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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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동료들과 함께 공정무역커피 노동자협동조합을 꾸리고 있다. 커피업을 내 업으로 삼기 이전에 나는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고 수차례 직장을 옮겼다. 행복하지 않았다. 누군가 행복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걸리는 것이 없는 상태라고 하던데, 늘 뭔가 소화되지 않은 더부룩함을 품고 살았다. 남들도 그러려니(실제로 많은 주변인들이 그렇게 살았으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억지 위안으로 꾸역꾸역 버텼다. 그 당시 직장을 옮길 때마다 나의 중요한 판단 기준은 이것이었다. 출근길 발걸음이 가벼운가? 회사 가는 길이 가뿐한가? 그러다 어느 날, 10여년을 배운 ‘도둑질’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아도 좋은 것인가? 나름 성실한 직장인이자 계속 그 일을 하면서 한 직장에 오래 머문다면 ‘남들 보기에 그럴 듯한’ 자리나 위치에 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내가 없는’ 조직형 인간으로만 살기는 싫었다. 근본적인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확하게는 하기 싫은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좀 더 내 몸을 놀려서 무엇이든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주변에서는 걱정의 소리를 쏟아냈다. 미쳤냐는 말도 들었고 다른 짓 하다가 돌아올 거라는 예측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내가 사는 곳은 ‘남들 보기에 버젓한’ 직업(직장)을 그만두는 건 무모해 보이는 한국 사회였으니까. 모를 바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로서 살아가기로 했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하기 싫은 일을 계속 하는 것은 나를 죽이는 일이었다. 커피(업)를 선택했고 커피 사회적기업 등에도 몸을 담았었지만 좀 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히고 평등한 관계가 있는 직장을 위해 동료들과 노동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온전히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일이었다. 그것은 내가 살아가는 태도이자 자세였다. 이전의 직업과 직장이 남들 시선도 적당히 의식하면서 사회적인 인정(혹은 대접)까지 감안하고 돈(연봉)을 얼마나 받을 것인지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온전히 내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타인의 삶이 아닌 내 삶을 살아가기.

 

나는 그렇게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어떤 정교한 목적이나 이유를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전보다는 행복해졌다. 걸리는 것도 적고 내가 선택하고 자유를 누리며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때까지 오기까지 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15년가량의 세월을 건너야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통해 접한 덴마크 사회에서 살 수 있었다면 나는 그 시간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15년이 마냥 아까운 것은 아니지만, 행복의 시간을 좀 더 누릴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의 일도 하기 싫은 일이 될 수도 있을 텐데, 그때 나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장담할 수가 없다. 한국 사회가 적어도 밥벌이를 해줄 정도의 직장을 찾아 주리라는 믿음이 없다.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에서 다시 직업을 바꿨을 때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 갓 태동한 협동조합이 덴마크의 협동조합처럼 성숙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급여가 많고 안정된 직장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 나는 신의 직장 따위는 없다고 본다. 그 말에는 주체성이 결여돼 있다. 적당히 맞춰주고 많이 받겠다는 태도 같은 것. 그러므로 진짜 필요한 것은 ‘인간의 직장’이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가 보여준 덴마크의 직장이 그러했다.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악을 써야하는 직장이 아닌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직장이기만 해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너도나도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취업 잘 되는 것을 자랑처럼 내건 학과는 늘 문전성시다.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라는 타이틀을 거리낌 없이 내걸고 취업률을 뽐낸다.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돈과 직업적 안정성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은 그만큼 우리의 극심한 사회적 불안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덴마크의 예는 달랐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교과서의 말이 사회에서도 그대로 통용되고 있었다. 학교와 사회가 분리된 한국과 달리 덴마크는 일관적이고 통합적이었다. 평생을 식당 종업원으로 일한 아버지는 열쇠 수리공이 된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한 번도 아들이 판검사나 의사, 교수가 되길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열쇠 수리공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필요하고 의미 있는 직업입니까?”라고 반문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브라보”를 외치고 싶었다.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출세나 돈, 권력(을 가진 직업)을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한국에서 익숙한 부모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나는 한국 사회가 지옥을 자발적으로 임대했다고 생각한다. 그 지옥이 다이내믹하다며 지루한 천국보다 낫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 책에 나온 덴마크는 지옥이 인민들을 얼마나 고달프게 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만든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부러우면 지는 한국 사회. 불평등을 경쟁의 불가피한 결과물이라고 내세우며 사회적 비용을 아낌없이 무는 형태는 한국을 점점 더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든다. 요즘 한국 사회에 수시로 일어나는 ‘묻지 마 OO’는 잘못된 표현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쌓여서 마침내 터진 것이다.

