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시사
민병수 지음 / 태학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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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문서이니 만치 한문을 전공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한국문학통사가 한국문학의 대계를 꿰는 책이라면 이 책은 한시의 대계를 꿰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 나라 한시의 발전 방향과 그 시대 양상을 알 수 있다. 물론 전문 서적이기 때문에 교양으로 읽을 순 없으리라. 당시풍으로의 변이와 송시풍으로의 변이, 여항문학과 조선시 선언 등의 굵직한 이야기들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한문학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문학통사와 함께 꼭 읽어야 할 필독서임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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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찰 - 선비의 마음을 읽다
심경호 지음 / 한얼미디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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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찰이라 하니깐 뭔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멀리 하게 될테지만, 그렇다고 이 책을 멀리하면 그대는 진정한 독서인이 아니리라.

간찰이란 '편지'를 말함이니, 편지를 통해 과거 선비들의 인식과 생활상을 여실히 알 수 있다.

과거엔 우체국이 없었다. 당연히 하인이 직접 그 편지를 전하러 여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불편을 마다하면서까지 편지를 전하고 받았던 까닭은 무엇인가?

그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으리라.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을 풀고자 하는 소산이니 말이다. 그래서 과거의 문장들은 진심이 담겨 있으며 사무치는 정이 듬뿍 담겨 있다. 그렇게 먼 길을 달려온 종이 전해준 편지를 받아본 선비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건 편지에 적힌 내용 이상의 짜릿한 기쁨의 감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편지에 담긴 내용은 대수롭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짧은 한시 한 구만을 적어보낸 선비의 일화는 식상해진지 오래이다. 그 편지에 담긴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단순히 구름에 가리어 달빛을 볼 수 없다는 표현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편지를 통해 나를 그리워하는 친구의 정을 떠올렸으니 과거의 선비들은 풍류만큼이나 친구를 생각하는 남다른 정이 있었던 듯 하다.

이 책엔 그러한 편지에 관한 사연들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과거로 묻혀버린 이야기들을 편지를 통해 끄집어 내고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그 당시의 이야기가 지금도 가슴에 사무치는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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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백 가지 이야기 - 갑골문 금문학의 대가 사라카와 선생의 한자 이야기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심경호 옮김 / 황소자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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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어진 책을 번역한 것에 불과하기에 처음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일본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난해한 문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읽자, 처음의 난해한 문구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좋은 책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한자 급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한문 교육과를 나와 한문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한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 한자의 구성 요소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설문해자'를 통해 한자를 읽힌 경험이 있는 사람은 더더욱 읽어야 한다.

설문해자가 최고의 한자 소개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현실이지만, 설문해자가 지어질 당시엔 과거의 참고할만한 전적이 적었다. 그 땐 갑골문이나 금문이 나오기 전이었으므로 해석 방식이 억지에 가까운 것들 또한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엔 갑골문이나 금문 연구를 통해 자형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제사 행위를 중시했다는 데에 착안하여 그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어서 한자를 통해 과거 사회의 면모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지금 까지 알고 있던 파자를 통한 한자의 학습이 얼마나 그릇된 한자의 인식을 만드는 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한자에 숨겨진 과거의 사회상과, 한자의 역할, 그리고 그 의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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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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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의 글은 한결 같다. 그가 과거 전적들을 보면서 그냥 읽는데 만족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의미에 집착하고 그 의미를 찾아내 책으로 엮어 내기 까지 하다.

이 책에 굳이 '지식경영법'이란 대명제를 붙였지만, 이 책이 쓰여진 이유는 단순한데 있었다.

바로 정약용이 유배되어 있던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저서를 남길 수 있었나 이다. 그 물음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면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지금 우린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내 주변에는 온갖 정보들이 물 밀듯 쏟아지고 있고 쉽게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화 시대의 맹점은 어떤 정보가 내게 유용한가 하는 점이다. 아무리 정보가 많다해도 내가 그걸 가공할 능력이 되어 있지 않으면, 선별할 능력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기 때문이다.

정보를 올바르게 선별해 내고 그걸 가공해 내기 위해서는 나의 주견이 확실해야 한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려 하는지, 또 어떤 정보들을 필요로 하는지 말이다.

이렇듯이 다산 선생님이 살던 그 시대에도 청과의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온갖 서적들이 난립하여 들어오던 시기였다. 하지만 다산 선생은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만을 선별하여 짜임새에 맞게 엮었으며, 우리만의 자료집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탄생한 자료들이 흠흠신서나, 경세유표 같은 대저서들이다.

이 책에선 자기의 주견을 확실히 세운 다음에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엮을까 고심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또한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여 작업을 해야만 그 작업이 수월하게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 주변 지식인들과 끊임없이 토론하여 지식을 바로잡아야만 한다고 알려주고 있다.

바야흐로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며 지식 시대이다. 18세기 다산도 그랬지만 우리 또한 지금 넘쳐나는 정보 속에 백미를 가려내고 나에게 맞게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 능력은 어떻게 배양 되는가? 해답은 이 책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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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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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에 가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쭉 한번 돌아보고 나오는 게 전부였던 나인데 이 책을 보고 나선 하나 하나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다. 아니 민화쪽에 관심을 두고 한 그림만 꼼꼼히 분석하듯 보고서 나오게 되었다. 역시 아는 게 힘이라고 모르고 보던 때는 단순한 씨름판을 그려놓은 것이구나 하던 것이, 이젠 그 안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 나름대로 분석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변화가 있게 되었을까?

  이 책은 우리 그림을 어떻게 볼 것인지? 그 안에 어떠한 생각들이 담겨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여러 군데서 강의한 내용들을 그대로 책으로 엮었기 때문에 강의를 듣듯이 편안한 마음에 읽을 수 있다. 여러 민화들을 하나 하나 되집어가며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들과 그림을 보는 방법, 어떠한 배치로 구성되어 있는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역시 전문가는 이래서 다르구나, 우린 지금까지 눈 뜬 맹인에 불과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하는 책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 그림을 제대로 보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랐다. 불행하게도 학교에선 서양 그림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이었으며 그림을 감상하는 법보다 감상 포인트 등을 외우는 데 급급했으니 말이다. 그런 교육의 폐해로 우리 그림을 보는 안목을 기르지 못했으며 그림을 보더라도 단순한 감상평 '참 잘 그린 그림이었다'을 달기에 분주했다. 그건 우리 교육의 맹점인 셈이다.

  우리 그림을 보면서도 가로쓰기에 익숙해진 우리는 가로 쓰기의 책을 보듯 좌측 윗면부터 우측 아래로 사선을 그리며 그림을 본다. 그러니 그림의 주제는 쏙 빠지고 그림은 밋밋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재미도 없고 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언지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선 그러한 점이 얼마나 잘못된 감상법인지 알게 되었다.

  과거엔 우리가 세로 쓰기를 했었다. 그림 또한 세로 쓰기의 형태로 그려졌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보는 방법과는 반대로 우측 위면에서 좌측 아랫면으로 대각선을 그으며 봐야 한다.

  이 책에는 이런 기본적인 감상법에서부터 그 그림의 구조 등을 하나 하나 세밀히 알려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그림을 볼 때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 라고 말로만 되뇌이지만 정작 그렇게 살지 못하는 우리들이다. 우리 그림에 있어서도 과거에 그려졌던 그림이기에 소중한가보다 생각할 뿐 그 그림을 제대로 볼 줄 모른다. 이렇다고 봐서 어떻게 우리 나라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우리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 줄 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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