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Rock Will Never Die. 

록을 말할 때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문구다. 천재하드록기타리스트 마이클 쉥커(Michael Schenker) 주축으로 결성된 마이클쉥커그룹(MSG)의 대표곡 중 하나인 'Rock Will Never Die'는 1986년 그룹 부활의 1집 음반 제목이기도 했다. 록을 한다는 사람치고, 록을 들어본 사람치고, 이 문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라고. 로커들의 전매특허 발언이기도 하니까. 로커들을 툭~하고 건드려 보라. 이 말이 대번에 튀어나올 것이다. 


<청춘밴드>의 주인공 록밴드 '블루 스프링(BLUE SPRING)' 연습실에도 이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다. 그들이 무엇을 추구하는 그룹인지 단박에 보여주는 기표다. <청춘밴드>는 그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뮤지컬(을 표방하는 연극)인데, 결국 청춘의 이야기다. 포스터에 적힌 카피 'Rock은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다'가 이것을 대변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청춘밴드>, 이야기는 심심하고 지나치게 전형적인데다, 전반적인 연기와 연주, 연출은 여물지 않았다. 잠깐씩 반짝이는 순간이 있긴 하나, 그것이 모든 결점을 덮을 만큼 강력하지도 않다. 그들의 작업실이라고 보여지는 무대는, 록밴드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 작용해서인지 모르겠으나, 밴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보다 뭔가 반듯하게 만들어져 그들이 말하는 '록 스피릿'과 동떨어진 인상이다. 무대라는 공간을 통해 블루 스프링의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드라마투르기(극적 구성)는 정말 심각했다. 록밴드가 거대 기획사와 싸우는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갈등을 빚다가 결국 이를 이겨내고 다시 록을 부른다는 줄거리인데, 이렇게 대거 줄여서 말해도 모든 이야기가 그려질 정도다. 뭐 그만큼 이해가 쉬운 이야기 구조를 택하기 위함이었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모든 것이 너무 쉽게 쉽게만 봉합되고 넘어가니, 성의가 부족하다는 인상만 받았다. 


기획사 대표가 이간질한 멤버들의 갈등은 우스울 정도로 쉽게 풀리고, 이야기 전개는 그저 일사천리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라는 트라우마를 품은 록밴 리더이자 보컬 최강인은 그 아픔과 슬픔을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연기력이 부족했다고 해야할지, 어설펐다고 해야할지, 연기보다는 음악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내세운 것 같았다. 다른 멤버라고 다르진 않은데, 약방의 감초격인 설사준 외에는 전반적으로 캐릭터 모두가 연기력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관객을 캐릭터 자체에 몰입시키지도 못했고, 그들 각자도 캐릭터와 동화되지 못하는 인상이었다. 특히, 3000만원짜리 바이올린을 부수고 밴드에 합류했다는 드러머 박태림의 특유의 하이톤 발성은 귀에 거슬렸고, 연기는 과했다. 



<청춘밴드>는 음악(연주)할 때만 그나마 즐겁고 흥겨운 기운이 퍼질 뿐, 그것도 잠시다, 전반적으로 함량 미달의 뮤지컬이다. 당연히 록밴드라고 전형성만을 띨 필요는 없겠다. 흔히 록밴드라고 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모습이거나 진흙속의 진주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밋밋한 캐릭터로 구성된 밋밋한 이야기로 청춘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무성의해 뵌다. 좀 더 농축된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를 만들면 좋겠다. 듣기에는 리뉴얼하여 시즌4라는데, 어떻게 이렇게 밋밋하게 리뉴얼했을까, 의문스럽다.


록과 청춘을 결부하려는 움직임은 상투적이면서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록에 대한, 청춘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와 사유로 이야기트루기를 해야하지 않겠나. 단순히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록페나 콘서트를 가면 된다. 뮤지컬에서 관객이 원하는 바는 그것들과 다르다. 알면서도 이렇게 만들었다면, 너무 무성의한 것이고. Rock은 윌 네버 다이하겠지만, <청춘밴드>가 시즌을 계속 이어나가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이면 곤란하겠다. <청춘밴드> Will Die, Soon이 될 테니. 아쉬운 관람이었다. 


