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 낭만과 상실, 관계의 본질을 향한 신경과학자의 여정
스테파니 카치오포 지음, 김희정 외 옮김 / 생각의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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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2 스테파니 카치오포.
 
 뷰렛-Love Forever.
 


 읽는 중간중간 기대나 예측을 벗어나며 흥미를 불러오는 사랑에 관한 책이었다계속 읽어오던 뇌과학책들이랑 비슷한 교양서인가 했는데읽다 보면 이거 뭐냐 연애 에세이냐로맨스 소설이냐하다가 마지막엔 그렇게 간단하지 않군했다. 뒤로 갈수록 좋았다. 누가 무슨 책이에요? 하고 짧게 답해 달라고 하면  사랑의 일대기하겠다.
 
 저자 스테파니는 유럽에서 나고 자라 심리학과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다스테파니의 엄마 아빠는 사이 좋고 다정한 부부였다맨날 우울하고 싸움박질에 폭력을 일삼는 부모 아래 자라다 보니 다정한 부모 아래 자라는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스테파니는 부모가 너무 다정하니까 나는 저런 사랑은 얻지 못할 것이다, 하고 일찌감치 기대를 내려 놓았다고 했다. 그게 의외인 듯했지만 좋은 배우자를 만난 자신의 부모처럼 자기도  좋은 사람을 만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오히려 나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을 대비 못할 수도 있으니까 자식 대까지 혼인 생활이 성공적이지는 않을 수도, 반대로 부모가 망한 혼인 생활했어도 그거 보고 자식은 반면교사 삼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스테파니는 누굴 좋아해  적도연애한 적도 없이 37살  되도록 모태솔로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사랑과 관계 맺음의 중요성그런 스테파니에게 운명의 사랑이 나타난다상하이 학회에 참석했다가유명 심리사회과학자인  카치오포를 만난다사회신경과학 창시자이기도 하고, 정교화 가능성 이론하면   ? 해서 ...나도  들어봤을지도했다대학원 시절 다정한 법교육 전공 선배들이랑 사회심리학 스터디를 했었는데 이거 저거 배우면서 엄청 즐거웠던 기억이 났다.(차분하고 끈질기고 친절한 스터디원  최소 셋이 일찌감치 박사하고 교수평가원 연구원이 되었고성질 급하고 불친절한 나는 법교육 전공을 포기했다ㅋㅋㅋㅋㅋ스터디   보던 사회심리학 교재 카치오포  나오겠다하면서 나중에    읽고 색인 뒤져보니  카치오포 인용 페이지가 다섯 개나 나오는...그런 거물이었다둘은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학회 기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홀다닥 반했다스테파니가 메일로 존에게 연락을 하면서  마음을 확인하고는미국의 존과 스위스의 스테파니는 대륙을 넘나들며 연애한다파리의 노화 관련 행사에 존이 연사로 초대되어 스테파니가 함께 참석했는데거기서 만난 학자 하나가 너네 결혼할  내가 주례 해 줄게 혼인 절차 진행하는  수료했음했다그말에 꽂혔는가 존은 스테파니에게 청혼하고스테파니는 부모에게 전화로 알리고 허락도 받고 그냥 당장 하자, 하고서 행사 참석 학자들(대부분 그날 처음 초대해서 당장 적당한 장소 섭외를 못해서 근처 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파리 경찰이 쫓아와서 허락없이 잔디밭 망쳤다고 혼내서 잔디밭에서는 나와야 했지만
 
 내가 사회심리학책 뒤적이기도 전에 스테파니는 자기 반려자가 얼마나 짱짱맨인지 장황하게 자랑하고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나는 사랑에 관해, 존은 외로움에 관해 연구해서 뇌과학의 그쪽 분야로는 전문가인데 우리가 만나면서 겪는 모든 과정이 우리가 이론적으로 배운 그대로였어우리는 이론만 바삭하고 실제 삶은 그와 동떨어지게 나는 모솔존은 이혼만  번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우리가 만나서 얼마나 찹쌀떡-이었는지 한참 풀어댔다.와….
BIGBANG-BAE BAE (듣고 있자니 존나 배배 꼬임 ㅋㅋㅋㅋㅋ)
 


 
 내가 어린 시절 사람들이 한동안 쓰다 지금은   쓰는 말이 있다오랜만에  말이 생각났다. ‘염장질하다.’
 염장은 염통심장을 일컫는 말일 수도 있겠다그렇다면 심장을 쥐어지르는 염장은 소금에 절이는 일을 말하기도 한다그러면 소금 뿌리고 싶은 재수 없는 . 주로 쓰이는 상황은 연인 둘이서 남들 보이는 데서 애정을 과시하며 소외감을 느끼게  때였다 가지  맞을 수도, 외로운 누군가의 심장을 쥐어지르고그래서 보고 있으면 소금 뿌리고 싶을 만큼 꼴보기 싫은 모습
 
  남들의 사랑은 때로 부러움을 넘어 부정적인 감정을 자아낼까장기하는 부럽지가 않어-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갖지 못한 뭔가를 남들이 풍요롭게 누리면 부럽다 못해 분한 모양이다
 
