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수에 탐닉하다 - 푸드헌터 이기중의 소멘.우동.소바.라멘 로드
이기중 지음 / 따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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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면요리 기행을 통해 일본 국수 음식에 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면 요리를 일본 특유의 음식문화로 수용하여 발전시킨 국수 음식들(소멘, 우동, 소바, 라멘, 찬폰, 냉면 등)에 관해 역사와 특징,  소개된다.

책의 구성은, 일본의 국수 음식들, 특히 소멘, 우동, 소바, 라멘을 중심으로 찬폰과 냉면까지, 면 요리에 관해, 간단한 유래와 설명, 그리고 각 면 요리 별로 일본 전국에서 유명한 면요리 음식점 탐방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멘은 중국 송나라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에까지 전해졌다고 하며, 유명한 소멘 요리로서 나라현의 사쿠라이시 지역의 미와 소멘, 규슈 나가사키현의 데노베 소멘 등이 소개된다.

우동 역시 중국 당나라에서 기원했으며, 유명한 우동 요리는 아키타현 유자와 지역의 이나니와 우동, 군마현의 미즈사와 우동, 시코쿠 가가와현의 사누키 우동, 미에현 이세지역의 이세우동, 아이치현 나고야의 기시멘과 미소니코미 우동, 오사카와 교토의 간사이 우동, 후쿠오카 우동 등이 꼽힌다.

소바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번성한 면요리로서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제면법과 맛에 따라 다양한 소바 요리집들이 소개된다: 도쿄 지역의 스나바계, 야부계, 사라시나계; 혼슈 야마가타현의 이타소바, 니쿠소바; 나가노현의 신슈소바; 효고현 도요오카 지역의 사라소바; 시마네현 이즈모 지역의 와리코소바; 이와테현 모리오카의 완코소바; 니가타현의 헤기소바; 교코의 니신소바.

특이하게도, 모리오카 지방은 모리오카 냉면과 자자멘이 독자적으로 발달한 점이 흥미로운 점이다.

라멘은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면요리이고 가장 최근에 발달한 역사를 가진 면요리이다. 메이지시대 홋카이도 하코다테 개항 이후 중국 광동계 탕면이 수입되면서 라멘이 일본 전역(홋카이도, 도호쿠, 주부, 간토, 간사이, 주고쿠, 규슈)으로 퍼져나가게 되고, 각 지역별로 독특한 라멘 요리들이 개발된다: 예를 들면, 삿포로의 미소라멘; 규슈 후쿠오카지역의 돈코쓰라멘 등이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나가사키현의 중국 화교에 의해 메이지 시대에 나가사키 찬폰과 사라 우동이 개발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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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일본의 국수 요리와 관련된 음식 문화와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음식문화 개설서의 성격이 강한 책이다.

일본 전역에 걸쳐 유명 면요리 음식점들을 탐방하는 기행문의 형식으로 작성되어 있어서, 탐방을 통해 만들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지방마다 특유한 음식관련 식문화(식재료나 제조법)과 습성에 관한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음식 주제를 흥미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일본의 면요리와 음식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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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전쟁 378~1515
찰스 오만 지음, 안유정 옮김, 홍용진 감수 / 필요한책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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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세 시대 유럽 국가들의 역사를 통해 군사 제도와 사회적 변화, 도입된 병장기 기술의 변천사들을 고찰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군사 기술 역사의 흐름에서 상징적인 2가지 역사적 전투(아드리아노폴리스 전투와 마리냐노 전투)의 발생 시점 년도를 처음과 끝의 범위로 삼고, 중요한 군사적 변화를 기준으로 각 시대 별 군사 제도와 무기에 변화에 따른 사회 제도와 전술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다: 서로마 제국과 동로마 비잔티움 제국, 프랑크족과 앵글로색슨족,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봉건 시대, 스위스 용병 군대, 잉글랜드, 그리고 중세 시대 이후의 군사적 변화.

전통적인 로마 제국의 보병 군단병 체제의 유산을 물려받은 서로마 제국의 이른바 기병대 중심의 고트족의 침략을 계기로 군사 체제의 변화와 로마제국의 분열이 시작된다.

중세 시대 초기의 서유럽에서도 비잔틴 제국의 궁기병의 영향으로 프랑크족과 앵글로색슨족도 11세기 초까지 기병대 중심의 군대 조직으로 재편된다.

중세 시대를 거치는 동안 비잔티움 제국은 주변의 강력한 침략자인 슬라브족과 이슬람 세력들에 맞서 대항하기 위해 보병의 중장기 무기, 기병의 전술과 편제를 개발하고 이슬람의 공성 무기와 공략 기술들을 수입하게 된다.

