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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청아 눈을 떠라 - 뚜벅이 문고 3
공진하 지음, 정철 그림 / 청년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공진하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왔다 갔다 우산아저씨』『 벽이』 그리고 『청아, 청아 눈을 떠라』.
이 세 권의 책은 모두 한가지로 연결되어 있다. 바로 장애를 가진 우리의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다.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우리에게 새롭게 더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고 살아가는 것이 아주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걸 알려 주는 고마운 책이다.
심청전..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는 심청전은 효녀 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팔려가는 그리고 왕비가 되어 다시 아버지를 찾고 그 아버지가 눈을 뜬다는 해피엔딩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청아, 청아 눈을 떠라』는 아버지 심학규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로 읽다 보면 우리가 읽어 왔던 심청전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참 많이 다른 느낌을 갖게 해준다.
비록 눈이 멀긴 했지만 심 봉사로 불려 지기 보다 심 도령으로 불러 주는 것에 고마워 하는 마음. 마을 한 가운데 집이 있어 오고 가는 이웃들이 서로 도와가면 살아가는 모습..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이겨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진정한 도움이라는 것...
청이의 아버지가 구걸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느니 차라리 자신이 고생하는 게 낫다고 하여 아버지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자신이 모든걸 책임지려 하는 부분은 결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 등...
마치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옛이야기 하듯 어, 지, 야로 끝나는 문체는 내가 그 동안 읽어온 풀어주는 이야기에 비교할 때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고 그랬지만 자꾸 읽다 보니 정말 옆에서 누군가 얘기를 해주는 것 같았고 조금만 바라 보는 시각을 달리 하면 이렇게 달라 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새삼스럽기만 하다.
마지막에 "공양미 삼백 석을 바치고 눈을 떠야 할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하는 말은 두고 두고 마음에 남아 있다.
세상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눈을 바로 뜨고 산다면 우리에게 색안경이라는 무서운 건 사라지고 없을 테니 말이다. 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