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딸아이에게 미술의 재능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외삼촌과 외숙모의 영향으로 그림 그리는 건 참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뭐 그렇다고 나서서 유난떠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뜬금없이 지구의 날 그림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조른다.
처음 있는 일이길래 허락하고 보호자 자격으로 따라간 뒤 마로는 혼자 그림 그리라고 놔두고
난 혼자 아이스커피 마시며 책 보는 아주 흐뭇한 시간을 가졌다.
같은 반 친구 엄마가 찍어준 사진.
처음엔 꽤 열심히 그리는 거 같더니 갈수록 빨리 제출하는 게 목적이 됐고,
후다닥 끝낸 뒤에는 그린에너지 체험관이며 곤충전시관 등을 둘러보고 놀았다.
우리가 노는 사이 제출마감시간이 다가오자
애들보다 엄마며 미술학원 선생님이 더 열심히 그리고 있더라는...
비록 잘 그리진 못했지만 (자전거 밑그림만 빼면) 혼자 해낸 마로가 뿌듯했다.
자전거를 타고 그린에너지 공장을 세우면 지구가 꽃피울 거란다.
이만하면 상은 못 탔지만 꽤 깜찍한 구상 아닌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