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품격 -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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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경기 지방의 평양 냉면의 전문 요리점을 대상으로 작성한 비평서적이다. 책의 구성은 평양냉면전문 요리점들을 이른바 계보순서대로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여 총 31개의 음식점들의 비평과 결론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평양냉면요리의 개선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인된 노포: 한국 평양냉면의 뿌리들’; ‘선발주자: 한국 평양 냉면의 가지들’; ‘후발주자: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시도들’; ‘느슨하게 평냉: 평양냉면의 문법을 차용한 메밀 면 요리’. 부록으로 책 속에 소개된 평양냉면 전문점의 위치 정보가 담긴 맛 지도와 리뷰 노트가 실려있다. 책의 내용은 각 평양냉면 전문점마다 간략한 이력과 특징을 소개하고, 저자가 평가 기준으로 삼는 4가지 요소와 총평을 곁들여 기술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평양냉면의 4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국물, 고명과 반찬, 접객과 환경.

우선 이 책의 성격이 음식비평이란 장르에 속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소위 음식 비평의 특성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서술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먼저, ‘음식의 맛의 평가라는 것이, 음식 맛을 느끼는 라는 한 개인이 지닌 주관적인 취향과 입맛의 기준에 따라 내리는 대상 음식이 지닌 고유의 에 대한 판단이나 결정은 어쩔 수 없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고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 ‘절대미각임을 공인 받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맛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보장할 수 없다. 결국, 현실적으로 어느 한 명의 특출 난 개인보다는 다수의 대중이 내리는 맛에 대한 선호도 평가의 형태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비평하는 주체가 누구냐 또는 어떤 비평 의견이냐에 따라, ‘음식 비평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현실적으로 다수의 대중이 공감하는 음식비평은 사실 상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감각적인 입맛과 주관적인 느낌에 대한 평가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인 입맛을 대표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직접적인 음식 맛의 비평에 관한 서적보다는 음식 맛 집의 소개에 관한 서적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음식 비평의 글은 논란과 떨어질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이고, 결국 이 책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이 책도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존재한다.

장점부터 말하자면, 저자가 평양냉면 전문 음식점에 대한 평가서 모델로 <뉴욕 타임즈>레스토랑 리뷰를 참조하여 4가지 평가 기준을 채택하여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였고, ‘평양냉면의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4가지 개선점을 제안했다는 점이다. 특히, 책의 맺는 말에서 지적하였던 4가지 문제점이자 개선사항은 매우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족한 면도 눈에 띈다:

우선, 저자가 갖고 있는 평양냉면이라는 음식에 대한 경험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면, ‘삼도갈비의 면발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메밀 함량이 높은 면이 툭툭 끊기지 않았지만 딱딱해서 밀가루 비율이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메밀 면의 특성과 맛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평가이다. , 71페이지에 밀가루메밀의 차이를 글루텐의 유무라는 사실을 기술하고 있어서 정작 머리로는 이해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맛에 대한 경험은 충분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 밀가루 비율이 높아질수록 점성이 높아져 잘 뭉치게 되어 반죽이 쉬워지고 보관이 쉬워지지만, 밀가루 비율을 낮추고 메밀 비율을 높일수록 점성이 부족해 반죽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고운 메밀가루 제조기술과 압축 제면 기술이 요구되며 보관이 어려워 즉석 제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글루텐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기 위해 요구되는 밀가루 면의 숙성 기술은 별도의 고급 기술로 우동 가게의 비법에 속한다). 강원도 지방에서 메밀 국수나 일본의 메밀 소바 가게를 직접 방문하여 제조 과정을 보거나 직접 먹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요즘은 주방을 투명한 환경으로 조성하거나 제면 기계를 매장 안쪽에 설치한 메밀 국수 가게도 종종 있다).

