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권만 어떻게 골라. 네 권이나 어떻게 골라. 모아 보니 다들 좋긴 한데 어딘가 모서리 하나씩 콩콩 빻은 책들이다. ㅎㅎㅎㅎㅎ

 닉네임 다섯글자 제한 모르고 막 적었다가 열인됨… 나 멕일려고 여섯자 안 한 거지…



오늘 치인 시 한 편. 그지 손글씨. 오세영 시집 살 것 같다. 전집(절판) 말고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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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04-23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명의 벌레처럼 무명을 ㅜㅜ

반유행열반인 2024-04-23 22:42   좋아요 1 | URL
이름이랑 빛이랑 다 없는데 나는 다 있다 ㅋㅋㅋ 저는 세상의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다. 다만 가까이 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서 헉 했는데 치이는 부분이 다 다른듯요 ㅋㅋ 공부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온갖 유수 한자 다 다른 단어가 나와서 저는 그때마다 유수님을 떠올립니다 ㅋㅋㅋ

유수 2024-04-23 22:44   좋아요 1 | URL
저도 거기도 치였는데(질척) 지금 스스로가 벌레같아갖구 꽂혔나봐요

반유행열반인 2024-04-23 22:45   좋아요 1 | URL
아이참 이렇게 반짝거리는 벌레가 ㅋㅋㅋ너는 유충 나는 반충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4-04-2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이벤트 남들 올린 책 보는 거도 되게 재미있다. 나랑 백년의 고독이랑 죽음의 한 연구 겹치는 사람보고 쿵 해서 오, 누구야 밤샘소년 어딨어 나와, 이러고ㅋㅋㅋ
 
효정의 발화점 1
박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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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1 박선우. 

 웹툰을 안 본지 아주 오래되었다. 얼마나 오래되었냐면 기안84가 웹툰 연재 마치고 만화를 안 그린지가 3년쯤 된 것도 오늘 알았다. 이말년도 침착맨이 되고, 만화가들은 다들 연예인이 되어 떠나가는 구나… 가끔 자기 블로그에 미친 만화 그려 올려주는 귀귀님 사랑합니다… 종이 만화책만 보는 놈이 되어 송구합니다…

 중고책 무더기로 사다가 제목이 독특해서 하나 담아두었다. 효정의 발화점이래. 왠지 어디서 한번 마주쳤을 이름 같기도 하고, 안개 낀 한강물과 도로를 함께 내려다 볼 수 있는 효사정도 생각나는, 그런데 발화점이라면 불이 붙잖아. 아무 때나는 아니고 어떤 조건이 갖춰진다면. 일단 이름은 잘 지었다 해서 모셨다. 그리고 다른 판매자한테 2권도 주문해 놓고, 오늘 펼쳤다. 


 학교 다닐 때 나는 주로 배경이었다. 친한 애들이 단체로 웃으며 찍어 올린 사진 뒤편에 책상에 턱을 괴고 앉아 (겉보기엔) 공부하고 있는 엑스트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부 좀 하고, 노래도 좀 하는데다 딱딱한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 존재감이 없진 않았지만 이너서클안에 들어본 적이 드물었다. 그와중에 내가 들어있는 공동체 안에서는 꼭 누구 하나를 짚어 좋아하곤 했지만(공동체가 여럿이면 대상은 복수일 수도…) 미처 친해지기도 전에 좋아하는 걸 들통나서 서먹해지고 결국 친해지지도 못하는 뭐 그런 어린이였다. 엄청 밀착되어 끈끈한 사이는 드물었지만, 늘 반목하는 사람들은 있어서, 왜냐면 나란 새끼 아닌 건 아니라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데 스스럼없었고, 인정 투쟁에 목숨 거는 인싸들한테 어머어머 멋져멋져 시녀짓하는 것도 대놓고 거부하는 편이라(오히려 우상파괴범에 가깝게 제일 잘나가는 애들의 못난 면을 가리키곤 해…) 못 친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왕따 당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런 초딩이 자라면 또 그런 어른이 됩니다…