(사진출처 : 청춘밴드 공식홈페이지 http://www.oorachacha.com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케이퍼 무비(Caper Movie). 

<도둑들>(의 장르)을 설명하는 가장 흔한 단어인데, 제목에 걸맞게 하나 같이 훔치는데 바쁘다. 강탈하고 절도하는 범죄를 향한 치밀한 준비와 실행과정의 묘사가 그렇다. 날고 기는 한국과 중국의 '전문가' 10명을 모이게 하기 위해 <도둑들>이 카드로 내세운 것은 으마으마한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이다. 2천만 달러. 군침이 돈다. 침이 고인다. 꿀꺽. 저 정도면 케이퍼, 할 만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태양의 눈물'은 맥거핀이로다. 

프로들께서 눈에 쌍심지는 물론 레이저까지 쏘면서 뎀비는 이 다이아몬드. 홍콩의 카지노에 고이 모신 이 다이아몬드의 '자리이동(?)'을 위한 위험천만한 모험담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거 순전히, 연애 영화다. 그러니까, 멜로물이야! 다이아몬드, 훔치고 독차지하려고 안간힘 쓰는 것 같지? 근데, 정작 그들 각자가 훔치고 싶은 건, 마음이었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꺄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로다. ㅠ.ㅠ

 


사랑은 마음을 훔쳐야 한다. 

한때, 90년대의 실없는 혹은 닭살표 우스개 소리. 

남자가 여자에게 묻는다. "당신, 도둑이죠?"  

여자, 갑자기 놀라서 되묻는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왜요?"

남자, 회심의 미소를 띄우며. "내 마음을 훔쳐갔잖아요. (흐흐흐)" 

뻑뻑. 대패로 닭살을 깎아내야 했다. 그럼에도, 이 대화의 핵심은 세상에 더 없을 진실. 사랑은, 그래, 마음을 훔침으로써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것 쉽지 않다. 

아마 세상에서 제일 어려울 거다. 기가 막힌 재주를 가진,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절도의 프로께서도 마음을 훔치는 것만큼은 손사래를 칠 것이다. 이건 당최 용의주도한 계산이나 치밀한 계획과 실행도 통하지 않는다. 예측 불허다. 내 마음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하는 마당에 남의 마음을? 에구구, 섣부른 도둑질이 화만 부른다. 


물론 흥미진진하다. 

태양의 눈물을 향한 동상이몽의 한중 전문가들이 펼치는 전문성은 기가 막히다. 그런데, 그것들 하나하나가 어떻게든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훔쳐보겠다는 의지에 속한다. 즉, 부분집합이라는 거다. 잠파노(김수현)는 '미친년' 예니콜(전지현)을 향해 줄곧 순정이다. 마음을 훔치고 싶어 안달이다. 안 그런척 해도 숨길 수가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잠파노의 모든 것은 예니콜에 속한다. 극중 그의 마지막 외침이 마침내 그녀의 마음을 훔쳤을지도 모르겠다. "복희야 사랑한다."  


"당신 잘못이 아니야, 내가 꿈을 잘못 샀어." 

첸(임달화)를 향한 씹던껌(김해숙)의 마지막 고백인데, 진짜 잘못 샀다는 뜻이 아니라, 반대의 것으로 들린다. 10년 만에 벅찬 오르가슴을 선사한 첸을 향한 씹던껌의 찬란한 고백. 두 사람, 서로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티파니(태양의 눈물 소유자)를 잠깐 이용할 뿐이다. 그들, 진짜 훔치고 싶었던 것을 훔쳤다! 안타까운 결말이긴 해도.


삼각구도 역시 마찬가지. 