 대작가가  뒤라스도, 아니 에르노도, 우리 완전 찰떡이에요 햄복해요 호호호 하는 글을 써서 사랑받지는 않았다대부분 망한 사랑사랑 때문에 고통 받고 남들이 자기 사랑 가지고 뭐라고 하고그렇게 이루어지지 않은 지나간 이야기를 좔좔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공감하지 않더라도 특별한 느낌을 가지고 읽었다  점도 궁금했다 다들 남의  되는 사랑 이야기는 심드렁한데 망한 사랑 이야기는 좋아할까...샤덴 프로이데처럼 꼬소하다이건 아닌  같고 그냥 같이  아파하고...망한 거는 공감하는데  지내는 거는  공감  못하는  같기도...나만 그런가!!!
 
 처음에는 스테파니가 굳이 저렇게 우리 사랑 짱짱맨 하는   이해가  됐다그런데 그렇게 둘만 마냥 좋다고    아닌  슬슬 밝혔다둘이 혼인   나이 스테파니 37 60스테파니가 존의 나이가 되었을   존은 살아 있지 않을 확률이 아주 높다.(- 책에도  놨다.) 스테파니가 스위스에서 근무처를 옮겨 시카고대학 존의 사무실에 옮겨 함께 근무하고(그러니까 교수실을 부부 교수님이 같이 쓰는 거지…), 성도 존의 성인 카치오포로 바꾸자(둘다 이탈리아계 혈통이 섞여 있어 스테파니는 자신과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사랑하는 사람 성으로 바꿔서 너무 좋다고 했다), 주변에서 잔소리도 했다여성 연구자들한테 네가 하는 일들이 악영향을 미칠거라고그니까 다들 곱게   거다. 나이도 엄청 어린 애가 노인인 학계 권위자의 아우라에 올라타서 커리어  찐하게 올려서 득보는 걸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그러거나 말거나 둘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멋진  차를  뽑고좋은 집을 구해 이사하고여행을 다니고공부도 일도 함께 하고, 매일매일을 신혼여행처럼 살았다실제로 혼인 무렵엔 둘다 너무 바빠서 신혼여행을 못한 대신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보냈다.
 
 ...그런데 혼인한 챕터 다음 다음에 위기가  들어왔다둘이 혼인한 지 4 만에 존의  부위에 침샘암이 4기까지 진행된 것이 발견되었다진단 받고 1  생존율이 매우 낮은 병이었다 2 정도 수술항암치료방사선 치료, 온갖 합병증 치료하면서 존은 고통을 겪었다그와중에 식사  못해서 근육 째고 음식 공급하는  넣는 시술 했는데 그게 너무 아파서 총상인  알고 “오바마를 보호해야”한다는 잠꼬대 같은  해서 존의 비밀요원 판타지를 두고 나중에 둘이 웃은 이야기는 진짜 웃펐다악화와 회복을 반복하는 와중에 호전이 있어 존은 다시 강의와 연구에도 복귀하고  사이도  탄탄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급격히 상태가 나빠진 존이 집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응급대원이 왔지만 심폐소생술을 해도 존은 일어나지 못했다스테파니가 마지막으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미 존은 떠났고스테파니는 들것에 실린 존과 마지막으로 30 아파트에서 1층까지 내려왔다혼인 7 만이었다
 
 이후 오래도록 스테파니는 난파된 것처럼 ‘복합 비애’라는 심한 슬픔의 상태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다이웃과 친구들이 스테파니를 위로하려고 애를 썼지만 스테파니는 홀로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냥 수렁에 빠져들고 있었다그러다가 우연히 아주 오래  알았던 은퇴한 프로 테니스 선수 친구와 연락이 닿았다혼인 사실과 사별 사실도 모르던 유럽 멀리 있던  친구가 메일과 전화로 밖에 나가서 겁나게 달리라고 시켰다. 1  매일 9킬로씩 시키는 대로 달리면서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회복한 스테파니는 친구의 또다른 처방대로 다시 테니스를 시작하고 계속 살아남을  있었다.
 
  책의 마지막인 에필로그 부분이 내겐 가장 좋았다책의 시작도 솔로였던 스테파니가결국 책의 말미에도 혼자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누구나 시작도 끝도 혼자인데도 왠지 직접  과정을 라가 보니  서글프기도 했다. 2018 존을 잃고, 2020-2021년 스테파니는 홀로 팬더믹의 시대를 지났다그런데 그렇게 모두가 외롭게 고립된 순간에 수많은 사람이 스테파니를 찾았다외로움 박사는 존이었는데 존이 죽었으니  공동 연구자인 (심지어 성이 같아서 그녀를 존으로 착각한 기자들도 있었다스테파니에게 조언을 구했고스테파니는 존의 부재를 느끼게 하는  상황이 슬프기도 했지만이런 관심을 좋아하고 성의있게 답변했을 존을 떠올리며 응대를 했다고립된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비대면이지만 그들과 소통한 , 머리 위를 지나는 우주정거장이 남일 같지 않게  것처럼존의 육체는 스테파니의 곁에 없지만존은 많은 기억과 흔적과 의미를 그녀에게 남기고 영원한 존재로 함께 하게  것이다. (‘당신의 부재는 여전히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지만 당신은  심장 가까이에서 언제나 함께 합니다.’ (283))
 