 만화 속 고1 효정이도 처음엔 피곤해, 인간관계 부질없다, 어린애치고는 너무 무심하고 체념적으로 학교 생활 기대 안 했지만 같이 놀자고 덤벼드는 미소랑 로솔이 같은 친구도 생기고, 이상한 소문의 중심인 박하안 또한 효정에게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오려 든다. 만화 속 아이들의 관계, 복잡한 감정, 배척과 친밀감, 이런 것들이 만화나 드라마 속 클리셰인지 실존의 반영인지 나는 잘 모르겠긴 하다. 예나지금이나 나는 온라인 친구가 더 많고, 십년 이십년 오래도록 여태 연락 주고 받은 친구들도 죄 온라인 공동체(피씨통신 락동호회, 다음의 만화가 팬카페, 알라딘?ㅋㅋ) 인연이고, 대학 때 그나마 친해지고 이후로도 연이 닿던 친구들도 메신저나 SNS에서 수다를 많이 떨던 경우였다. 만화 속 아이들은 (스마트폰 등장 이전 과거 회상장면이라 그런지) 서로 전화 연락을 주고 받는 장면이 거의 드물고, 학교에서 모여 떠들고, 같이 떡볶이를 먹으러 가고, 방과후 귀가길을 함께 걷고, 빈집에 들어가 속내를 터놓는다. 어디서나 나쁜 소문을 내고 다가오다 멀어지고 그러다 못해 마음을 다칠만큼 나쁘게 대하는 아이들은 존재해서, 그런 아이들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겪는 곤란은 평범한 듯 보편적인 듯했다. 다만 어떤 강렬한 마음 때문에 온몸이 활활 불타는 환영?에 휩싸이는 건 그나마 허구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랄까… 


 시시콜콜해서 좋았고, 고1 이야기이지만 중1 큰어린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옛다, 가져다 줄 생각이고, 주문한 2권은 얼른 오거라…ㅋㅋㅋ


+책 속 짤 줍기

강하게 키우기. 속내랑 다른 해석이지만 이런 거에 잘 꽂힘 ㅋㅋ


츤데레. 까까 가져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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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 어린이가 종이접기에 푹 빠졌다. 유치원에 종이접기 책 있는 걸 보고 접다 빠졌는지 집에 돌아와서 가방을 뒤집어 쏟으면 색색의 괴물체들이 우수수수… 유치원 색종이 얘가 다 쓰겠다 싶어 쿠팡에서 1000장짜리 한 상자를 사줬다. 사면서 이거 두 박스가 할인율 더 높은데? 했는데 곁의 사람이 하나면 되지 해서 그치, 저거 다 접기도 전에 시들해질지도…했지만 과소평가였다. 한 달도 못 되어 색종이 500장이 넘게 사라졌으니…


 큰어린이 방을 뒤져보니 초등 저학년-중학년 때 마련해 준 종이접기책이 몇 권 있어서 그걸 주자 설득해서 내놓았다. 나랑 동생이 어릴 때 보던 종이접기 책도 있고, 가장 최근 것은 3-4학년 쯤 사준 유튜버로도 유명한 네모아저씨 책이었다.


 작은어린이는 실력 대비 야망만 큰 편이라 책을 받자마자 맨 뒷장 끝판왕 사람 접기를 하겠다고 그런데 어렵고 안 된다고 몇 날을 끙끙댔다. 하다가 안 되면 울고불고 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원통해하고…(수학문제 못 푼다고 질질 짜는 나를 보면 저렇게 속이 터지겠구나…) 어느날 보다 못해 내가 한 번 접어줬더니 신이 났다. 그러고는 색종이 위에 사인펜으로 보조선을 긋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 사람 접기에 성공. 그리고…

사람 접기를 활용한 홀로코스트(…) 재현 구성

 바닥에는 무수한 종이 사람이 쌓여갔다… 쌓아둔 걸 보면 조금 섬뜩할 지경…살구색 색종이로 접은 건 조금 더 무섭네…


 책이 있어도 지맘대로 하는 성질 탓에 나름 창의적 접기를 시도하는데, 분명 책에는 2차원 동백, 무궁화꽃이었는데 얘는 접고 보니 3차원… 맛있는 화과자 같다고 내가 집어 먹는 시늉을 하니 아이들이 웃었다.

