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 젤리틴트
아모레퍼시픽
평점 :
단종


무진장 잘 트는 제 입술, 그래서 지난 겨울에는 니베아 립글로스만 바르며 어찌어찌 버텼지요. 그러나 봄이 되어 여기 저기서 레이스 치맛자락이 나부끼자, 창백하고 시퍼런 입술이 어찌나 보기 흉하던지. 그래서, 오랜만에 화장품을 장만했죠. 사실은 예전에 쓰던 에뛰드의 쥬시빔이 참 마음에 들었던지라 그 제품을 다시 구입할까 했는데요, 검색을 하다보니 '젤리 틴트'라는 것이 나오는 것입니다. 가격도 저렴하고...젤리...틴트? 새로운 종류의 화장품에 굉장히 혹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액체로 된 틴트, 스틱 섀도우, 붓 펜 아이라이너 등도 주저 없이 써 본 터라 호기심이 발동했지요.
그러나, 입술 사정이 별로 안 좋은지라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막무가내로 살 수는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퇴근길에 근처 HUE Place던가요? 아모레 매장에 가서 시제품을 한 번 발라봤지요.

히야~ 바르자마자 입에 가득, 체리+딸기향이.^^ 게다가 립스틱보다는 투명하고, 립글로스보다는 답답하지 않은 사용감이 딱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래서 알라딘에 주문하고 받아 쓴 지 지금 며칠 되었습니다.
아주아주 만족이예요. 제가 쓰는 것은 2혼가요? 핑크 미니스커트인데요, 이 봄에 기본이 될만한 예쁜 핑크색입니다. 마치 입술보호제 바르듯이 무신경하게 쓱쓱 펴발라도 될 정도로 투명한 색감, 그러나 그냥 체리색 입술보호제보다는 분명하게 생기 있는 핑크빛이 표현되지요. 그리고 상당히 촉촉해서 밥 먹고 나서 얼른 한 번만 덧바르면 입술 트는 일이 없더라구요.
함께 근무하는 동료에게도 발라보라고 빌려주니, 한 번 써보고는 다음 날로 주문하더이다.

립스틱, 립 팔레트, 돌려서 짜 바르던 루즈 리퀴드에 립 글로스는 튜브에 든 놈, 팁으로 찍어바르는 놈, 손으로 바르는 놈, 그리고 갖가지 입술보호제.... 색깔이 너무 진해서 탈, 입술이 잘 터서 탈, 사용이 불편해서 탈, 입술이 답답해서 탈이던 모든 놈들은 이제 안녕입니다.
당분간, 이 봄은 젤리틴트랑 행복하게 살 거예요. ^0^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5-04-2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은 화장품 리뷰의 천재예요.. 미치겠어요...!!! 또 보관함으로..ㅠ.ㅠ

마냐 2005-04-2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뽐뿌마녀의 영예를 진우맘님에게 돌리리다.

진/우맘 2005-04-2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제 뽐뿌가 녹슬지 않았군요.^^
제가 좀 후하긴 하지만, 요건 정말 좋다구요. 같이 산 아이스크림 쉐도우는 약간의 단점이 있지만요. 요거 리뷰는 사진과 함께 올리려고 기획 중(?)인데....언제 사진 갖고 놀 시간이 나려는지....쩝. 오늘은 USB를 학교에 두고 와서...ㅠㅠ

클리오 2005-04-24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입술이 터서 고민중인데... 또 추천을 받자와... ^^

LAYLA 2005-04-2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크미니스커트는 4호 입니다...

레이저휙휙 2005-04-2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이 제품 후기가 올라오니 반갑네요. 저는 옆팀에서 샘플로 받아서 사용하는데 어찌나 맘에 드는지, 하나 더 구입했는데요. 3호 오렌지 미니스커트인데, 정말 예뻐요. 다음엔 오렌지 써보세요^^

진/우맘 2005-05-1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좀 헤프네요.
조만간 기스님의 추천대로 오렌지 미니스커트도 장만해서 함께 써야겠어요.^^
하긴, 헤퍼도, 싸니까 용서가 됩죠, ㅎㅎㅎ
 
꼬부랑 할머니 (악보집 + CD 2장) -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지음 / 보림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봄은 언제 오나요'라는 앨범으로 이미 보림이 펴낸 음반에 홀딱 반해있었다. 이원수의 시에 백창우님이 붙인 곡, "더 이상의 대안동요는 없다"며 칭찬하던 입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나와 아이들의 사랑을 옴싹, 훑어 간 얄미울 정도로 사랑스런 음반이 생겼다. 
바로 요 놈, '꼬부랑 할머니'다.

