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14.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 점수를 살펴볼까요? 14점이라면, 사실 약간 높은 편입니다. 심하게 비판적인 스타일은 아니지만, <지배적>이라고나 할까요? 더 높아지게 되면 비난, 편견, 징벌, 강압, 배타....그런 단어들과 점점 친해지게 되십니다. 조금 지양하시는 편이 좋겠죠? ^^ 그래도, CP점수가 높은 분들은 <이상이 높다>는 장점을 지니고 계세요. 참고로 저는 CP 4점....형편없는 점수인데, 새로운 거 배우기 싫어하고 눈이 낮은 게으름탱이랍니다. -.- 사실, 자아라는 것이 자라면서 저절로 학습된 것, 즉 선택의 여지가 없이 내면화된 생활개념이기 때문에 고친다는 것은 참 어렵다고 해요. 하지만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잘 견제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의 변화가 있겠죠? <이상이 높다>는 장점을, 높은 이상을 가지고 항상 노력하고 추진하는 자세로 승화 시키면 멋질거예요.

NP 16. NP는 양육적인 어버이로서의 소양을 살펴보는 점수랍니다. 짝짝짝....가장 이상적인 점수이십니다. 책울님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긍정적이신 분이군요.^^ 그런데, 아까 CP 결과와 함께 살펴보면, 엄마라는 입장에서는 과보호를 하지 않도록 애쓰셔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많고, 잘 돌봐주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의 심정이 시시각각 눈에 들어오고...그런 성향인 님이기에, 자칫 거들어주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손대게 될 수 있답니다. 그러면 안 되겠죠?^^

 A13. 성인 자아 점수입니다. 정서 혹은 비판의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느냐를 알아보는 점수예요. 쉽게 말하면, 얼마나 철들었냐...가 되겠죠? 13점이라면, 역시 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아마도 책울님은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하시는 분일거예요. A점수가 이렇다면, 아까 얘기한대로 <높은 이상을 향해 적절한 추진력으로 노력하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겠네요. 

FC14.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입니다. 얼마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가를 알아볼 수 있어요. FC가 높은 분들은 놀기 좋아하고, 행동파이며 자발적이고 창조적이지요. 14점인 님도 약간 높은 편으로, 상당히 개방적인 품성의 소유자이십니다. 님의 글을 보면, 가끔 굉장히 진솔하게 자신을 표현하셔서 깜짝 놀랄 때도 있는데, 아마도 FC14점이 원인이 아닐까요?^^ 게다가 A점수도 적절하므로, FC 성향이 약간 높아도 상관 없을 것 같네요. 놀기 좋아하지만, 노느라 해야할 일을 못하는 분은 아닐거예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저는 FC 높은 분들이 너~무 좋아요.^^

AC12. 적응된 어린이 자아입니다. AC가 높은 분들은 어리광을 부리고 의존적이며 환경에 지나치게 순응해버리는 경향이 있지요. 반면 너무 낮으면 지나치게 독단적이 될 수도 있구요. 가장 독립적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자아상태는 8점 정도 라고 보는 견해가 있으니, 12점이면 약간 높은 편이네요. 때때로 의존적이고 우유부단한 면을 보일 수는 있으나, 크게 문제가 될만한 점수는 아닙니다.

점수 결과를 직역해서 나열해 볼까요? 약간은 지배적이고, 매우 헌신적이며, 적당히 현실적이고, 상당히 개방적인 동시에 조금은 의존적인....그런 분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어찌 책울님이 저 한 줄로 요약될 수 있겠습니까? 

