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박광일 지음, 신춘호 사진 / 생각정원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일제 시대 당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중국에서 활약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중심으로 유적지를 찾아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간 역사답사 여행기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활동했던 시기를 3부분으로 나누어, 각 시기 별로 삼았던 주요 거점과 장소에서 당시 발생했던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 인물들을 소개하며 현재 시점의 유적지를 찾아가는 여정도 함께 담고 있다: 상해시기(1919.4~1932.5); 이동시기 항주시기(1932.5~1935.11), 진강시기(1935.11~1937.11), 장사시기(1937.11~1938.7), 광주시기(1938.7~1938.10), 유주시기(1938.10~1939.4), 기강시기(1939.4~1940.9); 중경시기(1940.9~1945.11).

-       상해시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상해에서 출범하여 활동하던 약 13년 동안의 시기를 다룬다: 191931일에 발생한 3.1운동 사건이 해외에서, 특히 중국에서 독립운동 조직, 특히 없어진 나라의 정부를 대표하는 조직들의 형성과 활동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당시 상해가 가지는 지리적 그리고 외교적 특수성이 독립운동을 전개할 거점이 될 여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서술하고 있다. 1930년대 초반 일으킨 이봉창과 윤봉길 의사의 의거는 해외에서의 대한민국 독립운동에 대한 내부와 외부의 위상과 시각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지만, 동시에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는 계기가 된다.

-       이동시기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상해를 떠나 중국 국민당의 수도 중경에 이르기 전까지 약 8년 동안 떠돌며, 임시정부 청사와 임시정부 요인 활동지가 별개로 분리되는 특징을 보인다: 영화 [밀정]의 배경이 되는 일본 밀정의 감시를 피해가며 독립운동 단체들의 통합을 시도했던 가흥과 해염을 포함하는 항주 시기; 중국 국공합작의 시기에 좌파와 우파의 독립운동 단체들의 활동을 확장했던 남경과 진강시기; 중일전쟁의 무대인 남경을 피해 이주했지만 습격사건으로 임시정부 요원들의 사상자만 남겼던 장사시기; 중일전쟁의 확대로 피해야만 했던 광주시기에 대표적인 유적지로 소개되는 황포군관학교와 중산대학; 중국 남서쪽 유주까지 피난 왔음에도 따라왔던 일본의 공습에서 벗어나고자 도달한 기강에서 시도되었던 독립운동 단체의 통합 실패.

-       중경시기는 대한민국이 광복이 되어 임시정부가 환국하기까지 5년간의 업적을 담고 있다: 조선의용군을 통합한 한국광복군의 창설로써 완성된 3부 체제(정부(임시정부) – 정당(한국독립당) – 군대(한국광복군))의 성립; 좌우합작으로 구성된 통일 의회의 구성과 임시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발표; 카이로 회담을 둘러싼 임시정부의 치밀하고 극적인 외교전과 미국과의 협력으로 계획된 한국광복군의 한반도 침투작전인 독수리 작전’; 기대와는 전혀 달리 초라하고 허망한 임시정부의 환국과 결말.

 

 

전반적으로 보자면, 임시정부의 활약상에 대해 다루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역사 책이 드물기 때문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고, 딱딱한 역사적 사건만을 순서적으로 서술하기 보다 현장을 찾아 다니며 느끼는 감회를 담은 기행문 형식의 글도 함께 섞여 있어 읽기에도 재미있고 부담이 없다.

또한, 저자가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깊은 통찰과 예리한 식견은 충분히 감상할 만 하다.

