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모르게 입에 힘들다는 말이 붙었나 보다.
마로도 툭하면 힘들다 소리를 하며 드러눕는다.
안 좋은 본을 보이는 거 같아 그저 미안할 뿐이다.
그런데 아주 기특한 면도 생겼다.
내가 지쳐 누워 있으면 어느새 다가워 앉으라고 성화다.
마지못해 앉으면 안마를 해준다고 등도 토닥토닥, 어깨랑 팔이랑 다리까지 조물조물.
눈물겹게 감동적이고, 시원하다는 착각까지 든다.
지난번에는 한 술 더 떠 설겆이를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내가 비누칠을 해서 건네주면 물로 헹구는데, 제법 야무지다.
심지어 설겆이 끝낸 뒤에는 행주질하는 모양까지 그럴싸하다.
비록 싱크대 앞은 온통 물바다가 되었지만 그럼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