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 쓰레기는 뭐지? - 예측할 수 없는 청소부의 하루하루
다키자와 슈이치 지음, 김경원 옮김 / 현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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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이다. 더욱이 읽기도 너무 쉽고 재밌다. 이런 비슷한 우리나라 책(에세이)을 서점에서 다른 이름으로 본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직업정신은 숭고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존경할 만하다. 특히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는 사람은 더욱 대단하고, 누구나 피하려고 하는 힘들고 어려운, 소위 3D 직종의 일을 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작가는 자신의 본업(코미디)에 대한 열정과 목표, 즐거움이 있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부업으로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쓰레기 청소부 일을 택해서 했다. 더구나 이 책을 낼 때가 6년째라고 한다.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일에 대해서는 늘 어렵다는 마음 뿐이었다. 일은 내게 구하기도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을 해보면서도 아직까지 내게 맞는 일을 찾지 못했다. 일이라는 게 귀천은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도 타인의 시선과 만나는 부분이 있기도 해서 직업을 정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글쓴이가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느끼기만 했던 쓰레기에 대한 중요한 내용들도 다시 깨닫게 되었고 말이다.
 '유퀴즈 온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도 얼마전에 쓰레기 청소부 아저씨가 나왔던 걸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유퀴즈처럼 성심성의껏 그 사람을 표현해주는 좋은 프로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삽화까지도 있어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책이니(코미디언이라서 글도 재치있고 재밌다) 가볍게라고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곧바로 파쇄기를 샀다. 왜냐하면 쓰레기에는 어마어마한 개인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는 생활의 축도라 할 만하다.

자기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은 쓰레기를 내놓는 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니까 내가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도 이상하고, 굳이 그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품은 생각을 어디에 간직해두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그건 틀렸어‘하고 한마디로 단정 지어 말할 수는 없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너무 많이 사지 말기.‘
‘너무 많이 만들지 말기.‘
‘음식을 너무 많이 남기지 말기.‘
앞으로 미래에는 이 말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서른여섯에 쓰레기 수거 일을 시작한 때에 비해 제대로 인사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인간이 되었습니다. 일부러 미소를 짓는 일도 익숙해졌고, 몸도 튼튼해졌습니다. ... 인간으로서 성장했습니다. 성장? 뭐요? 성장이라고요?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서른여섯의 저보다 현재의 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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