전래동요란다.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 아무리 새로 칠하고 닦아도 전래동요가 전래동요지. 뭐, 우리 것이 좋은 것이긴 하다만....듣기도 전에 머리 속 어딘가에서 곰팡내가 폴폴, 하품이 솔솔 나는 듯 했다. 그러나 CD를 걸고 두어곡이 넘어가기 시작하자 어라? 귀가 자꾸 쫑긋거린다. 다른 방에서 놀던 아이들도 오디오 앞으로 모여든다. 글을 아는 큰 아이와 나는 곧 악보집을 뒤적이기 시작했고, 꼬이는 혓바닥을 풀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오랑깨롱 간깨롱 부뚜막에 간깨롱 누룽지를 준깨롱 묵은깨롱 꼬신깨롱
더 달랑깨롱 안 준깨롱 운깨롱 더준깨롱
묵은깨롱 꼬신깨롱 겁나게 배부른깨롱~~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깨롱깨롱', 부제는 누룽지 노래란다. 혹여 들여다보며 저 소리가 당최 무슨 소리? 하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나는 태생이 여수, 전라도라 그런지 처음 들은 그 순간부터 노랫말이 귀에 쏙쏙 박혔다. ㅋㅋㅋ 영시에만 각운이 있다던가? 랩에만 비슷한 단어로 멋을 부리는 기교가 있다던가? 깨롱깨롱만큼 완벽한 가사는 또 난생 첨이다.
전라도 사투리를 통 몰라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노래를 들어보라지. 딱 두 번만 들으면 귀에는 설지 몰라도 입에는 쫀득쫀득 붙을거다.
다른 노래도 다 그렇다.

'전래동요'는 내가 연상했던 지루함, 고고함과는 전혀 달랐다. 그 선입견은 국악 한마당에 나오는 알아듣기 어려운 판소리나 고루한 아쟁 소리에 기인한 것.(나에게...그렇다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세계는 밝고 통통 튄다. 한시도 지루할 사이가 없다. 가락도 가락이지만 특히 가사들이 다 재미있고 유쾌하다.
'해학'이라는 단어가 요런 가사들에게 딱 들어맞는 것 아닐까? 곰곰 들어보면 다 배고프고 팍팍한 삶 얘기건만, 하나같이 능청스럽고 흥겨웁게 재단되어 자꾸만자꾸만 입가에서 맴돈다.

여섯 살 큰 딸아이는 말놀이 노래인 '가재'와 '껄껄 푸드득 장서방'이 제일 재미있단다. 하지만 이 아가씨, 딱히 우열을 가릴 것도 없이 거의 전곡을 하루 종일 흥얼거리다시피 한다.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것은 기껏해야 대여섯번? 어린 아이가 달달 외울만큼 많이 반복해서 들은 것도 아닌데, 피는 무서운건가보다. 우리 옛노래라 그런지 처음 들을 때부터 어딘지 익숙한 그 느낌, 금세 머리에 새겨지고 입에 붙는다.
이제 두 돌 지난 둘째, 말이 더뎌서 여직 '엄마' '아빠' '까까'하는 아들아이도 요 음반에 단단히 매료되었다. 둘째는 '망망 꼬방망-민들레 줄기를 입에 물고 부르는 노래'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단순한 가사가 반복되는데다가, '망망 꼬방망'이 주는 맑은 어감 때문일까? 틈만 나면 내 손을 끌고 오디오를 가리키며 "망망, 망망" 한다. ㅎㅎ 덕분에 말 한 마디 늘었네.^^

