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끔..울고 싶을땐 어디가서 울어야 하는가.. 

오늘같은 날은 정말 속내 다 드러내버리고 실컷 울어버리고 싶다. 

우리 아들 같은 아이는 세상에 없을거다. 

아침에 여섯시에 밥차려서 아이를 깨우니 깨우기 시작하고 삼십분만에 일어난다. 

밥 한숟가락을 김치랑 불고기에 잘 먹기에 케이크 한조각도 꺼내 줘보니 그것도 먹었다. 

아침에 뭐든 잘 먹고 가면  엄마로서 그냥 이것도 저것도 더 먹이고 싶다. 쓸데없는 모정이다.  


양치질을 오분이상 한다..이가 다 닳을듯..가끔 이녀석 양치하는것 보면 겁난다. 

넘 오랫동안 문지르고 있으니.. 

머리는 오분만에 감는다. 

볼일을 시작하더니..삼십분이 지나도 안 나온다. 

스쿨 버스 놓치겠다..좋은 말로 했다. 

일곱시 오분이 지나는걸 보니 슬슬 내가 초초해진다. 

오늘도 스쿨버스 놓칠 것 같은 뻔한 예감. 

일주일에 한번은 기본으로 자가용으로 모셔다 드려야 하는 이 아들램은 오늘도 

 스쿨버스 타야하는  시간이 지나건 말건 천하태평이다. 

난 독하게 맘먹고 오늘은  절대로 데려다 줄 생각이 없는데도 말이다. 

일곱시 이십분이 되니 속에서 폭발해버렸다. 

너 또~!!! 아...너 알아서 버스타고 가..알았지??? 

엄마가 큰소리치거나 말거나..당연히 데려다 줄거라고 생각을 하는지 느릿 느릿 로션 바르고  

그  양말이 그 양말이건만  고르고 골라 신고  .. 시간아..가거라..난 천천히 가련다다..

이미 스쿨 버스는 지나가버린 시간이니 택시라도 알아서 타고 가겠지란 생각을  하고 보냈는데.. 

이십분쯤 지나니 전화가 왔다. 

스쿨 버스 타는 곳인데 엄마가 태워다 주란다.. 

뭐야?????????? 

왜 거기가 있는건대??? 

아...이 한심함이라;;;; 

전화기에 대고 소리 꽥 지르며 너 알아서 해..하곤 끊어버렸다. 

이만큼 엄마가 화를 내고 독하게 했으면 진짜로 알아서 걸어가든 티머니로 택시를 타든  

학교에 얼른 갔어야 하는것 아닌가?? 

이십분쯤 있으니 벨이 딩동거린다.. 

울 아들인거다.. 

엄마 데려다 주.... 

아..이런... 너 아직도 안 갔었어????

오천원짜리 한장 얼른 지갑에서 꺼내주며 택시타라고 하니 다시 나간다. (사실은 너 학교가지 말아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았다..이 녀석 그 말이 나왔으면 가방 거실에 던지고 정말로 안 갈것이 뻔하기에..차마 그말은 못하고 꿀꺽 삼켜야만 했다.)

울 아들은 그렇게 비상금 챙겨다니라고 말해도 비상금 가지고 다닐지도 모르고.. 

자기네 학교스쿨 버스 놓치면 어디서 몇번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바부탱이 아들이다.........다 내가 잘못 가르친 탓이건만 울 아들이 이렇게 바부탱이인지  

다시한번 똑똑하게 알아버렸다..슬픈 현실이여라....  


부모노릇을 제대로 못한 탓.. 그저 늦으면 데려다 주고..그러려니..했으면서  

오늘은 모의고사까지 보는 날인데 왜 이제야 내가 깨닫고 독하게 키우려고 맘을 먹냐고 .. 

나도 문제다.. 

아무리 봐도 난 엄마 노릇하기엔 너무나 모자란듯하다. 울 엄마 생각난다.. 

울엄마는 정말 어떻게 우리키울땐 큰 소리 한번 안내시고 우리들을 키워내셨는지.. 

다시한번 울 엄마가 존경스럽다...