CP와 NP, FC와 AC, A와 FC....그렇게 점수들은 서로 상호보완의 관계에 있답니다. 책울님의 경우 CP는 약간 높지만 NP 역시 높아서 서로 완충이 되고, 높은 AC를 역시 높은 FC가 덮어주며, 약간 높은 FC를 적절한 A가 견제해주고 있습니다. 엥? 무슨 소리냐구요? 독선적이고 비판적일 수 있는 성향을 따뜻하고 공감적인 부분이 덮어주고, 의존적이고 자기 부정적일 수 있는 부분을 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 가려주며, 노느라 정신 못차리지 않도록 적당히 현실적이라는, 그런 말씀입니다. 님의 내면에는 아주 다양한 성향이 있는데, 그것들이 서로 부딪히고 모아져서 지금의 책울님이 있는 것이죠. 저런 복잡다단한 성향들을 책울님이 정확히 파악하고 컨트롤하면 평이하게 이상적인 자아보다 배는 멋진 자아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서로 상반된 여러 성향들 때문에 혼란을 느낄 수도 있지요. 제가 볼 때 책울님은 잘 컨트롤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가끔 나 자신에 대해 숱한 의문이 제기되어 혼란스럽고 슬퍼질 때가 있다면, 큰 소리로 마음을 다잡으세요. 그게 바로 진정한 <나>이며, 그런 점이 <나의 매력>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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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4-02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진짜 제 모습 맞네요. 그 심리테스트 어디서 나온거예요. 저는 이글을 읽으면서 어쩐 나와 이렇게 맞아지나 감탄스럽네요.
복사해서 따로 노트에 붙여놓고 두고 두고 읽으면서 고칠 것은 고치고 더욱 더 정진하고 싶네요.
제가 아이들에게는 조금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거든요. 매일 외치는 소리가 길 건널 때는 천번 만번 봐야 한다고 외치고(소현이는 귀에 딱지가 앉아 있데요) .그리고 규율은 심하고(어두워져서 집에 안들어오면 문을 잠그버리고) 둘이 싸우면 과자 사준다고 꼬셔서 화해할때까지 문 안열어 주고등등(흑흑 내가 이토록 심한 짓을).
아이들에게 관대해 지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자 요즘 저의 신조입니다.
고마워요 진/우맘님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네요.
 



캡쳐를 잘 못 해서, 글자가 안 보이는군요. 여하간, 알라딘에서 나의 서재 코멘트를 실시간 문자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제에 이어, 정말이지 저를 계속 서재폐인의 길로 내모는군요. 문자 한 건당 20원이면, 하루에 스무 개라 할 때 400원, 한 달이면 12000원....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절반은 적립금으로 돌려준다니까, 신청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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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4-02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뻥입니다.
하루 늦었지만, 만우절 기념 뻥이요. -.-;;;; 기획은 어제 했는데, 엊저녁 제가 독감으로 앓아눕는 바람에, 글을 올리질 못해서요.^^ 별로 선정적이진 않지만, 잠시라도 황당하셨길.ㅋㅋㅋㅋ

nrim 2004-04-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제 올리셨더라면 더 재밌었을텐데.. 그나저나 몸은 괜찮으세요?

진/우맘 2004-04-0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짓말같이, 많이 나았습니다.^^

ceylontea 2004-04-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인줄 알았잖아욧!
아프시다니... 용서해드리지요.. 히히..
이젠 괜찮으신가요??

▶◀소굼 2004-04-0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진짜인줄-ㅅ-;; 저도 거짓말처럼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04-04-0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짜인줄 알았잖아요~ 어쩐지 발견못했다 했더니. ㅋㅋ 너무 깜찍한 뻥인데요~ ^^ 진우맘님 거짓말 같이 나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소금님도 어서 나으시길. ^^

연우주 2004-04-02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데요? ^^

프레이야 2004-04-0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우맘은 아무도 못 말려!!

다연엉가 2004-04-02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헉헉. 진짜인줄 알았네요.
정말 아이들 표정은 엄마를 닮은듯(^^^)

superfrog 2004-04-0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진우맘님이 뻥임을 불기 전에 읽어보고는 '알라딘이 제정신이 아니로군..' 했었는데 다행이네요.^^;;

진/우맘 2004-04-0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누가 저 좀 말려주세요. 저것은 뻥인 동시에, 저의 은밀한 소망 중 한 가지라는...^^;;;

책읽는나무 2004-04-03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나도 진짠줄 알았네....순진한 사람들 여럿 놀랬켰네요....
그리고....문자서비스로 정말 받고 싶으세요??....음....
정말 알라딘에서 저런거 기획할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님도 어제 감기 들었습니까??
나도 어제 자고 일어났더니...온몸이 쑤시고...목도 아프고..머리고 아프고...
그래서 약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좀 괜찮으것 같아서 바로 서재에 들어왔죠!!!^^
약기운으로 어제 뭐라고 리뷰랑 페이퍼 썼는뎅....말이 하나도 앞뒤가 맞지도 않고...
그래도 이것도 다 추억일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올려놓았습죠!!...그럼 어제 님의 코멘트도 약기운으로???..^^.....님도 못말립니다...정말~~~
지금 좀 나았다니...다행이네요....^^
 

오랜만에 리뷰를 한 편 썼다.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 독서일지에 썼던대로 필 받았을 때 썼더라면 더 멋진 글을 쓸 수 있었을텐데...아쉽지만, 오랜만에 아이들 그림책이 아닌 내가 읽은 책의 리뷰를 썼다는 사실로도 만족해야 하겠다.

