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인간 1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5년 8월
절판


"미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달을 흙덩어리로 생각했지만 한국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달을빛덩어리로 생각했어요."

"미국 사람들은 우주선을 타고 달에까지 직접 날아가 지표에 천박한 성조기를 꽂았고 한국 사람들은 툇마루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지표에 우아한 계수나무를 심었지요."
-32쪽

예전의 대학생들과 지금의 대학생들은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예전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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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오늘날은 모든 문화가 정체성을 상실해 버렸다.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뒤죽박죽이다..양심도 죽었고 예절도 죽었다. 전통도 죽었고 기품도 죽었다. 낭만도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그것들이 죽은 자리에 오늘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64쪽

"어느 날 의심이 많은 신자 하나가 하나님을 찾아가 당신이 정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냐고 물었어. 하나님이 그렇다고 대답을 하셨지. 그러자 신자가 말했어. 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정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당신도 드시지 못하는 돌덩어리 하나를 만들어주십시오. 그래서 하나님은 의심 많은 신자에게 돌덩어리를 만들어주었지. 그러자 이번에는 신자가 당신이 정말로 전지전능하시다면 이 돌덩어리를 한번 들어보시라고 말했어. 과연 하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만약 그 돌덩어리를 드시면, 당신도 드시지 못하는 돌을 만들어 달라고 했던 신자를 속인 것이 되고, 드시지 못하면, 전지전능하지 못한 하나님이 되겠지. 과연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85쪽

낭만이 사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고, 사람들의 가슴이 삭막해지기 때문에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고, 세상이 황무지로 변하기 때문에 소망의 씨앗들이 말라죽는다. 한 페이지의 낭만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모금의 음악이 사라지고, 한모금의 음악이 사라지는 순간에 한 아름의 사랑 또한 사라진다.-120쪽

아버지는 사람의 마음이 썩으면 산천도 따라서 썩는다고 탄식하셨다.-142쪽

인생은 막말로 전투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노인이라는 단어는 백전노장을 지칭하는 단어다. 노인은 미래보다 과거를 더 많이 건직하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과거는 곧 경험이며 경험은 곧 관록이다.-154쪽

"로마가 아니라 황천을 가더라도 순리대로만 살면 되는 거야. 법률 같은 건 억지로 따를 필요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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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사유의 찌꺼기를 걸러내지 않으면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탐욕과 이기의 칡넝쿨을 걷어내지는 못한다.

-156쪽

갈수록 세상이 살벌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안에 쐐기풀을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쐐기풀 때문에 서로를 껴안을 수가 없었다. 껴안으면 껴안을수록 상처가 깊어졌다.-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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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8-26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날아가 지표에 천박한 성조기를 꽂았고 ㅋㅋ... 그런데...그 달 착륙이라는 것도 다 조작이라는 말이...있다지요?

인터라겐 2005-08-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궁금해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