꼬부랑 할머니라는 노래가 제일 널리 알려져서 제목이 요것인가 본데...솔직히 제목이 좀 아쉽다. 흔히 연상하는 '꼬부랑 할머니가~'하는 노래와는 격이랄까, 차원이 다른 재미있고 진기한 전래동요가 가득가득 들어있는데. 재미도 품격도 모두 갖춘, 정말 누구에게나 꼭 권하고 싶은 음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은 언제 오나요 (CD 2장 + 악보집) - 이원수 동시에 붙인 노래들
이원수 노랫말, 백창우 작곡, 김병호 그림 / 보림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여섯 살 딸아이가 요즘들어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단연 '어머나' 입니다. 아마, 전국의 또래아이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요? 슬프게도 아이들은, 더이상 동요에 매료되지 않습니다. 더 자극적인 영상, 음원이 많으니까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엽기송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플래쉬 동요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가수 김현철은 새 앨범을 내면서 '키즈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더군요.
 그러나 일부 엽기송들은 말 그대로 엽기적인 소재나 저속한 웹 용어가 여과 없이 사용되고 있어 은근히 걱정스럽습니다. 키즈팝 역시, 들어보진 않았지만 광고나 관련글을 보니 상업적인 배경이 강한데다가 아이들을 너무 성인의 축소판으로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아 탐탁치가 않네요.

 이런 이유 저런 이유, 제일 큰 이유는 둘째가 자꾸 만져대서 우리 집 오디오는 항상 코드가 뽑힌 상태로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앨범은, 진부하지만 가뭄의 단비같았다고나 할까요.^^
 이원수님의 시에 백창우님이 노랫말을 엮어 만든 앨범입니다. 기존의 동요 앨범들과는 여러모로 품격이 다르지요. 맑고 깨끗한 음색을 지닌 아이들과 클래식한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는 개성 있는 어른들의 목소리가 잘 녹아들어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습니다. 그 목소리에 실린 백창우님의 곡은 참 세련되었습니다. 기존 동요의 단조로움,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약간의) 구태의연함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러한 신선함이 얹히자 이원수님의 노래말도 몇 십년 세월의 급간이 싸악 사라진 듯 그저 아름답기만 하네요.
 어려운 가정 형편때문에 중학교 진학을 못하고 점원 노릇을 해야 하는 오빠의 설움을 요즘 아이들, 심지어 엄마인 저도 알 턱이 없건만, 그 먹먹한 서글픔은 여과 없이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때 맞추어 흐르는 고운 오보에, 바이올린의 선율도 그런 감성을 거들어 주고요.

 두 개의 CD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봄은 언제오나요'입니다.

하얀 눈아 내려라 소복소복
나무들아 자거라 새근새근
날만 새면 남쪽 하늘 해가 빛나고
햇볕에 하얀 눈도 단젖이 된다

봄은 언제 오나요
봄은 언제 오나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상상되는 정경이 있습니다. 새 학기, 봄을 맞는 학교의 조용한 복도에 아이들의 짜랑짜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기분 좋은 모습. 그것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배어나옵니다. 교과서에 나온 노래는 어쩐지 지겨워하는 요즘 아이들, 그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면 쉬는 시간마다 신나게 불러댈 것 같은데요. 악보도 내장되어 있으니 복사해서 나누어주기도 좋고...초등 선생님들이라면 꼭 하나 장만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딸아이는 두 번째 CD의 '완두콩'을 좋아합니다. 또로롱, 경쾌한 전주와 '완두콩'이라는 말 자체의 또록또록한 어감을 즐기는 것 같아요. 여하간, 전곡 모두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가요는 하루가 다르게 장르가 바뀌고 녹음 기술이 달라지는데, 동요만 10년 20년 고대로 강요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기존의 아름다운 동요는 더 정성스럽게 다시 담아내고, 이 앨범처럼 좋은 동시를 새로운 감성으로 엮어내는 시도가 계속,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05-02-2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참 좋지요?
민이랑 저랑도 매일 같이 이노래를 듣고 있어요..^^

숨은아이 2005-02-25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쟁여놔야지.
 
강철의 연금술사 1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B급 영화를 좋아합니다. 「이게 뭐야! 말도 안돼!」하면서도 얼떨결에 끝까지 보고 마는 감각이 좋습니다. 내 만화에도 그런 감각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태어난 강철의 연금술사 제1권. 이 책을 손에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따위 연금술이 어딨어!」하고 계속 쿡쿡 찌르면서 함께 해 주세요. -1권 권두인사-