나는, 리뷰와 독후감은 좀 다르다고 생각해 왔다. 말 나온김에 국어사전 뒤져볼까.

리뷰ː(review)[명사]
1.비평. 평론. 서평(書評).
2.평론 잡지.

독후―감(讀後感)[도쿠―][명사]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 또는 그 느낌을 적은 글.

오, 역시 미묘하게 다르다. 리뷰는 책 자체에 대한 평가에 가깝고, 독후감은 느낌 쪽에 힘이 실리는 군. 그런데, 내가 얘기하려던 것은 저런 내용은 아니고....뭐랄까, <리뷰>가 좀 더 자유롭고 만만한 글이라고나 할까... 독후감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학교 때 숙제로 쓰던 독후감을 생각하며 경기를 일으킨다. 난, 특별히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껴본 적은 없으므로 경기는 안 일으키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은 기분은 아니다. 시작, 가운데, 끝의 구별이 명확하고, 줄거리의 나열은 피할 것이며....그런 소소한 규칙에 얽매인 글을 쓰는 것은, 아무래도 재미있는 경험은 못 된다. 그런데 몇 년 전 처음 쓰게 된 <리뷰>는 달랐다. 짧아도 좋고, 길어도 좋으며 규칙도 없었다.(남의 거 베끼지 말자! 규칙 외에는^^) 책에 대한 진짜 내 느낌을 여과 없이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런 기쁨이 돈이 된다는^^; 사실이 어찌나 대견하고 흥이 나던지!

당시 나는 한 달에 40편(가끔, y서점과 A서점에 같은 글을 올리는 것에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면, 그 이상이 되기도 했다.^^;)이 넘는 리뷰를 써댔다. 쓸 거리가 딸리면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아이들 그림책을 훑어 보며 메모를 하기도 했고,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읽은 책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짜내기도' 했다. 책이 참깨요 리뷰가 참기름도 아닐진데, 짜낸다고 제대로 된 것이 나올 턱이 없지. 결국 언젠가는, 민망한 사고를 한 건 냈으니....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 분명히 읽었는데 기억이 전혀 없어서 "그 후로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한 줄이면 될 것을 한 권에 걸쳐 지루하게 펼쳐낸다."는 막가파식 리뷰를 양산했다. 그리고 역시나....추천 제도가 별로 활성화되지 않은 그 때에도 대략 5분 중 0분이 추천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나중에 책을 사서 다시 읽어보니, 단숨에 밤새서 읽힐 정도로 즐거운 이야기였고, 그제서야 예전에 읽으며 기분 좋아 하던 기억이 살포시 떠올랐다. 아이고.... 리뷰 쓰기 기능이 개편되고, 자신이 쓴 리뷰를 삭제하는 기능이 생기자 제일 먼저 뽀르르 달려가서 그 리뷰를 삭제했다.^^;;;

얘기가 샜군. 여하간, 그렇게 쉽고 재미있는 리뷰 쓰기였는데... 서재의 덩치가 커지고 제법 찾아주시는 손님도 늘어나게 되자, 어느 순간부터 리뷰 쓰기가 부담스러워졌다. 뭔가 '제대로 된' 것을 써 주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바보같이, 아무도 걸지 않는 기대에 혼자 얽매여, 새삼 리뷰가 아닌 그 옛날 <독후감>을 쓰려고 든 것이다. 쩝. 머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승복하질 못해서 한동안 진/우의 책 이외의 리뷰는 써 내기가 매우 힘들었다.