임시정부의 역사를 통해 중국의 근현대사와 한국의 독립운동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이봉창과 윤봉길 열사 의거 사건의 전말이나 카이로 회담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진 임시정부의 외교전에 관한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우면서도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점은, 생각보다 참고문헌으로 소개된 도서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글의 장르가 전문적인 설명문이 아니라 수필에 가까운 역사여행 답사기라 할지라도 참고문헌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나 주장을 펼칠 때 근거가 되는 자료의 출처를 명시하는 것이 저자 생각의 유효성을 확보하는 길인데, , 저자 혼자만의 머리 속 공상이 아니라 명확한 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도출된 결론이라는 증명을 하는 수단을 포기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일제시기 중국에서 활약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기에 충분한 책이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나 2019-02-2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디스 이즈 도쿄 (2018~2019년 최신판) - 763 스폿 in 도쿄, 요코하마, 가마쿠라 (휴대용 JR, 지하철, 사철 노선도 & 주요 지역 간 추천 이동 경로표 증정)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박설희.김민정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일본 도쿄 지방에 관한 관광 정보를 담은 여행 안내서로, 도서출판 테라(Terra)의 디스 이즈(this is) 시리즈 중에 하나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보아 3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본적인 도쿄 관광 명소들에 대한소개와 구역별 세부적인 관광 명소 소개, 기본적인 여행 관련 사항. 책에서 다루는 영역은 도쿄도에서 15군데의 구역과 7군데의 작은 동네, 도쿄 인근 요코하마와 가마쿠라의 단위로 나누어 관광 정보들을 기술하고 있다.

지도는 구글맵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GPS좌표가 제공된다.

-      우선 시작은 저자들이 제안하는 여행 코스부터 만나게 된다: 2 3일과 1일 코스.

-      도쿄 공항 두 군데(나리타, 하네다)에서 시내로 접근하는 교통 정보가 지하철, 버스, 택시 이용 방법이 노선 지도와 함께 제공된다.

-      다음으로 나오는 [여행에 영감을 주는 도쿄의 장면들]이란 코너는, 매력적인 도쿄의 장소나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도쿄 여행의 코스나 일정을 수립할 때 방문할만한 장소로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코너이다: 도쿄의 사계, 문방구 체인 카페, 서점, 잡화점 등이다.

-      책에서 다루는 도쿄도 영역은, 15군데 구역(시부야; 하라주쿠; 오모테산도와 아오야마; 다이칸야마와 나카메구로; 신주쿠; 도쿄역, 마루노우치, 유라쿠초; 긴자; 오다이바; 아사쿠사와 도쿄 스카이트리; 우에노; 아키하바라; 도쿄타워; 롯폰기;이케부쿠로; 키치조지) 7개의 작은 동네(지유가오카; 카구라자카와 도쿄돔 시티; 야네센(야나카, 네즈, 센다기); 시모키타자와; 칸다 진보초; 키요스미시라카와; 에비스)이다.

-      각 구역별로 특징적인 관광 명소, 상품과 상점, 먹을 거리와 식당, 오락 거리 등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 상점마다 기본적인 운영 정보와 대표적인 상품이나 메뉴에 관한 설명도 실물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      마지막 부분은, 일본 여행을 준비할 때 필요한 일본 관광 정보와 간단한 일본어 회화가 실려 있다: 도쿄의 연중 행사와 적절한 여행 시기, 평균 기온과 강수량, 항공권과 숙소, 여행 경비, 짐꾸리기, 일본에서 주의해야 할 에티켓 등이다.  




------------------------------------

이 책만이 가지는 독특한 면이 있다: 마치 일본을 사랑하는 친한 친구가 도쿄가 처음인 나에게 도쿄에서 매력적인 관광 명소만을 골라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특산품이나 상품, 음식 메뉴에 대한 상세한 설명 속에 저자만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평가를 나타내는 표현 문구가 독자로 하여금 친근감을 가지게 만든다.

도쿄의 번화한 관광 장소와 대비되는 작은 동네들을 소개하는 부분도 도쿄에 숨겨진 아기자기한 매력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저자가 일본 자체가 가진 매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 한국인 관광객으로서 삼가야 할 행동들도 동시에 서술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또 한가지, 도쿄 아사쿠사의 카미나리몬이나 도쿄 스카이트리 타워 등에 대해 구조 그림까지 삽입하여 설명하는 것도, 어쩌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친절한 안내서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도쿄를 처음 여행하는 초보 여행자에게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타협 미식가 - 맛의 달인 로산진의 깐깐한 미식론
기타오지 로산진 지음, 김유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20세기 초,중반에 활약했던 일본의 미식가가 일본 음식에 관해 미식과 요리에 관해 남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저자인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은 교토에서 태어나 요리사와 미식가 외에 다양한 예술 활동을 했던 일본 미식계의 선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5개 주제를 단원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미식가의 길; 요리의 본질; 궁극의 진미를 찾아서; 미식이란 음식을 제대로 알고 먹는 것; 오차즈케를 아십니까.