어쩐지, 1권을 펼쳐들고 접한 작가의 인사말부터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만화를 B급 영화에 빗댄 작가. 사실, 거의 모든 만화가 B급 영화의 특성과 유사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만화이기에 가능한, 어쩌면 얼토당토 않은 상상력. 논리나 개연성 따위는 깨끗이 포기하더라도 재미 하나는 담보해 주겠다!! 라는 작가의 자신 있는 목소리가 유쾌한 인사말 뒤에서 들려오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연금술이라는 새로운 소재가 기존 소년만화와 유사한 틀거리 안에 배어들면서, '강철의 연금술사'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준다. 강하지만 발전의 여지가 많은, 그리고도 귀여운 엘릭 형제(특히 무쇠갑옷 알폰스!!!)는 여느 만화주인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세계 속의 물질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연금술이 개입된 싸움은 한결 흥미진진한 것이다.
참, 그리고, 내용과 별개로 은박이 가미된 겉표지로 둘러싸인 고급스러운 외장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따로 강요하지 않음에도 '사서 봐~ 사서 봐~ 사서 봐~~'하는 환청이 들리는 것만 같다.

「나는 만화책 보는 게 너무 좋아!!」「그리는 것도 너무 좋아 죽겠어!!」「나는 그린다, 고로 존재한다!!」「내가 나라는 증명은 그거면 충분해!!」말인즉슨, 나는 만화바보라 그겁니다. -3권의 권두인사-

현재 8권, 현자의 돌을 둘러 싼 비밀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지금, 만화바보라 자칭하는 작가에게 자꾸 애정과 신뢰가 쌓인다.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애니가 나왔다는데, 그것도 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5-01-23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디박스에서 강철의 연금술사를 받아 보는 얘가 있지요. 그게 재밌어? 하고 지나갔었는데 진우맘님 얘기보니까 보고 싶네요 ^^*

토토랑 2005-05-24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애니가 더 재밋사옵니다.
8권인가 나오기 전까지 만화책 작가도 애니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했다지요 ^^;;
속도감과 주제에의 집중성에서 책보담 애니를 추천하옵니다.
 
마르스 MARS 15 - 완결
소료 후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엔, 아주 뻔한 그림이라고 생각했죠. 훤칠한 꽃미남과 자그마한 키에 눈만 동그란 여자아이. 흔하고 허술한 '순정형 그림'이라고 말이예요. 하지만 다양한 구도, 완벽에 가까운 오토바이를 보면서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아주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반항기 가득한 주목 받는 미남.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소녀. 이제 꽃미남은 이 소녀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지고, 더불어 주변의 제 2, 제 3 꽃미남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며, 그로인해 소녀는 질투어린 고충을 겪겠구나...하구요. 하지만 초반에 언뜻, 순정만화의 전형을 답습하는 듯 하더니 차분하게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확고하면서도 개운한 결말까지. 섣불리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 것 역시 착각이었던 것입니다.

마르스는 적지 않은 15권의 분량 안에서 심도 있게 '관계'를 헤쳐보입니다. 그저 아름답게 치장되어 왔던 가족, 그 안의 모성, 부성, 형제애가 본질적으로 어떤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지를 무리 없이 보여주지요. 불륜, 어긋난 사랑과 오해는 각종 만화와 드라마 안에서 수도 없이 되풀이되었던 소재입니다. 그러나 '마르스'는 변화되는 관계를 단순한 수박 겉핧기 식으로 따라가지 않고 깊숙한 내면의 심리, 그 움직임까지도 하나하나 포착해서 독자에게 전해줍니다. 그렇기에 진부한 소재가 이토록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죠.

새를 사랑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 새를 소유하고 싶을 것입니다. 안전하게 새장 속에 가두고 아낌없는 보살핌을 주고 싶겠지요.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많은 위험이 따를지라도 새가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이라는 것.
그것을 깨달은 키라와,이제 자유롭게 경기장을 질주할 레이가 항상, 행복하길 바랍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우주 2005-01-1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보다 말았는데. 어디까지 봤는지도 생각이 안 나요. 저도 넘 뻔한 순정만화 같아서 그랬는데 뒤에 좀 다른 얘기가 나오나보죠? ^^;

진/우맘 2005-01-10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후반부의 전개와 결말이, 마냥 사랑싸움으로 흐르지는 않더라구. 현실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토토랑 2005-05-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읽다가 몇번의 반전에 헉~ ! 헉~! 이런 하고 놀랬더랬지요
그치만 현실감이 조금 떨어지긴 한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