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2년 반동안 시댁에 함께 살다 분가하여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온지도 어느새 십년이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서울의 바로 옆이고 지하철도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사는데 그리 불편함은 없다.

특히나 면허증은 있으나 장농면허 15년이 넘은 나같은 뚜벅이가 살기에는 정말 편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대형 마트가 세 개나 있고, 엄청 큰 H백화점과 G백화점도 걸어서 갈 수 있다. 그 뿐인가 쇼핑몰도 몇 개 있고, 뭐 이용할 일은 없지만 시외버스 터미널도 가깝다. 누가 알겠는가 내가 어느날 순오기님이나 프레이야님을 만나기 위해 남쪽 나라로 떠날 날이 올지...^^

음... 또 하나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와 프리머스도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니 문화와 쇼핑의 천국인게 분명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아줌마가 그렇듯(나만 그런걸까? ㅜㅜ)이 그런것을 누리고 살아오지 못했다.

분가하자마자 큰아이를 임신하여 몸조심 하느라 외출 금지였고, 어렵게 세상 구경한 큰 아이 살피느라 문화생활은 호사일 뿐이었다. 큰 아이가 조금 커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무렵 둘째를 임신하여 또 다시 10개월의 감금 생활에 들어간후, 지금까지 그렇게 아이들 열심히 키우고 옆지기 챙겨가면서 조용히 살아왔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둘째가 유치원에 들어갔다. 아침이면 큰 아이 학교보내고 둘째 챙겨서 유치원 보내느라 혼을 빼지만, 그 다음에 주어지는 3시간 30분 나만의 시간이 꿀맛일줄 알았다.^^ 그 시간이면 보고싶은 책도 보고, 운동도 하고, 알라딘에도 열심히 들락거리려 했는데 그게 그렇지도 않다. 아이들 보내놓고 뒤돌아서 집안일 조금 하다보면 금새 큰 아이 학교 끝날 시간이고 조금 후면 둘째도 온다. ㅜㅜ 그 시간만큼은 집안일을 안 해보려고 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지...

그래서 결국 건수를 하나 만들었다. 10년 동안 문화생활 제대로 해보지 못한 아줌마 네명이 모여서 영화를 보러간 것이다. 무스탕님의 페이퍼에서 눈에 띄었던 의형제... 강동원은 멍한 눈빛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좋아하지 않지만, 송강호의 연기는 정말 변화 무쌍하지 않던가? 그의 모습을 TV가 아닌 대형 스크린으로 보기 위해 아침부터 아줌마는 바빴다. 허나 이것도 머피의 법칙인지 내 마음은 너무 바쁜데 그 날따라 아이들은 더욱 늦장을 부린다. 결국 둘째는 아침도 먹다말고 유치원에 보내지고, 아줌마 네 명은 평소와 다른 차림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네 명중 두 명은 극장에서 영화본지 10년은 되었다 하고, 한 명은 아이가 하나인지라 아이와 함께 영화보러 여러번 갔지만 혼나 나서는건 처음이고, 나 또한 10년만에 극장에서 온가족과 아바타를 보았지만 혼자 나서는건 처음이었다. 영화는 조조인데다 나에게 예매권이 두 장 있었고, 알라딘 할인권과 카드회사 할인으로 네 명이 영화보는데 든 비용은 삼천원이다. 이 참에 인심쓰면서 내가 영화를 보여 주겠노라고 큰 소리를 쳐보았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처음에는 잔인한 장면에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지만, 리얼한 송강호의 연기는 언제봐도 멋지다. 강동원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 영화에서 꽤나 잘 어울리는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소화해낸 듯 싶다.