첫 번째로, 저자가 미식과 관련된 인생 철학을 밝히면서, 음식, 요리, 요리사, 미식에 관한 생각들을 기술한다: 왜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하는지, 맛이란 것이 어떤 건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등에 관한 저자의 통찰은 음식과 인간의 밀접한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두 번째는 요리란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요리는 음식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일로, 단순히 식재료를 자르거나 다듬는 조리와는 달리, 음식의 이치를 헤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필요한 것으로 저자는 3가지를 꼽는다: 요리사, 식재료, 요리도구. 한편, 요리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완성된 요리를 그릇에 담는 것도 중요하게 강조하는 점도 흥미롭다.

다음은 저자가 맛보았던 진미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주로 일본에서 나는 식재료인 생선류와 채소류를 가지고 만든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범하게 복어, 고사리, 은어, 미꾸라지에서부터 특이하게는 도롱뇽과 두꺼비까지 등장한다. 각 음식과 식재료 별로 유명 산지도 함께 언급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네 번째는, 저자가 즐겨 먹었던 음식들에 관해 요리법과 미식법을 소개한다: 복어, 생선초밥, 유도후, 은어, 전복구이 등. 저자가 가장 최고의 맛으로 복어를 골랐으며, 바로 복어 맛의 무미함이 궁극적인 맛이라고 말하는 점이 흥미롭다. 각 요리에 대해 맛있게 만드는 방법과 먹는 방법도 함께 소개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마지막은, 일본의 대표적으로 평범한 전통 음식인 오차즈케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가 기운이 없을 때 먹고 싶은 음식으로 오차즈케를 꼽으면서, 밥 위에 올라가는 식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맛의 변화를 요리법과 함께 기술하고 있다.  

--------------------------

이 책은 일본의 전통요리에 대한 음식, 요리법, 미식법, 그리고 음식의 아름다움과 음식문화 전반에 관한 철학적인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에도 시대와 메이지 시대까지 이어진 전통적인 향토 요리와 지역적 특산물과 산출시기에 대한 설명은 매력적인 부분이다.

저자가 교토 태생이라 그런지, 음식과 요리법, 미식의 기준이 교토 위주로 기술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연하게도, 마치 60년 후 미래 시점인 현재 한국에서 유명한 요리사업가와 맛 컬럼니스트가 뜨겁게 벌이고 있는 논란을 미리 예측하기라도 한 듯,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주제를 책에서 다루고 있어 신기하다: 설탕 사용과 일본의 육식 문화.

일본의 전통 음식에 관해 요리법과 먹는 법, 나아가 음식문화까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르웨이처럼 투자하라 - 꾸준히, 조금씩, 착하게, 세계 최고의 부를 이룬 북유럽 투자의 롤모델
클레멘스 봄스도르프 지음, 김세나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노르웨이 정부가 운영하는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소위 노르웨이 오일펀드’)의 금융투자 방식에 기반하여, 개인 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자가 분석하여 도출해 낸 투자 철학과 전략을 소개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8개 단원에 걸쳐 노르웨이 오일 펀드의 투자 전략을 분석하여 투자 철학과 투자 결정 기준을 도출하여 투자 공식화한 내용과 특징을 다루고 있는데, 크게 보아 3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노르웨이 오일 펀드에 관한 설명과 역사; 노르웨이 오일 펀드 투자 공식; 투자와 주의해야 할 사항).

