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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허삼관에게 자라대가리 노릇 한다고 욕하겠는가...
허삼관은 시골 할아버지를 뵈러 갔다가 아버지 만큼 애정을 갖고 있는 삼촌으로 부터 피를 판다는 얘길 듣게 된다.. 그러다 정말 피를 팔러가는 근룡과 방씨를 만나게 되고 더불어 그들이 가르쳐 주는 데로 물을 마시고 가서 피를 판다... 그리고 나선 승리반점에 들려 볶은 돼지 간 한접시하고, 황주 두 냥. 황주는 데워서를 외치면서 주문을 한다....
허삼관은 피를 팔아 번 돈으로 뜻있게 쓰겠다고 다짐을 하고 그것으로 결혼을 생각한다...
그러다 허옥란에게 요리를 사주게 된다...소룡만두 24전, 훈툰면 9전, 매실 10전, 사탕 23전, 수박 반쪽 17전.. 모두 83전을 쓰고는 언제 내게 시집올테냐고 묻는 허삼관의 박력(?)이라니...
허삼관 매혈기는 글 하나 하나에 웃음과 눈물짓기를 반복하게 한다.
자신의 친아들도 아닌 일락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흘 걸러 피를 팔다 쓰려져 병원에 실려가선 자기가 판 것보다 많은 700ml를 수혈받자 어거지 쓰며 300ml는 다시 가져가라는등.... 몰골이 쓰러질것 같아 퇴자를 맞자 종일 볕을 쬐이고 다시 들어가 기어코 피를 팔고 나오는것이나...어느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글들 이었다..
중국의 생활상을 우리가 알게 된지 얼마나 되었을까.. 아직 시장경제는 개방이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그들이 취하고 있는것은 공산주의고 모주석의 한마디에 세상이 뒤바뀌던 시절의 생활상은 정말 유쾌하면서도 재미났다.. 아니 내가 겪지 않았으니 재밌다고 말 할 수 있을것이나 우리네 부모님들이 겪었던 6.25나 그들이 겪었던 그 문화혁명이나 뭐가 다를것인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땐 콧끝이 찡해 온다... 더 이상 피를 팔 수 없게된 허삼관이 거리를 울면서 돌아다니고.. 하나 둘 연락을 받고온 자식과 아내 앞에서 볶은 돼지 간에 황주가 먹고 싶어 피를 팔려 했더니 더 이상 내 피는 안산다고 하면서 우는 허삼관의 얘기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은 아닐까..
입에 든 것 까지 빼서 우리들 입에 넣어주려고 하셨던 부모님의 모습은 시간과 국경을 넘어 다 같은것인가 보다..
너무도 유쾌하면서 가슴 찡한 한편의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마치 따끈한 국수 한그릇 말아 먹은것 처럼 든든하다...
내 피는 누가 사줄라나?... 앗 허삼관이 우리나라에 오면 어찌 살까.. 돈 35원은 안주고 쵸코파이와 우유만 주니 말이다... 행복한 하루를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