둘째, 저자는 평양냉면이라는 음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보인다. ‘평양냉면의 유래는 평양지방의 민간에서 겨울철에 동치미 국물에 메밀 면을 말아서 먹던 음식에서 유래되어 양반집에 전래되면서 고기육수가 추가되어 오늘날의 냉면 육수의 형태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평양냉면의 주된 베이스는 고기육수가 아니라 동치미 국물이 주된 요소임을 알게 된다. , 가을 김장철에 담그는 동치미 국물의 맛이 그 해 겨울철에 먹는 평양냉면의 맛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 여름, 가을, 겨울에 담그는 동치미 중에 어느 것이 가장 맛이 있을까? 그리고, 맛있는 동치미를 담그는 것은 쉬운 일인가?
가을철 수확한 무와 채소의 재질, 담그는 사람의 손맛, 동치미의 숙성 환경, 등등 이루 헤아릴 요소들이 많이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것이 평양냉면 육수의 기본 맛이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평양 냉면의 보급이 1930년대 일본의 화학조미료 덕택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며 인용하면서 화학조미료를 쓴 목적으로 감칠맛을 위한 것으로 본다는 저자의 서술도, ‘평양냉면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서울의 유명 노포인 우래옥은 오래 전부터 고기 육수를 사용하였으며, 단지 고기 육수의 맛을 흉내내기 위해 인공조미료를 사용했던 빈곤했던 시기의 사실을 가지고, 마치 인공조미료가 본래 핵심 목적인 것으로 오도(誤導)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관점으로 보인다.

셋째는 저자가 설정한 맛에 대한 평가 기준의 4번째 항목인 접객과 환경에 관련된 것인데, 어떤 음식점은 단 한차례 방문하고 얻은 듯한 평가와 인상을 기록한 부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예를 들면, ‘장수원은 예전 방문했을 때의 맛의 기억에 의존한다든지, ‘진미 평양 냉면2년만에 방문한다든지, ‘평화옥은 인천공항지점은 거리가 멀어 방문을 포기하고 예전 기억으로 작성했다든지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저자가 절대미각의 소유자이고 평양냉면 요리의 풍부한 제조 경험이 있다고 해도, 어떻게 단 몇 차례의 방문만으로 음식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평가를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 한 음식점이 일정한 수준의 음식 맛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한 음식점을 일정기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음식을 먹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의도와 시도는 좋았으나 기본적인 지식의 부족과 절차의 적용 상에 문제 때문에 논란만 낳은 결과만 얻은 셈이 되어서 안타까워 보인다. 다만, 향후 개선점을 찾아 지적한 것은 훌륭한 성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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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풍기장림 2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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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 랑야방 시리즈 2부의 두번째 파트로서, 소설의 주요 적대 세력들의 등장과 활동을 그리고 있다. 화친을 바라고 대량국의 사신으로 오게 된 북연국의 5번째 왕자 혜왕이 대량국의 황궁 안의 연회에서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다. 이를 계기로 장림왕부의 사람들이 악화된 북연과의 관계에 대비해 군대 파견에 따라 서로 떨어지게 되고, 이 틈을 타 과거 대량국에 의해 멸망된 야진국의 결사대 잔당 출신으로 현재 대량국의 상사로 있는 복양영이 주도하여 장림왕부를 쓰러뜨릴 목적으로 대량국의 수도인 금릉성 근처 마을 적하진과 황궁 안의 태자에게 전염병인 역병을 퍼뜨린다. 의원 임해의 활약으로 역병의 창궐을 막아내고 치료에 성공하게 되지만, 복양영 잔당의 치밀한 습격에 의해 장림세자의 동생 소평정이 극독인 상골의 독에 중독된다. 복양영으로부터 해독제를 얻기 위해 장림세자 소평장이 직접 나서는데, 과연 무사히 해독제를 얻어 동생을 구해낼 수 있을까?
아버지끼리 의형제 사이인 임심과 장림왕 소정생이 자녀의 정혼을 약속했던 것을 알고 있었던 임해는 이를 거부하고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려고 결심하지만, 소평정이 중독되고 난 후 그를 살리기 위해 마음을 고쳐먹게 된다.
한편, 모친의 유서를 통해 친부 래양왕의 사연을 알게 된 아들 래양후 소원계는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게 되고, 서서히 실행해 나가기 시작한다. 과연 소원계가 꿈꾸는 바는 무엇일까?
이런 와중에 북연이 대유와 손을 잡고 대량국의 북쪽 국경 지역인 녕주를 침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장림왕 소정생을 구하기 위해 소평장은 구원군을 이끌고 출정하게 되는데, 과연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이 소설은 대량()국의 황제 가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권력 다툼을 주제로 쓴 무협 정치 사극으로 전편 랑야방 1(권력의 기록)에 이은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주요 등장 인물들은 1부에 등장했던 인물과 사건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연속성이 있지만, 1부와 2부 사이에 약 50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참고로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대량(大梁)국은 가상의 국가이며, 중국 역사상 시기적으로는 남북조 시대와 수당시대를 참고하여 만든 가상국가라고 한다).

