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재 한 지 5년 밖에(?) 안 된 꼬꼬마라 지박령, 화석화 된 유저들은 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전에 탐구하다 찾아낸 걸 전한다.
북플 중독을 회피하려고 가끔 앱을 지우고 태블릿의 웹페이지로 모바일 접속을 하는데, 거기서 북플 메뉴를 보다 딴짓하다 다시 들어와 보면 로그인이 풀린 채로 타임라인을 보면 내 계정이 아닌 희한한 내용들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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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비로그인님의 타임라인. 처음에는 한 유저의 정보가 오류로 우루루 뜨는가 했었다. 오늘 보니까 저기 좋아합니다-뒤의 따옴표가 글의 첫문장인데 몇 가지는 글의 다음 내용이나 무슨 책을 읽고 쓴 건지 너무 궁금해 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반새끼 흥신소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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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문장을 긁어서 서재 통합 검색을 해 본다. 안 나오는 거 같죠? 저기 옆 메뉴에 ‘마이 리뷰’를 눌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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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융과 조화’라는 책의 내용을 글쓴이가 옮겨 적은 것이었다. 저거 말고도 "친구 명훈이가 진짜 재미있는 책이라고해서 읽어보았는데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고 느낀건 ..." 아 명훈아, 그 책 뭔데?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니 ‘게임 속으로 사라진 도시’라고 한다. 이외에도 저 첫문장 중 궁금한 책들을 찾아보니 이런 저런 책들이 나왔다.
아마도 2001-2002년 무렵의 알라딘은 비로그인 회원도 글을 쓸 수 있었던 모양이다. 비로그인이라는 이름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독서가들,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그렇지만 책 읽은 감흥을 남기고 싶던 이들이 리뷰를 남겨 놓았고, 지금은 그 책들 중 판매 중인 건 하나도 없고, 그렇게 책 판매 페이지도 감상평도 유령처럼 남았다. 거의 20년 넘게 찾는 이 없는, 나 같이 할 짓 없고 심심하고 파고들기 좋아하는 놈이 번거롭게 뒤져야지나 닿을 남들의 흔적을 발굴했다. 뭔가 동네 놀이터 모래 심심하다고 엄마 모종삽 훔쳐다가 마구 팠더니 죽은 고양이 뼈를 발견했던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다…
네이버블로그 20주년이라고 기록이 쌓이면- 된다- 하는 이벤트에 원래는 ㅈ된다…(예전에 이상한 커뮤나 SNS에 빻은 글 남겼다가 뒤늦게 알려져서 욕보고 심지어 자살도 하고 그런 사람 여럿 봐서…) 하려다가 전자쓰레기 된다- 했었다. 그런데 뭐 그게 또 그렇게 나쁜 건 아니겠다 싶었다. 안 볼 사람은 알아서 안 보고 못 볼 거고, 심심한 사람들은 또 보고 이런 저런 상념에 젖을 거고, 오래 전에 나왔다 사라진 책들 보며 잊히지 않고 계속 읽히고 팔리는 책이란…새삼 대단한 것… 그렇게 아무거나 사거나 읽지 말자 잘 골라 보자 각오도 다질 거고 알라딘은 어쩌면 이 글을 보고 어맛 버그잖아 개발팀, 일해라 일해! 할 수도 있는 것… 미안해요 야근… 제가 만 나이대로 저 30대로 안 보내줬다고 골내는 건 아니구요… 한국에서 저는 마흔이죠… 비로그인님들이 열일하던 2001년엔 18살이었네요… 그 때 안 태어난 꼬꼬마들도 있겠네요 많겠네요…. 미국가면 써리 에잇 이얼즈 올드 합니다만… 이래도 계속 비로그인 훔쳐보기가 된다면 연령 패치나 이거나 그냥 원래 버그 처리가 느린 걸로 알기로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님이 “책 제목은 차라리 평범했다.” 하셨는데 저는 뭔가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제목 잘 지은 거 같습니다… 저는 멍청한 자의 멍청한 짓을 자주 하는 것도 같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