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맨부커상은 큰 실망을 안긴적이 없다. 아 아니다, 이 말을 적고나서 얼마전에 읽은 소설 한 권 때문에 약간 실망을 한 적이 있었다. 적어도 그 소설을 읽기 전까지 이 부커상은 내게 어느 상 보다도 권위있는 상이다. 재미난건 대학 비평 수업 시간에 처음 부커상에 대한 이야기를 교수님에게 듣고 나서부터 만나게 되었는데, 교수님도 꽤 부커상에 대해서 호의적인 평가셨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보니 그 교수님은 지금도 수업을 하시나 모르겠군.
8월초 주문을 하기 전인데 읽을 책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급하게 2권만 주문을했다. 마침 정가제가 풀려서 꽤 저렴하게 나온 덕분에 큰 부담없이 주문을 했다. [울프 홀]이 그 주인공인데 토머스 크롬웰이 주인공이다. 헨리 8세의 심복이었던 그의 인생이야기 라는데, 일단 나쁘지 않을 것 같았고,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을 듯 해서 읽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깊은 고민보다는 - 그런 책은 휴가 시즌에나 가능하다 - 가볍고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적격이다.
그리고보니 계절에 따라 정말 읽는 책도 다르군.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읽을 수 있는 포근하고 두툼한 책이 어울리는 반면에, 여름 - 그것도 요즘 같은 한 습한 - 에는 속도감있고 빠르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적격이지 싶다. 또 진득하게 어디 앉아서 읽기보다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찾아 돌아다니며 책을 주로 읽게 되니 중간에 좀 흐름이 끊겨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아무튼 한 100페이지 정도 어제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데 일단 나쁘지는 않지 싶다. 앞에 있는 인물 설명이나 왕조계로를 전혀 읽지 않았고 그럼에도 전혀 읽는데는 일단 문제가 없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크롬웰이기는 하지만 헨리 8세의 이야기이다 보니, 자꾸 뒤에 엘레자베스여왕이 떠오른다. 음 그리고보니 올림픽 기간이기까지 하니 원. 헨리 8세의 이야기보다는 엘리자베스 여왕 시절의 이야기가 더 재미나고 속도감도 있는듯 싶은데, 소설이나 책으로는 읽은 기억이 없고 영화로만 재미나게 본 듯. 단연 최고는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했던 [엘리자베스]였는데, 역사를 전혀 모르고 봤을 때와 앞뒤 이야기를 좀 알고 보면 훨씬 재미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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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케이트 블란쳇을 정말 좋아해서 - 반지의 제왕에서 너무 멋졌다! - 영화를 본 케이스인데, 아 이런 너무 내가 생각했던 엘리자베스였다. 사실 젊은 시절부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까지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삶을 연기했는데 너무 어울리는 연기였다. 역시 이때부터 케이트 블랏쳇은 여왕역할이 어울렸다랄까. 그리고보니 여왕의 이야기라고 해야하나, 프랑스 문학 시간에 여왕 마고 (사실 그녀는 여왕은 아니었지만. 황후였다랄까) 에 대한 이야기도 공부했는데, 그 영화 주인공은 이자벨 아자니였는데, 이자벨 아자니의 마고는 역사 때문인지 여왕의 위엄은 없었던 듯. 음, 엘리자베스 여왕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면 더 재미나겠다. 역사는 보는 것 보다는 읽는게 더 재미난 법이니.
+ 결론은.. 좀 알려달라는 이야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