랑야방 시리즈의 특징은 무협이 보조적인 요소로 가미되어 흥미를 유발시키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고도의 전략적 대결과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냉혹하고 비정한 승부의 세계, 특히 권력 투쟁의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권력 투쟁에 연루된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의 묘사이다.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인 아무리 친한 형제나 친구와도 도저히 함께 공유할 수 없게 만드는 권력의 속성이 이 작품의 주된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든 탄탄한 구성과 정치 권력의 비정함에 대해 과감하고 치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임해로 표현되는 이른바 워킹 걸 유형의 여성이 가지는 애정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소평장과 몽천설부부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가족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의 갈등에 대한 묘사, ,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 집단이 되는 부부 단위의 정()과 부부를 포함하는 대가족 단위의 애정(愛情)이 충돌하는 지점과 정리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은 현대인의 관점과도 겹치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무협 작가들의 작품과 차별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소설 작품은 TV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되었는데, 1부와 2부 모두 소설의 원작자가 극본가로 참여해 실제 드라마 내용이 소설의 내용과 똑같다. 개인적으로는 TV드라마를 먼저 접했었는데, 드라마와 소설, 모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글자로만 묘사되어 있는 모습을 유려한 그림으로 재현한 드라마도 볼만하고, 화면 속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에 숨겨진 원래 의도와 자세한 설명은 소설을 통해 알게 될 수 있다. 한 번 빠지면, 결말을 보기 전까지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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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풍기장림 1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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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 랑야방 시리즈 2부의 첫 번째 파트로서, 이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현재 황제인 소흠은, 선제 정왕 소경염의 첫째 아들로 아우 래양왕과 입양 형제인 장림왕부의 소정생 사이에서 왕위를 물려 받았으나 건강이 좋지 못하고 황후 순씨 사이의 이제 막 10살이 된 나이 어린 태자 소원시를 두고 있다. 선제 소경염에 의해 장림왕으로 봉해진 소정생은 본래 어릴 적 액유정의 노비였다가 임수에 의해 노비신분에서 벗어나 지도를 받게 되고 선제의 양아들로까지 입양되어, 현 황제 소흠에게 충성을 다하며 대량국의 국경을 수비하는 장림군의 장수로 활약하고 슬하에 2명의 자식 소평장과 소평정 형제를 두고 있다. 장림부가 지키고 있던 국경 지역인 감주로 가던 군수물자를 실은 보급선이 좌초되어 유실되면서 국경을 맞대고 있던 대유국의 황속군이 쳐들어와 치열한 전투, 이른바 감남 전투끝에 막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되고 있다. 대유국의 침범과 군수 물자의 유실로 인한 국경 수비군의 고립 사이의 인과 관계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의심을 갖고 장림왕부의 형제가 수사를 벌인 끝에 조정 내부에 장림왕부의 세력을 견제하는 반대세력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지난 감남전투에서 부상을 입게 된 장림세자 소평장의 상처를 치료하게 된 여자 의원 임해는 제풍당 당주 여건지의 제자이자 장림왕 소정생과 액유정에서 같은 노비 신분으로 살았었던 의형제 3인방 중의 막내인 임심의 딸이다. 임해에 의해 우연히 장림세자 부부인 소평장과 몽천설의 자녀 문제에 의도적으로 방해한 행적이 발견되고,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배후를 파헤쳐 나간다.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지내왔던 장림왕부에 서서히 불어 닥치는 어둠의 사건들로 인해 위기 의식을 느끼게 된 소평장과 소평정은 임해의 도움으로 가려진 배후 세력들을 향한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은 배후 세력을 밝혀 낼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대량()국의 황제 가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권력 다툼을 주제로 쓴 무협 정치 사극으로 전편 랑야방 1(권력의 기록)에 이은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며, 주요 등장 인물들은 1부에 등장했던 인물과 사건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연속성이 있지만, 1부와 2부 사이에 약 50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참고로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대량(大梁)국은 가상의 국가이며, 중국 역사상 시기적으로는 남북조 시대와 수당시대를 참고하여 만든 가상국가라고 한다).

