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 쓰레기는 뭐지? - 예측할 수 없는 청소부의 하루하루
다키자와 슈이치 지음, 김경원 옮김 / 현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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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이다. 더욱이 읽기도 너무 쉽고 재밌다. 이런 비슷한 우리나라 책(에세이)을 서점에서 다른 이름으로 본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직업정신은 숭고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존경할 만하다. 특히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는 사람은 더욱 대단하고, 누구나 피하려고 하는 힘들고 어려운, 소위 3D 직종의 일을 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작가는 자신의 본업(코미디)에 대한 열정과 목표, 즐거움이 있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부업으로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쓰레기 청소부 일을 택해서 했다. 더구나 이 책을 낼 때가 6년째라고 한다.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일에 대해서는 늘 어렵다는 마음 뿐이었다. 일은 내게 구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을 해보면서도 아직까지 내게 맞는 일을 찾지 못했다. 일이라는 게 귀천은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도 타인의 시선과 만나는 부분이 있기도 해서 직업을 정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글쓴이가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느끼기만 했던 쓰레기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도 다시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유퀴즈 온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도 얼마전에 쓰레기 청소부 아저씨가 나왔던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유퀴즈처럼 성심성의껏 그 사람을 표현해주는 좋은 프로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삽화까지도 있어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책이니(코미디언이라서 글도 재치있고 재밌다) 가볍게라고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곧바로 파쇄기를 샀다. 왜냐하면 쓰레기에는 어마어마한 개인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생활의 축도라 할 만하다.

자기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은 쓰레기를 내놓는 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니까 내가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도 이상하고, 굳이 그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품은 생각을 어디에 간직해두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그건 틀렸어‘하고 한마디로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너무 많이 사지 말기.‘
‘너무 많이 만들지 말기.‘
‘음식을 너무 많이 남기지 말기.‘
앞으로 미래에는 이 말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서른여섯에 쓰레기 수거 일을 시작한 때에 비해 제대로 인사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일부러 미소를 짓는 일도 익숙해졌고, 몸도 튼튼해졌습니다. ... 인간으로서 성장했습니다. 성장? 뭐요? 성장이라고요?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서른여섯의 저보다 현재의 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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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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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리뷰를 써도 평론 같은 느낌으로 제법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당최 어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여러 책을 읽어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하는 게 정확한 말이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마음에 없는 것을 거짓으로 꾸며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쓰기 싫은데 억지로 글자 수를 늘려 적은 글을 보면 누구나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소설책은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주식 책, 다이어트 책, 에세이 등에 밀려 정말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이주란 작가님은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구매 사이트의 리뷰를 보니 팬층이 상당히 두터운 것 같았다. 그런 능력있는 작가님의 글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따뜻한 느낌, 다정한 느낌,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는 느낌 등... 작가의 시선과 표현에 따른 여러가지 느낌이 들긴 들었지만, 말하는 순간 흔해빠진 리뷰 중에 아주 못 쓴 리뷰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궁금한 건 그런 느낌이 드는 건 내가 가난하기 때문인 걸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잘 사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다른 나라 이야기나 전래동화를 듣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지 않을까? 공감도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언젠가 다시 사람 같은 것도 좋아하게 되는 순간이 올까.

M은 내가 다시 예전의 일상을 찾아가기 시작했을 때 나를 떠났다. M이 떠날까봐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고 없었다. 나는 가끔 그때 나를 살게 한 것이 나였는지 M이었는지 생각할 때가 있다.

어떤 순간이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면 어쩔 줄을 모르겠다.

자신 없으면 자신 없다고 말하고 가끔 넘어지면서 살고 싶다. 무리해서 뭔가를 하지 않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긴장하는 것이 싫다.

살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뚱뚱하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라고, 괜찮다고 했다. 팔십 킬로그램은 넘고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들은 정말 내가 뚱뚱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걸까? 내 몸에 대해 내가 얘기하는데 더 뚱뚱해야 뚱뚱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외모에 대해 신경쓰고 싶진 않지만.

원래 가난한 것들이 더 살찐다는 말을 면전에서 들은 적도 있다.
내 경우엔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래 기분이 나빴다.

