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상을 치르고 난 후 심신이 모두 지쳐 있는 걸까?
사무실에서도 비몽사몽이고 집에 가서도 앉기가 무섭게 잠이 쏟아진다.
너무 무기력하기만 하다.

어제는 밀렸던 사이버강의를 수강하느라고 밤이 늦어서야 퇴근을 했다.
큰 사무실에 당랑 혼자 11시까지 있으려니 왜그렇게 허전하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지 소등을 하고 나니 등골이 오싹했다. ㅠㅠ

요즘 힘들어 하는 것을 옆지기가 지켜보기만 했었나 보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와인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밤 12시에 와인과 옆지기를 마주하니 쌓였던 피곤이 눈녹 듯 사라지는 듯 했다.
말없이 지켜봐주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옆지기의 자상함이 고맙다.

내조나 외조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고 챙겨주는 작은 배려에서부터 시작되는 건가 보다.
옆지기가 따라주는 달콤 쌉싸름한 와인 한잔이 사람을 이렇게 감동시킨다.
와인과 감동을 함께 먹은 하루였다. 

옆지기의 뜻밖의 습격에 와인의 감미로운 맛과 향만큼이나 아름답고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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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1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은 좀 더 로맨틱하거나 에로틱했을 법하건만, 저 귀여운 하트가 전체 관람가 분위기로 만들어주는군요. 멋진 부부세요.^^

전호인 2009-06-15 09:3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상상이 참하시네요.
그냥 옆지기의 따듯한 마음과 와인에 약간 취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양물감 2009-06-1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것, 정말 어렵고도 쉬운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나저나 너무 부럽습니다....

전호인 2009-06-15 09:41   좋아요 0 | URL
어려운 일이지요. 다 경륜이 사람을 만들어 주는 가 봐요.
젊은 날에 나의 입장에서만 얘기하던 것이 상대를 읽고 봐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을 보면 세월의 흐름에 자연적으로 깨달음을 얻게 되네요.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더불어 나이먹어 간다는 것이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ㅠㅠ

무스탕 2009-06-1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의 마음 씀씀이가 참 자상하시네요.
저 같았으면 소주를 내놨을듯 싶어요..;;;
정녕 아름다운 부부십니다 ^^*

전호인 2009-06-15 09:42   좋아요 0 | URL
헉, 쏘주에 맥주까지 살짝 곁들이면 더 좋겠죠. 요즘은 폭탄주가 대세더라구요. 뭐 밤 12시에 이 정도면 귀엽죠? ㅋㅋ

소나무집 2009-06-1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반성하게 하는 페이퍼네요.
요즘 우리 서방님도 승진 시험 준비하느라 도서관에서 문 닫을 때까지 공부하다 오는데
저는 늘 잠결에 "왔어?" 하면서 계속 자거든요.

전호인 2009-06-15 09:42   좋아요 0 | URL
ㅎㅎ, 님의 부부애는 전부터 익히 알고 있는 데 왜 이러십니까 이거 아마츄어 같이....

하늘바람 2009-06-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한잔에 감동하는 님의 마음이 더 멋져요
울 옆지기가 그런다면 맨날 감동시킬 텐데

전호인 2009-06-15 09:4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가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만들어 가는 가족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사랑, 행복, 화목 모든것이 동반되겠지요.

순오기 2009-06-13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감동받을 줄 아는 님의 마음도 이뻐요!
하트가 난무하는 사진처럼 뽀뽀를 보낼 순 없구낭~~~ ㅋㅋㅋ

전호인 2009-06-15 09:44   좋아요 0 | URL
헉스, 보내주시면야 저야 뭐 부끄부끄.
꽃무늬 분홍색 빤쮸만은 하겠습니까...ㅋㅋ

프레이야 2009-06-1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참 좋은 분이네요. 전 한번도 이런 적이 없는지라.
행복하셨겠어요.^^

전호인 2009-06-15 09:45   좋아요 0 | URL
작은 이벤트에 감동먹고, 자은 배려에 고마워 하는 것이 부부가 아닐런지요?
가장 많이 배려해주고 신경써야 할 대상들일텐데 아옹다옹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히~~!

꿈꾸는섬 2009-06-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정말 멋지세요.^^

전호인 2009-06-22 15:00   좋아요 0 | URL
네, 분위기를 만들어 줘서 그저 고맙고 사랑스러울뿐이지요. 헤헤

씩씩하니 2009-06-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곁에 지혜로운 내조의 옆지기가 계시니...얼마나 행복하세요...
부러워라~ 나도 한번 일단 써먹어야겠당~~ㅎㅎㅎ
지켜보기보다, 무슨 일이냐구 물어보는 걸 먼저하는 나를 반성해봅니다~~~

전호인 2009-06-22 15:02   좋아요 0 | URL
뭐랄까 한 센스 한다고나 할까요.ㅋㅋ
그럼요 피곤할 때 이런 센스는 사랑을 키우고 행복을 만드는 지름길이지요. 반성이라....글쎄요 님도 그런 센스에 일가견이 있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