봉건 시대 사회에서는 각각의 봉건 영주 단위로 조직한 보병 군대의 규율과 전술 등의 총체적 능력이 떨어지자 귀족출신의 기병 중심의 편제와 봉건 기사의 출현으로 이어지지만 전략과 전술이 없어서 비효율적인 군대가 되고 만다. 봉건 왕국의 국왕은 고비용의 용병제를 선호하게 된다. 특히, 각 영주의 성을 공략하는 방법은 십자군 전쟁 이전까지 공성법과 공성 무기보다는 포위작전이 통용된다.

14~15세기 기병위주의 중세 시대 서유럽 국가들의 군대에 맞서 강력한 근접용 백병전 중병기와 방어구로 무장하고 용맹한 규율이 잡힌 보병과 궁기병들을 적절히 혼합하여 군대를 편제한 스위스는, 독특한 진형과 전술을 사용하여 서유럽 왕국들의 용병과의 다양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다. 결국, 맹위를 떨치던 스위스 군대도 르네상스 이후에 과학 기술에 의해 개발된 포병 화기를 사용한 전술 앞에서 몰락하게 된다.

잉글랜드에서는 14세기부터 쇠뇌를 이은 장궁을 사용한 궁병대와 전술이 정착하게 된다. 15세기에 잉글랜드가 프랑스와 벌인 전쟁에서 장궁병대의 위력으로 프랑스 기병대를 무찌르지만, 잔 다르크의 활약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프랑스 기병 전술의 발달을 가져오게 된다. 장미전쟁 이후로 잉글랜드는 더 이상 전쟁보다는 외교와 지원의 수단을 사용하며 내정에 집중하게 된다.

르네상스 이후 유럽에 등장한 화력 무기와 화포 무기로 무장한 보병 부대의 활약은 독일의 기독교 세력의 보헤미아인과 오스만 제국의 등장을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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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라는 주제의 희귀성 때문만이 아니라, 전쟁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사회 제도와 군대 제도, 그리고 군사 무기 기술과 전략의 발전이 상호간에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서로마제국의 모병제와 중장기보병 편제가 고트족의 기병제에 의해 정복당하거나 중세 시대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봉건제도 하에서 군사적 약세인 왕이 도입하게 된 용병제도는 왕실의 과도한 재정 지출과 용병들의 약탈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게 된다.

이 책에서는 중세 시대의 지루했던 전쟁의 역사가 중세 국가들이 당시 처한 사회 제도 하에서 최선을 다해 펼쳤던 군사 작전과 무기의 대결이 벌어지는 현장의 묘사로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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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 - 2018-2019 최신 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박상미.양인화.전상현 지음 / 길벗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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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싱가포르 여행을 위한 여행 안내서이다.

책의 구성은 도서출판 길벗의 [무작정 따라 하기] 시리즈의 전매 특허인 2권 별책 구성을 따르고 있다: 1권은 테마북, 2권은 코스북.

책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테마북] 6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입; 스토리; 관광; 먹을 거리; 쇼핑; 체험.

-      [도입] 부분에서는 국가 정보나 지도처럼 기본적인 싱가포르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      [스토리]에서는 역사, 문화, 경제, 기후 등과 같이 싱가포르 전반적인 사항들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엄선한 인기 여행지,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먹어봐야 할 음식 등의 목록은 참고할 만 하다.

-      [관광]은 싱가포르에서 구경할만한 8가지 주제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야경, 현대 건축, 박물관과 미술관, 예술, 사원, 공원, 레고랜드, 빈탄섬.

-      [먹을 거리]는 싱가포르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과 유명 맛 집들을 소개하고 있다: 칠리 크랩, 싱가포르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들, 면요리, 딤섬, 사테, 디저트 등의 음식과 유명 레스토랑과 유명 세프의 레스토랑 등이 소개된다. 특히 로컬 음료 주문 법은 초보자에게는 매우 소중한 정보로 유용하다.

-      [쇼핑]은 싱가포르에서 사야할 물건과 쇼핑 장소들을 나열하고 있다: 쇼핑 거리와 쇼핑 몰도 나열되며, 완구나 구두처럼 각 아이템 별로 유명한 상점들과 싱가포르 특유의 기념품도 소개된다. 지만,  

-      [체험]은 싱가포르에서 경험해볼 만한 활동들을 알려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센토사섬 관광, 동물원, 사파리, 새공원, 유명 싱가포르 루프톱 바와 클럽, 호텔과 마사지 숍.

[코스북]은 싱가폴을 13개 구역으로 나누어 지도와 여행 장소,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도심; 마리나 베이, 오차드, 차이나타운, 티옹바루, 센토사와 하버 프런트, 리버 사이드, 리틀 인디아, 부기스와 아랍 스트리트, 카통, 싱가포르 서북부, 조호 바루, 빈탄 섬.

