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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트 니어링의 희망
스코트 니어링 지음, 김라합 옮김 / 보리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스콧니어링, 이라 하면 근본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 자연과 함께 살았으며 철저하고 무정부주의자로 살았다는 것. 단지 그것만 알고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그런 의식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하지만 역시 대충 아는 것과 막상 그의 글을 보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단순한 근본주의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자서전 답게 초반엔 니어링의 삶에 영향을 준 사람들이 서술되어 있다. 그의 어머니와 그의 할아버지가, 그리고 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와 사상적으로 영향을 준 톨스토이까지. 그 후엔 그의 삶이 전개된다. 젊은 시절엔 교육을 통해 어떻게 분배의 문제를 다뤄야하는지 전하려 했음을, 사상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에 의해 철저히 배신 당한 후 전쟁의 여러 역학관계를 알려주는 단계, 후에 새벽의 여명을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을 품는 단계까지 하나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그의 책을 읽으며, 단순한 자연에 대한 긍정과 근본주의자의 관점만을 보게 될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의 관점은 확고했다. 그가 왜 근본주의자가 되어야 했는지, 왜 타협을 하며 세상에서 호위호식하며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사회주의적 관점을 버리지 못했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그는 양심적인 지식인이었으며 그와 더불어 몸으로 실천하며 세상을 껴안을 수 있는 학자였던 셈이다.
그가 바라본 교육관이 나의 뇌리에 강한 충격을 줬다. 나도 이 나라의 교육자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교육은 국가의 시녀다'라는 그의 멘트와 '교사는 최일선에 서야 한다'라는 멘트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촘스키의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을 읽으며' 교육이 어떻게 국가에 대하여 충성을 하는지, 학생들을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만드는지를 보아왔던 터라, 그의 문제 제기는 그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것이다. 정답은 아직 내릴 수 없다. 내가 일선에 서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 교육현장에 서서 이 문제를 직면하게 되는 날, 다시 이 책을 읽으려 생각한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내가 왜 이 자리에 서서 아이들을 대하는지 새롭게 생각하며 정립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다.
스콧 니어링, 나와는 요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왠지 모르게 그의 자서전을 읽고난 지금 그의 사상은 나의 사상이 된 것처럼 친근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