랑야방 시리즈의 특징은 무협이 보조적인 요소로 가미되어 흥미를 유발시키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고도의 전략적 대결과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냉혹하고 비정한 승부의 세계, 특히 권력 투쟁의 비극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권력 투쟁에 연루된 사람들의 행동과 심리의 묘사이다.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인 아무리 친한 형제나 친구와도 도저히 함께 공유할 수 없게 만드는 권력의 속성이 이 작품의 주된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의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든 탄탄한 구성과 정치 권력의 비정함에 대해 과감하고 치밀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이 소설 작품은 TV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되었는데, 1부와 2부 모두 소설의 원작자가 극본가로 참여해 실제 드라마 내용이 소설의 내용과 똑같다. 개인적으로는 TV드라마를 먼저 접했었는데, 드라마와 소설, 모두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글자로만 묘사되어 있는 모습을 유려한 그림으로 재현한 드라마도 볼만하고, 화면 속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에 숨겨진 원래 의도와 자세한 설명은 소설을 통해 알게 될 수 있다. 한 번 빠지면, 결말을 보기 전까지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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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 그는 과연 광기와 고독의 독재자인가?
고미 요지 지음, 배성인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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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반도 전문 일본 기자의 취재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의 김정은에 관해 작성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은 5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정은의 성격; 김정은의 가족 배경;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추진 방법; 김정은의 경제 정책; 향후 김정은의 선택과 주변국의 반응 예측.

우선, 김정은이란 인물에 대해 성격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성장 과정과 주변 인물들의 증언들을 수집하여 분석한 내용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재일동포 출신의 어머니에 대한 콤플렉스와 후계자를 둘러싼 잡음들로 인해 드러나는 김정은의 성격적 특성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 자세경계 성 인격 장애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둘째, 김정은의 가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통해, 과거 북한 내 세습 권력의 안정화를 위해 사용된 이른바 숙청 수법과 현재 진행중인 김정은의 권력 다툼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와 친형 김정철, 이복형제인 김정남과 조카 관계인 김정남의 아들(김한솔과 김금솔) 사이의 절대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냉혹한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셋째로는,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 체를 개발하기 위해 김정은이 추진했던 방식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의 시초는 김일성 집권 시기인 1964년 중국의 핵무기 개발 성공 이후인 1966년부터 시작되었으며, 50년에 걸친 집약적인 노력 끝에 김정은 집권 시기에 개발이 완성되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특히 김정은의 과학자 우대 정책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의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네 번째에서 김정은의 집권 시기 경제 부문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와 북한 경제의 특성을 살펴본다. 예상외로 김정은 집권 이후 5년 동안 북한의 경제 성장률이 김정일 집권 시기보다 높았다는 점, 북한 내부 경제를 실제로 돌리는 동력은 이른바 장마당으로 불리는 비공식 시장유통경제 체제와 이를 통해 신흥부자 세력으로 등장한 이른바 돈주계급이라는 점, 북한 외부에서의 외화 벌이 수단(해외파견 노동자, 밀수입과 밀수출의 밀거래, 외교관의 암거래, 신흥 해커 활동) 등이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체제의 북한과 주변 관련국들 사이의 입장과 예상 시나리오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 체제에 대한 잠재적인 적대 세력의 존재를 지적하고, 주변국들(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의 입장과 관련 합이 사항들을 토대로 벌어질 수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북한과 미국의 전쟁; 북한 내부 붕괴; 중국이나 미국에 의한 집권 세력 교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건 전개의 내용을 담고 있다.