 내가  책들 중에 특히 마지막 감사의 말이 길었다. 내가 별로 읽지 않아 그렇지많은 과학자들의 사랑 이야기가 있을 텐데, ( 책에도 제법 인용이 되어 있다아직 살아 있는그리고 사랑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책으로 읽는  편지를 받은 것처럼 깊은 느낌이 있었다스테파니는 아직 제법 젊으니 존을 마음에 간직한  그대로 살아갈 수도, 존은 마음에 계속 남고 또다른 사랑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올초에 제때 발견해 치료에 들어가지 않으면 사망률이 제법 높은 폐색전증에 걸렸었는데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이야기를 읽으니 내가 남은 이들에게 저런 고통을 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약간 아찔했다사랑을 잃어 본 경험이 있다상대방이 죽은  아니었지만 영영 이별은  사람이 죽어 다시  돌아오는 거나 다름없다부재의 시간은  고통이 내내 반복되었다다행히도 내가 없는  상대방도 힘이 들었는지 여름에 죽은 사랑은 여름이 다 가기  살아서 돌아왔고이런저런 굴곡은 있었지만 사랑도 나도   지낸다생살을 잘라내는 고통이야 이제 왠만해서는 오지 않겠지만모든 관계는 이별의 순간이 온다토마시와 테레자처럼 한날 한시  사고로 죽지 않는 이상 이르고 더딘 차이가 있을  혼자 남는 때를 누구나 겪는다그래도없는 것에 힘들겠지만 내게 누군가 있었다는 것이 계속 살아갈 힘이  것이다. 혼자 남을 누군가에게 내가  힘이 되도록 내가 언젠가 힘을   있도록 계속 사랑하는  말고 지금  일이 또 뭐가 있겠어
 
 
+밑줄긋기
-사랑은 선택사항이 아니며없어도   있는 것이 아니다사랑은 생물학적 필수 요건이다. (17)
 
-우리는 통계의 의미와 긍정적 자극에 대한 반응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대화 내내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나는 속으로 이런  신경과학자들이 서로를 유혹하는 방식일까 하고 생각했다. (106)
 
-그는 나를 너무도  이해했다  “저도요!” “동감이에요“를 너무 자주 연발해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이렇게 조화로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나란히 앉히고 뇌파 검사 장치EEG 연결해 보면  사람의 뇌파가 일치하는 현상을 관찰할  있다신경과학자들이   교란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113)
 
-“사랑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았다우리가 사랑에 빠지겠다고 선택한 것이었다.”(228, 케이트런의 에세이 인용)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 해서는   말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겁니다시간이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행동과 인지, 타인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249,  카치오포)
 
-(파인만의편지는 잊을  없는 아름답고도 놀라운  문장으로 끝이 난다. “ 아내를 사랑한다 아내는 죽었다.” 그리고는 서명을   다음과 같은 추신을 달았다. “ 편지를 부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당신의 새로운 주소를 모르잖아.” (266)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언제나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다 해도 말이다
 존을  삶에 계속 존재하게 하려면 존을 기억할 때의 고통을유령을 끌어안으려  때의 고통을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269)


+적절한 짤 발견. 웨딩피치 악마였네…닥,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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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11-12 1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책에 대한 오해를 줄이려면 이 책은 뇌과학 일반에서 분류를 사랑/연애 에세이로 바꾸어야 한다. 나도 과학책인 줄 알고 읽다 뭐지 뭐야...했거든. 근데 기대와 다른 이게 의외로 좋았고 반대로 사생활 듣기도 싫은 거 썰 푼다고 싫어하는 독자도 있어서 아 나도 처음엔 우웩 했는데 사별한 후에 불쌍해서 다 용서됨...ㅋㅋㅋㅋ호불호가 있네요.

2023-11-12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2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2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12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3-11-12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소위 당선하시려면 쇤네야 읽기엔 좋지만, 그걸, 문장으로 만들지 마셔요.
그냥 예를 들자면 ˝듣고 있자니 존나 배배 꼬임 ㅋㅋㅋㅋㅋ˝ 이런 거요.
결판내는 담당자도 담당자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겁니다. 안 그렇겠어요?
아오, 이 아줌마는 다 좋은데 몇 마디가 존나 배배 꼬여서 명단에 못 올리겠어, 그럴 수 있을 겁니다. ^^
당선하시면 천 원 주세요.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1-12 17:28   좋아요 1 | URL
아오 꿀팁 감사합니다만 ㅋㅋㅋ팔백작님 읽기 좋은게 중하지 비속어 필터링하고 착하게 쓴다고 뭐 개전의 정 봐주겠습니까 ㅋㅋ안 뉘우치고 안 받고 안 산다 새끼들아 ㅋㅋㅋ뽑지 마라 뽑지 마! 팔백작님 천원 안 줄라고 발악이요 ㅋㅋㅋㅋ쟤들은 우리 나이 차에도 쏘 스윗한데 팔백작님이랑은 서로 골탕먹이고 농담이나 따먹고 있네요 ㅋㅋㅋㅋ

yamoo 2023-11-13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닥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11-13 16:37   좋아요 0 | URL
저랑 웃음포인트가 비슷하시군요 yamoo님!

