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들과 사는 나.
아들의 느긋함과는 다르게 늦으면 후다닥 속도 낼줄도 알고 빠르면 여유 부릴줄도 알며 바르게 잘 커가고 있는 내 딸.
공부를 눈에 확 띄게 잘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꿈이 있어 서울로 대학을 가고 싶어하던 딸아이를 내가 꼬드겨서 이곳에 눌러 앉히곤 가끔 딸아이를 볼때마다 미안한 생각이 스멀 스멀 올라오곤 했었다.
그런데 이학기 강의가 시작되곤 얼마 안되어 아이는 내게 안심할수 있는 한마디를 해 주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강의가 시작되는 학기가 되니 서로 자기의 진로나 지금 현재 자기가 택한 학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좋아서 원해서 과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성적순으로 과를 택해 학교에 온게 대부분이기도 하지만 또 자기가 원해서 택했던 학과이며 과목이라 할지라도 해보니 생각했던 그런 기대는 없고 그저 어쩔수 없이 하고 있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더란다. 우리 대학입시현실이야 뻔히 알고는 있었지만.. 씁쓸하고 슬픈 현실이다.
"어쩜 그래? 한 강의실에 적어도 오십명 이상은 들을텐데.."
이러고 있는데 아이의 입에서
"엄마..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했어..난 내가 좋아하는 학과에다 내가 좋아하는 과목들을 들으며 항상 또 뭘 배우게 될지 기대되고 좋아서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생각했지..."
하는게 아닌가... 일학기때도 듣고 싶어하는 과목들을 들으며 좋아라 하더니 이학기에 들어와서도 열과목 모두 잘 선택했다며 즐겁게 시작을 하고 있다.
아...눈물나게 고마운 내딸이다..
엄마라고 이름붙여진 난, 이러면서 또 아이를 키우는 기쁨과 함께 이 나라 교육현실이 안타까워 눈물 찔끔흘리는 힘없는 엄마이자 학부모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 아들램은 그날 아침 이후 일찍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장실에서의 시간을 조금 줄이고 늦지 않게 나가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대문을 열고 나가는 아이 뒷통수를 보며 안스럽기도 하지만 큭큭 웃음이 나오는 것은 그래도 어쩔수 없는 내아들램이고 그 아들램의 어미라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