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서 치울까 말까 하고 있는데 전화가 때르릉이다..
받아보나 마나 근무서는 신랑 심심해서 전화했겠지..하며 목소리 짜~~~~~~~~~악
깔며
"여보세용~~! "
하는데..불쑥 저쪽에서
"언니 점심 드셨어요??언니네 김장 김치 없죠??"
"응..없어....."
"그럼 김치통 언니가 맘 내키는 대로 큰것 가지고 올래요?/"
한다..
"그래?/그런데 김장 김치를 어디서 났는데??"
"울 시어머니가 잔뜩 보내셨어요.."
오~에~~~~~~~~~!
할까 말까 미루고 있던 설겆이를 후다닥 해 버리고 대충 얼굴 다시 매만지고 한걸음에 달려 갔다.
양심은 있어서 한 두쪽담을 만한 통하나랑 아이스크림 잔뜩 사들고..
오..이런.
나 먼저 준 다음에 남은 걸 자기네 김치 통에 담겠다고 아직 손도 안 대고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 먼저 자기네것 챙기고 난 한두쪽만 주면 되지.."
"아니야..앤디도 좋아하고 언니도 김장김치 좋아하니까 언니가 많이 가져가.."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간 통을 보더니 비웃는다..
"이게 뭐야???이 작은 것에 뭘 넣겠다고.."
그러면서 자기네 큰 김치통에 하나가득 넣어준다..
"난 정말 그렇게 못해..
누가 뭘 보내줘도 내것 먼저 다 챙긴 다음 쬐끔 나눠주지..
이렇게 좋아한다고 먼저 내밀고 채워준 다음 내것 챙기진 못한다.."
미안해하며 웃었더니...
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라도 언니가 좋아하는것 줄수있어 너무 좋단다..
난 참 이웃을 잘 만난다..고마운 이웃이다..
이곳 원주로 사년전에 이사와서 첨 사귄 고마운 이웃이다..
농담도 잘하고 사람을 편하게 하는 멋진 끼가 있는 그런 이웃이다..
이 묵은김치 때문에 사라진 입맛이 확~!살아나서 저녁밥을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아직까지도 배가 부르다..그 넉넉함에 더 배 부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