이런 꽃 접기 설명서를 보고

대체 왜 이런 꽃이 나온 것이냐. 동백, 무궁화, 접시 위에 담은 화과자 같다.

정체 불명의 형체 수십 개를 접어 늘어 놓기도 하고…이건 마치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무리. 새끼 고래도 있구나…


 지난 주에는 작은어린이 생일이 있었는데, 모진 어미는 사 달라는 거 다 사주고 매일매일이 생일날인데, 생일 선물은 색종이 한 상자나 더 사줄게, 지금 있는 거 다 쓰면… 이러고 퉁치려다가… 알라딘에 들어가 주섬주섬 새로 나온 종이접기 책을 검색해서 아침에 주문해서 저녁에 받는 당일배송으로다 새로 한 권 마련해 드렸다. 어린이가 쌍날 표창 접고 싶은데 유튜브 보고 하긴 너무 어려워…했던 걸 기억해서 찾아보니 표창 접기로만 한 권 가득 채운 신간이 있더라…

 대부분 색종이 두 장 이상, 심한 건 색종이 8장까지 써야 해서 작은어린이 수준엔 어렵고…나랑 14살 큰어린이가 몇 개 접어주고 그거 보며 작은어린이도 열을 올리고 거실에는 색종이들(접은 것과 망친 것)이 쌓여가고… 큰어린이가 색종이 8장으로 접어준 유닛을 내가 조립해서 작은어린이가 노래를 부르던 레인보우 표창을 완성하고만 나는 뭔 정신인지 다음 날 한 권 더…(그만 사!)


종이로 접은 표창과 팽이들


 종이의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그나마 내 대신 접어줄 큰어린이(미안)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저 종이접기책들은 다 어린이용이 아닌 보호자용이었구나…


 팽이 종이접기책 사면서 집에 있던 알사탕 책 스핀오프 같은 게 나왔길래 같이 주문했다. 알사탕 제조법의 비슷한 장면 최근에 스폰지밥 보니까 나왔다. 스펀지밥이 물속에서 물방울(비누방울 같은 거) 불려면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자세 취하고 춤추고 돌리고 한 다음에 불면 된다고… 징징이가 말 안 듣고 맘대로 불다 잘 안되었는데 스펀지밥이 시키는대로 하고 나니 잘 되더라… 종이접기도 사탕 만들기도 물방울 불기도 기본이 중요하지… 작은어린이는 책을 스윽 훑더니 사탕 먹고 싶다아…사탕… 사탕 타령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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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4-04-23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차원 꽃이 3차원 화과자가 되는 창의력! 우리도 종이 한 장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이가 참 잘 만드네요

반유행열반인 2024-04-23 22:47   좋아요 1 | URL
지금도 종이 몇(백)장(책)이면 하루이틀며칠 너끈하잖아요 ㅎㅎㅎ 어린 솜씨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님 ㅎㅎ
 

 눈독들이던 ‘음식과 요리’를 질렀다. 알라딘이 선물 준 적립금에 내 돈 조금 보태서 우주점 중고로 샀다. 중고래도 한 권 5만원에 가까운 벽돌…식재료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업체에서 분쇄해준 커피에다 직접 드리퍼 기울이는 것도 귀찮아서 이제 아로마보이로 드립해 먹는 주제에 커피 마스터 되고 싶었는지 커피책도 갖췄다. 1200쪽 넘는 음식책과, 400쪽 넘는 커피책만 있으면 먹거리의 과학 전문가가 될 것 같지만 현실은…