-      우선, 앞의 두 장은, 노르웨이 오일 펀드에 대한 설명과 조성 역사와 투자 배경 이론과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1960년대 말, 노르웨이 인근 북해의 대륙붕에서 우연히 발견된 석유를 노르웨이 정부가 사업화하고 수익을 전부 금융자산화 하여 지난 약 35년동안 연평균 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오일 펀드의 규모는 2017년 기준 약 8500억 유로(1천조원) 규모로, 전세계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채권과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      저자가 파악한 노르웨이 오일 펀드의 투자 전략의 배경 이론은 2가지이며, 실제 투자 전략과 철학은 여기에 근거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 modern portfolio theory)과 효율적 시장 가설(EMH, effective market hypothesis).

-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최적의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3가지 요소(수익률, 위험률, 유동성 비율)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유동성은 무시되고 나머지 2개 요소가 고려된다: 이때, 수익률과 위험률은 비례관계라는 점과 모든 투자 정보의 공개로 인해 단기간이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에 의거해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투자의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2가지 투자 전략(분산투자와 시장 대응)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      노르웨이 오일 펀드의 투자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장기적이고 수동적인 변동; 자산과 자금의 분산 투자; 엄격한 비용관리를 통한 수익률 향상. 특히, 저자는 분산 투자의 기준이 되는 가격 변동의 상관성 관계의 대상을 다양하게 넓힐 것을 요구한다: 채권과 주식; 선진 시장과 신흥공업국 시장; 대형주와 소형주; 채권과 외환 등.

-      노르웨이 오일 펀드의 투자 전략에 기반하여 구체적인 절차와 지침을 8단계로 나누어 제안한다: 목표금액과 투자 기간, 납입액 등에 관한 계획 수립; 투자 자산에 대한 리스크를 평가와 조정;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성(다각화, 분산 투자, 시장 대응의 수동적 전략(정기적 점검과 변경)),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투자, 간접투자가 아닌 직접 투자, 윤리적 투자.

-      기본적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노르웨이식 투자 방법은 최소 투자 기간을 15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하는 방식을 전제하고 있다.

-      한편, 노르웨이 펀드가 구사하는 윤리적 투자 방식도 설명하고 있는데, 환경오염 사업에 투자 금지하면서도 정작 석유 수출 사업으로 수익을 얻는 노르웨이 자신의 모순적 투자 행위가, 최소한의 행위라는 점과 투자 중지 자체가 악화를 막는데 공헌한다는 저자의 설명은 쉽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      마지막 부분에서는 투자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과 개인 투자자의 심리적 위험 요인 등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데 유용한 내용들이라고 생각된다.

---------------------------------

이 책은 소위 노르웨이식 투자 펀드의 운영 방식의 핵심을 축약하여 구체적인 투자 절차로 소개하고 있다.

독일인 저자가 생각하는 목표 수익률 6%를 한국 독자들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지는 의문이지만, 제안하는 내용은 유용한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복리의 개념이나 다양한 종류의 분산 투자, 장기간에 걸친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방식은, 전통적인 가치투자 전략과 일치한다.

아쉬운 점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필요한 분산 가중치 계산을 어떻게 할 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구성 방법이나 예시가 없고, 단지 노르웨이 오일 펀드의 포트폴리오나 유명 주가 지수를 따라 모방하라는 저자의 제안은 추상적이거나 어색한 부분으로 느껴진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노르웨이 오일펀드의 투자 전략은 우량 기업들에 대해 분산 투자이니까, ‘소수의 집중 투자 대상을 선별할 필요가 없어지기도 하고, 가중치 계산 작업이 복잡하기 때문에 그대로 따라 하라는 주장이라고 생각되지만, 정작 핵심적인 부분이 빠진 것 같은 허전함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최초 북해 유전 발견 당시, 개인의 사익과 당장이 아닌 국민전체의 공익과 미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재무부 정부관료들의 과감하고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있었음을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참고하기에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 혁명 - 인류의 미래, 식물이 답이다! 혁명 시리즈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 동아엠앤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식물신경생물학자인 저자가 자신이 직접 수행하였거나 지금까지 밝혀진 식물 신경생물학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식물의 생존 전략과 방법을 소개하고, 구체적인 작동 메커니즘과 응용 사례를 밝힘으로써 식물 기능 활용에 관한 아이디어를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보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식물이 가진 특성에 대한 설명과 식물의 구조나 기능을 활용한 응용 분야에 대한 소개로, 전체 9개의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뇌 없이 기억하는 능력; 식물의 기능을 활용하는 로봇 공학; 모방 기술; 근육 없는 움직임의 메커니즘; 중독설; 식물이 개발한 솔루션 민주주의; 건축계의 영감의 원천; 우주 식물; 담수 없는 생존.

