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판타지란 너무 허무해서 싫다.  내가 판타지를 읽을 때는 완벽하게 창조된 또 하나의 세계를 봄으로써 인간 상상력의 극치를 맛보려 함이고 그래서 난 지도까지 완벽히 구비된 장편 판타지가 좋다. 반지의 제왕이 그랬고 어스시 시리즈가 그랬다. 나니아 이야기엔 뒤에 연대기가 나와 있다. 마치 실제 역사인 것처럼.

이렇게 얘기를 꺼낼듯 하다가 그만 둬 버리면 안되지. 이제 막 무대장치 해 놓고 얘기 시작할 듯 하다가 끝내냐고. 그리고 사실 그 무대장치도 좀 성의가 없는 것 같았다. 작가가 후기에서도 얘기했지만 의상도 중간에 바뀌고 확실하게 정해 놓은 배경도 없이 무작정 이야기를 시작한 것 같은 느낌. 물론 그런 걸 중요시 여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그렇지 않거든.

이 사람의 다른 단편 <어른의 문제>를 읽고 이어서 이걸 읽었는데 처음엔 참 생소했다. 소재가 너무 달라서. 근데 이 작가는 무슨 소재를 다루건 그 사회의 소수자나 아웃사이더를 다룬다는 데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듯. 다른 많은 작품들을 안 읽어봤으니 속단할 수는 없다만.

어른의 문제에 나오는 소수자들은 매우 유쾌하며,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뭐 어떻단 말이야 이런 식인데 반해 해변의 노래에 나오는 이들은 매우 우수에 차 있었다. 나는 <어른의 문제>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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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2-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렇게 한 권으로 끝나버리면 어쩌라고... 그래도 전 이 책이 좋았어요. :-)

날개 2005-02-1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른의 문제>나 <해변의노래> 둘 다 서로 다른 의미로 좋았어요..^^*

깍두기 2005-02-1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다들 좋게 쓰셨더라구요. 저도 싫지는 않았지만...너무 짧게 끝난 데 대한 투정이랄까....^^
 

 

 

 

 

이 책을 읽고 있다. 내가 워낙 명언 명구를 모아 놓은 책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리고 육아, 아동교육에 관한 글도 잘 안 읽는다. 엄마이면서 교사가 그래도 되나? 그래서 더 그렇다. 내가 잘 못하고 있는데를 쑤시니까.....

안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심장이 콕콕 쑤신다.

아이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무척 많습니다

아이 방이 난장판이 되어 있다고 불평한 적이 많지요?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무더기의 모래, 한 짐의 나뭇가지나 돌로 가득한 상자일지도 모릅니다. 나무 토막, 판지, 못, 톱, 망치, 작업대 등이 '게임'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수공예를 가르치는 사람이 체조나 피아노 교사보다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병원 같은 위생상태를 바라거나 손가락을 다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내가 맨날 해송이에게 방꼴이 그게 뭐냐고 소리소리 지르는 걸 꾸짖는 말이다. 지은이가 그냥그냥 유명한 교육학자였다거나 하면 '그래, 누가 그걸 몰라서 그러냐?'고 코웃음 치고 말았겠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자기가 가르친 수백명의 유대인 고아와 함께 가스실에 같이 들어간 사람이다. 이 사람의 생의 무게에, 평범한 듯하고 누구나 알고는 있는 저 말을 한 번 더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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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5-02-1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아이들방의 한무더기의 쓰레기를 치우면서..잠시 쉬면서 이글을 읽었습니다..
에너지 충전해서 다시 쓰레기들을 치우러 가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친정아버지 모시고 가서 이 영화를 봤다. 그렇게 보기에 좋은 영화다.

펑펑 울면서 영화를 봤다. 원래 나는 감정과잉된 영화에는 알레르기가 있는데, 그러니까 내가 울었다는 건 이 영화가 일부러 사람을 울리기로 작심한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조승우와 김미숙의 연기도 훌륭했고, 내용도 좋았다. 시시콜콜히 엄마가 고생한 걸 다 보여주지 않아도 몇 마디의 대사만으로도 그동안의 노고와 눈물이 짐작되는 것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재작년에 우리반이었던 한 녀석이 생각났다. 그애도 초원이 비슷한 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 아이 엄마는 항상 나를 보면 미안해 했다. 교실에 방해가 될까봐.... 나는 절대로 미안해 하지 말라고,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면 어떡하냐며 같이 가슴 아파했지만 그것 뿐이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냥 그 녀석을 이뻐해 주는 것 밖에는 없었다. 쉽게 좌절하고 눈치보고 조금만 어려워도 못해요 안해요를 연발하는 아이를, 난 좀더 다그쳤어야 하는 것일까? 1년 내내 나의 고민은 그것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평생 그 고민을 하겠지. 이 영화에서 초원이의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타인과의 소통이 불가능한 자폐아 초원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도 세계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릴 때, 무의미한 노력이 아닐까 끝없이 회의하면서도 나보다 오래 살 아이의 장래를 위해 수천번도 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을 엄마의 초인적인 인내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치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평하기가 참 어려운 영화다. 그냥 몰입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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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2-1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에 KBS 나이트 뉴스에 김미숙씨가 초대되었더군요.
그만큼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였구나 싶어 어찌나 안심이되던지요...
깍두기님, 참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저두..봐야죠. ^^

水巖 2005-02-1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따님이군요. 친정아버지와 함께 영화관엘 가셨다니 그 아버님은 얼마나 흐뭇하셨을까....