마카오박, 뽀빠이, 그리고 '으~~마으마한 쌍년'(예니콜의 표현) 팹시. 뽀빠이는 팹시의 마음을 빼앗고 싶었고, 마초상남자("여자는 치마는 짧고 머리는 길어야 해") 마카오박은 안 그런 척, 오해의 늪에 빠진 팹시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 배신 당했다는 생각에 마카오박에 대해 빠득빠득 이를 가는 팹시지만, 그녀의 마음 한 구석엔 마카오박의 진짜 마음을 알고 싶은 것이다. 이 엇갈린 마음의 행보와 훔치고 싶은 사람의 마음. 뽀빠이가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치는 것도 '질투' 때문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훔쳐간 수컷에 대한 수컷의 질투. 극중 앤드류(오달수)는 그런 상대가 없어 안타까울 뿐.ㅋㅋ    


그러니까, 케이퍼 무비가 맞다.  

무언가를 훔치는 것을 묘사한 영화 장르가 케이퍼 무비라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맥거핀을 써가며 용쓰는 <도둑들>은 케이퍼 무비가 맞다. '도둑들'이라는 제목 앞에 '(사랑하는 마음의 훔치고 싶은)'이라는 말이 생략돼 있는 거지. 주도면밀한 연애의 기술과 방법이 담긴 <도둑들>은 그래서 또한 로맨틱한 멜로물이기도 하다. 내 눈엔 그 도둑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질)하고 싶어서 태양의 눈물을 이용한 거다. 


아무렴, 사랑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야. 좆도 아니야.~ 

<도둑들>의 멋진 교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료에 의하면) 세종은 '성군'이라는 호칭에 가장 부합한 임금이다. 진짜 그만한 성군이 없단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의 대가, 김별아 작가는 그랬다. 소설을 쓰기 전, 철저하게 역사를 공부하고 파악하는 그의 작가의식을 감안하면, 그 말은 100%일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는 조선조 처음으로 '대왕'이라는 직함을 세종에게 부여했을까. 그 뒤 정조대왕이 있지만, 글쎄, 잘은 모르지만, 정조에게 대왕은 좀 어색하다.


그런데, 그의 즉위는 좀 놀라운 데가 있다.

다른 게 아니라, 그는 장자(맏아들)가 아니다. 그것도 셋째 아들.

장자에 대한 절대적인 우선권이 부여된 시대, 그는 왕에 즉위했다.

물론 나는 자세한 이유와 배경을 잘 모른다.

양녕과 효녕의 실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충녕에 대한 아비(태종)의 신뢰와 왕의로서의 자질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그는 왕위에 올라서 성군이 되고 대왕이 됐으니까, 그건 아비의 정확한 판단이었다.


헌데, 왕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왜냐!

태종도 다섯째 아들이라는 '핸디캡'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의 두 번째 왕 정조도 둘째 아들, 세 번째 왕 태종도 다섯째임을 감안하면,

태종으로선 장자에 당연히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왕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그리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충녕은 간택됐다.


아마 아비는 갈등했을 것이다.

정당성이냐, 왕권의 안정이냐. (물론 그것은 연결돼 있기도 하다.)

충녕이 왕권 안정에 적합한 인물이자, 성군으로서의 자질을 발견한 아비의 선택은 옳았다.


그런데, 궁금했던 건, 충녕 본인은 왕위에 오를 생각이 있었을까?

공부가 가장 쉬웠고, 형들과 달리 놀 줄도 모르고, 잘은 모르지만, 범생 분위기가 자욱하게 풍겼을 그에게 그런 야망이 있었을까?

찌질한 것은 아니어도, 그는 딱 FM 스타일이었을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 육두문자를 지껄이는 세종은 완벽하게 허구다!)

충녕은 야망 없는 날라리를 꿈꾸는 내 기준에서는 슈퍼울트라 비재미.

친구할 생각은커녕, 신하였어도 그를 임금으로 모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왜? 간단하다. 재미 없을 것 같아서!

그의 뇌구조를 뒤적이면 한 83.27%는 '백성의 고단함'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다.

본투비 킹.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그런 궁금함에서 출발한다.

이제야 영화 이야기에 본격 들어가는 셈인데, 장규성 감독은 충녕을 찌질한 샌님으로 설정한다. 아비에 의해 세자로 책봉된 뒤에도 후덜덜. 형들한테도 미안하고,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언감생심, 왕이 다 뭐다냐! 야망도 없고, 성장에 대한 욕심도 없으며, 그렇다고 책 외에는 삶을 즐길만한 건덕지도 없어 보인다.