저자는 우선, 동물의 뇌와 같은 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와 동일한 기능을 식물이 수행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거론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식물이 가지는 놀라운 능력들을 차례대로 나열해 나간다. 식물은 동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DNA 염색체의 순서 변형이 아닌 단백질의 생화학적 반응을 사용하여 세포 내에 변형 유전 형태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식물이 가진 기능 중에서 영감을 얻어 로봇 공학 분야에서 플랜토이드를 제작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플랜토이드가 활용한 메커니즘은 뿌리의 성장과 움직임의 과정으로, 저자가 직접 참여하여 제작한 우주 행성 탐사 로봇의 예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연계에 모방 기술은 흔히 존재하지만, 식물이 구사하는 모방 기술은 몸체의 형태, 크기, 색상, 3가지를 동시에 변형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숙주 식물의 잎사귀를 모방하는 보퀼라 트리폴리아타, 주변 돌멩이를 모방하는 리돕스 식물 등이다. 특히, 동물과 다른 형태이지만 식물도 시각을 갖는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인상적이다.

근육이 없는 식물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이어진다: 식물의 세포막에서 발생하는 물의 삼투압 작용으로 인한 내부 에너지를 소모하는 능동적 움직임과, 식물 세포벽의 흡습성 작용으로 인한 세포 확장으로 내부 에너지 소모 없이 이루어지는 수동적 움직임. 특히, 수동적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저자가 수행했던 쥐손이 씨앗 실험관련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식물이 씨앗을 퍼뜨리기 위해 열매나 꽃꿀 같은 보상책을 생산하여 동물에게 제공함으로써 동물과 협력 관계를 형성한다는 기존 생물학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중독성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을 소개한다. 아카시아 같은 식물이 생성하는 꿀(감로)에는 동물의 신경 전달 억제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개미 같은 씨앗 전달자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매운 맛의 캡사이신 성분이 포함된 페페론치노도 중독성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예로 들고 있다.

거시적으로 볼 때, 동물 집단의 행동 역학이나 식물의 뿌리 기관의 행동 역학이 모두 동일하게 민주적인 다수결의 원칙을 따른다는 사실은, 자연계 진화론의 생존 관점에서도 최선의 전략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한다. 향후 미래에는 식물의 구조 형태인 분산과 네트워크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협동 체제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안하는 저자의 생각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식물의 형태와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사례로써 건축계를 소개한다: 빅토리아 연꽃의 잎맥의 모듈에서 차용한 런던 만국박람회의 크리스탈 팰리스 건물과 방사형 구조를 사용하는 궁륭 제작, 최근에 사막의 건조한 기후에서 수분 수집용으로 만들어진 와카 토키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생긴 관심 주제로 우주 공간에서의 식물 재배와 염수 환경에서의 식물 재배 문제를 얘기하고 있다: 우주 공간과 화성 같은 우주 행성은 지구와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식물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바닷물 위에서 표류하는 부유형 채소 온실의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

 

전반적으로, 그 동안 미처 눈 여겨 보지 못해 알아차리기 힘들었던 식물에 대한 사실과 오해들을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알려주는 책이다. 식물이 가지는 생물학적 구조와 생태학적인 형태, 식물이 수행하는 물리적 기능과 화학적 작용들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과 아직까지는 가설에 불과하지만 합리적인 설명을 함께 읽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많은 영감을 받게 된다.

이 책에 설명하는 식물 신경 생물학의 최신 연구 결과는 신경 생물학자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고 공학자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