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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
카미유 앙솜 지음,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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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빠 하나가 모자라게 태어나는 아이를 갖게 된 엄마의 이야기. 즉 이 책은 미혼모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를 생기게 한 장본인은 아이를 포기하자며 도망쳐버린 상황에서 아이를 뱃속에 품은 채 남겨진 여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그 혼돈과 불안 속에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품에 안게 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책이다.
 하지만 그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무엇보다 힘든 이유는 아빠가 없다는 그 사실 자체보다, 왠지 하면 안되는 일을 저지른 것만 같은 사회적 시선 속에서 아이를 길러야 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엄마와 아빠의 사랑과 축복 속에서 태어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가정의 모습도 있고 그것이 그 자체로 비난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히 어려운 상상도 해보긴 해봤는데 사실 여자에겐 어떤 쪽의 선택도 쉽지만은 않다. 상상을 하면서 더 울컥하며 흥분도 했고, 왜 여자만 온전히 이런 책임을 져야하는지 분하기도 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기에 그저 힘든 선택을 하게 된 사람들이 있다면 조용히 응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분명 아빠가 없는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이 지금보다 더 '아무렇지 않은 작은 일'이 되어 아이의 존재와 엄마의 사랑 그 자체로, 넘치는 축복을 받을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아빠 없이도.

 

 

 

`그런데 내가 잘 모르겠는 건 네가 과연 행복할까 하는 점이지.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건 참 이기적이로구나.`

`세상엔 작은 염색체 하나를 더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들도 더러 있어.
너는, 넌 말이지, 그저 아빠 하나가 모자라게 태어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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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 샛길 산책자 김서령의 쫄깃한 일상 다정한 안부
김서령 글.그림.사진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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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그녀는 벌써 십 년차 소설가라고 한다. 그녀가 썼다는 책 몇 권 중에는 안타깝게도 내가 골라내어 읽고 싶은 책이 없긴 했지만, 그녀가 무심한 듯 읊조리며 풀어낸 이야기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글의 초반에 소설가 한창훈 님과의 일화가 적혀있어서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몰입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녀의 느낌도 한창훈 님의 그것과 닮아있다 생각되었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없고, 삶의 낙이라고는 포기한 시점에 읽은 그녀의 글들에서 나는 내가 누리지 못했던 즐거움을 가진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신기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간결하지만 뜻이 분명하게 전해지는 글들 속에서 나는 여러 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누군가 나를 앉혀놓고
시 한 편 조근조근 읽어주었으면.
그 무릎에 누우면 이런 통증, 나아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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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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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면 작가가 어딘가로(?) 끌려가면 어떡하나 그런 염려가 되서 내가 다 두근거리고, 왠지 숨어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제목은 제목일 뿐 내용은 제목이 주는 임팩트보다는 안심할 수 있을 정도의 소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집은 사람들은 다소 약한 내용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이 싫기만 하고 뭔가를 바꿀 힘도 없고 바꿀 생각도 없이 철저히 사육당한 제일 아래 계층민이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에선 '행복하게 살 수 없다', 호주로 가서 '살고 싶다',... 까지는 내 모습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살고 싶다'에서 멈춘 사람이었다. 그리고 옮겨 적은 글귀 비슷한 말도 실제로 들은 적이 있다. 대학생 때 계나(여주인공)처럼 호주로 떠날 마음을 먹다가 포기하고 한국에서 아둥바둥거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사촌언니가 그런 말을 했다. 너 5년 전에도 똑같은 소리 하고 있었다고. 그때 떠나라니까 왜 말을 안들었냐고......
  타국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쉽지만은 않은 길고 험난한 과정들이 소설 한 권 안에 짧고 가볍게 (뭔가를 성취한 자의 입장에서) 묘사된 것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나의 나약함을 여실히 들여다보게 한 거울같은 책이어서 그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이런 책이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국'이 '싫은' 부분들을 낱낱이 파헤쳐주길 바랐던 기대감이 좌절된 것은 많이 아쉬웠지만,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좋았다.

 

 

`걔들은 아마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솔직히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는 거지. 걔들이 원하는 건 내가 "와, 무슨 그럴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나."라며 공감해 주는 거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냐.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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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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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린 책들이 잔뜩 쌓여있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 하는 것 같다. 김려령 님의 신작 소설. 「너를 봤어」를 통해 그녀를 알게된 후 난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그녀의 말투는 군더더기가 없다. 매몰차다 싶을 정도로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기도 해서, 아주 참혹한 광경도 너무 간단하게 정리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서늘하게 느껴지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약간 그런 느낌이 난다. 흐음. 그리고 주제는 아주 미래(?)스럽다. 기간제 아내 혹은 남편. 돈으로 사서 유지하고 깔끔하게 헤어지는 결혼 생활. 배우자를 취사선택하며 또 여러번 할 수 있는 결혼. 그리고... 일반적이거나 혹은 그렇지 않다고 여김받는 사랑.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책은 아주 쉽게 읽히지만 가벼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끝맺음에 대한 뭔가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주 약간의 아쉬움만 남아있다.

 

 

"그러니까 아니게 행동하라고. 여자들 조심해야 해. 친절하면 넘보고 싶고, 착하면 건드려보고 싶어져. 그래서 화내면, 이제 나쁜년 되는 거야. 그게 과한 친절의 부작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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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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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전들 속에서 우리가 미처 모를 수 있던 감정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 점이 좋았다. 그의 철학 및 가치관이 배어나면서도 대중의 심리에 부담되지 않을 만큼 적당한 자극이 있던 것도 이 책이 인기있었던 이유에 포함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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