영화는 '왕자의 거지'의 모티브를 차용, 심약한 충녕이 어떻게 세종이라는 성군으로 거듭나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결정적 계기!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만듦새, 영 아니올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야 만다.

 

심약한 샌님, 충녕이 어떻게 임금이 되고자 하며 성군이 되는지,

그 역사적 상상력의 소재, 얼마나 구미가 당기는가! 

허나, 소재로만 끝난다. 아쉽다.

연출력이 가장 큰 문제로 보여지는데,

충녕과 우연히 뒤바뀐 노비 덕칠의 왕 행세는 어설프다.

충녕이 백성들이 고단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세자 행세를 한다고 모질게 맞고, 고난을 당하는데, 대역죄인이라는 어명까지 내려온 마당인데, 너무 쉽게 빠져나간다. 세자임을 증명할 방법도 충분히 있을 터인데, 덕칠은 궁궐에서 너무 무기력하고, 충녕의 민생탐방(?)은 작위적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살짝 아깝다.

변희봉, 백윤식, 김수로, 임원희 등 연기력 좋은 배우들의 연기가 어딘가 끌려다니는 느낌이다. 극에 완벽하게 묻어있지 않다.  

 

그리고 연기 잘'했'던 젊은 배우, 주지훈의 복귀작. 그는 덕칠일 때보다 충녕일 때 더 빛난다. 확실히 그 간지, 제 아무리 분장을 하고 열연한다손, 노비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연기가 완벽하다거나 충분하다는 뜻, 아니다.

배우 주지훈, 충분히 몸이 풀리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재밌다. 주지훈의 캐스팅.

마약사건으로 불가피하게 군대에 가야했던 주지훈의 처지.

그리고 '벌써?'라는 논란이 따르고 있지만, 그는 어쨌든 복귀했다. 

그것, 극중 충녕의 탈피와 묘하게 맞물린다.

샌님 나부랭이였던 충녕의 깨달음 그리고 성군의 탄생. 


이 캐스팅, 충분히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주지훈 역시 마찬가지일 듯하다.


영화의 만듦새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내렸지만,

이 영화에 왜 별 세 개를 줬냐고?

물론 이유, 있다!

만듦새만 놓고 보면, 꽝이요, 두 개로도 충분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만듦새에 대해 툴툴거리면서도,

나는 진정성 같은 걸 느꼈다.

어떻게든 잘 만들고 싶은 필사의 노력 같은 게 내 마음에 닿았다.


나는 감독과 배우들 모두 아무런 관련도 호감도 없다.

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 주지훈이 다시 배우로서 뿌리를 내리는 정도?

(그가 군대 가기 직전, 내가 매니저로 있던 카페에 화보를 찍으러 왔던 어설픈 '인연' 정도는 있다.ㅋ 눈앞에서 주지훈을 보면서, 감탄했다. 저 길쭉길쭉한 간지, 깎아지른 외모. 남자가 봐도, 주지훈, 아름다웠다!)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다는 열망을 감지했고, (어느 영환들 그게 없으랴마는!)

뭔가 지금의 정치적 세태와 맞물려 좋은 지도자를 갈망하는 어설픈 정치의식까지 느꼈다.

그러니까, 별 하나는 그 잘 만들고 싶은 그 마음. 그 마음에 대한 화답이다.


일부러 영화를 권하지는 않겠지만,

이 장면만큼은 찡하였다. 


백윤식이 분한 황희 정승, 야인으로 살면서 일갈한다! 임금의 도리에 대해.

충녕임을 알아차리진 못한 채. (근데, 황희가 충녕을 못 알아보는 것, 아무리 영화적 장치라지만, 이해가 안 돼!ㅠ.ㅠ)


"백성의 고단함을 돌보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이더냐?"


충녕이 세종으로 탈피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 한 마디!

충녕이 180도 변신하는 것이 감성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어설픔에도,

영화를 관통하는 이 호통(?)은 찡하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세상에서 멸종한, 더 이상 우리에게 없을 지도자(최고통치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나는 결론을 짓는다. 국민성군은 더 이상 없다.

