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 박노자, 허동현의 지상격론
박노자, 허동현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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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는 왜 무엇이 못해서 열강의 소용돌이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속에서 이렇게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우리의 현실은 참 답답할 뿐이다.

우리의 힘을 기르지 않고 남의 힘에 기대어 살려고 하다가 나라가 망하는 정말 치욕적인 일들을 겪고도 모자라 지금은 어떤가?
우리는 아직도 미국,일본, 중국 등 열강이라고 내세우는 나라 앞에서 또다시 한없이 찌그러 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소위 배웠다고 하는 나라님들 .. 이 나라의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 아닌가..

아직도 우리는 나라의 힘을 키워 부강해져서 열강에 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 그저 내 밥그릇만 착실하게 지키면 된다는 것이 아닌가 싶어 속이 부글 끓어오른다.

내가 무슨 주의자니 하는 그런 생각없이 그저 뉴스를 통해 저런 미친것들 하면서 욕이나 할 줄 알았지 내 나라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음을 고백한다..
그런 사치는 먹고 살기 바쁜 내게 그저 먼 나라 얘기 같이 들리곤 했었으니깐...제대로 일할줄 모르는 사람들을 나라일 하라고 뽑아준 자로서 참 많이 부끄럽다.  

열강의 소용돌이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마치 토론 프로그램을 시청하는듯한 형식이 신선하다..  이것이 지면이 아닌 대담으로 이어졌어도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로 옮겨 읽는것과 말로 듣는것은 또한 느낌이 다르니...

이책을 읽을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지도층의 맹목적인 숭미사상에 대한 견해에 대해 중간계층 또는 일반 민중의 대미관이 어땠는가 하는 푸른역사의 질문에 박노자님의 답이다..(65-66p)

미국과 직접 접촉을 하지 않고 영어를 전혀 몰랐던 대다수 중간 계층은 미국에 대한 지식을 주로 언론, 특히 일간지에서 얻었습니다. 한데 개화기나 일제 시대의 언론들이 미국을 주로 장밋빛으로 그린 게 사실입니다.
1930년 후반 미일 갈등이 심화된 다음에야 미화된 미국관이 일제의 어용적, 또는 인종주의적인 반미 선전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언론매체로부터 유리됐던 하층, 특히 농민들의 경우, 1945년 미군이 한반도 남부를 점령하자 처음으로 미국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하층민들의 대미관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중간 계층의 경우는 여론 주도층의 대미관에 크게 좌우되었습니다.

장밋빛으로 물들었던 대미관.... 내 대미관도 어렸을때 TV와 책을 통해 생성된것이다.
자유가 있고... 법이 만인앞에 평등한 나라..
지금도 그런 대미관은 흔들림없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그 당시 너무 와서 박혀서 그랬나?   김포세관에 계시던 이모부가 외국 쵸코바를 주면서 미국가면 이건 널려있다라는 말에 세뇌가 된것이었을까?   바뀌지 않는 대미관에서 무서움을 느꼈기에 기억에 남는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하고 유학도 자유스러워 진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세상을 향해 눈과 귀와 입이 열려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그저 우리 국민들은 입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는 바보처럼 여기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언제까지 열강의 눈치를 보면서 우리 국민을 바보로 만들며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까..

대한민국의 공장들은 늘어나는 인건비와 세 부담에 중국으로 발을 옮기고 거기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변변한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모든 걸 잃고 몸만 겨우 빠져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대기업만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이 현실은 뭔가...

일본에 딸기 종자값으로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우리것은 왜 그리 못하는가...

6자회담의 중간에 들어서있으면서 큰목소리 한번 못내면서 언제까지 눈치를 보며 굽신거리기만 할까..

100년전의 역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 참 우울하다..

마지막 허동현님의 프랑스가 독일에게서 받은 것과 같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우리는 일본에게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라는 말은 참 가슴아프다.

식민 지배로 고통받고 전쟁에 이끌려 나갔던 수많은 사람들... 종군위안부로 평생을 눈물속에 살다가 사과나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눈을 감는 할머니들... 그것은 다 우리가 부강하지 못하기에 당하는 설움일지도 모르겠다.

소용돌이를 벗어나기 위해선 우리 힘을 길러야 한다... 제발 나라님들. 정신좀 차리세요...  행복한 하루를 L.J.Y

역사는 결코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여기 지금 산 자를 위한 것이다.  그것은 용감한 모든 이들의희망일 수가 있다.  -푸른역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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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06-2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샀는데, 어려울까봐 미뤄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뷰를 보니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

  부리는 브라질 좋아해


인터라겐 2005-06-2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부리님... 감사합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이 나라에 무관심하면서 부강해 지길 바라는 이중적인 맘에 속상했어요.. 늘 그렇지요 뭐.. 냄비처럼 불끈했다가 바로 식어버려서 잊고 마는... 하지만 제 관심밖에 있던것들을 일깨워 주니 기분 좋게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게 읽혀지지도 않구요.. 다만 늘 느끼는 그 사대주의적 발상이 그대로 있는 이 현실이 열받게 한답니다...재미나게 읽으세요..

로드무비 2005-06-2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저도 이 책 빨리 읽고 리뷰 써야 하는데......
시간이 없는데.
인터라겐님 리뷰 참 조목조목 잘 쓰셨네요.^^

인터라겐 2005-06-26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리뷰의 대가 로드무비님께 이런 칭찬을 받으니 너무 기쁜걸요...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세요..요즘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