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책임
김신회 지음 / 오티움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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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름도 착각해서, 책도 착각해서 보게 된 책이다. '가벼운 책임'. 이 책에선 '가벼운 책임'을 지는 일로 자신을 돌보는 것과 애완견을 기르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애완견 기르기'가 중요 소재이다 보니 완전히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책 내용에 공감을 해서 옮겨오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렇게 하지 못해서 혹은 하고 싶어서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후자에 해당한다. 반려견을 기르는 일에 대해선 아예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작가가 먼저 겪고 충고해주는 이야기들은 꽤 울림이 있어서 반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심없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도 아주 쉽게 읽힐 만큼 글이 꽤 괜찮았다. 많은 시간과 글들을 버린 후에 완성한 문장들이었을테니 더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내 책 장바구니에 그녀가 지은 다른 에세이도 들어있는 것 같은데, 조만간 챙겨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체념 같은 응원이 흘렀다. 해봐야지 어쩌겠어, 앞으로 나의 가능성을 내가 믿어주는 수밖에 없겠구나.

‘어른‘이라는 말은 얼핏 밖을 향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 안에서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어른이란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 행동하는 존재, 좌절이나 후회 또는 실패도 감당하는 존재, 자신에게 단호하면서도 너그러운 존재. 내 안에서 그게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사회에서의 어른 역시 될 수 없다. 어른이 되려면 일단 나에게 먼저 어른이어야 한다.

책임감이 뭔지 모르는 인간은 자기 삶에도 책임감이 없었다.

나를 책임지며 산다는 건 뭘까.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는 건 하나도 없는데 물어볼 데도,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각자 자기 삶 건사하는 일에 빠듯했기 때문에. 다들 애초부터 그렇게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만 빼고.

변명을 반복하며 살다 보면 변명에 잡아먹힌다. 결국 변명처럼 살게 된다. 스스로 만들어낸 변명이 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온 변명들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우정이나 연애도 고단하게 느껴졌다. ‘인간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이수정 교수의 말이나 요네하라 마리의 책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가 떠오르면서도 누군가 곁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무언가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황은 없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거야. 준비하는 마음이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키워줄 수도 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같은지 따져볼 것. 누군가의 말보다 행동을 믿을 것.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주목할 것.

누군가를 챙기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 진심을 되돌아보는 일이다. 먼저 나에게 진실해져야 상대를 진실하게 대할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나요?"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일단 반문할 것 같다.
"꼭 사랑해야 하나요?"
그리고 딱히 사랑하지 않지만
미워하지도 않는다고 대답할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니까.
...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답건 아름답지 않건,
자신을 사랑하건 사랑하지 않건,
그저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또 어떤가.

나는 내가 미워도 살 것이고, 좋아도 살 것이다.
나에 대해 딱히 이렇다 할 생각이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도,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나를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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