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학식 당일.
남들은 아이 사진 찍는다고 행사를 방해하는 수준으로 난리굿인데,
난 판촉나온 학원선생님들 붙잡고 방학 때 종일반 운영하는 곳을 수소문하느라 혼을 뺐다.
교실에 들어가서도 이미 친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듯한 엄마집단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명함까지 뿌려가며 한 명이라도 더 전화번호와 주소를 따기 위해 안간힘 쓰고.
옆지기는 내 꼴 보고 영업 하러 나왔냐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럼 당신이 미리미리 방학대책 마련하라고 쫑알거렸더니
아무 소리 안 하고 슬그머니 해람이와 노는 시늉. ㅠㅠ
2.
수업 첫날 받아온 담임 선생님의 편지.
4년차 선생님이신데 첫해는 교과를 하시고 2,3년차에는 6학년 담임을 하셨단다.
1학년 담임이 처음이라 선생님도 많이 긴장하신 듯 느껴진다.
벌써 3번이나 핸드폰 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무척 상냥하시어 일단 안심이 된다만
같은 반 모모 엄마들은 경력 짧은 처녀선생이라고 걱정들 하신다. 괜찮겠지?
3.
수업 이튿날 받아온 가정통신문.
학교 운영위원, 급식 모니터요원, 녹색 어머니회 중 적어도 하나를 신청하라는 무언의 압력.
헉.
4.
지난 금요일 학사일정은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5월의 경우 1일부터 5일까지 단기봄방학(2일에 휴가써야함)인데다가
9일 체육대회, 15일 스승의 날 단축수업, 28일 공개수업 부모님 참관일까지 몰려 있다.
9월은 한 술 더 뜬다.
12일부터 17일까지 단기 가을방학이라 12일, 16일, 17일 사흘이나 휴가를 써야 하고,
24일은 학부모 연수라서 또 휴가를 써야 한다.
맞벌이 부부를 철저히 무시한 학사일정에 기가 막힐 뿐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건의사항을 올릴까 미친 척하고 아예 운영위원에 출마할까 고민중.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즉시 맞벌이 부부는
Two Job을 뛰는 것과 진배없다며 각오하라던 선배님 말씀이 사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