작전 실패로 명퇴를 하게된 전직 국정원 직원인 송강호와 배신의 누명을 쓰고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인 강동원이 6년만에 만나 서로의 신분을 모르는척 위험한 동거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에피소드에서 보여지는 송강호의 모습은 역시 대단한 배우라며 네 아줌마가 입모아 말했다. 화장실에서 비틀어진 닭 모가지에 엉덩이를 보이며 헐레벌떡 뛰어나오지만, 그 닭을 정말 맛나게 먹는 모습이라니...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모두가 신나게 웃을 수 있었다. 영화가 해피엔딩인 이유도 있었지만, 아줌마들의 특별한 외출이 즐거웠던 것도 한 몫을 했다. 여기서 끝내기는 아쉬워 점심도 특별한 곳으로 갔다. 애슐리라는 부페식 레스토랑인데 한 끼 식사로는 조금 과한 금액일 수 있지만, 식사하고 비싼 커피 마시면 그정도의 가격이기에 이 참에 자기자신에게 인심 써보기로 했다. 점심도 맛나게 먹고 은은한 원두커피 마시면서 영화 얘기와 애들 얘기 하다보니 어느새 아이들 올 시간이 되었다. 다음달에 또 영화보러 가기로 약속하면서 그렇게 아줌마들의 특별한 외출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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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4-08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라보~ 참 잘했어요, 짝짝짝!!!
다음엔 화려한 외출을 좀 더 멀리, 좀 더 길게~~~~~^^
월욜, 옆지기 하루 휴가내고 아이들 맡아달라고 하고 고속버스를 타는 거에요.
목적지는 당근 빛고을이지요!!^^

같은하늘 2010-04-09 23:47   좋아요 0 | URL
제가 광주로 향하는 그 날이 올까요? ㅎㅎㅎ

hnine 2010-04-08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간들이 특별한 외출이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우리가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 시간들이지요.
그렇게해서 얻은 활력이 결국 다시 내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않을까요?

같은하늘 2010-04-09 23:48   좋아요 0 | URL
모두들 그렇게 얘기했어요.^^
그래서 한달에 한번쯤이라도 모여서 좋은 영화 보기로 했는데 실천의 가능은? ...

세실 2010-04-08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오란 개나리가 눈부신 요즘, 아름다운 외출하셨네요. 잘하셨어요~~~
hnine님 말씀처럼 그날의 행복함이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해지지요.
예쁜 만남 후기 자주 올려주세요^*^

같은하늘 2010-04-09 23:4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다들 영화보고 나와서 행복해했는데,
그 기분이 가족들에게 까지 전해졌겠지요? ^^

하늘바람 2010-04-08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져요. 그래요 오랜 기간 두 아이키우느라 이제 외출 좀 해 주어야 하잖아요.
의가형제 저도 보고 싶네요.

같은하늘 2010-04-09 23:50   좋아요 0 | URL
나만을 위한 외출하기가 이렇게 오래 걸렸네요.^^
하늘바람님 혹시 태은이 동생을 보시려거든 서두르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후애(厚愛) 2010-04-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시간 보내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부럽기도 하고요.^^
편두통만 없다면 저도 영화보러 극장에 가고 싶어요.ㅜ.ㅜ

같은하늘 2010-04-09 23:51   좋아요 0 | URL
에고... 편두통이라면 큰 화면을 보시는데 괴로움이 있으시겠네요.ㅜㅜ
그저 항상 후애님이 건강을 회복하길 바랄께요.

꿈꾸는섬 2010-04-08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별한 외출을 일상처럼 한다면 정말 좋겠어요. 같은하늘님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저도 영화 보러 간다하면서 아직 가지도 않고 게으르게 살고 있어요.
저도 자극받아 영화 보고 맛난 점심도 먹고 그래야겠어요.^^

같은하늘 2010-04-09 23:52   좋아요 0 | URL
조만간 꿈꾸는섬님의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무스탕 2010-04-0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달콤하시던가요 ^^
이제 물꼬 트셨으니 계속 흐르시면 되겠네요.
종종 좋은시간 보내세요. 글고 페이퍼 남겨주심 같이 즐기는 심정일거에요 :)

같은하늘 2010-04-09 23:52   좋아요 0 | URL
엄청 달콤했답니다.^^
무스탕님께서 좋은 영화 많이 소개좀 해주세요~~

프레이야 2010-04-08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아주 잘 하셨어요.
박수 짝짝짝!!!

