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가기 전에 해치워야 하는 일들이 많아 계속 새벽까지 야근했습니다. ㅠ.ㅠ
그 바람에 치카님의 핸드폰 번호만 간신히 확인하고 8-10일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왜 이리 자리를 비우냐고 걱정 남겨준 지인들,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꾸벅. ^^
자유시간을 만들기 위한 몸부림으로 일찍 비행기를 탄 덕에 제주도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저까지 포함하여 4명의 일행은 해방감에 들떴고, 렌트카를 인수받은 뒤,
어디든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가자며 정처없이(?) 길을 떠났죠.
처음엔 무척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사공이 많다 보니 차는 계속 공항 주변을 맴돌며 해안도로타는 것에 실패하고,
기어이 물항식당에서 자리물회를 먹어야겠다고 고집하는 일행까지 있어 슬슬 짜증이 나려고 하더군요.
게다가 제주도민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길을 물을면 너무나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제주도민이건만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거의 없더군요. ㅠ.ㅠ
결국 10시가 넘어서야 간신히 물항식당에 앉아 아침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일행은 모두 자리물회를 시켰지만,
전 뼈있는 회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제철도 아니고, 그렇다고 혼자 백반먹기도 부담스러워,
한치물회를 시켰더랬습니다.
그런데 웬 일?
왜 이리 뼈가 씹히냐, 자리 맛있는 줄 모르겠다, 비린내가 난다 등등 일행의 아우성은 이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자리물회를 좋아해서 그 메뉴를 고집한 게 아니라 TV에서 본 적이 있어 찾았던 겁니다.
더 이상 일행들과 있어봤자 자유시간을 활용 못 하겠다 싶어 바로 치카님께 전화했습니다.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무사히 치카님을 만나 차도 마시고, 점심도 먹으며 수다를 떨었습니다.
서재인들이 좋은 점은 처음 만나도 서로 그간 사연을 다 아는 데다가,
책 이야기, 서재 이야기로 다다다다 이야기가 끊길 새가 없다는 것입니다.
ㅎㅎㅎ 더 좋은 건... 치카님께 잔뜩 선물을 받았다는 것.
감귤 초콜릿 -> 부스에서 나눠먹었습니다. ^^
편선지 노트 2권 -> 편지지로 만들어진 공책이라니 정말 신기하더군요.
마론 인형 -> 치카님은 낡았다 낡았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참 말짱한 인형이에요. 나중에 사진 올릴께요.
오후엔 컨퍼런스에, 저녁엔 워크샵으로 내도록 시달렸지만,
치카님과 즐거이 떠든 시간이 있어 꿋꿋이 참았답니다.
안타까운 건 이 날은 사진이 없네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처음 만난 사이에 사진기 들이대기가 쑥스럽기도 하고,
제주사진 찍을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구요.
그 다음날부터 찍은 사진은 시간나는대로 올릴께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