앞으로 내게 많은 불행한 일들이 예고되어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내가 결정하고 싶었지 갑자기 통보받고 싶지는 않았다.

내게는 더 가난해질 일만 예고되어 있었으므로 가난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돈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방법을 골똘히 궁리해보고 싶었다.

오전에 몇 차례 구토를 하고 울면서 겨우 화장을 한 뒤 출근을 했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와 여행에서 신을 운동화를 구입했다. 자기 전에는 아무래도 내가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가 나의 몸과 마음과 나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내가 내 몸과 마음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그것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살 것이다.

힘든 것도 거기에 있었지만 행복도 거기에 있었다.

나는 쏴ㅡ 하는 빗소리를 들었다. 비는 순식간에 퍼부었다가 순식간에 그치기를 밤새도록 반복했다. 삶에 대해 말해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그건 오늘 같은 날씨의 반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I 말이야. 너무 귀엽지 않았어?
너도 귀여워!
우리도 그런 아이 낳을까?
오늘?
.....
오늘 너무 고맙네.
만약 우리가 아이를 낳는다면 골프연습장은 못 보내겠지.
그런 걸 뭐 아무나 보내나.
만약 우리가 아이를 낳는다면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 먹고 나눠 쓰며 살아야 하겠지.
내 거 다 줄게.
아냐, 아냐.
우리는 다 마른 발을 포개고 누웠다. 나는 오늘 준이 전에 없이 다정하다고 느꼈다. 왜......라고 생각하며 그의 이마와 손가락 같은 것을 오래 바라보았다.

내가 무언가를 아주 깊이 생각했다면 후회할 선택 같은 걸 안 했을까?

그 순간이 한 번뿐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순간이 한 번뿐이고 누군가가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지금과 좀 달랐을까. 그러니까 너도 넌데 나도 하나뿐이라고...... 수진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으나 나 자신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걸 알았다고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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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책임
김신회 지음 / 오티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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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름도 착각해서, 책도 착각해서 보게 된 책이다. '가벼운 책임'. 이 책에선 '가벼운 책임'을 지는 일로 자신을 돌보는 것과 애완견을 기르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애완견 기르기'가 중요 소재이다 보니 완전히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책 내용에 공감을 해서 옮겨오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렇게 하지 못해서 혹은 하고 싶어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후자에 해당한다. 반려견을 기르는 일에 대해선 아예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작가가 먼저 겪고 충고해주는 이야기들은 꽤 울림이 있어서 반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심없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도 아주 쉽게 읽힐 만큼 글이 꽤 괜찮았다. 많은 시간과 글들을 버린 후에 완성한 문장들이었을테니 더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내 책 장바구니에 그녀가 지은 다른 에세이도 들어있는 것 같은데, 조만간 챙겨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체념 같은 응원이 흘렀다. 해봐야지 어쩌겠어, 앞으로 나의 가능성을 내가 믿어주는 수밖에 없겠구나.

‘어른‘이라는 말은 얼핏 밖을 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 안에서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어른이란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 행동하는 존재, 좌절이나 후회 또는 실패도 감당하는 존재, 자신에게 단호하면서도 너그러운 존재. 내 안에서 그게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사회에서의 어른 역시 될 수 없다. 어른이 되려면 일단 나에게 먼저 어른이어야 한다.

책임감이 뭔지 모르는 인간은 자기 삶에도 책임감이 없었다.

나를 책임지며 산다는 건 뭘까.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는 건 하나도 없는데 물어볼 데도,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각자 자기 삶 건사하는 일에 빠듯했기 때문에. 다들 애초부터 그렇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만 빼고.

변명을 반복하며 살다 보면 변명에 잡아먹힌다. 결국 변명처럼 살게 된다. 스스로 만들어낸 변명이 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온 변명들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우정이나 연애도 고단하게 느껴졌다. ‘인간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이수정 교수의 말이나 요네하라 마리의 책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가 떠오르면서도 누군가 곁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무언가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황은 없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거야. 준비하는 마음이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키워줄 수도 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같은지 따져볼 것. 누군가의 말보다 행동을 믿을 것.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주목할 것.