2023-12-07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7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에도 내년에도 이맘쯤 가을 나들이는 없을 것이다. 시흥시의 작은도서관에 가서 황인찬 시인이 강연하는 걸 다녀왔다. 물기 없는 바다도 보고 갯벌 따라 실컷 만오천걸음 넘게 걸었다. 알라딘은 사진 올리기 힘들어서 네이버 블로그 링크로 후기 덧붙임…https://m.blog.naver.com/natf/223254781918

 샛길로 안 갔으면 못 봤을 서해안의 개망초와 빨간 나뭇잎 콜라보…(거 식물 사진 올리면 정말 나이 든 게 아닌가)


 저자 사인 받는 거 처음이야…이거도 올려보자…이고지고 간 황인찬 시집/산문집 사인들(다 들고 가진 못함…)


여기에 영혼은 없습니다. (이거 자꾸 밈처럼 쓰게 됨)




집에 와서 어제 받은 온두라스 커피를 내렸다. 캡슐 먹는다고 씻어 모셔놨던 아로마보이를 오랜만에 꺼냈다. 향이 진하진 않고 신선한, 그냥 커피였다. 커피 봉다리 사진빨만 잘 받고 커피 포리 느낌 별로 안 난다. 그냥 보관에 불편함. 지퍼백이나 달아주면 좋겠음. 드립해 먹으려고 그때 그때 꺼내서 가는데 지퍼백에 이중으로 넣어 보관하려니까 저 모양이라 넣고 빼기가 영… 예쁘고 쓸모 없는 것들. 쓸모 없다고 없애지는 말자고 오늘 시인이 그랬다. 



 사진빨만 잘 받음 실제로 보면 옆구리랑 뒤태는 안 예쁨. 삼각 딱 안 잡힘.

사진이 기울어져 올라가서 커피 쏟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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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0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시중에 파는 삼각 커피우유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ㅋ

반유행열반인 2023-11-03 19:35   좋아요 1 | URL
알라딘 마케팅은 의도치 않게 서울우유 봉다리 버전만 더 팔아주고 있네요 ㅎㅎㅎ

Falstaff 2023-11-03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황인찬.... ㅎㅎㅎㅎ.... 정말? 아 몰라, 몰라. ㅎㅎㅎㅎ 모, 아니면 도!
(이건 이거고)
가까운 시간 안에 한 권, 심각하게 읽어보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1-03 21:40   좋아요 1 | URL
팔백작님 술 드셨어요? ㅋㅋㅋ아니 숨쉬셨어요?책 보셨어요? 같은 걸 물은 건가 ㅋㅋ베스트는 사랑을 위한 되풀이이고, (이건 아직도 아무데나 펼쳐도 좋네요) 최신 시집은 다른 분들 평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베스트가 있는 게 어디에요 나는 워스트도 뭐도 없구만...

hnine 2023-11-04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비하면 네이버는 사진 올리기 훨씬 편하지요. 네이버블로그가서 잘 보고 읽고 왔습니다.
황인찬 시인, 잘 생겼지요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3   좋아요 1 | URL
일부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에이치나인님 ㅎㅎㅎ
제 기준으로 황인찬 시인은…시가 더 잘 생겼어요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URL
잘생김을 좋아하는 저는 참지 못하고 바로 검색하러 갑니다요!!

게다가 시가 더 잘생겼다는 말씀에, 그럼 시집도?^^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3:03   좋아요 0 | URL
다들 잘 생겼다, 하는데 다들 시인한테는 잘생김 기준 관대한가 싶기도 그럭저럭 준수함+아우라? 잘생긴 건 윤동주…하고 보니 윤동주랑 아우라는 또 비슷하네요 ㅋㅋㅋ저는 백석 처럼 송충이 눈썹을 더 좋아하는 듯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 님과 시는 안어울릴거 같은데 아니었군요~!! 좋아하시는 시인 사인도 받으시고 부럽습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0:14   좋아요 1 | URL
말씀 듣고 보니 저 저자 사인 처음 아니에요 거의 십 년 전에 기생충박사 서민 선생님한테도 기생충책에 사인 받아봄!!! 시집 보단 이쪽이 어울리나요? ㅋㅋㅋ

새파랑 2023-11-04 10:40   좋아요 2 | URL
열반인님은 ‘필립 로스‘ ....

은오 2023-11-04 16:57   좋아요 3 | URL
필립 로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열님 글에서 맨날 비유 기가막히게 하시는 거 보면 누가봐도 시 읽는 사람....