-      단기 23일부터 식도락 여행 45일까지 6가지 일정과 코스를 저자는 추천하고 있다.

-      각 구역마다 관광 코스를 표시한 간략한 지도 정보와 관광지에 대한 매력 평가 지수(인기, 혼자/커플/가족, 쇼핑, 식도락, 문화유적, 복잡함, 청결, 접근성 등), 교통 정보와 접근 방법 등을 알려 주고 있다.

마지막 부록으로 싱가포르 중심부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가 별도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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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싱가포르 여행의 초보자가 참고하여 사용할 만한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음식관련 레스토랑과 카페에 대해 저자가 분류한 기준에 따라 비교하여 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한 부분은 저자의 센스가 돋보인다.

개인적으로는 2권 코스 부분에서 초보자 중심의 구성이 눈에 띈다: 각 구역 별로 전체적인 여행 코스와 일정을 하나의 간략한 지도 안에 표시함으로써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 점은, 독자를 배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싱가포르 여행의 초보자가 참조할 만한 여행 안내서라고 본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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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4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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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의 경제 사상가 쇼스타인 베블런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당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던 자본주의에 부정적 행태 중에 소위 유한계급의 특성과 역할, 기원과 발달에 관해 사회학적, 경제학적,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저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총 14개 장(chapter)에 걸쳐 인류 문화사와 사회와 경제 제도의 변천에 따라 유한 계급의 행태의 특성과 기본적 사상, 사회적 역할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유한계급(leisure class)’은 일체의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소유한 재산으로만 소비하는 사회 계층을 말하고 주로 상위 사회 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문화적 발전 단계에서 보면 약탈과 소유가 시작되는 야만적 문화 사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저자가 정의하는 인류 문화 사회의 발전 단계는 4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원시 평화 문화 사회; 야만적 약탈 문화 사회; 야만적 유사 평화 문화 사회; 현대 산업 문화 사회.

유한계급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인류 문화 사회 발달 역사를 통해 살펴 보면, 재화에 관한 소유권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으로부터 시작되어, 약탈적 야만 문화 시기에는 폭력적인 약탈에 의해, 유사 평화 야만 문화 시대에는 속이는 기만에 의해, 현대 산업 사회에서는 경제 활동에 의한 부의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경쟁과시를 유한 계급의 대표적인 행태적 특징으로 묘사하고 있다: ‘약탈적인 요소가 없는 순수하게 생산과 관련된 일상적인 일과 노동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경멸하며, 자신이 일상의 노동에서 해방된 경제적 부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과도한 소비를 하고 직접적/간접적인 여가 활동을 즐기며 예의범절과 매너를 중요시 한다. 또한 부의 축적을 위한 금전적 경쟁을 멈추지 않고 문화나 예술 같은 비실용적 소비활동을 명예롭게 여기며, 예배당 건물과 관련 물품이나 장식 같은 종교 활동에도 그리고 원시적 용맹과 투쟁이 허용되며 유일하게 일솜씨가 중요한 가치로 평가 받는 스포츠 활동에 탐닉하기도 하고, 애니미즘적인 원시 종교 형태의 잔재인 행운을 신봉하기도 한다.

유한계급이 보여주는 개인의 과시적 소비 행태의 분야는 다양하게 소개된다: 일상 생활의 실용품이나 기호품, 의상, 가구, 저택, 정원, 공원, 반려 동물, 책 제작 등.

또한, 유한 계급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으로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일체의 사회적 변화를 반대하는 이른바 보수주의의 원천이 되며, 사회적으로 보수세력을 조장한다는 것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대 산업 사회에서 유한계급이 작용하는 역할을 여성 운동과 미국의 대학 교육 분야에서 찾아보고 있다: 당시 여성 해방 운동의 목표가 신분제 상의 여성 지위와 가사 노동에서의 해방이라는 신여성 운동과 유한계급이 주장하는 보다 많은 혜택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당시 미국 대학의 교육 과정이 보수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인문학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회와 경제에 실용적이고 유용한 산업 기술 관련 분야를 등한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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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집필될 당시가 1900년대 초반인데도, 책 속에 묘사된 사회적 양상들이 약 10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 전혀 이질감을 못 느낄 정도로 똑같다는 점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사회적, 문화적, 인류학적, 경제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유한계급에 속하는 개인과 사회 계층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의 특징들을 살펴본 것 만으로도, 이른바 경제적 귀족계층에 대한 개념이 문화사회학적으로 없었던 한국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저자도 서문에 밝혔듯이, 구체적인 참고 문헌 없이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에 기초한 서술방식이라 다소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소위 재벌들의 행태와 관심사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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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실록 - 실제 기록으로 읽는 구한말 역사
황인희 지음 / 유아이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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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시대의 마지막 2명의 왕(고종, 순종)의 실록을 요약하여 기술한 책이다.