같은하늘 2010-04-09 23:52   좋아요 0 | URL
저 정말 잘했나요? ㅎㅎㅎ
 
도둑맞은 달 꿈공작소 2
와다 마코토 글.그림, 김정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도둑맞은 달>이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도둑 맞았다니 도대체 그 도둑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책을 넘겨보니 재미와 지식, 심오한 진리까지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1963년에 출간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것을 1998년 복간되어, 일본에서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천체의 운행을 나타내는 기계로 천체의 과거 ·현재 ·미래의 운행을 영상화하여 주로 교육적인 목적에 사용됨.)으로 전국에 상영된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상영효과를 고려하여 그림 바탕이 검은색이지만 덕분에 그림이 독특하고 선명하여 눈에 띄는 장점이 있다.



첫장을 넘기면 "밤하늘을 올려다 봐. 달이 떠 있지."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듯 하더니, 옆 페이지에서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달의 무늬에 대해 얘기해 처음에는 황당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보니 중간중간 달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은 글자체와 글자색을 달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와 구분하여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이 책에서 다루어진 달에 관한 지식은 달에 있는 무늬에 대한 옛날 사람들의 생각, 세계 여러나라에서 달을 의미하는 단어들, 태양계에서의 달의 위치, 자전과 공전, 달의 차고 기움, 일식과 월식, 밀물과 썰물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힘든 부분도 있을 듯 싶다. 그럴 경우에는 관련된 다른 책을 찾아 보던가, 더 어린 아이들에게는 과감하게 빼놓고 읽어도 큰 무리는 없다.



이야기는 달을 무지 좋아하는 한 남자가 혼자서만 달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에서 시작된다. 기다란 사다리를 만들어 달을 따와 숨겨놓고 보며 혼자서만 행복해 한 것이다.



그를 몰래보던 도둑이 상자를 훔쳐 열어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으니, 하필이면 그날이 그믐이었다. 시간이 흘러 눈썹같은 초승달을 발견한 여자는 하프를 만들어 유명한 음악가가 되었으나, 달이 차오르면서 하프는 망가지고 결국 달은 바다에 버려진다.



두 나라의 배 두 척이 물고기 한마리를 동시에 낚아 공평하게 나누기로 하고 반으로 자르자, 뱃속에서 달이 나온다. 두 나라는 서로 이 달을 자기것이라 주장하며 울타리를 세우고, 군대가 나와 달을 지키니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험악한 상황이 되고 만다.



결국 사이좋게 놀던 두 나라의 아이들은 의논 끝에 중대한 결단을 내린다. 어른들을 피해 달을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위치인 하늘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올려다 하늘에도 달이 떠있게 되었단다. 한사람의 욕심으로 시작된 달의 여행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로 하여금 결국 재 위치로 돌아가게된다.

이 책은 처음 출간된 1963년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를 모티브로 평화를 나타내고자 만든 그림책이라고 한다. 두 나라의 냉전시대는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위험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평화에 대한 뜻을 마음에 새긴 아이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조금 더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이 50여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것에 의심이 없는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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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4-07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궁금해요. 정말 멋진 책이에요.^^

같은하늘 2010-04-07 23:01   좋아요 0 | URL
헉~~ 쓰다말고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댓글을...ㅎㅎ

하늘바람 2010-04-0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빠른 리뷰네요^^

같은하늘 2010-04-12 11:31   좋아요 0 | URL
빠른리뷰~~^^

순오기 2010-04-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포토리뷰가 이 책에 올라온 리뷰 중에 없어요.ㅜㅜ
우리컴만 그럴리는 없는데... 한번 확인해보고 없으면 알라딘에 문의하시길.
이주의 포토리뷰도 축하해요, 간만에 나도 됐어요.^^