오늘의 <오빠가 돌아왔다> 리뷰도 써내기가 버거웠다. 그리고, 쓰고 난 지금 다시 읽어봐도 매우 못마땅하다. 하지만, 아무도 제안하지 않은 금기에 혼자 얽매여 끙끙거리는 것은 진정 바보짓임을 글을 쓰는 내내 힘들게 깨우치는 성과도 있었다. 이제, 좀 더 리뷰를 써 봐야겠다. 멋진 글, 감동적인 글 말고, 정말 내가 느끼는 그대로의 글.

그런데, 이러고 저러고 할 것 없이 리뷰를 좀 쓰려면 책부터 읽어야 하지 않겠냐?! (<언문세설>은 내 모국어의 감옥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고, <루브르는 프랑스의 박물관인가>도 대출 기한을 배는 넘긴 채 썩고 있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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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4-01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말씀하신 책을 읽은 즉시 필에 꽂혔을때 리뷰를 써야 한다는것에 동감합니다....저도 그렇더군요...전 머리가 나빠서리...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는것이 안그래도 글빨이 딸리는데...더욱더 리뷰 쓰기 힘들더라구요..^^...저도 리뷰삭제기능이 주어졌을때 진짜 지우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리뷰를 먼저 삭제하였습니다...지금도 몇개 더 있는데...다 지우려니...예전의 시간에 내가 썼던 리뷰를 나스스로 읽고서 웃음짓는 시간도 꽤나 괜찮은듯하여(타인에겐 아니지만 나스스로에겐..좋은 자극제가 되기에...) 몇개는 수정을 할까??...놔둘까?? 망설이며...고민중인것도 있지요....ㅎㅎㅎ.....앞으로 님도 되도록...시간을 아끼어...책 읽고나면 바로 달려들어 리뷰쓰세요...ㅋㅋ...거의 24시간 서재에 붙어 있는것 같던데....^^...리뷰 좀 써주세요...^^

비로그인 2004-04-01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뿐만 아니라 코멘트도 그렇습니다. 방금 읽고 자판 두드리려는 찰나 연타 계속 전화받으랴 무전받으랴.... 쓸말 까먹었습니다. 우이~쒸!!

연우주 2004-04-0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는 게 전 항상 부담스러웠었는데...^^ 길게 써야만 할 것 같고, 잘 써야만 할 것 같고. 그래서 잘 안 써지더라구요...^^

2004-04-01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04-0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에잉~~~ 서재에 노상 붙어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서재탐방 10분, 일 20분, 페이퍼 한 개 쓰고, 서류 하나 만들고....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구요.(???) 저래뵈도 리뷰는 쓰는 데 최소 30분은 걸리거든요. 하긴, 이제 부담 없이 쓰면 시간도 축소되고, 더 많이 쓸 수 있겠죠.^^
폭스님> 쓰려고 했던 말 기억나시면 언제나~ 서재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우주님> 우주님은 지금도 충분히 잘 쓰고 있습니다!!!!(너무 잘 써서 화내는 것임 -.-)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언제나 <보통 이상의 문학적 소양을 지닌 인간>이 되려고 애써왔다. 그런데, 역시... 아직은 먼 길인가보다. 김영하, 이 멋지고도 유명한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되지 않았는가! 평소 단편 소설은 무게감이 덜하다는 이유로 회피해 온 나에게, 엄청난 위력의 일격을 남긴 작품집이다. 머리 나쁜 나... 대부분의 단편소설집은 다 읽고 난 후 목차를 보면, 제목만 보고 내용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김영하는 달랐다. 읽은 지 몇 주가 지난 지금도, 제목만으로 단편 하나하나가 머리 속에서 와글와글 떠들어댄다.

아빠는 아버지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안 갖춘, 그야말로 나쁜 아빠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간이다. ---p49

ㅋㅋㅋ. 그랬더냐? 이 책은, 빛나는 기지와 멋진 문장의 종합선물세트다!

