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ㅣ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인스타에서 가끔 책을 주제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공간을 마주하게 됐는데, 그럴 때마다 이 책이 많이 보여서 관심을 가지게 됐었다. 그리고 책을 신청한지 2달이 넘어서야 겨우 손에 넣어 읽을 수 있게 된 아주 인기가 많은 책이 바로 이 <불편한 편의점>이다.
최근엔 책을 영 읽지 못했다. 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여유가 부족한 날들이었다. 기록을 보니 2달이 다 되어가도록 한 권도 못 읽어서 사실 이 책도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너무 쉽게 잘 읽혔고, 이야기가 재밌어 나도 몰래 푹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역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책(물건, 영화, 음악, 사건 등 모두 마찬가지)은 이유가 있다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생각해보면 내가 이런 마냥 따스하고 둥근 느낌의 드라마는 크게 선호하지 않는 편인 것 같았다. 그런데도 재밌고 괜찮다고 느낄 정도면 아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스토리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약간 느낌만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았다고 할까.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라....... 마음 속에서 '의미'라는 단어에 방점이 찍힌다. 나도 언젠가는 삶의 '의미'를 깨닫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마음 속에 품을 수 있게 될까. 문득 그런 착잡한 궁금증이 쌓여가는 밤이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 (문학 세계사, 2010)
캐릭터는 결국 과거의 끔찍한 감정적 감정적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가가 그의 앞날이 된다.
상처를 돌아보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 혹은 욕망이 그 사람의 원동력이 되고 캐릭터가 된다.
어떤 글쓰기는 타이핑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오랜 시간 궁리하고 고민해왔다면, 그것에 대해 툭 건드리기만 해도 튀어나올 만큼 튀어나올 만큼 생각의 덩어리를 키웠다면, 이제 할 일은 타자수가 되어 열심히 자판을 누르는게 작가의 남은 본분이다.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면 당신은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부끄럽지만 살기로 했다. ...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