같은하늘 2010-04-19 10:36   좋아요 0 | URL
포토리뷰 아니고 일반리뷰에 이미지 첨가된거라 저기 뒤에쯤 가면 있어요.^^
오기언니는 매주 이름이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ㅎㅎㅎ
간만이라니 아주 많이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10-04-20 00:20   좋아요 0 | URL
아~ 그랬어요. 포토리뷰인 줄 알았어요.^^
다음블로거특종에 종종 이름이 올라도 포토리뷰는 지금까지 세 번 뽑혔어요.ㅜㅜ

같은하늘 2010-04-20 01:3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자주 이름이 보인다고 생각했군요.^^
오기언니의 포토리뷰는 정말 멋진데 아마도 한사람에 몰아주기 뭣해서 그러는거라 생각되네요.
 
더 놀다 잘래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1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지개 물고기>로 유명한 작가 마르쿠스 피스터의 새로운 책인 <더 놀다 잘래요>는 잠자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세 아이의 아빠인 작가가 아이들을 어찌나 세밀하게 관찰하여 그리고 표현했는지 책을 읽는 동안 웃음이 절로 난다. 우리집에도 주인공인 꼬마하마 닐스와 똑같이 잠자기 싫어하는 다섯살 먹은 아이가 있어, 잠자리에서 함께 책을 읽으며 "너랑 똑같다!"를 연발하며 읽어주었다. ^^



주인공 꼬마하마 닐스는 잠자는게 싫다. 아빠와 함께 하고싶은 놀이도 많고 책도 함께 읽고 싶은데, 아빠는 빨리 저녁 먹고, 씻고 자야한다고 하신다. 하지만 닐스는 절대,절대 아졸립다며 아빠랑 함께 놀기를 원한다. 얼마나 놀고싶으면 배도 안고파 음식으로 장난치며 놀고, 목욕을 안하려고 도망치면서도 아빠와의 잡기 놀이를 유도한다. 이렇게 아이에겐 모든게 재미난 놀이들로 보이는데 내일을 위해서 빨리 자야한다는 엄마, 아빠의 말은 잔소리일 뿐인 것이다.



잠을 자기 위해 구석구석 이도 닦고 목욕까지 했지만 결국 닐스는 잠자리에 들지 않고 아빠와 함께 본격적인 놀이에 들어간다. 숨바꼭질 하기, 아빠와 던지기 놀이, 똑같은 그림책을 세번이나 읽는가하면, 그 무거은 몸으로 춤까지 춘다. 이쯤하면 아빠도 지치거나 화를 낼 수도 있을텐데 닐스가 원하는데로 무엇이든 해주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은 마냥 부럽게만 보인다. ^^



결국 닐스는 잠자리에 들어가지만 목마르다고 물을 먹고, 물먹고나니 쉬마렵다며 화장실로 간다. 이 장면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어쩜 이리도 똑같은지 서로 얼굴을 보며 깔깔거릴 수 밖에 없었다. 엄마가 함께 누워야만 잠을 자는 아이는 누워서도 목말라, 화장실 가야해, 책 읽어줘 하며 닐스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세살때부터 낮잠을 포기하고 밤에도 늦게 자면서 아침이면 새벽같이 일어나 엄마를 깨워서 <에너자이저>란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던 우리집 둘째. 유치원을 다니는 지금도 밤에 늦게자서 아침마다 전쟁을 치뤄야 하지만 그래도 그 버릇을 고치기 힘들다. 그러면서 특이한 것은 쉬는날이면 아침일찍 일어나 엄마를 깨우는 만행을 저지르니 무척이나 괴롭다.



하지만 모두들 결국 잠자리에 들어가 잠이 든다. 누가? 아빠가...
닐스보다 먼저 잠들어버린 아빠의 모습이 애처롭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게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으면 아이를 재우러 가서 먼저 잠들어 버렸을까? 아마도 엄마가 외출하고 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아준 아빠는 엄마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알아 주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 아빠들의 모습은 일주일 내내 바깥일에 지치고 휴일이면 잠자는 모습이 전부인데 참으로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빠도 이렇게 해주고 싶은데 하지 못하지만 이해해달라는 속뜻이 담겨 있는듯도 보인다. 자~~ 오늘밤은 아빠에게 이 책을 들려서 아이와 함께 잠자리로 들여 보내봐야겠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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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4-10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을 참 잘 붙이셨어요 ^^
아이랑 함께 누워 늘 아이보다 먼저 잠 드는 아빠, 저희 집에도 한 사람 있거든요.
제 아이도 작년까지만 해도 (9살!) 늘 함께 제가 옆에 누워야 잠을 자곤 했어요. 올해부터는 제가 그렇게 안해주고 있지만요.
저자의 경험담이군요. 재미있어요.