누군가를 챙기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 진심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먼저 나에게 진실해져야 상대를 진실하게 대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나요?"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일단 반문할 것 같다.
"꼭 사랑해야 하나요?"
그리고 딱히 사랑하지 않지만
미워하지도 않는다고 대답할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니까.
...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답건 아름답지 않건,
자신을 사랑하건 사랑하지 않건,
그저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또 어떤가.

나는 내가 미워도 살 것이고, 좋아도 살 것이다.
나에 대해 딱히 이렇다 할 생각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도,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나를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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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잘못됐습니다 2 : 실천편 - 최신 의학이 검증한 진짜 건강한 식사법 70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마키타 젠지 지음, 문혜원 옮김, 강재헌 감수 / 더난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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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을 꽤 인상깊게 읽어서 2편도 바로 읽기 시작했다.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할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이 훨씬 덜한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들을 내 머리 속에 그대로 옮겨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책에서 주의하라고 말하는 내용은 사람들이 완전히 모르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 자세한 이유까진 몰라도 이 음식이 건강할지 아닐지에 대한 판단 정도는 모두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실천이 잘 되지 않고, 이런 책이 계속 출간되는데도 매번 배울 것이 많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마 이 내용들을 반복되는 (식)습관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2편에는 이론적인 설명 위주가 아니라 우리가 식탁 위에서 바로 고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는 짧고 직접적인 조언 위주로 나와있다. 읽기도 편하고 훨씬 유용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물론 본인이 얼마나 열심으로 따라하며 고치는지가 관건이겠지만 말이다. 난 아무래도 이번에도 틀린 것 같은데... 이런 책을 얼마나 더 읽어야 내용이 세뇌가 되서 조건반사적으로라도 식습관을 고칠 수 있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    


저녁에는 탄수화물을 일체 섭취하지 않는 편이 이상적이다. 밤에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치가 올라간 상태에서 잠들게 되며 이 상태가 아침까지 이어진다. 고혈당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당화혈색소 수치도 올라간다. 탄수화물은 아침이나 점심에 먹고, 식후 10~20분간 운동을 하도록 노력하자.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절대 단백질보충제를 섭취해서는 안 된다. 젊은 사람은 당뇨병에 지지 않을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며 스포츠 센터에서 근육을 키우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 단백질보충제를 섭취하면 그만큼 당뇨병 신증을 악화시키게 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을 때 많은 이들이 감자튀김이 포함된 세트 메뉴를 주문한다. 하지만 감자튀김에는 대체로 트랜스지방산(심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진 인공적인 합성유)이 쓰인다. 당질 덩어리인 감자를 위험한 기름에 튀긴 후 소금까지 뿌리니 염분도 섭취하게 된다. 이런 음식이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실제로 감자튀김은 혈당치를 급상승시키며 아크릴아미드(acrylamide)라는 발암 물질도 많이 함유하니 아예 먹지 않는 편이 좋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AGE는 혈액 중에 포도당이 많아지면서(혈당치가 높은 상태) 생성된 유해 물질인데 체내에 많이 생기면 염증이 일어난다. 염증은 조직을 망가트린다. 이렇게 되면 당뇨병 합병증뿐만 아니라 전신의 혈관, 뼈, 근육, 콜라겐에도 영향을 끼쳐 다양한 병을 불러일으킨다.

혈중 AGE 수치는 그 사람이 많이 먹은 식품의 AGE 수치에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식품의 AGE 수치를 줄이면 혈중 AGE가 낮아진다는 결과도 있다. 즉 AGE 수치가 높은 식품은 피해야 한다.
AGE는 식품에 열을 가하면 늘어난다. 높은 온도의 열을 가하면 가할수록 늘어나니 생선은 되도록 회로 먹고, 생식을 할 수 없는 고기도 튀기기보다는 찌는 방법을 택하도록 하자. 또 미리 식초에 담갔다가 조리하면 AGE가 반으로 줄어든다. 고기나 생선 등은 식초 등을 섞어 만든 즙에 담갔다가 조리하기를 권한다.