반유행열반인 2023-11-04 19:0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그런데 저를 필립 로스랑 엮기엔 꼴랑 다섯 권 읽은 꼬꼬마라 진짜 마니아들이 코웃음 칠 거에요…그런데 이게 기분 안 나쁜 거 보면 제가 이상한 걸지도 ㅋㅋㅋ필립 로스 등신 같은 걸 잘도 쓰잖아요 이젠 죽었지만.,.아직 안 읽은 거 많아서 좋음…ㅋㅋㅋ
은오님, 여기 다들 시알못이라 저처럼 시린이 보고도 시 읽는 사람 취급하는 거라 낯부끄러워집니다 ㅋㅋㅋ저는 시나 은유랑 연결되어 있다기 보다 그…마당놀이에 말뚝이처럼 말장난 하고 농담하고 조롱하고 그러다 잡혀가서 곤장 맞고 풀려나서 정신 못 차리고 또 그짓하는 스타일에 가깝습니다…ㅋㅋㅋㅋ쓰고 보니 나새끼 나한테 너무 야박하네 말뚝이…

얄라알라 2023-11-05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사인 멋지옵니다. 시집을 3권 가져가셨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5 12:59   좋아요 1 | URL
시집 셋 가져가려다 산문집이 뭔가 행사 메인(?)처럼 되어 있어서 산문집 하나 시집 두 개 이래서 더 무거워졌어요 ㅋㅋ그날 시인은 저녁에 정지아 선생 북토크 진행도 했더라구요…시인계의 유재석이 된 것인가…
 
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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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이서수.

가슴이 너무 없고 말라 자신 없어 하는 내 또래 화자를 보면서 오, 나냐, 했었다. 나는 그래도 내 몸이 마른 건 좋아했다. 생애 최고로 살이 찌는 걸 보고 이 산 저 산 돌아당기다가 발목 인대를 뿌서 먹은 걸 보면. 그 발목 나아지자 마자 실내 자전거 빙빙 돌리다가 허리 고장낸 거 보면. 그래도 물리치료랑 자세 교정이랑 폼롤러에 드러 눕기 열심히 해서 허리 많이 나았다. 히히. 작은 가슴은 아직도 아쉽지만 두 아이 일년 반씩 젖 먹이면서 크기와 상관없이 할 기능은 다 했다, 하고 심미성은 부족해도 실용성은 갖췄으니 만족하기로 했다. (실용주의자)
임신도 출산도 처음에는 계획대로가 아니었대도 나는 그것을 유지하고 실행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임신한 동안 늘 혼자가 아니었고 내곁에 누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해 내가 만든 식구들이 나를 둘러싸게 되서 외로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나는 그냥 그런 선택을 한 것이고, 또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기로 선택한다. 소설 속 화자처럼 내 몸을 섹스를 하는데, 아이를 낳는데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 먹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그런 사람을 불쌍하게 보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에이섹슈얼이나 그레이섹슈얼 같은 말들이 알려져서 누군가의 욕망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인 것도 같다.

소설 읽다가 화자가 처음 사랑했던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랑, 거칠지 않고 화자의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는 남자랑 혼인했지만 성적 욕구나 횟수, 출산에 대한 의견이 달라 결국 이혼하고 마는 장면을 보고서 조금 울쩍했다. 뭔가 공감하고 오버랩 되는 장면이 있어서 라기보다, 욕망의 불균형에 관해 생각했다. 자신의 강한 욕망을 실현하겠다고 상대를 비집고 윽박지르는 인간은 못되먹었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알겠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과 상대가 바라는 만큼의 간극이 너무 큰 것도 불행이니까, 그런 것에 대한 합의나 이해 없이 연애나 혼인 관계를 맺는 상황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혼인신고서에 추가될 칸이 있다고 생각해… 배우자 각각 어느 정도의 빈도로 상대방과 성행위를 원하는지...주 몇 월 몇 연 몇 이런식으로… 적어낸 숫자의 간극이 크면 관청에서 등기를 보류하고 다시 합의하고 오세요...하는 식으로… 사람 욕망과 바람이 살다보면 변하고 건강 상태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초기에 어느 정도를 바라나 딱 까고 확인해봐야 헥 그렇게 많이/적게 하자고? 난 반댈세, 이러고 신중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사귈 때도 애초에 성애에 많이 관심 없으면 저는 로맨틱한 관계만 원하고 신체적 행위는 여러모로 사절인데요, 하고 딱 밝혀줘야 서로 맞는 사람한테 찾아가시라고 보내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은 쉽지만 슬프게도 (요즘 사람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내 또래나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고 뭘 원하지 않는지 잘 모르는 채로 자라나 남들 하는대로 연애를 시작하고 혼인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자라면서 생각했던 거보다 신체적으로 사랑 받고 사랑 주는 일을 많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데 놀랐던 부분…