같은하늘 2010-04-12 11:33   좋아요 0 | URL
어느집 아빠나 같은 모습인가봐요.^^
전 요즘 껌딱지인 둘째를 떼어놓고 형과 재우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다린이는 엄마와 오랫동안 함께 했네요. 다섯살이라 아직 엄마를 많이 찾지만 그래도 점점 엄마 없이 형과 잠드는 날이 많아지네요.
 
성적표 받은 날 내인생의책 작은책가방 2
진 윌리스 지음, 토니 로스 그림,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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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2학년인 큰아이는 아직 공부에 대한 욕심이 없다. 그저 그런 성적을 받아와도 항상 자기보다 못한 친구들도 많다고 큰소리를 친다. 워낙 소심한 아이라 나도 성적으로 아이를 혼내거나 하지는 않고, 수고했다며 다음에 더 열심히 해보자고 다독여준다. 하지만 충분히 맞을 수 있는 문제를 틀려서 온 시험지를 보면 속에서 부글부글하는건 어쩔 수 없다. -.-;;;



<성적표 받은 날>의 주인공인 플러프는 표지에서부터 아주 불량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책의 앞,뒤 표지에도 온갖 불량스런 행동을 하는 플러프의 그림으로 가득하다.



성적표를 받던 날 플러프는 엄마,아빠께 편지 한 장과 성적표를 남기고 가출을 한다.



지옥의 토끼들이라는 불량 모임에 가입하여 악당1호로 불리며 온갖 나쁜짓을 일삼는다. 그들만의 시험을 거쳐 불량모임의 일원이되어 꼬리를 화려한 색으로 물들이는가 하면, 귀에 구멍을 뽕 뚫어 귀고리도 하고, 밤이면 놀이에 빠져 늦게 잠을 잔다. 농부아저씨의 초코불에 또끼똥을 몰래 섞거나 오토바이로 젖소 꼬리를 밟고 지나가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플러프는 그런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만행을 담은 편지는 눈속임일 뿐이고, 가출을 한 플러프가 있는 곳은 할머니댁이다. 이 세상에 이렇게도 나쁜 일들이 많이 있으니 한갖 성적으로 자신을 혼내지 말아달라며 자신의 뜻을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성적표에 확인을 받아 가야하는데 부모님께 혼나는게 두려워 웃지 못할 사건을 만든 깜찍하고 순진한 토끼 플러프~~

이런 플러프를 보니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중학교까지 상위권을 맴돌던 내가 고등학교 들어가 방황을 하느라 저조한 성적을 받고, 집에 어찌 들고 들어가나 고민하을 했었다. 그때 난 실망하실 부모님을 생각해 성적표를 보여 드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확인도장은? 서랍에서 슬쩍 꺼내서 찍어갔다.^^



플러프의 성적표를 보니 과히 나쁘지 않다. 조금 산만하고 장난이 많은 토끼인듯 한데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 않을까? 플러프의 애정 공세는 편지의 추신글에서도 돋보인다. "*다시 추신 - 엄마, 아빠가 화를 다 내셨다면, 오셔서 저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엄마. 저, 배고파 죽겠어요. 할머니가 해 주신 양배추는 냄새가 고약해요! - 사랑하는 플러프가" 이 정도라면 충분히 용서가 가능할 듯 싶다.



