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태우스 > 88888 이벤트 정답 발표

 

 

 

 

현재까지 제 서재의 방문객 수가 88794이니, 제가 하루 정도 일찍 이벤트를 했네요.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문제를 풀어주신, 그리고 저도 놀랄만큼 많이들 맞춰주신 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정답을 공개합니다.


1번. [어느날 옷을 입으려다보니 내게 후드 달린 트레이닝복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어보니 다섯벌이나 된다. 무슨 운동선수도, 날마다 조깅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 정도면 한가지 스타일의 옷이 너무 많다. 집사람에게 “이런 옷이 왜 이렇게 많지?”라고 물으니 이것이야말로 내 페이버릿 싱스란다](난이도 하)

이건 이우일의 <옥수수빵 파랑>입니다. 모과양님이 선물해 주셨습니다.


2번. [올해 MIT의 마크 레이벗과 카네기-멜론 연구소의 제프 코칠린은 기껏해야 다리 두짝에 달리기밖에 못하는 간단한 로봇을 고안했었다. 이 로봇을 얼마나 빨리 달리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했던 이들은 로봇의 다리 길이를 조절하고 잘 휘어지게 만들어 시속 12.8마일까지 달리게 할 수 있었다](난이도 중)

아시모프의 과학에세이죠. 아마 판다님께서 주신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3번. [“저 혹시 위층 천이백사호에 사시지 않으세요?”

경의선 서울역발 막차를 타고오던 나는 능곡역을 지날 때쯤 읽고 있던 신문을 주섬주섬 챙긴 다음 앞에 앉은 아가씨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바로 그 에어로빅 강사를 한다는 여자였다. 퇴근길인 모양이었다. 창가 쪽에서 눈길을 거둔 그녀가 씨익 웃어 보였다...

"정식 인사도 드리기 전인데 이런 말씀 드려도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

"다름이 아니고, 자전거를 아주 잘 타신다고요, 헤헤"](난이도 상)

어려워하시기에 지문을 좀 길게 늘여서 자전거 얘기를 썼습니다. 김소진님의 자전거도둑입니다. 이건 제가 샀어요^^


4번. [삶이란, 잊어버린다는 일을 배우지 못한 오입쟁이의 계집들, 그게 삶이야. 이거다 싶게 마음에 드는 계집을 만났을 때만, 오입쟁이는 고단한 옷치장을 그치고 파자마로 갈아입을 것이며, 으뜸가는 아이를 낳았을 때만, 외로움은 씨뿌리기를 그칠 것이며, 공간은 몸푸는 괴로움을 벗을 거야. 삶이란...애 잘 낳는 여자의 아랫배 같은 것](난이도 하)

이건 제가 얼마전에 읽은 <광장>입니다. 유명한 구절이라 검색에도 나오더군요. 에피메테우스님이 주셨습니다.


5번. [좋으면서 나쁜 책의 가장 훌륭한 예는 아마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일 것이다. 이 책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멜로드라마적인 사건들로 가득 찬 작품으로, 은연중에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본질적으로 사실적이며,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난이도 상)

이건 좀 어려웠나봐요. 맞춘 분이 딱 한분 계십니다. 찍어서 맞췄다는 따우님이 바로 그분이죠! 조지 오웰, 다 아시는 작가죠? 그분이 쓴 <코끼리를 쏘다>랍니다.


6번. [본 영화는 소식 영화 말고도 예고편 셋이 나오고서야 시작되었다. 줄거리가 꼭 통속소설의 그것이었다-게이조우의 명문 대학에 다니는 내지인 학생 후지와라 사이가꾸와 조선인 여학생 가네다 하쯔요는 서로 사랑하는 처지였다. 커다란 운수회사를 경영하는 후지와라의 아버지가 파산하는 바람에 후지와라는 대학에 다니기 어렵게 되었다...영화를 보고 나면 대개 마음이 밝아지는 법인데, 오늘은 그렇지가 못했다. 세쯔꼬가 전에 내지인을 사랑했었다는 것이 생생한 사건으로 느껴진 떄문이었다. 결혼한 다음 처가에 일이 있어 갔을 때, 부인네들이 세쯔꼬에 관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녀가 중학교 교사였을 때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내지인 교사를 좋아했었는데...](난이도 중)

복거일이 쓴 <비명을 찾아서>죠. 이건 매너님을 처음 만난 날 <숨어있는 책방>에서 산 겁니다.


7번. [나는 마약 상습범을 한 명 안다. 그녀의 이름은 엠마 로우리이다. 지금 예순세 살인 그녀는 뉴잉글랜드에 위치한 어느 작은 대학의 자연과학대 학장으로 있다. 그녀는 사무실에 나가지 않아도 옷을 항상 멋지게 차려입는 여성이다...몇달 전 그녀의 등뼈에 이상이 생겼다. 척추가 끊어져 버린 것이다](난이도 중)

이건 최근에 아로마님한테 받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입니다. 인터라겐님이 막판에 이걸 맞춰 주셔서 3위를 차지하셨습니다.