저자도 책 머리에서 밝혔듯이, 이 두 왕의 실록은 [조선 왕조 실록] 사료 안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유는 작성 시기와 편찬자가 일제 강점기 시기에 일본인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한국 민족의 독자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국사편찬 위원회의 설명을 싣고 있다. 그래서, 두 왕의 실록을 따로 떼어 엮어서 [대한 제국 실록]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책의 구성은, 고종과 순종 실록의 사료에서 핵심적인 주요 기사들을 요약 정리하여 기술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1863년 철종의 죽음에 이은 고종의 즉위부터 시작하여 1926년 순종의 죽음과 1928년 종묘에 신주 안치까지 대략 60여 년간의 조선과 대한 제국을 거쳐 일본 식민지에 이르는 한국 근대사의 현장을 숨가쁘게 달려간다:

-       아무것도 모르는 12살 나이에 왕위에 오른 고종이 대왕대비 신정왕후의 수렴청정과 아비 대원군의 섭정을 거쳐 22살이 되어 친정을 하게 되는 1873년까지 조선의 왕권은 조정 대신과 유림 세력들과의 대립으로 올바른 정치를 펼치지 못하게 된다: 서양 외국과의 일체 교류를 금지하고 탄압하며 당백전 발행과 원납전의 시행으로 조선 경제는 파탄에 이르게 되고, 서원 철폐령으로 유림세력의 반발을 사게 된다.  

-       22살 고종의 친정 이후부터 조선의 운명을 고난과 시련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1875년 운요호 사건으로 인해 순진하게 당한 1876년 제물포 조약을 시작으로, 1882년 조미조약과 임오군란, 1883년 조영수호조약, 조독수호조약, 1884년 갑신정변과 한성조약, 조이탈리아조약, 조러조약, 1886년 조프랑스조약, 1893~94년 동학 민란, 1894년 갑오경장, 1894~1895년 청일전쟁과 을미사변, 1896년 아관파천, 1897년 대한제국 수립과 황제 즉위, 1901년 한벨기에 수호조약, 한덴마크 수호조약, 1904년 러일전쟁과 한일협정서, 1905년 한일협상조약(을사늑약), 1906년 조선통감부 설치, 1907년 순종에게 양위.

-       190733살에 왕위를 물려받은 순종 황제는 19108월까지 재위 기간 4년에 불과했다: 1907년 고종이 벌인 헤이그 밀사 사건의 처리, 한일신협약, 1908년 동양척식주식회사, 1909년 간도협약, 이토 히로부미 암살, 1910년 한일합병조약과 한국통치권의 양도.

-       순종황제 부록으로 조선의 이왕가 칙령과 조선 귀족령, 고종과 순종의 죽음, 영친왕과 덕혜옹주의 결혼에 대해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두 왕조 실록의 기사 내용들을 충실하게 요약 정리하여 기술하였고, 조선 궁중에서 사용되는 특수 용어나 단어에 대해 해설을 같이 싣고 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용어 설명이 그래도 부족하다는 것과 지명과 지리에 대해 현대식 지명을 함께 수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실록 사료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하다 보니, 간혹 문장의 주체와 대상의 구분이 명확하게 기술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조선 왕실의 전통적인 행사와 관련된 의례나 의상에 대한 묘사는 매우 생생해서 마치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부분이 있다:

-       개화 이전에 수많은 서양 상선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조선에 찾아와 소위 물물교환형태의 원시적인 통상 무역을 하자고 했던 1876년 이전까지의 자가 개방과 개혁천금 같은 기회를 양이척사라는 야만적 탄압으로 놓쳐 버린 안타깝던 시기.

-       1868년 조선과 통상 수호 조약과 메이지 유신을 단행했다는 소식을 순수하게 조선에 전해주려 했던 일본 정부 사신의 서계를 동래부 왜관훈이 거부하여 화를 키워서, 1876년 순진하게 불평등조약을 당했던 답답한 순간.

-       1905년 한일협상조약 체결로 인해 벌어지는 답답한 논의와 연이은 애국지사들의 자결에서 전해지는 당시의 울분들.

 

답답하고 암울하지만 우리 선조가 남긴 역사의 한 부분으로, 후세인 우리로서는 어쨌든 간직해야 하며, 반드시 각성하고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어쨌든, 실록이 주는 묘한 매력이 확실히 있다: 왕과 신하 사이에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서, 확실히 역사의 현장에서 전해 듣는 뉴스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는 당시의 분위기와 치열하게 느껴지는 대립과 감정이 책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든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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