이 소설도 그런 이야기였다. 몸의 서사를 솔직하게 늘어놓고, 나 내 몸 그런데다 쓰기 싫거든? 하면서 침범받은 몸의 경험들을 그려 놓았다. 그런데 와… 나 이서수 단편들은 엄청 좋아했는데 장편보니까 진짜 확 깨는 느낌이었다. 단편에서 반복되던 언니들 나오고 여자 셋 친하면서도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 나오는 거랑, 엄마와 딸 반복인 건 공통점인데, 소설 중간에 잠시 엄마 목소리 나오는 챕터 툭 꼈다가 사라지는 것도 구성 엄청 어색하고, 엄마 미복씨 목소리랑 딸 목소리랑 습니다, 해요체로 담담하게 서술하는데 둘이 전혀 분간도 안 되게 써 놓았다. 화자가 설파하는 방식도 너무 촌스럽고 직설적이어서 뜻이 아무리 좋대도 되게 프로파간다 같이 읽히고, 그래서 공감하거나 설득되기 보다 그냥 와...어쩌라고… 왜 이렇게 못 썼어...하고 꾸역꾸역 읽게 되었다. 언니 장편 못 쓰네… 단편은 너무 좋았는데… 흑흑.

몸과 욕망의 서사는 너무나 다양하고 그 중 하나다...하고 공감하며 좋게 읽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거기 들지 못했다. 공감의 문제라기보다 그냥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정리가 안 된 것 같고, 내가 좋아하던 재치나 웃픈 분위기 걷어내니까 이걸 왜 읽고 있나 모르겠고...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고 끝까지 봤지만 몸과 욕망의 담론을 깊게 끌어가기엔 여러모로 서사든 표현이든 구성이든 많이 실망스러운 소설이었다. 그래서 그럼 니가 제대로 써 보든가 흥, 하면 난 더 못 쓰겠고요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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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나를 무참히 짓밟고 결국 죽일 것이다.
저는 그런 마음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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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31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리뷰, 잘 읽었어요. 내돈내산책의 리뷰가 그래서 좋아요.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31 23:04   좋아요 0 | URL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시우행님. 제가 이 작가님 단편에 꽂혀서 이 소설책 너무 싸게 파시는 개인셀러 분께 신나서 샀는데요. 그 분도 다 읽어보시고 가격 매기셨구나...내가 중고책이나 빌린 책에는 후한데 이번엔 안 되겠어... 장편 말고 단편들은 다 제 취향이었는데 그래서 더 충격이 컸습니다.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은 읽는 이가 무릎 탁 치든가 입틀막 하게 잘 써줬으면 하는 기대치가 있습니다...

hnine 2023-11-01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서수 작가에 대해 더 알고싶어 ‘문장의 소리‘ 에서 이서수 작가 초대편을 찾아듣고 있는데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녹음된 것이네요. 흥미있는 작가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3-11-01 11:39   좋아요 0 | URL
단편집 두 권은 저한테는 확실히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이 장편(?) 사실 장편이라기엔 한 권이지만 많이 짧아 중편에 가까운데 단편보다 호흡 긴 이 책은 정말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당신의 4분 33초라는 장편이 먼저 궁금했는데 이번에 한김 가라앉아서 조금 많이 미뤄뒀다 보려고 합니다 ㅎㅎㅎ
 
작은 미래의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6
양안다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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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0 양안다.
 
 시를 너무 빨리 읽으면  되겠다고 다짐한지 삼일도   새끼가  시집은 금세  읽어 버렸다책은 가벼웠고처음 읽은 양안다 시집보다 실린 가짓수도 적고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봤다고 익숙해서 그랬다고 하기에는 역시나 너무 빨리 읽었잖아삐뚤빼뚤한 글씨로 시를 일부 옮겨적어 놓고 옛다 독후감이다  글에 검색어 유입이 너무 많았다시집 읽고 독후감 쓰는 사람은 적어서 쏠림 현상 같은  있나 보다. 나는 유입된 검색어를 반대로 다시 검색해서 채널예스에서 양안다를 인터뷰한 글을 훑어 보았다좋아하는 작가를 자기 자신으로 꼽아서 웃겼고 거기에서 ‘작은 미래의 책’이  시집인 것도 알았다 책이 나와서 너무 좋았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책은 여기서 끝난다
(‘작은 미래의 책’ )
-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에세이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 )
 
 시집을 받고 뒷부분부터 훑어보다 자꾸 끝난다  문장에 눈이 멈췄다. 4  여름에 식탁을 버리는 여자가 나오는 소설을 썼었고 마지막 부분이 이것과 아주 비슷했다
 
-새 식탁이 얼마나 매끈하고 단단한지단단하지만 부딪혀도 전보다는 덜 아픈지과연 예전부터 그려왔던 모습 그대로인지그래서 볼 때마다 미소지어지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그러나 조만간 알 게 될 것이다우리는 알 수 없다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식탁’ )
 