 

 어려서부터 끼니 챙기는게 늘 귀찮고 고역이었다. 알약 하나로 순식간에 한 끼 해결하는 미래를 꿈꿨는데, 아직 그 미래 오지 않았다. 그래도 그나마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인 건, 십몇년전 독서실 다닐 땐 점심 도시락으로 유부초밥 싸 가거나 독서실 아래 분식점에서 깨작깨작 한 끼를 떼우곤 했는데, 요즘에는 단백질 20그램 들었다는 음료수랑 단백질 9-10그램 들었다는 시리얼바 하나로 5분도 안 되서 뚝딱 점심 끼니를 해결한다. 스터디카페에도 원두커피 머신이 있지만 집에서 좋아하는 원두로 드립 커피를 두 잔씩 내려다가 텀블러에 담아와서 마신다. 그 정도 연료로 스터디카페에 7-8시간을 머물 수 있다. 한줌 먹고 책상 머리를 지키고 있으면 내가 공부를 하는 건지, 다이어트를 하는 건지, 죄수 체험을 하는 건지 헷갈린다. 점심은 간편식인 대신 아침 저녁은 과일이랑 요거트랑 견과류랑 고기랑 곡물(주로 귀리) 등등 골고루 챙겨먹는다. 간단하게 허기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나름 식품 공학의 진보이긴 하겠다. 이렇게나 먹는데 소질 없는 놈한테 먹는 것에 관한 책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부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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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4-04-10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이 책에 걸맞는 최고급 칼이랑 도마를 사셔야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4-04-10 08:57   좋아요 1 | URL
눈으로만 만들고 뇌로만 먹는 책상머리 셰프 하겠습니다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4-04-16 09:43   좋아요 1 | URL
유뷰만두님 ㅋㅋ열반인님 부담주셔도 ㅋㅋ부담 안 받으시봐요. 끼니 때우는 알약을 개발하려 하실듯.

근데 책 표지만 봐서는 벽돌인줄 모르겠어요. 실물로 보고 싶다는 엉뚱한 호기심이 생기네요 ㅎ

반유행열반인 2024-04-17 19:50   좋아요 0 | URL
얄님 400쪽짜리 책이랑 같이 붙여둬도 둘이만 찍으니 벽돌 티가 안나네요 ㅎㅎ

라로 2024-04-14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두껍다요! 저도 늘 그런 마음으로 책을 삽니다. 저 책을 읽으면 더 똑똑해 질 것 같다거나, 일본어나 스페인어를 잘하게 될 거 같다거나 등등요. 암튼 잘 지내시죠!^^

반유행열반인 2024-04-14 18:57   좋아요 0 | URL
라로님! 비비 할머님!!도 잘 지내시죠! 공부하시느라 고생 많으시고 저도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ㅋㅋㅋ 이제 진짜 그만 사고 있는 거 남은 평생 읽어야 하는데… 수능책만 읽는(?) 현실…ㅋㅋㅋㅋ
 

 내 책은 제 자리를 찾았고 내게 온 길 잃은 책들도 전송했다. 그새 알라딘이 적립금 선물줘서 애기책 또 질러서 같이 도착…내 기념품으로 음식에 관한 왕벽돌책 우주점에 시켰는데 그건 아직 안 왔다. 


 연애 20주년 기념으로 동네 초밥집 가서 초밥 사왔다. 늘 모질고 모지라게 구는 나새끼지만 조금 덜 모날 궁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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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4-16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애 20주년...^^ 알콩콩

축하드립니다.
기념 초밥 까지 사오시는 센스, 모나시기는요^^ 달달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4-04-17 19: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님 ㅎㅎ초밥은 달달하니 맛있더라고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