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세트 - 전4권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2005년 12월 10일, 11일 이틀간에 걸쳐 책을 다 읽었다.

일요일 새벽엔 4시까지 읽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4권을 엎어 놓고 잠자러 들어 갔었다.

'타라 덩컨'을 읽은 후라 타라 덩컨의 문체와 구성에 길들여져 있던 나로서는 1권 첫 부분이 다소 지루했지만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제법 읽을 만했다.

난,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몰입을 해 버려야 하는 스타일인데

현재 신분상 가족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주부라 지난 토요일엔 참 밥 하기가 싫었었다.

심지어는 귀여운 아들들이 제발 빨리 자야 요거 빨리 읽을 텐데 하는 이상한(?) 욕망에 사로잡히기까지 하였다.

결론은,  재밌었다는 것! 4권이 좀 슬프고 아쉬웠지만 여전히 내 시간들을 압도하는 소설이었다.

환타지 소설의 지향점이 그렇겠지만 이 소설이 구축하는 환상의 세계, 마법의 세계를 유치하고 황당한 세계로 치부할 사람이라면 읽지 마시라는 것,

하지만, 어린 아이로 돌아가고 싶거나 요즘 청소년들의 취향을 좀더 알고 싶은 분이 있다면 어른이라도 읽어 보시라는 것,

아무 욕심 없이 심심한 이나 책에 빠져 나처럼 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리고서라도 소설과 만나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즉시 읽어 보시라는 것

이런 말들을 하고 싶다.

물론 십대들에게는 누구나 다 궁합이 맞는 책이 될 것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론, 헤르미온느, 해리의 마음 속 이성에 대한 갈등과 호기심, 그리고 넘치는 관심, 그러면서도 정의에 대해 파헤치고 싶은 열렬한 의지가 구석 구석 잘 나타나 있고,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를 수 차례 영적으로 단련시키는 강의도 인상적이었다.

혼혈왕자는 과연 누구일까?

이 물음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 돌아갈 선물이 되리라. 그리고 다시 한 번 우리들은 2년 후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아! 마치 퀴디치 시합을 기다리는 호그와트 학생들처럼 !!

못 견디게! 그리고 집단적인 기다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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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산다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4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네레 마어 글, 이지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용이라고 나와 있는데 고학년도 상관없을 것 같다. 부부의 이혼 문제를 아이 시각에서 세심하게 보여 주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엄마 아빠의 다툼과 이혼, 그리고 아빠와 떨어져 살게 되는 충격. 이 모든 현실의 고통을 감내해 나가는 주인공 베른트의 아픔이 내게도 느껴졌다.  


 주인공 베른트는 곰인형을 갖고 재미있는 역할 놀이를 한다. 곰인형 보보와 도도가 아빠, 엄마가 되어 정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무겁다. 갑자기 아빠 엄마가 크게 싸우고는 말도 하지 않고 종내는 아빠가 가방을 싸서 집을 나가게 된다. 아빠가 없는 집의 허전함과 쓸쓸함, 그리고 베른트가 받아 들이기 힘든 '이혼'.  베른트는 정서적으로 크게 상처를 입어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 이제 인형놀이도 병든 보보가 주인공이다.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은 베른트는 곰인형에게 자아를 투사하고 있었다. 


 2주에 한 번 아빠를 보는 베른트는 그래도 조금씩 현실에 적응해 간다. 아빠집에서 잠도 자고 엄마와 함께 간 동물원도 아빠랑 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에겐 여전히 아빠는 아빠인 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참 가슴 찡했다.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고 때때로 슬퍼지는 베른트는 아빠가 집에 함께 사는 상상을 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곰인형 중 하나인 도도를 아빠 집에 갖다 놓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분신인 곰인형 하나가 아빠에게 가면 적어도 베른트의 마음 속에서는 아빠 엄마는 이혼한 것이 아닌 것이다.   


 동화책치곤 다소 무겁고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참 동화답게 그려져 있어 반가웠다. 글을 쓸 수 있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슬픔, 순수,그리고 현실과 맞서 싸워 나가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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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엄마의 천재아들이야기
이길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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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천재 아들을 키우는 엄마가 아니다. 하지만 우연히 읽은 이 책에서 많은 걸 느끼게 되었다. 역시 육아서도 가끔 읽어야 현명하고 자상한 엄마가 되야지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처음 내가 놀란 것은 부러움을 안고 편 책 속에서  천재 아들을 키운 엄마의 마음고생이 정말 많았다는 것이다. 160이 만점인 IQ테스트에서 157을 받은 우리 나라 최고의 지능지수인 아들이지만 초등학교를 세 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던 경훈이. 이것은 현재 우리 나라 공교육에서 영재교육의 부재 때문에 파생한 문제만이 아니라 공교육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경훈이 같은 영재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영재성을 더욱 키울 수 있는 학교가 세워지고 그 학교에 마음 놓고 보낼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느낀 것은 역시 유아기 때 엄마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것이다. 아이의 관심사를 알고 계속적으로 키워 주려고 했던 경훈이 엄마의 절절한 노력을 보면서 정말 반성을  많이 했다. 아이가 무언가 질문을 하면 나는 적당히 대답해 주거나 "다음에 책 찾아 봐서 알려 줄게"라고 해 놓고 잊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의 엄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하나를 알려 줘도 연관되는 다른 것들과 함께 알려 주고 아이가 궁금해 하면 그 분야의 다른 전문 서적을 뒤지고 사전도 여러 개 구비해서 함께 풀어 나가고.... 그래서 천부적으로 명석한 아들이지만 엄마가 잘 키웠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었다. 