끝으로 저자가 예상하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전망을 싣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 관련 정세를 생각해보면, 이 책만큼 시기 적절한 책도 없을 것이다. 책 제목만큼이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이 다수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충격을 받은 내용이 있다. 바로 한반도에 대한 일본 정치권의 대응 방침이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도 반드시 핵무장을 하고야 만다.’

그렇다면, 거꾸로 만약 일본이 먼저 핵무장을 한다면, 우리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해볼 여지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의 북한의 김정은 집권 체제의 실상과 주변국들의 정세를 잘 서술하고 분석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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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홋카이도 여행 - 홋카이도의 꼭 가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 33곳 새로운 여행 시리즈
세소코 마사유키 지음, 김현정.박성희 옮김 / 꿈의지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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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홋카이도 지방에서 정착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철학을 가지고 개성 있는 가게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여행 안내서이다. 책의 구성은 홋카이도 지역을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누어 총 33개의 점포들을 구역별로 소개하고 있다: 삿포로; 삿포로 주변; 아사히카와 / 비에리 / 후라노; 하코다테. 책의 내용은 각 구역별로 특색 있는 주로 신규 점포들에 대한 소개로 채워져 있다. 점포의 업종은 카페부터 빵집, 잡화점, 목공소, 농장, 와이너리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점포의 주인이 영업을 시작하게 된지가 10년 내외로 오래되지 않은 젊은 점포라는 점이다. 특이한 점은, 저자가 모든 점포마다 기본적인 운영정보(영업시간, 위치, 주소 등) 이외에 매장의 주인에 관한 간단한 이력과 배경, 그리고 인터뷰 비슷한 내용을 싣고 있다는 것인데, 주로 삶의 가치관과 점포 운영에 대한 철학과 비전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독특하면서도 묘한 책이다. ‘여행이란 단어가 제목에 들어 있어서 여행 안내서의 내용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하지만 주로 가게와 가게 사장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서, ‘이게 뭐지? 홋카이도 업종별 소개 잡지인가?’ 하는 느낌을 초반에 받게 된다. 그러나 계속 읽어 나가다 보면, 점점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신규 점포 창업 사장들의 인터뷰 속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홋카이도만의 독특한 매력이 그것이다: 남한 면적의 80%이지만 전체 인구는 5백만명에 불과한 홋카이도의 자연 속에서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를 가지며 최대한 자연적 환경의 이로움 들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모습이 전혀 어긋나지 않고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이 책 속에 소개되는 가게 중에는, 영업 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으며, 일주일에 3일을 쉬거나 부정기적인 휴업을 갖거나 2~3달씩 영업을 쉬는 가게들도 수두룩하다. 점포 사장들의 고향과 이력이나 배경은 다양한데, 역시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홋카이도가 특히 홋카이도 안에서도 현재 위치한 가게 위치가 좋아서 정착하게 되었다는 것과 이들의 목표가 점포의 번성으로 인한 부의 성공이 아니라 자연과 동화되어 특히 홋카이도의 자연 속에서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물론 이런 소규모 신규 점포들만을 소개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순수한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이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소개한 것일 수도 있으나, 도심(삿포로시와 하코다테시) 이외에 외곽에 위치해 있는 경우는 접근성에서 떨어지는 면이 있다.

굳이 번역의 문제점을 꼽으라면, 지명에 한글발음 지명만 표시하고 일본어 원어 지명을 표시하지 않았는데, 여행 안내서라는 책의 성격을 고려하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차원의 여행 안내서이다: 유명 관광 명소에 대한 소개는 일절 없으며 소위 말하는 마이너 감성의 자연친화적 가치관을 가진 주인이 운영하는 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홋카이도의 초보자가 아닌 기존의 베테랑 여행자에게, 혹은, 자연주의적 심미 관을 추구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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