 

덴마크를 표현한 ‘평등사회’는 한국 사회가 가야 할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로 신뢰하고 평등하면 사회적 비용이 적게 든다는 사실을 덴마크는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점점 더 한국 사회가 무서워진다.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물었더니 돈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꿈을 묻는 질문에는 건물을 소유하고 임대업을 하는 건물주가 되고 싶다는 답변이 많았다. 아이들이 건물주를 꿈으로 말하는 사회. 지금 이 사회의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다.


오연호가 만난 덴마크 고등학생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꼭 좋은 집에서 살아야 하나요? 정말 중요한 건 좋은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일이죠. 함께 어울려 일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내가 아는 30, 40대 아저씨들은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지만 아무도 그들을 루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덴마크에서는 좋은 집, 좋은 차, 멋진 이성친구가 꼭 있어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아이 때부터 체득하고 있는 사회라니. 내 가슴에 이런 울림이 번졌다. 아, 이런 사회에 살고 싶다. 삶의 태도와 자세가 한국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돈이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내가 갈 길은 내가 정하는 자유와 자율성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회는 어떤 곳일까. 내가 살아보지 못한 덴마크가 정말 궁금해졌다. ‘불평등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가 주는 안정감도 느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실업자들은 외롭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것은 다른 인민들의 도움이다. 세금을 내기 때문에 ‘걱정 없는 사회’가 됐다는데, 덴마크 인민들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공동체 의식이 숨 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정과 공동체를 강조하지만 이미 없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개인에게 주어진 짐만 무거운 한국 사회의 모습과 대비되고 있었다. 우리는 늘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실은 ‘더 많이 가진’ 삶을 원하고 있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원한 것은 풍요로운 재산이었지, 풍요로운 정신은 아니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통해 나는 힘을 얻었다. 협동조합을 통해 좀 더 나은 삶과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변호사이자 에너지 관련 협동조합의 대표인 에리크 크리스티안센의 예가 그랬다. 사회적 지위가 높고 수입이 많은 변호사가 왜 협동조합에 오랫동안 열정을 쏟아왔냐는 물음에 그의 답은 간단했다.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으니까요.” 아하, 우리는 우리 스스로 고용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했을 뿐인데, 그것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겠구나. 우리가 매일 같이 하는 행위가 나는 물론 우리와 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2년 가까이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나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보다 진짜 협동을 하는 문화, DNA를 이식하는 것이 더 힘든 작업임을 느끼고 있다. 나나 동료들이나 제도권 교육을 통해 협동이나 협력보다 경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성적을 중요시하는 교육(보다는 사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인생학교’를 다니고 있는 셈이다. 이전의 직업보다 훨씬 적은 돈을 벌고 직업적 차별도 받지만 나는 좀 더 행복해졌다. 덴마크의 속담에 가까운 ‘일을 시작할 때 미국 농부는 기계를 먼저 생각하고 덴마크 농부는 협동조합을 먼저 생각한다’는 말이 한국에도 언젠가 익숙한 말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 그것이 내 살아있는 동안에는 오지 않을지라도 나는 협동조합이라는 ‘삶의 태도’를 가능하면 계속 견지하고 싶다. 덴마크는 이미 그것을 역사적으로 증명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덴마크의 행복을 단순히 복지 제도에서만 찾을 수는 없음을 확인한 책이다. 독일도 복지 제도가 잘돼 있는데도 왜 덴마크인들이 더 행복한지에 대해 ‘태도의 문제’라고 덴마크 인민들은 말하고 있다. 덴마크에는 다른 사람이 큰 집을 갖고 있어도 친구가 좋은 대학을 다니고 연봉을 많이 주는 직장을 다녀도 부러워하는 문화가 없다고 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남과 비교해야 사는 삶이 주는 피곤함과 내가 아닌 남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회가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더디게 가도 자신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 전진하는 자전거처럼, 나는 지금 내 선택이 나를 내 삶의 주인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책의 표현대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주체성의 쾌감을 만끽하고 있다.

 

이전에 덴마크, 하면 떠오르던 안데르센(동화)이나 우유에 국한된 세계를 넓혀준 책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이다. 그리고 《인어 공주》가 덴마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았다. 용궁에서 용왕의 딸로 호위호식하며 살 수 있었지만 인어 공주는 자신이 원하는 자유와 삶을 위해 물 바깥을 선택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휘게’하면서 살고 싶은 욕망을 감추지도 숨기지도 않았다. 그 모든 남들의 부러움과 선망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덴마크였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19세기 노르웨이를 잃고 독일에게 남부 땅을 크게 잃고 쪼그라든 나라에서 덴마크 인민이 선택한 주인의 길. 그러니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이 책에 있지 않다. 이 책 밖으로 걸어 나와 뚜벅뚜벅 자신의 발걸음을 걸을 때 길은 만들어진다. 


자, 우리도 함께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자. 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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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 승효상의 건축여행
승효상 지음 / 안그라픽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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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숭 깊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도록 해준다.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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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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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불안이 아이를 망치며 부모의 믿음이 아이를 잘 자라게 할 수 있음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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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문을 열었다. 