 특히  학교에 잘 적응을 못하자 시골로 내려가 자연 속에서 튼실하게 키우는 모습을 보며 크게 놀랐다. 또한 임신했을 때부터 먹거리도 신경써서 먹고 우유병을 물려도 온 정성과 신경을 아기한테 쏟는 엄마의 사랑에 감동했다. 무엇보다도 문제 상황에서 항상 이성을 잃지 않고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온 저자의 자애로운 모성에 감동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주 흐뭇한 기쁨을 느낄 때가 많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가 종종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한참 생각의 우물에 깊이 잠겼다. 내일부턴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엄마의 모습으로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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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그릇에도 - 설우특선 2
미우라 아야꼬 지음 / 설우사 / 197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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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아야꼬. 이 책의 저자이다. 한자로 써있는 작가명이 어딘가 낯익은 듯 했는데 이십년 전 여고시절 읽었던 '빙점'의 작가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 책을 열심히 읽었다. 학교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였으면 좋았을걸 나는 어린시절 책읽기에  탐닉하던 소녀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작이라고 해서 열심히 읽었지만 도통 이해되지 않는 것도 많았고(까뮈의 '이방인'이 제일 그러했다) 우리 나라 소설들 중 필독서들도 감동이 오는 책이 적었기 때문에 '빙점'을 읽으면서 받은 강렬한 느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흥미진진. 이런 말을 쓰고 싶은 책이었다.

  이 책은 '빙점'만큼 크게 나를 뒤흔들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한 내용을 담담히 써놓은 자전소설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부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어서 기독교에 바탕을 둔 가정의 모습이 주를 이루었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뜻밖의 책을 만난 격인데 거부감은 없었다. 폐결핵과 척추 카리에스에 걸려  13년 동안이나 병원에서 요양 생활을 해 왔고, 그 기간 중 기독교를 믿게 된 작가의 이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서 사람이든 종교든 무언가에 의지해서 희망을 갖고 산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런데 작가는 다행스럽게도 가슴 넓은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연하이면서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병든 여자를 사랑한 남자. 그 여자의 머리맡에 죽은 애인 사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남자. 그런 남자를 만났으니 어찌 존경하는 마음이 없겠는가? 그런 여자를 만났으니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참 힘겨웠지만 경건하게 보였다. 기도가 바탕을 이루고 간혹 서로에 대한 애처로움과 따스한 사랑을 단가에 담아 표현하던 부부. 잡화상 일을 하던 아내를 격려해 결국은   아내를 소설가로 만든 남편. 남편의 귀가시 마치 임금님을 맞이하듯 따스히 반기는 아내. 서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생활 곳곳에 스며 있고, 서로의 지인들을 모두 소중히 하고 함께 교류하는 모습은 내가 이루고 싶은 가정의 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책을 덮은 뒤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기게 되었다. 따스한 녹차를 마신 듯 훈훈하고 기분좋은 느낌이 온몸에 퍼지는 듯 했다.    

 가정의 평화와 결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기혼자들이 읽으면 좋을 듯한 책이다. 마지막으로 남편 미우라의 단가를 옮겨 보고 싶다.

    이렇듯 섬약한 아내가/ 아이를 업어야 한다고

    생각만 해도 애처로워/자식을 갖고 싶은 맘 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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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두더지와 영국 두더지 - 친구와 함께 보는 그림동화 11
제라르 베일레스톺스키 지음, 니콜라 스펭가 그림, 유정림 옮김 / 사계절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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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에요. 장래희망이 소방관아저씨인 우리 큰아들의 눈빛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 같아 얼른 구입한 책인데 정말 인기 만점이랍니다. 눈빛이 반짝 하고 빛난 대목은 다름아닌 프랑스 두더지 두에르네 집 구조때문이었어요. 땅굴파기가 주임무인 두에르가 친구에게 전화걸려고 지상에서 지하 자기 집으로 내려오는 과정이 마치 소방관아저씨들이 출동할 때 주르르 미끄럼 타며 내려오는 기구랑 똑같았거든요.

하루에 한 번은 거의 읽구요,요새 큰아들은 두에르가 되고 작은 아들은 두미스가 되어 책 내용을 흉내내며 노는 데, 그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여행용가방을 챙겨 들고(사실은 온갖 장난감이 가득 든 종이가방) 영국두더지 집으로 주말을 보내러 가는 다섯 살 두에르가 동작이 굼뜬 네살 동생 두미스에게 외칩니다. 두미스, 빨리 집을 바꿔야지!(방을 바꿔야지!)

그림도 재미있고 발상도 재미있어서 저도 재미있답니다. 이 책이 재미있어서 자연그림책 '두더지'도 아주 열심히 보는 우리 아들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엄마는 참 바쁘답니다. 엄마, 두더지는 어떻게 응가를 해요? 꼬리를 들고 하지. 화장실이 있어요? 그럼, 우리처럼 변기는 없어도 일정한 장소에서 응가를 해요. 왜 자꾸 땅굴을 파요? 그 속에서 사는 게 좋대요. 왜요?(이 대목에서 엄마는 답이 궁해집니다) 왜 눈이 잘 안보여요? 응,원래 그렇게 생겼대. 그리고 땅굴은 어둡고 컴컴하니까 눈이 잘 안보여도 상관 없어.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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