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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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복을 꿈꾸고, 그것을 알고 있지만 가질수는 없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불행...` p,128
누구나 꿈을 꾸고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탈출구를 찾아 나서는건 두려움과 흔들림으로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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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이의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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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따라 온 가족이 동시에 나가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서 모두 함께 병원에 가게 되었다.

 병원으로 가는 차안에서 아들이 아내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가 병원에 가시는데 왜 엄마까지 가요?"

"엄마가 아빠 보호자니까. 당연히 가야지!"

그 순간 섬광이 스치듯 내 마음을 붙드는 한 단어가 '보호자' 라는 말이었다. '나에게도 보호자가 있구나.' 평소에 마치 소녀처럼 모든 것들을 부탁해오고 남편이 없으면 세상을 못살 것처럼 행동해왔던 아내가 내 보호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처방해준 준 링거를 맞는 동안 아내와 가족들을 생각하며 '보호자,보호자, 보호자.' 라는 말을 되뇌었다. 나 호자만이 우리가족 모두의 보호자인 줄만 알았는데 나에게도 보호자가 있구나. 행복했다. 침상에 누워 링거를 맞으면서도 마음이 든든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우리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보호자였다. 서로의 생각을 보호했고 서로의 꿈이 이뤄질 때까지 서로를 지원해줬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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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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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머지않아 증손자 볼 나이에도 지치거나 상처받아 잠못이루는 밤이면 이불속에서 몸을 태아처럼 작고 불쌍하게 오그리고 엄마, 엄마 나 좀 어떻게 해달라고 서럽고도 서럽게 엄마를 찾아 훌쩍인다면 누가 믿을까. -193쪽

엄마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내 시름에 겨워 엄마, 엄마를 부르면 끝도 없이 옛날 생각이 나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면서 마음이 훈훈하게 젖어오면 오그렸던 몸이 펴진다. 이 얼마나 사랑받은 몸인데.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겐 젖줄이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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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1-03-01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위안이 되는 글귀였다.
나만 아직도 나이를 먹고 애들이 이렇게 커도 엄마가 아직도 내게 필요하다고
우기면서 밤이면 남몰래 이불속에서 천국에 있을 엄마를 부르곤 했었는데..
할머니가 된 이분도 그러셨다니..

아,딸들은 다 이런것일까?

몇일전 난 한참을 내 설움에 내 필요에 의해 엄마를 찾다 잠이 들었는데
천국에서 엄마가 생전의 그 생생한 목소리로
"아가, 잘 지내냐아~!" 하시면서 전화를 걸어오셨었다.
어머나..꿈속에서라도 내 엄마가 아직 살아계셨구나..좋아서 엄마랑 얘기도 못해보고
그저 좋아서, 감격해서 울고만 있다가 잠에서 깨어나곤 얼마나 아쉽던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노릇은 말도 못하게 힘들고
엄마의 사랑은 한없이 그립다.
 
무탄트 메시지 - 그 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말로 모간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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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타에게 그 노래의 뜻을 물었다.
오타가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지금 당신의 발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두 발에게 얼마나 고마워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 함께 모인 우리들 모두가 당신의 발에 얼마나 감사해 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에게 어서 빨리 나아서 튼튼해지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지금 당신의 발에 난 성처를 치료하는 특별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상처 속의 고름을 뽑아내는 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당신의 발이 아주 강하고 튼튼해지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상상하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끈거리고 쑤시고 쓰리리던 성처들이 정말로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차츰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노인의 무릎에 발을 올려 놓고 앉아 있으니 오늘 경험한 모든 일이 꿈처럼 여겨졌다. 어는 것 하나 현실 같지가 않았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게 된 걸까? 어디서부터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을까?-40쪽

"지혜롭게 결정하거라. 왜냐하면 넌 언제나 네가 원하는 것만을 얻게 될 테니까."-45쪽

지금 마시는 이 차에는 나 같은 초보자가 첫날의 도보 여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내가 걸어서 사막을 통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72쪽