8번. [그 십자가의 배후에서 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선명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윽고 부제가 다시 나타났다. 나는 그의 안내를 받아 성당 밖으로 나섰다.

부제는, 영접에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는 변명 비슷한 말을 두세마디 입 속에서 중얼거렸지만, 나는 그가 늦은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쓰이지 않았다. 대신 그때 내 감각이 집중된 것은 그의 옷자락에서 풍기는 포도주 냄새였다. 달콤하기는 했으나 어딘가 한물간, 콧속에 들큰하게 괴어드는 그런 종류의 냄새, 그것이...주변을 떠돌고 있었다](난이도 중)

이건 <일식>, 대부분 맞추셨더이다. 근데 이걸 어느분이 선물하셨더라...


9번. [그렇게 계속 기억을 따라갔다. 벌써 오래전에 밤이 되었고 바깥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 기억 속에서도 빗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마로니에 나무들 밑, 그가 언젠가 프란츠 크로머 때문에 나한테 캐어묻고 나의 첫 비밀들을 알아맞혔던 때였다](난이도 하)

이건 ‘프란츠 크로머’만 검색해도 나오더군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에피메테우스님이 주셨어요.


10번. [“빌어먹을 할미년”

그는 뾰로퉁해져서 가버렸다. 곧 시엔흥 술집의 주인도 가버렸다. 밤에 돌아온 그는 관이 없어 지금 맞추어야 하므로 밤늦게나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엔흥 술집의 주인이 돌아왔을 때는 일손을 돕던 자들은 이미 밥을 다 먹고 난 뒤였다. 그런데 유독 아우만은 시엔흥의 술집 계산대에 기댄 채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라이꽁도 옆에서 뭔가 노래를 읊조리고 있었다. 이때 딴스 아줌마는 침대 가에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난이도 상)

<아Q정전>의 ‘내일’이란 단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아Q정전만 써도 되죠 물론. 이건 정xx님이 절 위로하려고 주신 선물입니다.


11번. [그들은 한참 동안이나 말없이 모닥불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마치 엄숙하고 경건한 성전에 들어온 것처럼 진지했다. 잠시 후 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듯 또박또박 말했다.

“지금부터...ㅇㅇㅇㅇㅇㅇㅇ 웰튼 지부의 재결성을 엄숙하게 선언한다!”

닐은 토드 앤더슨에 대해 시를 낭송하지 않고 모임의 서기로 활동할 것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난이도 하)

이건 <죽은 시인의 사회>. 제가 좋아하는, 라주미힌님의 예비장모이신 별사탕님이 주신 책입니다.


12번.[“물론 그 콧수염 사내도 챔피언한테 당해서 길게 드러누웠겠지? 그렇게 해서 그 시합이 끝났다는 말이냐?”

예수님이 혀를 차며 물으셨다.

“아닙니다! 그 사내는 금고처럼 단단했답니다. 공산연맹 챔피언이 가볍게 뛰며 기습공격을 노렸답니다. 그러다가 퍽!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날렸다지 뭡니까? 그래서 제가 왼손으로 막고 오른손으로 번개처럼 주먹을 날렸습니다. 챔피언은 넉다운됐죠”](난이도 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에 나오는 구절이죠. 이것 역시 별사탕님이 주셨습니다. 돈 까밀로도 정답으로 했습니다.


13번. [그의 집은 빌머스도르프에 있는 삼층짜리 아파트였어요. 역시 천장이 높은 구식건물이었어요. 침실이 하나 있고 거실과 주방 공간이 넓은 그런 방이죠. 커다란 책상 겸 식탁 앞에 앉았습니다. 컴퓨터와 책장이 있고 가구는 단출했어요. 이선생은 셔츠바람에 가슴까지 올라오는 앞치마를 두르고 오븐 앞에서 씨름하고 있었어요.

뭘 하는 거예요?

내가 그의 등뒤로 다가서며 물었더니 그가 나를 가볍게 밀어냈어요](난이도 중)


이건 솔직히 너무 어려운 문제였어요. 독일 지명이 나오니까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라고 써주신 분도 계시구요,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을 써주신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난티나무님만 유일하게 정답을 맞춰 주셨습니다.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입니다.
‘--요’가 계속되는 문장이 힌트라면 힌트지만, 그래도 어려웠지요. 죄송합니다.


이래서 영예의 1등은 mong 님과 따우님, 무려 11개를 맞춰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3등은 두분 계십니다. 10개를 맞춰주신 돌바람님과 인터라겐님! 축하드립니다.


1등하신 분은 각각 4만원어치 책 골라주시구요

3등하신 두분은 각각 2만원어치 책 골라주세요.

제가 다른 분은 주소를 아는데요, 돌바람님과 mong 님은 주소랑 핸드폰 번호를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99999에서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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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9-2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리고 존경합니다.^^

merryticket 2005-09-2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첨되신 분들 축하드려요..저도 존경 합니다!

인터라겐 2005-09-2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냥 검색해서 건진것이어요...실제로 답을 맞춘건 4개 밖에 없어요...

인터라겐 2005-09-2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사이 올리브님... 검색엔진의 힘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