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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백 가지 이야기 - 갑골문 금문학의 대가 사라카와 선생의 한자 이야기
시라카와 시즈카 지음, 심경호 옮김 / 황소자리 / 2005년 5월
평점 :
일본에서 지어진 책을 번역한 것에 불과하기에 처음엔 별로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일본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난해한 문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읽자, 처음의 난해한 문구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좋은 책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은 한자 급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한문 교육과를 나와 한문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한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 한자의 구성 요소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설문해자'를 통해 한자를 읽힌 경험이 있는 사람은 더더욱 읽어야 한다.
설문해자가 최고의 한자 소개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현실이지만, 설문해자가 지어질 당시엔 과거의 참고할만한 전적이 적었다. 그 땐 갑골문이나 금문이 나오기 전이었으므로 해석 방식이 억지에 가까운 것들 또한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엔 갑골문이나 금문 연구를 통해 자형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제사 행위를 중시했다는 데에 착안하여 그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어서 한자를 통해 과거 사회의 면모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지금 까지 알고 있던 파자를 통한 한자의 학습이 얼마나 그릇된 한자의 인식을 만드는 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한자에 숨겨진 과거의 사회상과, 한자의 역할, 그리고 그 의미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