안철수? 개뿔! 그는 그저 온건한 보수이자, 포악한 자본주의에 살짝 균열을 가게 하고 싶은 체제 지킴이다. 그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참 아쉬울 뿐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많은 사람들, 안철수를 삶의 태도와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것에 대한 신물, 단순한 트렌드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우습게도 단언하건대, 혁명이 없는 한, 세상은 바뀔 수 없다!

성군을 향한 열망도, 결국 내 삶의 미세한 부분에서도 바꾸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말만 번지르르하다. 안타깝게도 그것, 생명력이 없다.

삶의 최소주의와 일상의 정치의 최소주의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뭐,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만, 내가 씨부렁한 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라.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결코 심각한 영화가 아니로소이다~ㅎㅎ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의 장규성 감독은 너무 오랜만에 영화를 만든 것 같다.

 

참,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다. 마지막 풍경.
노비 덕칠과 양반집 규수 수연(이하늬)가 가정을 이뤄 애들 순풍순풍 낳고 산다.
노비와 양반의 결합. 당대로선 이뤄질 수 없는 커플일텐데, 감독의 어떤 의도가 담긴 장면이리라.
물론 수연은 몰락한 양반가문의 영애인데, 계급을 넘어선 사랑과 결혼, 그것은 늘 감동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1주

1. 김기덕 감독이 긴 침묵을 깨고 발표한 영화 <아리랑> 관심이 많은데요. 인터뷰를 모두 거절하고 있다면서요? 

 

1년에 영화 1~2편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이던 김기덕 감독이 지난 2008년 <비몽>이후 긴 침묵의 시간을 보냈는데요. <아리랑>으로 다시 작품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 작품은 11일 개막하는 제64회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는데요.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 칸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07년 <숨>이후 4년만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작품을 내놓으면 영화 홍보 등을 위해 인터뷰에 나서기 마련인데요, 특히 김기덕 감독은,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인물인데도, 칸영화제 기간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례적인 경우죠.

이런 인터뷰 사절은 영화 내용에 대한 오해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이는 긴 침묵의 시간에 있었던 일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에 김기덕 감독은 연출보다 제작자로 나서, 그의 조감독 출신의 감독들이 연출한 <영화는 영화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아름답다> 등이 개봉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영화다>가 흥행에 크게 성공했지만, 배급사가 부도나면서 수익금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했고요, 이에 김기덕 감독도 큰 상처를 받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또 그의 연출부 출신 감독과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가 헤어지는 등 불운이 계속돼 한동안 말 못하는 공황 상태에 있기도 했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뚫고 제작된 영화 <아리랑>에 관심이 집중되는 한편으로 영화계가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 어떤 영환가요?

영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탠데요, 일단 김기덕 감독의 영화세계와 한국영화계와의 긴장 관계를 직접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라는 정도만 알려졌습니다.  

일부 감독이나 배급사, 투자사 등이 자신들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을까봐, 혹은 폭탄 발언이 나올까봐 긴장하고 있다고 하고요. 김기덕 필름의 한 관계자는 “김기덕 감독의, 김기덕 감독에, 김기덕 감독을 위한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특정인을 비하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내에 상영된다면 칸영화제에 공개하면서 오해를 받을 여지가 있는 부분은 빼고 개봉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리랑>은 칸영화제에서 13일 처음 공개됩니다.

2.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네요?

전세계가 깜짝 놀란 소식이었죠. 지난 1일 오사마 빈 라덴이 최후를 맞았는데요, 할리우드가 발 빠르게 이를 다룬 영화들을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우선, 빈 라덴의 사망 전부터 이미 기획되고 있던 작품인데요, 이라크 전쟁을 다룬 <허트 로커>로 2010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빈 라덴을 다룬 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

제목은 <킬 빈 라덴>으로, 미군에 의해 극비리에 진행된 빈 라덴 체포 작전이 실패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었다고 알려졌는데요, 빈 라덴이 최후를 맞이함에 따라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영화내용과 예산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기습한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실 팀6’를 다룬 영화도 기획중인데요, 빈 라덴 사망 6일전 발간된 미군 특수부대원의 수기가 원작이입니다. 이 책은 빈 라덴 사망과 함께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했다고 하고요, 영화화까지 기획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3. 개봉 6주차를 맞은 영화 <내 이름은 칸>, 흥행 몰이가 심상치 않네요. 롱런할 조짐이 보인다면서요?

