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님의 커피잔을 알고, 서재를 들락이게 되면서 언제부터인가 내 속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열망이 하나 있었으니....바로, 스타벅스! 미국거 안 팔아주기 운동이 다글다글 끓을 때나 한 번씩 째려봐 주었을 뿐, 평소에는 그 거대한 덩치를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나인데,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스타벅스는 <쿨하게 사는 지적인 미혼의 여유있는 휴식 공간>의 대표 코드가 되어 버렸다. (라이카님의 이미지가 내게 그래요. 쿨하게 사는 지적인 미혼^^) 어제는 자율 휴업일. 미루던 미용실을 가고, 오늘 있을 행사 준비 때문에 학교에 들러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큰 맘 먹고 스타벅스를 방문(?)하기로 했다.
사실, 처음 가 본 것은 아니었는데...봄 볕이 따뜻한 한산한 평일 오후여서일까, 들어서는 느낌이 남달랐다. "이야~ 자유의 공기다!" (무슨, 감옥에라도 있었냐. -.-)

점심은 우아하게~ 캬라멜 프라푸치노와 호두브라우니, 크로와상이다!!캬라멜 프라푸치노와 호두 브라우니를 먼저 고르고, 아무리 단 걸 좋아하지만 너무 심한거 아닌가 싶어 크로와상을 골랐다. 호두 브라우니는 환상의 맛이었다! 초컬릿과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축복이다. (요즘 읽던 '따끈따끈 베이커리'의 영향으로...뭔가 엄청나게 긴 소감을 써야할 것 같지만, 과감히 생략) 그러나, 잘 어울리는 것은 설탕 안 넣은 커피일 것 같다. 캬라멜 프라푸치노와 함께 먹으니...단 것이라면 깜박 넘어가는 나도, 나중에는 속이 좀 메슥거렸다.^^;
그나저나...라이카님의 내공에는 역시 못 따르겠군. 별로 맛 없어 보이는 사진이다. -.-

셀프 사진을 찍어 올린다고 큰 소리를 땅땅 쳐 놓았으니 찍기는 찍어야 하는데... 왠지 부끄러워서^^;; 화장실에 숨어서 한 컷... 'ㅎㅎ 이거 민망해서 원.' 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래도 얼짱 각도의 힘으로 사각 턱이 뾰족턱으로 보여서 다행.^^

배가 부르니 용기가 생긴건가. 드디어 사람들 시선 무시하고 그냥 자리에서 한 컷. 역광을 받기는 했지만...입자 고운 노란 햇빛이 사진에 스며 있는 것 같아 좋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독서를 잠시 했지만, 사실 상황이 주는 행복에 마음이 설레어 글자가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커피숍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것 만으로도 이렇게 감격하다니...그런 생각을 해본다. 기혼남녀들은 이성을 만날 기회가 미혼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데도, 연일 그렇게 불륜 소식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현실이 건조한 아줌마들은, 처녀보다 쉽게 감동시킬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special Thanks...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는동안, 아니 언제나 집에서 연우를 봐주시는 시부모님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