 내가  소설에 인용 표시 붙이니 개웃기다ㅋㅋㅋㅋ저렇게 끝나면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나 소설을 읽은  친구   명은  마무리를 좋게 여기지 않았고 명은 저런 마무리라서 좋다고 했었다시집에서 마주친 끝난다 연타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다시 읽는데 이걸 내가 썼다고? 너무 낯설었다식탁을 너무 버리고 싶었던 마음이 식탁을 버린 뒤에도 남아서 썼던 소설인 건 알겠고 나머지는 남이   처럼 생소했다키보드에 손을 얹고   번만 쉬면 이야기가 술술 나오던 때가 짧지만 있었다사나흘이면 만오천자 만육천자 뚝딱 단편   분량 나올 때가 있었다설익은 글들이지만   정말 재미있었는데 말야고쳐보려고  년만에 문서를 열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가   같지 않게 너무 멀어졌는데 이걸 어떻게 고치냔 말이야. 다시 뭔가를  보자고  문서를 열면 이제는 기력을 잃은 손가락과 뇌가 삐걱삐걱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다금세  마음이 사그라지고 온몸이 쑤신다 하겠어이야기는 대강 정해져 있지만 끝맺지 못하게  나는 이렇게 소설쓰기를 잃은 기분이다
 
 시집 이름을 보며 관형어가 이중으로 해석되는 상황을 헤아려 보았다. ‘작은’은 책을 꾸밀 수도, 미래를 꾸밀 수도,시인은   가지를  노렸을 것이다얇고 가볍고 시가 많지 않아 금세 봤으니 작은 책인  맞을 수도. 책이 쓰이고 아주 오랜 뒤는 아니지만 약간 지나서 내가 봤으니 그게 작은 미래일수도 속에서 고아랑 개랑 죽은  귀신이 내려다 보는 이미지를 상상해 그렸으면 그게 쭈그러든 나쁜 미래일수도시의 말들은 온통 열려 있고 쫓아가서 대체 이게 무슨 말이요 시인 양반, 내가 모자라니 수는 없으니까 나는 주어진 말맛이나 슬쩍 보고 생각을 굴려가며 짐작만  뿐이다
 
 마지막에 시인의 짧은 산문을   있어서 그건 조금 참신한 책묶음 방식 같았다. (평론  싣는 거 좋음…나는 소설  평론도 싫지만  뒤의 평론이  싫다  읽기에  오답입니다 하고 태클거는 나보다  멍청한 선생을 보는 기분시인은 뭔가 산문도 느릿느릿한  같다읽다 보면 산문도   놓은  같은데 사실 크게 재미는 없다문득 영화보다 자원 투입도 적고 지구한테도  미안한   아닌가?! 영화는 프레임이 이어지지 않으면 미완이지만 시는 프레임으로도 완결성을 갖춘 예술의 궁극 아니냐 움하하하  이런 생각한  없어하면 으쓱 하고 노코멘트 하는 시인의 모습이 상상되었다나새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영화찍고  한다… 뭔가를 계속해 나간다는  대단한 일이고지금  쓰는 사람들 옛날 작품 봤을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그건 일관성개성이라  수도) 그러면서도  나아진 기분이 들면 이게 꾸준함과 끈질김의 힘… 존버란 그렇게 속된 아니라 나아짐의 전제조건이겠다 하는 생각도 했다생각 그만하고 뭐라도 해라…  독후감은 여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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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남들도 그러고 있으니까특별함에 가까울수록 평범함에 가까워지지 않습니까
(’레몬 향을 쫓는 자들의 밀회‘ . 이거 애기  이상  프린트해서 읽던 애들은 끄덕끄덕 하겠지.)
 
 
-지금 나와 같은 순간에 어떤 이도  책을 읽고 있을 거라는 믿음
(‘작은 미래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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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30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쓰셨군요! (뭔가 댓글을 잘 끝맺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 모릅니다….) 굿나잇?

반유행열반인 2023-10-30 22:41   좋아요 2 | URL
이 댓글은 여기서 끝난다. 같은 거요? ㅋㅋㅋㅋㅋㅋ안녕히 주무셔요 유부만두님!!

yamoo 2023-10-31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시는 안 읽는데...
이 시리즈는 책 표지가 겁나 좋아요~~
간만에 책 표지로 페이퍼 하나 쓸 듯해요..^^

반유행열반인 2023-10-31 16:45   좋아요 0 | URL
Fabric drawing #35, fabric. frame, 이렇게 설명 되어 있네요. 한국 분이 그리신 거구요. 저는 표지를 관심 있게 잘 안 보는 편/ 안 가리는 편인데 (그래서 차라리 문학동네 시인선의 색채 외에 형체 최소화 된 표지를 선호하는데) 또 가끔 관심 있는 화가 그림 표지라는 이유로 소설을 사기도 하네요 ㅋㅋㅋ
 

 나는 서재 한 지 5년 밖에(?) 안 된 꼬꼬마라 지박령, 화석화 된 유저들은 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에 탐구하다 찾아낸 걸 전한다.

 북플 중독을 회피하려고 가끔 앱을 지우고 태블릿의 웹페이지로 모바일 접속을 하는데, 거기서 북플 메뉴를 보다 딴짓하다 다시 들어와 보면 로그인이 풀린 채로 타임라인을 보면 내 계정이 아닌 희한한 내용들이 뜬다.

 바로 비로그인님의 타임라인. 처음에는 한 유저의 정보가 오류로 우루루 뜨는가 했었다. 오늘 보니까 저기 좋아합니다-뒤의 따옴표가 글의 첫문장인데 몇 가지는 글의 다음 내용이나 무슨 책을 읽고 쓴 건지 너무 궁금해 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반새끼 흥신소 가동-


궁금한 문장을 긁어서 서재 통합 검색을 해 본다. 안 나오는 거 같죠? 저기 옆 메뉴에 ‘마이 리뷰’를 눌러 봅니다.



