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드님의 타이밍 페이퍼를 보고.
벌써 언제적인가 싶은 모 행사를 무사히 끝마치고 생전 처음 포상휴가라는 것을 받았더랬다.
산사춘님 식 표현으로 말하자면 모 팀 부장에게 내가 책임질테니 닭치고 송출이나 하라고 질할한 터라
정신병원에 요양 보내는 비용보다 하루 포상휴가가 돈 안 들고 좋겠다고 판단하셨나 보다.
9일은 놀토요, 11일이 포상휴가니 사흘 연달아 푸욱~ 쉬겠구나 좋아했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8일 오전부터 슬금슬금 한기가 돌더니 퇴근할 때는 이미 기어가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강철같은 체력의 나지만 40도 밑으로 내려갈 줄 모르는 열 덕분에
월요일까지 손가락 하나 까닥 못 하고 자리보전을 했더랬다. 아까운 휴가. ㅠ.ㅠ
일요일 오후 저녁 먹고 약 먹기 위해 잠깐 앉아있는 동안 서재질을 하는 만행을 안 했다면 좀 덜했을까?
12일 아침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으로 출근을 하는데 왼쪽 귀가 잘 안 들리기 시작했다.
열과 기침 때문에 고막(?)이 부었기 때문이란다.
벙어리처럼 말도 못 하지, 귀도 안 들린다고 하지, 팀장은 괜히 휴가 줬다며 혀를 차면서,
자기 재량 하의 업무는 대부분 면제/유보 해줬지만, 들러붙은 감기는 떨어질 줄 몰랐다.
지난주 금요일이 되어서야 간신히 몸을 추스리기 시작했는데,
모 기관 회의로 피치 못할 서울 외근을 갔다 오니 도로 몸져 눕게 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 해람이가 옮아 생애 첫 감기에 걸린 것이다. ㅠ.ㅠ
기침 소리가 하 수상하다 해서 나도, 해람이도 X-레이까지 찍는 소동을 벌였지만,
악몽 같은 주말을 간신히 넘기니 나도, 해람이도 차도가 보이기 시작했고,
오늘은 드디어 귀가 정상적으로 들리게 되었으며,
내가 말하면 다른 사람도 알아들을 지경은 되니 다행이다.
그런데 고작 감기에 2주나 법석을 피우는 걸 보니 나도 이제 늙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