깍두기 2005-02-1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제가 워낙 못된 딸이어서 요즘 참회하고 있는 중이어요ㅠ.ㅠ
플레져님, 영화관 가실 때 손수건이 필요해요.

반딧불,, 2005-02-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거기서 실은 조승우의 연기보다 김미숙의 연기에 놀랐거든요.
아이를 낳고 나서 살이 붙었지만, 붙은 만큼 참 자연스럽고 편안해보이더군요.

아이를 정말 키우는 모습이 보여서 같은 엄마 입장에서 좋았습니다.

엄마의 입장에서 영화를 받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엄마이니까요.
가슴이 저렸어요.

코코죠 2005-02-12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였어요, 맞아요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깍두기님 말씀이 맞아요.

저는 가끔 말이나 글로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때에는
상대방의 손을 들어 제 심장에 올려놓고만 싶어요.
그 아름다운 사람, 초원이처럼요.

엄마랑 명절 시작하자 점심 먹고 보러 간 영화였어요. 참 좋았어요. 그래요, 참 좋았어요 :)

깍두기 2005-02-12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즈마님은 엄마랑 가셨구나, 나는 아빠랑 갔는데^^
반딧불님, 그렇죠. 엄마의 입장에서....아무래도 엄마가 되고나면 모든 게 그렇게 보이더군요.

픽팍 2005-03-1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두 번이나 봤어요 ㅋ 역시나 잼나더라구요
조승우와 김미숙의 연기 역시 훌륭하더라구요
ㅋㅋ감정이입이 잘 되더라구요
 

 

 

 

 

한 번 잡으면 집안일을 못할 것 같아서(설맞이 대청소와 빨래 등등 밀린 일이 널려 있다) 아예 시작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딱 한장만 넘긴다고 하는 것이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눈도 안 떼고 끝내 버렸다. 간간히 터진 폭소와 딸내미의 시끄럽다는 구박에 숨죽인 웃음과 군데군데 저절로 떠오르는 미소....하여간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책이다.

책은 내가 본 다음에 바로 해송이에게 넘어가 버렸는데 나더러 시끄럽다던 녀석이 막상 읽으면서는 나보다 더 시끄럽다. 그러다 갑자기 방에 들어가더니 인형을 하나 들고 나온다.

"엄마, 이 책에 있는 인형이 우리 집에도 있어"

그러면서 내민 것과 책에 그려진 쥬쥬인형의 비교.


하! 하! 하!

그 집에 있는 인형이 우리 집에도 있었던 것이다. (저 가슴에 노란 꽃과 치마의 꽃과 나비 무늬, 허리의 흰 리본을 보시라!)

이 책을 읽고는 할 말 수없이 많으나 일단은 너무도 반가우니 이 사진부터 올리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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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2-0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호기심, 호기심! 인형, 정말 똑같구먼요. 0.0

nugool 2005-02-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똑 같군요. 저희집에도 똑같은 거 하나 있드라구요. 에스프레소 포트요.. ^^
 
 전출처 : chika > [깍두기님을 위한]추억의 코스모스



깍두기님께서 얘기한 초판본 코스모스입니당~ ^^



 

 

 

 

 

 

 

 

 

 

 

 

 

 

 

 

 

 

칼 세이건, 이 아저씨가 썼지요. ㅋㅋ



   책 날개에 약력이 나와있는데,

   맨 마지막 문장,

   그는 퓰리처 상의 '문학부문'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흐음~

   어린시절에 코스모스를 읽으며

   과학책이 아닌 소설책으로 읽은 건 아닌지 몰라요~ ㅋㅋ

 

제가 제일 좋아했던 부분이 바로 이 헌사였거든요.





멋있지요? ^^

- 책이 누~렇게 뜨다 못해 까맣게 되어 있더군요. 혹시.. 바퀴벌레 떵(ㅡㅡ;)이라도 묻어있을까봐 열심히 읽어보진 못하고 황급히 사진 몇장만 찍고 다시 담아놨답니다.

흐흐~ 마지막으로 깍두기님이 애매꾸리하게 기억하신 초판본의 가격은~


짜쟌~~~~ 3,700원이라는 가격입니당~ 흐흐흐~

앞머리에 보니 오빠가 만년필로 '비 오는 날, 학교 앞 서점에서' 라고 써놨더라고요.

저는 책 다 읽고 나서 짤막한 감상을 적어놨었는데, 이십여년 쯤 후에 조카녀석들이 볼까봐 지금 슬며시 하나 둘 꺼내면서 지우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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