어떤 날 밤에는 전부 발을 가운데로 모으고 둥글게 누워서 잔 적도 있었다. 그렇게 하면 모자라는 가죽을 충분히 덮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체온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보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래에 길다란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빨갛게 달궈진 숯을 깐 다음 모래를 살짝 덮었다. 그리고 그 위에 누워 가죽을 반은 깔고 반은 덮었다. 한 구덩이에 두 사람씩 들어가서 잤다. 그런 식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고 발을 한가운데 모은 채로 잠이 들었다.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머리 위에 펼쳐진 드넓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일이 생각난다. 아름답고,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사랑넘치는 사랆들의 실체가 내 곁에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두명씩 들어가 누운 구덩이 사이마다 작은 모닥불으을 피워 놓고 데이지 꽃처럼 원을 그리고 누워 있는 이 영혼들이 갑자기 나를 가슴 벅차게 만들었다. -89쪽

만일 우주 어느 곳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일까?
이들은 지금 서로 발가락만 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영혼이 매순간 일류 전체의 영혼과 맞닿아 있음을 나는 차츰 알게 되었다. 나는 왜 그들이 그토록 진지하게 나를 돌연변이 무탄트로 여겼는지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여기기 시작했다.-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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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2박 3일 나남산문선 39
고혜정 지음 / 나남출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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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디젊은 것이 팍 삭어버린 거 같다. 자존심 강한 것이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혼자 힘든 거 삭히느라고 골병 들었고만, 불쌍한 내 새끼.
힘들면 엄마한테 올 일이지.
어렵고 힘들때 젤로 생각나는 사람은 엄만데.
막막허고, 속상헐 때 찾어 갈 곳은 엄마뿐인데.
엄마가 해결은 못 해줘도 속 시원허게 얘기는 들어줄 텐데.
엄마가 도와주지는 못해도 내 새끼 속상헌 마음은 누구보다도 알아줄텐데.
엄마한테는 다 괜찮은 것이다.
엄마는 새끼가 입만 딸싹히도 새끼 맘 안다.
왜냐믄 내 속으로 낳은 내 새낀게.
근디, 어째 자식들은 그걸 모르고 딴 데서 헤매고 속 끓이는가 모르겄네.-55쪽

인생은 꼭 인류대 나온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거 아니야. 자랄 때 어떤 재목으로 크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 어떤 스승에게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느냐,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 어떤 분위기에서 생활하느냐, 그런거... 뿌리와 기둥을 잘 키워야 좋은 열매를 맺지, 당장 꽃만 예쁘게 잘 피우고 열매를 못 맺는 교육이 되면 안되지.-115쪽

그러나 절대 돌아갈수 없는 것이 과거.
그때 나는 진짜 소중한 것은 모른채 모두가 쫓고 있는 행복의 조건만을 덩달아 쫓았던 거 같다.
한번 뿐인 인생을 나는 최고의 선택만 하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의 고달픈 인생으로 올 수밖에 없었으리라.
홈이 파인 대로 물이 흐르듯이.
뭐든 최고가 좋은 줄 알았다. 그래서 기를 쓰고 최고만을 선택했다.
그것이 행복이고 성공인줄 알았다.
일류대 입학, 대기업 입사, 최고의 남편감, 최연소 부장 승진. 다들 나를 성공한 인생으로 부러워하겠지.
난 이렇게 외롭고, 잘근잘근 무너져 가는데.
사람마다 행복의 가치는 다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가치는 최고 지향주의가 낳는 것이 아니었다.-117쪽

결혼헌 여자가 속상헐 때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서러운 일인지 내가 알기에 엄마는 여그서 이렇게 상처입고 갈데없어 찾어올 우리 딸을 기다린 것이여.


(중략)

한번이든 두번이든 세번이든..힘들고 속상헐때 엄마가 있는 친정 와서 풀고 가라고 한 번이 될지 두번이 될지 열번이 될지 모르는 그날을 대비해서 엄마는 여그서 기다리고 있는 거여.
여자가 가고 싶어도 갈 친정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서러운 일인지 엄마가 알기에 우리 딸한테만큼은 그런 설움 안 주고 싶어서 그리서 여그서 우리 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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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8-1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겐 꿈만 같은 일이네요

치유 2009-08-12 01:21   좋아요 0 | URL
전 마지막 밑줄저게 얼마나 가슴에 와닿던지요..친정이란게 그런거지..그런거야..하면서 저런 친정엄마한테 솔직히 저도 맘놓고 못가요..
그게 가슴아프게 속이 상하다가 아..이 이기적인 딸..하며 미안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