2017년 <당뇨병 치료>에 게재된 터프츠대학의 연구 논문에도 마그네슘을 많이 섭취하면 2형당뇨병 발병률이 15퍼센트 낮아진다고 밝혔다.

아침을 거르면 살찌기 쉽고, 당뇨병에 걸리기 쉬우며,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늙게 된다.

혈당치는 되도록 안정적이어야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 끼를 거르면 공복으로 인해 심한 저혈당 상태가 되며, 이때 많은 양을 먹으면 거꾸로 혈당치가 급상승한다. 즉 혈당치 스파이크가 일어난다. 하루에 같은 양을 섭취해도 횟수를 많이 나눠서 먹는 편이 혈당치가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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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
변종모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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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애정이 있는 작가의 책이다. 출간소식을 접하고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겨우 읽게 되었다. 책 취향이 달라진 이유가 있기도 한데, 이런 책은 읽고 싶은 마음이 한풀 꺾이고 나면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역시 이병률 님의 글이나 책이 참 좋고, 변종모 님은 미세하게 다른 느낌이다. 상대적인 만족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여행 에세이의 홍수 속에서 꾸준히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분이라 좋게 바라보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남은 글들을 정리하니 꽤 와닿는 말들도 많은 것 같다.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 이런 책을 읽고 대리만족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내 경우가 꼭 그랬고, 그 와중에 조금 더 내용이 있는 책들을 읽다보니 에세이를 덜 읽게 되었다. 가볍게 읽으려고 폈고, 오랜만에 감상적인 마음이 되서 좋기도 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봄이니까. 책이 사뿐히 전하는 마음이 잘 와닿는 계절이니까. 
 

구름을 보는 마음은 누구나 다 순해져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허공에 건다. 그렇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구름이 탄생하는 곳은 하늘이 아니라 정착하지 못하는 자의 마음 어디쯤이겠다.

싫어하는 장소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아름다운 것처럼, 좋은 장소도 사람이 싫으면 가고 싶지 않은 것처럼, 결국은 여행도 사람이다. 그 때문이다. 홀로 도착한 곳 어디서나 한쪽이 허전한 이유가 그렇다. 당신은 지금도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으러 다니는 중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아름다운 곳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게 되는 모든 풍경이 아름다워지는것이다.

누군가에게 무어라 요구하지 않는 일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좋은 사람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각자가 가지고 태어난 좋은 것들이 있게 마련이라, 세상이 아무리 거칠게 너를 굴리고 다녀도 너의 따뜻한 음성과 친절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그것이 너를 벗어나 누군가에겐 가장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숨을 가다듬고 나면, 삶에 치여 잠시 자신을 잊고 사는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조차 버릇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안다. 수렁처럼 질척이는 시간에도 너의 가장 온순하고 귀한 마음을 꺼내는 법을 너는 알고 있다. 너는 그런 좋은 것을 많이 가진사람이다. 너는 그런 사람이다.

모든 것은 가장 흔한 것들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흔한 것을 즐기면 매일 행복 아니겠나.
여행이 그렇다고 한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 더 이상 거짓말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가슴속 어딘가에 지워지지 않는, 지울 수 없는 문신이 있을 것이다.

크게 나아질 일 없는 삶도
크게 행복할 일 없는 일상도
불행하지 않으니 그게 어딘가.
그 어딘가는 어디에 있지 않다.
바로 지금 곁이거나
내 안에 있다.

나에게 주어진 사랑이 단 한 사람이라면 그건 내가 되어야겠다. 이제부터 그래야겠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이 되기란 온전한 내가되기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겠다.
이제 나는, 나만 사랑하며 사는 일로 최선을 다해도 괜찮겠다는 위로를 한다.

밤을 견디는 것은 나를 견디고, 지나간 누군가를 견디는 것이다.그러니까 혼자 견디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다. 잠들지 않아도 꿈처럼 따라오는 서로의 일들, 그 시간들을 꿰매는 일이다. 흐트러뜨리고 섞어놓은 것들로 차곡차곡 배낭을 꾸리는 일이다. 낯선 밤은 지나간 삶의 생각들로 채워진다. 그러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밤.