  ‘원융과 조화’라는 책의 내용을 글쓴이가 옮겨 적은 것이었다. 저거 말고도   "친구 명훈이가 진짜 재미있는 책이라고해서 읽어보았는데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고 느낀건 ..." 아 명훈아, 그 책 뭔데?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니 ‘게임 속으로 사라진 도시’라고 한다. 이외에도 저 첫문장 중 궁금한 책들을 찾아보니 이런 저런 책들이 나왔다. 




 아마도 2001-2002년 무렵의 알라딘은 비로그인 회원도 글을 쓸 수 있었던 모양이다. 비로그인이라는 이름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독서가들,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그렇지만 책 읽은 감흥을 남기고 싶던 이들이 리뷰를 남겨 놓았고, 지금은 그 책들 중 판매 중인 건 하나도 없고, 그렇게 책 판매 페이지도 감상평도 유령처럼 남았다. 거의 20년 넘게 찾는 이 없는, 나 같이 할 짓 없고 심심하고 파고들기 좋아하는 놈이 번거롭게 뒤져야지나 닿을 남들의 흔적을 발굴했다. 뭔가 동네 놀이터 모래 심심하다고 엄마 모종삽 훔쳐다가 마구 팠더니 죽은 고양이 뼈를 발견했던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네이버블로그 20주년이라고 기록이 쌓이면- 된다- 하는 이벤트에 원래는 ㅈ된다…(예전에 이상한 커뮤나 SNS에 빻은 글 남겼다가 뒤늦게 알려져서 욕보고 심지어 자살도 하고 그런 사람 여럿 봐서…) 하려다가 전자쓰레기 된다- 했었다. 그런데 뭐 그게 또 그렇게 나쁜 건 아니겠다 싶었다. 안 볼 사람은 알아서 안 보고 못 볼 거고, 심심한 사람들은 또 보고 이런 저런 상념에 젖을 거고, 오래 전에 나왔다 사라진 책들 보며 잊히지 않고 계속 읽히고 팔리는 책이란…새삼 대단한 것… 그렇게 아무거나 사거나 읽지 말자 잘 골라 보자 각오도 다질 거고 알라딘은 어쩌면 이 글을 보고 어맛 버그잖아 개발팀, 일해라 일해! 할 수도 있는 것… 미안해요 야근… 제가 만 나이대로 저 30대로 안 보내줬다고 골내는 건 아니구요… 한국에서 저는 마흔이죠… 비로그인님들이 열일하던 2001년엔 18살이었네요… 그 때 안 태어난 꼬꼬마들도 있겠네요 많겠네요…. 미국가면 써리 에잇 이얼즈 올드 합니다만… 이래도 계속 비로그인 훔쳐보기가 된다면 연령 패치나 이거나 그냥 원래 버그 처리가 느린 걸로 알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님이 “책 제목은 차라리 평범했다.” 하셨는데 저는 뭔가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제목 잘 지은 거 같습니다… 저는 멍청한 자의 멍청한 짓을 자주 하는 것도 같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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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3-10-28 15: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은 원융이라는 어려운 한자를 아시는 분… 심지어 30대 젊으신 분이야,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5:45   좋아요 2 | URL
으아니 원융은 저기 검색결과에서 한글로 친절히 읽어주더라고요? ㅎㅎㅎ유부만두님이 말씀해주셔서 방금 한자구나, 했어요. 저 알라딘 북플 통계가 공인인증한 40대인뎁쇼? ㅋㅋㅋㅋㅋ 병원 침대에는 38세라고 붙여주는데 알라딘은 40대 119위(순위 하나 밀림…누구세요 저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시는 40대 여성 유저분…)라고 해줬어요!!! (막 일름 울먹울먹) 유부만두님이 젊다고 해주셔서 헤헤 신난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10-29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앱 지우고 모바일 접속 ㅋㅋㅋㅋ 절 보는 것 같군요... 북플 앱은 아니지만 그 짓 맨날 함ㅠ
2. 통검에 안뜨는거 세부 검색 누르면 나오는거 첨 알았어요!!
3. 명훈이의 취향도 처음 알았네요..
4. 기록이 쌓이면 ㅈ된다 ㅋㅋㅋㅋㅋ 연예인 정치인 할 거면 쌓지 말자...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19   좋아요 1 | URL
1. 알림 기능 없어서 수시로 더 들어오게 되는 맹점…나만 저러는 거 아니구나…(인류애 동포애 샘솟)
2. 저도 검색 결과 읎음에 낚이다 옆에 눌러보니 숨겨 놓은 알라딘
3. 명훈아 명훈이 친구야 초딩이었으면 이제 2-30대 되었겠다…
4. 연예인 정치인 안/못 되어서 여기 저기 똥을 쌓고 있는 나…(은오님은 저보다 될 확률이 높아 혹시 모르니 적당히 치워가며 쌓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