인도영화의 재발견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오는데요, <내 이름은 칸>이 잔잔하게 흥행몰이를 하면서 오래 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영화라는 편견 등으로 소규모 개봉했던 이 영화는 극장 대비 높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자랑하며 장기흥행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발달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인도사람인 칸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과정을 그렸는데요. 개봉 당시 13개관에서 시작해 박스오피스 10위로 시작한 이 영화는 극장 수도 차츰 늘었고, 2주차 7위, 3주차 3위 등 순위가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개봉 6주차를 맞은 <내 이름은 칸>은 전국적으로 4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했고요. 뭣보다 국내 관객들에게 인도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볼 영화로도 손색이 없어서, 5월 중에도 상영을 이어가면서 관객들과 계속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4.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5월 풍성한 영화개봉 소식으로 마무리 할까요?

비수기를 넘어선 5월, 다양한 영화들이 풍성한 잔치상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우선,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들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슈퍼히어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토르:천둥의 신>을 비롯해서 <소스 코드>가 선을 보였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던컨 존스라는 이름을 기억할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에 독특한 상상력을 가미한 SF영화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와 감독의 프러포즈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예감독입니다. 이번주 예매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트와일라잇>으로 소녀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로버트 패틴슨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리즈 위더스푼이 함께 열연한 <워터 포 엘리펀트>도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1930년대 호황을 이뤘던 서커스단의 화려한 삶과 사랑을 그렸고요.

이어 전편을 통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영화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후속편들이 5월 중 속속 스크린에 등장하는데요,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가 19일 개봉을 하고요, 사랑받는 팬더곰이죠, <쿵푸팬더2>는 26일 개봉합니다.

국내 영화로는 이번주 두 편의 기대작이 함께 선을 보였는데요, 830만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의 신작 <써니>가 개봉했습니다. 학창시절 어디든 있었죠. 7공주. 그 칠공주 ‘써니’가 25년 만에 모여 펼치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와 현대를 오가는 설정도 나이 든 영화관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 같고요, 이번 주 예매율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중훈씨가 여섯 번째로 형사로 출연하고 이선균씨와 호흡을 맞춘 <체포왕>도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실적 경쟁에 내몰린 경찰들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렸고요, 예매율에선 3~4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독특한 감성의 로맨스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도 있는데요, 작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사랑을 카피하다>와 뮤지션을 꿈꾸는 남자와 청각장애를 가진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풀어낸 <리슨 투 유어 하트>가 있고요.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영화들도 선을 보였습니다. 1990년4월 우주로 떠난 인류 최초의 우주망원경 허블이 담아낸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을 3D로 담은 아이맥스 영화입니다. 제목이 <허블>이고요, 안철수 교수가 내레이션을 맡았습니다.

어린이들을 겨냥한 3편의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 <썬더일레븐 극장판 : 최강군단 오우거의 습격>과 함께 사람 얼굴을 하고 말까지 하는 기관차로 영원한 아이들의 친구죠, <극장판 토마스와 친구들3>가 개봉을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4주

1.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28일 개막됐는데요. 벌써 12회째를 맞았어요?

네.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죠. 부산국제영화제가 작년 가을 15회를 맞았는데,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에 12회째를 맞았습니다. 사실 이만한 역사를 갖고 롱런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전주영화제는 부산영화제에 이어 자리매김을 잘 한 셈이죠. 참고로, 대한민국의 대표 3대 영화제가 있는데요, 부산과 전주가 그 중 2개라면 나머지 하나는 어딜까요? 매년 여름 부천에서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그것입니다.