오늘같은 날 내가 속이 터져 죽어버리기 전에 어디가서 실컷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마땅하게 갈곳이 없어 슬프고, 울곳도 없으니..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언제쯤 이 천하태평 아들로 부터 해방이 되려나.. 

너 공부하지 말고 일찍 군대나 갈래?? 저녁에 타협을 해 봐야겠다.  

 

아...조금 전까지만 해도 속이 터져 버릴것 같아  

바다로 가든, 산으로가든 어디로든 떠나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또 하루는 시작되었으니 나도 살아야지..현명하고 똑똑한 부모노릇 하고 싶지만 늘 소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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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하는 내 딸.
    from 배꽃이 꿈꾸며 머무는 곳. 2010-09-28 17:42 
    바르게 잘 커가고 있는 내 딸.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어하던 딸아이를 내가 꼬드겨서 이곳에 눌러 앉히곤 가끔 딸아이를 볼때마다 미안한 생각이 스멀 스멀 올라오곤 했었다.  그런데 이학기 강의가 시작되곤 얼마 안되어 아이는 내게 안심할수 있는 한마디를 해 주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강의가 시작되는 학기가 되니 서로 자기의 진로나 지금 현재 자기가 택한 학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학
 
 
소나무집 2010-09-16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병상련이옵니다.ㅜㅜ+

paviana 2010-09-16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시내버스타고 학교를 다녔는데, 울 아들놈은 마을버스타고 전철역까지 가면 다행일겁니다.
저희 집은 6학년이라 8시40분까지 등교인데 7시40분부터 깨워서 겨우 8시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20분 뭉개고 밥 10분동안 먹고 이도 안 닦고 옷 입고 35분에 겨우 나갑니다. 아주 매일 속이 터지지요. ㅠ ㅠ 말해 무엇하겠어요.에효

2010-09-16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6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9-1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써주시니 마음에 확 와닿는군요.
그저 열심히 들어드리고 같이 공감해드리는 것 밖에...
저는 섣불리 우리가 참자, 기다려주자, 이렇게 말씀 못드리겠더라고요. 그게 옳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요. 다만, 제가 배꽃님이었다면 아마 흥분을 참지 못하고 혼자 열폭했음에 틀림없을겁니다. 그나마 침착하게 잘 대응하고 계시네요.

꿈꾸는섬 2010-09-1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크면 다 알아서 하는줄 알았는데...그게 아닌거로군요. 아, 덩달아 우울해지고 있어요.ㅜㅜ 우리 아이들은 어째 이리 엄마 속을 태울까요? 에고......

하늘바람 2010-09-17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에고
답답하셨겠어요
성격이 느긋한가봐요
원래 느긋한 성격이면 앞으로 하는 일도 그런 일을 찾아야 할 것같네요

해리포터7 2010-09-17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우리집아들은 거기다가 덤벙대기까지 하는뎅...
어쩌나요.아침엔 남푠이 출근길에 데려다주다보니 교통카드 깜빡하고 간거 예삽니다. 신발신을때마다 저와 남푠 같이 외칩니다. 시계!교통카드!핸드폰!준비물!ㅎㅎㅎ
그애 방은요. 낮에 문을 닫아놔야되요. 보면 속이 부글부글...책상위에 바닥에 모든것이 다 나와있거든요.거기서 어떻게 물건을 찾는 것인지....

pjy 2010-09-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학교 졸업하고 딱 한정거장 떨어져있는 중학교에 걸어가면서 길 잊어버려서 생쑈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ㅋㅋㅋㅋㅋ 우리 엄마도 복장이 터졌었지요~

씩씩하니 2010-09-2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ㅋㅋㅋ
한참 지난 글인대 읽으면서 스팀 팍팍 올라오셨을(제가 잘쓰는 표현!) 님 생각에..웃음이 나네요~
느긋함은 어쩔 수 없나봐요..
울 남편은 엄청 급한 성격인대 행동이 느려요...암튼 이해는 좀 안되지만,,정말 그래요..
속 터져요~
아이한테는 속이라도 지르죠...으이구....ㅋㅋㅋ
어쩔 수 없긴한대 그래도 직장 다니며 밥먹이는 잘 하고 있으니..아드님 걱정도 많이 하지마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