술에 대한 개념과 축구 전술의 트렌드 변화 과정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축구장의 공간, 선수 포지션의 위치와 역할, 전술의 요구사항과 장점/단점, 전술끼리의 상대적 상성 등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과연 축구의 전술이 먼저인가? 전술을 실제 경기장에서 구사하는 선수들 능력이 먼저인가?

현대축구에서 선수에게 요구되는 조건은 예전과 달리 체격이나 스피드 이외에 볼을 다루는 개인 능력이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축구 전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좋은 축구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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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다케다 이사미 지음, 이정아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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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영국 구축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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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다케다 이사미 지음, 이정아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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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대 해양 영국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16~17세기 영국 해적들의 활약과 기여에 대해 이야기하는 역사 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영국 잉글랜드의 해적들이 활약하던 시기인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2가지 핵심 분야(해양 전투, 해상 무역(향신료, (커피와 홍차), 노예)의 활약상을 5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국제정치 전문가 일본 독협대학 다케다 이사미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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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영국의 영향력은 비록 20세기 초반의 영광스러운 대영제국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여전히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소위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영광에는 영국의 2가지 하드파워- 부와 해군력의 작용 때문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16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전역에서 낙후된 농경 목축 국가에 지나지 않았던 영국 잉글랜드가 어떻게 단기간에 부와 해군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는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활동했던 해적들의 활약상을 통해 근대 영국의 국가적 하드 파워인 경제력과 해군 군사력의 기반과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근대 해양 국가 영국의 해양 세력의 근원이 해적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놀랍지만 영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해적 세력을 활용하는 방식도 충격적이다: 근대 왕정 시대라고는 하지만 무장 범죄 집단인 해적을 국가의 정규 해군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발상과 실제 실행 결과는 반란의 위험과는 정반대로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큰 성공으로 나타난다: 오로지 약탈과 나포에 의한 군비 확충 방식이나, 당시 16세기 유럽 전체의 절대 강자인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 전까지 정규전은 피하고 오로지 게릴라 전술로만 구사하여 해군력을 길렀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또한 이때부터 강자를 이기기 위한 상대방의 동향과 약점 정보를 탐지하기 위한 스파이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해오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국 정부의 해적 활용 방안은 비단 해군력 증강에만 있지 않고, 해상 무역 활동과 결합시킨 군사 무역 복합체 형식으로 발전해 나간다: 17세기부터 시작된 해상 무역의 품목(향신료, 커피, , 노예)들은 고수익을 영국에 가져다 주었고 결국 해외의 여러 무역 거래 거점과 식민지 개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물론 영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무역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철저하게 경쟁 원리에 입각해 독점적 무역 권리와 준국가 권력까지 결합된 복합적 조직 운영을 해적 주도의 무역 업체에게 허용함으로써 해상 무역 시장의 확대와 고부가가치 무역 거래의 극대화를 이끌어내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영리한 해적 활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뚜렷한 성과에 기반하여 해적에게 귀족 신분과 명예를 수여함으로써 해적 본연의 난폭함이나 반란의 위험성을 줄이는 영국 정부의 처신도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근대 영국의 부와 해군력을 구축하는 주역인 해적들의 활약상을 통해 한 국가의 하드파워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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