문득 뒤돌아보며 웃게 되거나 자주 내 마음속을 간질이는 것. 제일 많이 생각나는 따뜻함이나 소소한 행복. 그것으로 견고한 집을 짓고 살자. 허무의 넓이도 공허의 깊이도 작은 따뜻함을 이길 수는 없다. 그것만 끌어모아도 커다란 행복이다. 굳이 떠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제법 많다.

삶이란 바깥으로 채우는 일이 아니라 안으로부터 채워나가는 일. 내 안의 열정으로 바깥의 냉랭함을 다스리는 일. 스스로 뜨겁지 않으면 세상 그 무엇도 뜨겁지 않을 것이다.

쌓이고 쌓이면 마음이겠지. 그러다가 사랑이 되기도 하겠지. 털어내고 털어내면 내가 될 수 있겠지. 그러다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살게 되겠지. 그러기 위해 걷는 거겠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무엇도 되지 않을 수 있을 때까지. 오로지 내가 되기 위해서. 험한 세상에 함부로 연루되지 않도록.

사랑이 꼭 여행과 같아서, 사람도 꼭 여행과 닮아서, 저 홀로 떠났다가 끝내 저 홀로 돌아와야 하는 일, 사실, 우리는 처음부터 누구에게로 갈 마음이 아니었다. 서로를 보는 듯했지만 누구도 서로에게 온전히 건너갈 마음이 없었다. 다 안다고 생각했으나 고작 각자의 마음만 위로하고 헤어지는 일을 사랑이라 했었다. 끝까지 두 손 마주 잡고 뛰어내린 적 단 한 번도 없이 그걸 사랑이라 말했다. 길이 없는 곳까지 걸어보지도 않고서 다녀왔다고 말했다.

너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지.
그렇게 물으려다 삼킨 순간들이 모여 어금니가 되었다. 생각날 때마다 굳게 깨물었지만 이와 이 사이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지켜야 하는 일은 단단하고 고집스럽다. 빈틈없는 간격에 너와 나의 모든 것을 넣어두고 침을 삼키는 일, 순한 마음으로 떠올렸다가 독한 마음으로 가라앉혀야 하는 너는 내게 그렇다.
겨우, 이만큼의 일로 평생을 사는 일, 결국 늙는다는 건 할 수 없고, 될 수 없는 일들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
너는,
정말 아무렇지 않을까?

아! 지랄 같은 마음이여, 내 마음이여. 부디 아무 데나 배달되어도 반송되지 않을 무난함이면 좋겠다. 내 마음 알아주기 바라지 말고, 남의 마음은 고사하고 내 마음이나 잘 다독이며 살아도 겨우 비난 면할 삶이여. 그게 뭐라고. 마음이 뭐라고. 고작 내 것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 그게 뭐라고 죽도록 매달리며 살까.

P에게

너는 나의 뼈였나.
이후로
나는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온통 바닥이다.

너는 나의 뼈였다.

몰라서 묻는 게 아니다.
그냥,
그대가 나를 한번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정작, 묻고 싶은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그대의 얼굴을 마주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중요한 것을 맨 마지막에 꺼내는 이유로 실패를 경험한다.

삶은 발이 닿지 않는 물속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허우적거려야 겨우 하루다. 그마저도 나를 위한 것이 아닐 때가 더욱 잦아지면 부모가 된다. 해는 졌는데 환한 밤이다. 우리가 아무리 어두운 길 위를 걷더라도 결국 한 번도 빛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가 나를 위해 끊임없이 건져 올리는 태양의 힘이라는 것을 알겠다. 이제, 해가 지는 시간은 가장 사랑하는 것을 떠올리는 시간으로 알아야겠다.
그것으로 나도 누군가의 어둠을 지켜야겠다.
날마다 어머니는 해를 건져다 식탁을 차렸다.

그대의 소란스러운 마음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같다 할지라도 잠시만 견뎌보라. 견디는 동안 면밀히 살펴보라. 소란의 덜거덕거림을 그대로 대면해보라. 과거를 만드는 유일한 일은 피하지 않는 것이다. 영원할 것 같던 그 소란도 자고 나면 이미 과거의 과거가 되어 있을 테니 피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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