어쨌든 대한민국 대표 3대 영화제의 하나가 된 전주영화제가, 말씀하신대로 28일 개막식을 갖고 다음주까지 전주 시네마천국으로 바뀌었습니다. 개막식에서는 김상경, 김규리씨의 진행으로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한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영화제의 시작을 빛냈습니다. 영화제는 5월6일까지 9일에 걸쳐 진행이 될 예정이고요, 총 38개국 190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전주영화제는 다양한 영화적 실험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올해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다양한 영화 제작 방식을 탐색하는 ‘폰 필름 페스티벌’이 열리고요. 참신한 영화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전주 프로젝트 마켓’도 선보입니다. 또 전주영화제의 대표 선수 중 하나로 두터운 영화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불면의 밤,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질 지프 페스케이드의 야외공연 등 풍성한 공연도 영화제 기간에 함께 합니다.

주말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예고돼 있는데요, 전주로 영화여행 가셔서 비를 맞지 않을 수 있는 극장에서 다양한 세계를 만나고 오는 것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2.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예산과 상영작 규모면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은 국내 2위의 영화젠데요, 올해는 자유, 독립, 소통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에 덩치를 키우기보다 ‘세계 대안·독립영화의 메카’라는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기로 했는데요.

우선 상영작 규모가 작년보다 줄었습니다. 이는 다소 특이한 현상인데요, 대개의 영화제는 작년보다 규모를 키우는 것이 관행이거든요. 작년에 209편을 상영했던 전주영화제는 올해 190편(장편 131편, 단편 59편)으로 상영편수가 9% 줄었습니다.

대신 다른 반대급부가 있겠죠. 예년에 비해 더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출품됐습니다. 작품 다양성 측면이 강화된 거죠. 아울러 질 높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프리미어 작품은 증가했고요.
뭣보다 올해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전 부문에 걸쳐 다큐멘터리와 한국영화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전체 상영작은 줄었지만 다큐멘터리는 편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작품의 스펙트럼도 넓어졌습니다. 특히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지우는 작품들도 많아졌습니다. 한국영화는 국제경쟁 부문에 1편, 한국경쟁 부문에 10편을 비롯해 쇼케이스에 7편, 애니페스트 4편, 로컬 시네마 5편, 영화보다 낯선 부문에 3편이 출품됐습니다. 

전주영화제는 작년에 국내 영화제 가운데 최초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지프(JIFF)’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올해는 세계 영화제 최초로 스마트패드 전용 인터랙티브 매거진 ‘지프 온(JIFF On)'을 발간했습니다. 다양한 영화제 정보들을 데일리 형식으로 만나실 수 있고요. 아이패드(애플) 전용 앱으로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3. 개막작은 어떤 영화였나요?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나라인 이란의 모습을 담은 영화가 개막작으로 상영됐습니다. <씨민과 나데르, 별거>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별거에 돌입한 이란의 중산층 부부가 겪게 되는 이야긴데요, 이란 사회의 현주소를 잘 다룬 수작입니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인 황금곰상과 남녀주연상을 탔는데요, 이야기의 밀도나 배우들의 연기 등이 잘 조화돼 영화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윤리적 문제들을 설득력 있게 엮어내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참고로, 제목의 씨민과 나데르는 영화의 두 주인공 이름이고요, 두 사람의 별거가 영화에서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올 여름, 국내에 개봉이 잡혀 있습니다. 혹시 이번 기회에 보지 못하신다면 올 여름까지 기다리시면 될 것 같네요.

4. 어떤 영화들을 주목해 보면 좋을까요?

우선 전주영화제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자 핵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삼인삼색’.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세 명의 감독이 단편을 내놓는 이 섹션에는 올해 세계적 명장인 장 마리 스트라우브, 클레어 드니,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이 참여했습니다. 세 명의 감독이 엮은 디지털 단편을 주목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세계영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감독들의 특별전에는 올해 4명의 감독을 만날 수 있는데요.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각광받는 영화의 나라로 떠오른 필리핀의 독립영화 대부 키들랏 타히믹, <디지털 삼인삼색>에도 참여한 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게린, 멕시코의 신성 니콜라스 페레다, 그리고 한국의 이명세 감독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편영화 제작 지원 프로젝트 ‘숏!숏!숏!’에 선정된 <똥파리> 양익준 감독의 <미성년>과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부지영 감독의 <산정호수의 맛>은 <애정만세>라는 타이틀로 묶여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됩니다. 