깜찍한 플러프 덕분에 아이와 함께 한바탕 웃으며 책을 보았지만 부모인 내 입장에서는 웃을 수 만은 없다. 나는 과연 아이에게 어떤 부모였을까를 생각해 보게된다. 아직은 저학년이라 성적으로 아이를 혼내는 일은 없었지만 과연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인생에서 성적이 전부는 아닐텐데, 아이들을 성적 순으로 줄세우는게 현실이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을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을 번역하신 분이 남기신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성적표는 '환승역'과 같아요. 잘못 탄 버스였다면 갈아타면 되고, 더 빠르고 좋은 버스가 있다면 그 버스를 다시 타면 되지요. 아이의 성적 때문에 화를 낸다고 해서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까요. 정말 공감되는 얘기다. 아이의 성적표로 화를 내고 혼을 내기보다는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일것 같다. 아들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란다. 하지만 네가 하는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엄마는 지금처럼 네 성적가지고 절대 혼내지 않도록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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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4-02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아~ 나도 성적 가지고 야단치지는 않으마,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하동문^^

같은하늘 2010-04-04 23:20   좋아요 0 | URL
역시 오기언니는 대단하세요. 그렇게 큰 아들에게도 적용 하실 수 있단 말이죠? 전 벌써부터 자신이 없거든요.ㅎㅎㅎ

꿈꾸는섬 2010-04-0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적표는 환승역과 같다는 말이 참 좋네요.^^

같은하늘 2010-04-04 23:21   좋아요 0 | URL
음... 저도 그래요.^^
 
무서운 지진 해일 마법의 시간여행 지식탐험 15
나탈리 폽 보이스 외 지음, 노은정 옮김, 살 머도카 그림 / 비룡소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아이는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과학분야의 책에 관심이 많았다. 엄마가 보기에는 그림이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보이는 <신기한스쿨버스>와 <신기한스쿨버스키즈> 시리즈를 책이 닳도록 보았던것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가끔 꺼내보더니, 요즘은 학교 도서관에서 <마법의 시간여행>시리즈를 빌려오곤 한다. 제법 글밥의 양이 많은데도 재미나게 보는것을 보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궁금해지는게 엄마의 마음이다. ^^

<마법의 시간여행>시리즈를 보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모험을 통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자연스럽게 알게해주는 학습동화라 할 수 있다.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를 보다가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을때 <마법의 시간여행 지식탐험>시리즈를 보면 될 것 같은 생각이다. 책의 내용도 잭과 애니 남매가 시간여행에서 풀지 못한 궁금증을 직접 조사하여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재미난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겠다.

시리즈중 오늘 본 책은 <무서운 지진 해일>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1월에 일어났던 아이티의 지진과 2월에 있었던 시흥시의 지진으로 아이는 지진에 관심이 많았다. 더군다나 시흥에서 있던 지진 덕분에 우리가 사는 집도 살짝 흔들리는 느낌을 받아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있으니 책의 제목만으로도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책은 2004년 동남아를 휩쓸었던 쓰나미때,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기억해 가족과 많은 사람들을 구해낸 틸리라는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여러가지 자연재해들인 지진, 지진해일, 화산, 산사태와 눈사태에 대한 설명과 일어나는 이유, 대처 방법, 인명구조에 관한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집어내서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저학년 아이들에 보기에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실제 사진과 이해가 쉬운 삽화를 많이 실어 도움을 주었다. 또한 전문적인 용어나 기억할 만한 재미난 사실들은 책의 가장자리에서 잭과 애니가 설명해주고 있어 눈에 띈다.  

책의 뒷 부분에서는 책을 읽고나서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서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도 소개해주고, 가보면 좋을 박물관과 사이트를 알려주는가 하면, 자연재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도 알려준다. 마지막에는 찾아보기를 두어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예전 엄마가 어렸을때는 궁금한 것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딱딱하게 풀어 설명하는 백과사전을 보았다고 했더니 아이는 믿지 못하는 눈치다.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마법의 시간여행 지식탐험> 시리즈를 보았으니 그럴만도 하지... 아이는 이 시리즈를 재미나게 읽는 백과사전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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