"여자들을 위하는 문학을 하렴. 그럼 일생이 평탄할 거야. 여자는 아름답게 그려주고 남자들은 죽일놈들로 만들어. 그럼 아무도 널 미워하지 않을 거다."-p30  /  그러니까 술주정뱅이에 고발꾼인 아빠와 그 아빠를 작신작신 두들겨 패는 택배회사 직원인 아들, 그 아들의 미성년자 동거녀, 건설현장의 함바집 아줌마, 마지막으로 그 아줌마의 전남편이 탐내는 교복의 주인인 중학교 1학년짜리 소녀가 야유회를 간다는 거다. -p 61  /  "남자들이 왜 기를 쓰고 성공하려는지 알아?" "몰라요?"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서야." -p108  /  "미안해, 난 입만 열면 개구리가 나와."-p 117  /  야 임마, 냉소적인 인간이 함부로 진지해지면 큰일나. 갑자기 인생이 정색을 하고 달려들거든.-p120 

그의 작품 속 구석구석에는 꼭 외워뒀다가 써먹어야지...싶은 문장들이 번뜩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문장들이 그냥 제 몸만 빛내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숨어 작품 전체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단순한 말장난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고나 할까.^^ 간만에 단숨에 읽히는,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이제 그의 전작도 훑어봐야 겠다. 김영하라는 작가를 되짚어 가는 여정이 매 순간 놀랍고 즐겁기를 바란다.

여담 하나. 책에 실린 그의 사진은, 글을 읽으며 저절로 떠올려 보게 되는 작가의 모습 그대로이다. 거참 복도 많다. 얼굴도 쿨하고, 글도 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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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4-0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두 <보통 이상의 문학적 소양을 지닌 인간>이 되고픈데, 정말 갈 길 멀죠...흠, 그래도 제가 김영하에게는 먼저 반한듯 하네요.캬캬캬...(딴 작가 대지 마세욧. 밑천 딸리니까..)

책읽는나무 2004-04-0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님의 글을 읽고서 이리뷰를 읽으러 왔습니다....안그래도 이소설을 참 읽고 싶었습니다...님의 글을 보니 더욱더 그러하네요....그리고...아까 님이 말씀하신 책을 읽은 즉시 필에 꽂혔을때 리뷰를 써야 한다는것에 동감합니다....저도 그렇더군요...전 머리가 나빠서리...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가물가물하는것이 안그래도 글빨이 딸리는데...더욱더 리뷰 쓰기 힘들더라구요..^^...님도 되도록...시간을 아끼어...책 읽고나면 바로 달려들어 리뷰쓰세요...ㅋㅋ...거의 24시간 서재에 붙어 있는것 같던데....^^
 



저 코멘트를 본 것도 아닐텐데, 기특한 것....오늘 아침에 선물이라고 요거 두 개를 들고 왔다.^^ 아직 익숙치 않아서 화려하고 다양한 모양새는 아니지만, 이거 만드느라 손끝에 피나고 멍까지 드는 것을 봐서 알기에 기쁘다.

사람들이 흔히 말한다. <선물은, 돈보다는 정성이 먼저지.> 대부분 상황에서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지만, 마음 속으로는 '그래도.... 정성만 든 선물보다는 돈만 든 선물이 낫지 않을까^^;;;' 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 이것들을 받아들면서 난생 처음 그 말에 깊이 깊이 공감했다.

심하게 덜렁거리고 게을러서, 나는 악세사리 종류를 잘 잊어버린다. (심지어 결혼 예물도 한 두 개 잊어버렸다.-.-) 그래도, 저것들은 잘 간수해야 하겠다. 그리고 자주자주 기쁘게 매달고 와서 뿌듯하게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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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4-0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덩어리 걸친 것보다 소중한 것.
두고 두고 간직하세요.
좋겠다.

진/우맘 2004-04-0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앗앗, 그러고보니...책울님 심리검사 결과를 아직도 안 냈네요. 내가 미쳤나.... 이왕 기다리신 거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다연엉가 2004-04-0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 기다릴께요. 천천히 하세요. 진/우맘님 아들 키우고 살림하느라 직장생활하느라
서재 나들이 하느라 정말 철인이네요.
전 항상 기다릴께요

비로그인 2004-04-01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정말 이쁜데요~ 게다가 직접 만들어 준 선물은, 정도 느껴지고, 감동적이잖아요~^^ 그런데 저 수려한 목선이 진우맘님?? 오우, 맘에 드네요~ ㅎㅎ

진/우맘 2004-04-0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려한 목선....끄응. 어째, 서재 주인장들 모두가 <서민스러워>지고 있는 듯...^^
주) 서민스럽다 함은 마태우스님의 본명 서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항상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을 일삼는 태도를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