올해 전주영화제의 강세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보면, 한국장편경쟁 부문에 출품된 <보라>, <동굴 밖으로>, <사랑할 수 없는 시간>도 주목을 받고 있고요,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을 통찰한 다큐멘터리로 올해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수상작인 <인사이드 잡>도 볼 만한 작품입니다. 베르너 헤어초크의 다큐로 3D 상영되는 <잊혀진 꿈의 동굴>,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의 흥망성쇠를 그린 <잊혀진 공간> 등도 있습니다.

이 밖에 급진주의적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이 1973년 테러의 길로 들어서 1994년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기까지의 삶을, 5시간30분이라는 러닝타임에 담은 <카를로스>, 스페인 영화 <네가 원한다면>, 일본 유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내일의 죠>, 홍콩의 두기봉, 위가휘가 공동 감독한 <단신남녀> 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관객들을 잠 못 이루게 할 ‘불면의 밤’ 섹션에 상영될 다양한 영화들도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봄밤의 정취를 새벽까지 품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5. 특별한 프로그램,,, 한국영화 특별전도 상당히 준비가 많이 돼 있는 것 같더라구요?
 

한국영화 감독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이번 전주에서 선을 보이는데요, 쇼케이스 부문과 한국 영화감독 특별전이 마련돼 있습니다.

쇼케이스 부문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 지원한, 얼마 전 개봉을 했던 영화죠.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비롯해서 역시 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디지털 복원된 <만다라>가 상영됩니다. 또 작년에 개봉했던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여자>,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 김현석 감독의 <시라노:연애 조작단>이 스크린에 오릅니다. 야외 상영무대에서는 최근작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그대를 사랑합니다>이 상영되고요.

올해 한국 영화감독 특별전의 주인공은 한국영화계의 최고 스타일리스트인 이명세 감독인데요, 1988년에 만들어진 데뷔작 <개그맨>을 비롯해 전작 8편과 두 편의 메이킹 영화 <조선 느와르:이명세 ‘형사’ 만들기>와 <M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상영됩니다.

6. 전주국제영화제,,, 어떤 별들이 출동할지도 궁금합니다?

영화제, 하면 역시 스타들을 빼놓을 수 없죠. 전주도 스타들의 행렬에 매혹될 듯싶은데요, 우선 개막식에서 많은 스타들이 레드 카펫을 밟았습니다. 사회를 맡은 김상경, 김규리씨를 시작으로 전주영화제 홍보대사인 정일우, 김소은씨가 모습을 비쳤고요.

강수연, 조재현, 이연희, 정찬, 손은서, 홍수아, 이채영, 김혜나씨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스타들이 전주를 찾았고요. 한국 영화감독 특별전을 위해 영화제를 찾은 이명세 감독도 자신의 영화 <M>에 출연한 배우 이연희씨와 나란히 등장해 플래시 세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명세 감독 특별전에는 이명세 감독이 모든 영화의 ‘관객들과의 대화’에 참석하고요, 각 영화의 배우도 함께 자리하게 됩니다. <지독한 사랑>의 강수연씨, <형사: Duelist>의 하지원씨, <M>의 이연희씨 등이 등장하게 되고요.

'한국 영화 쇼케이스' 섹션을 통해서는 임권택 감독, 홍상수 감독, 류승완 감독이 관객과 만나고요, 조용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죠,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인 이순재, 윤소정씨도 관객을 만날 계획입니다.

7. 폐막작은 어떤 작품이 선정돼 있나요?

대개의 영화제는 폐막작을 미리 정하고 상영을 합니다만,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특별한 시도를 합니다. 폐막작을 미리 정하지 않고, 한국 장편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상영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장편경쟁 부문에는 총 81편의 작품이 출품돼 10편이 최종 선정됐는데요. 국내외의 저명한 영화인 3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수상작이 결정됩니다. 최우수작품상(JJ-St★r 상)은 부상으로 1000만 원의 상금이 받고,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한편 폐막식은 5월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고요, 사회자로는 배우 박재정, 김혜나씨가 선정됐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