문 리버(Moon River), 새벽 5시45분, 맨해튼, 티파니, 커피 한 잔, 데니시 페스트리, 오드리 헵번...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그 유명한 장면이 등장한다. '첫 번째 싱글걸'이 그랬던 것처럼 첫 손님에겐 커피 한 잔과 데니시 페스트리를 건넨다.


그리고 이날의 커피 메뉴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오드리 헵번 때문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오드리 헵번. 문 리버의 달콤한 선율. 그것으로 충분했지만 오드리가 분했던 홀리 골라이틀리. 그 흥미로운 전복적 공기 때문이다. 모던 싱글걸의 탄생, 그리고 여성상에 대한 전복. 홀리는 당대의 공기를 바꾼 장본인이었다.


미국 이야기지만, 물론 한국에선 이것도 한참한참 뒤의 이야기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전에는 나쁜 여자들만 섹스를 즐길 수 있었다."


영화학자 샘 왓슨이 쓴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했던 전언처럼, 1950년대의 미국 사회에서 '혼자 사는 여자'는 배드걸이었다. 말하자면, 싱글걸은 색안경의 대명사였다.


그런데 오드리 헵번의 홀리 골라이틀리, 

이 배드걸을 굿걸로, 더 나아가 '워너비'로 만들었다!

영화감독 빌리 와일더는 "혼자 힘으로 풍만과 육감의 시대를 바꿨다"고 표현했다.


대개의 경우, 시대가 여성상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백은하 기자의 말마따나, 어떤 여성들은 등장만으로 새 시대를 열어젖힌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홀리가 그랬다.


한 마디로 홀리는, 

예기치 않게 자유와 반권위의 60년대를 열어 젖힌 아이콘 중 하나가 됐다. 이전에는 없던, 아니 있었으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억압 당했던 여성(상)을 봉인에서 풀었다.


당연하게도 오드리 헵번이 아니었으면(마릴린 먼로가 캐스팅 0순위였다),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베스파를 전 세계로 퍼뜨린 귀여운 공주로 나온 <로마의 휴일>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헵번을 더 좋아하는 이유다.


커피쟁이로서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가 나온 1961년은 에스프레소 머신의 레전드인 Faema E61이 등장한 해다.


간략하게 Faema E61은, 

지금 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원형이다. 9Bar 정도의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추출이 가능해졌다. 그룹 헤드 형태가 나타났고, 기존 보일러의 결점이 극복된 이중 보일러가 사용됐다. 수직구조였던 머신을 수평형으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도 됐다. 커피사업의 대형화, 프랜차이즈를 가능하게 만든 계기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니, 

1월 20일의 커피는 Faema E61에서 뽑아낸 커피 한 잔과 데니시 페스트리, 그리고 티파니와 함께(음, 티파니는 비싸서 어렵겠군ㅠ).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같이 로맨틱, 성공적, 이면 더욱 좋겠고.


오드리와 함께 티파니에서 커피를. 

모쪼록 이날의 커피를 만들면서 작은 바람이라면, 

훗날 새 시대를 열어젖히는 홀리 같은 여성에게 커피를 건네는 것. 

문 리버를 배경음악으로 커피를 내리는 것. 



아 물론, 

함께 기억해야 할 사람이라면, 트루먼 카포티. 영화의 원작자.


망원역 가까이에 '오드리 헵번' 카페가 생겼다. 

이곳엔 1월 20일 어떤 '특별한' 메뉴가 나올까. 

1993년 이날, 일찌감치 영화계를 떠나 유니세프 대사로서 인권운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아동인권 보호를 위해 헌신했던 오드리는 직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3월 8일까지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오드리 헵번 전시회 ‘뷰티 비욘드 뷰티’에 가는 것도 강추. 특별히 22주기인 오늘,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천원만 기부하면 전시회에 입장할 수 있다. 모금된 금액은 전액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에 기부된다.


지금 이 시대, 

노동 윤리를 생각하게 만드는 <내일을 위한 시간>이 3만을 돌파했다. 

주연인 마리옹 꼬띠아르는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마리옹은 정말 예쁘다. 내게는 포스트 오드리 헵번이다. 

마리옹이 아카데미상을 탄다면, 그녀만을 위한 커피를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잊지 말 것. 용산. 6주기. 

오드리도 용산에게 추모와 애도를 보냈을 것이다. 지금은 하늘에서 함께.

오드리와 함께 용산에서 커피를.


오늘도 그렇게,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쓴다. 

중요한 것은 기억하는 일과 기억하는 방식이다.


나는 그렇게, 당신과 커피 한 잔을 나눈다.  

당신은 내게 홀리 같은 사람이니까. 오드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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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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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실업. 실업의 문제를 푸는 또 다른 상상이다. 일리치는 임노동에 포박된 인질 신세를 벗어나서 품위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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