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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 - 주술사부타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의학의 변천사를 세계 역사의 흐름과 함께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의학적 발견이나 치료 기술의 발달 단계를 크게 4개의 시대로 나누고 중요한 의학적 사건들을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과 함께 서술하고 있다: 신의 시대(bc.5300~ad.207); 인간의 시대(1025~1638); 발견의 시대(1854~1941); 예방의 시대(1961~현재).
이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기록과 유물에 기초한 역사적 사실과 이를 바탕으로 당시 의학적 치료 상황을 재구성한 일종의 SF소설이
혼합된 형태이다. 신석기 시대에 알프스 산의 외치계곡에 살았던 원시인 ‘외치’가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심장병(확장성 심근병증)을
치료하기까지 문어 외계인의 도움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며 시대별로 당대 최고의 의학 기술을 가진 의사를 만나서 치료받는 과정과
고분 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유럽의 근대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이 발생하기 전까지, 서양의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 유럽의 중세 시대에서는 ‘병을 하늘이 내린 벌’로 생각하고,
동양의 중국 한나라 시대에는 ‘병은 초자연현상이 아니라 원인을 규명할 수 있으면 대처 방법을
찾아 처방하여 약을 제조하고 복용하면 낫는다’라고 생각하는 차이를 보인다.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에서 해부학이 창시된 후로, 과학적
성격을 띠는 근대 의학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대항해 시대 이후 콜레라,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고 천연두의 백신이 발견된다.
20세기 들어 가장 큰 사건은 인간의 몸 내부를 촬영하는 기술(x-ray,
CT, MRI)의 발전과 세균 항생제 페니실린의 발견이 된다.
2차 대전 이후 전쟁의 잔인함의 반성으로 의학연구윤리강령인 뉘른베르크 강령과 임상시험 윤리강령인 헬싱키
선언이 발표된다.
한편, 아직까지
미해결중인 분야도 소개된다: 정신의학과 암 치료 분야. 의학적
활용도에서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유전공학의 게놈프로젝트 성과의 평가를 소개한다.
그런데, 과연
원시인 외치는 심장병을 고칠 수 있을까? (외치가 도착한 마지막 장소와 연관이 있다).
부록으로 한국 의학사를 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현재까지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에, AI와
인간 의사 사이의 진단 결과 비교를 제시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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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우 재미있고 매력 있는 의학 역사학 책이다: 통증을 없애고 병을 고치려고 동분서주하는 원시인 외치의 모습에서 오늘날 병원을 전전하는 우리네 모습이 보여
처량함이 드는 동시에 변한 게 없다는 허탈감도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의학적 처치/치료 방법들이 거의 대부분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지고 개발된 것이라는 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자칫 지루할 뻔한 전문적인 의학적, 과학적 지식을 재미있는 원시인 친구 이야기를 따라 계속 읽으면서 접하다 보니 흥미롭게 만나게 된다.
의학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