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머니보다 더한 할머니께서 운명하셨다.
태어난 지 삼칠일만에 어머니를 잃고 핏덩어리로 방치되었던 아기, 60년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깡촌에서 핏덩어리를 살려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언감생심 우유는 기대할 수도 없었다. 백설기를 말려 빻은 가루를 우유로 대신하고, 호롱불로 데워 먹여 아이를 키우셨단다. 밤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기에 늘 눈이 물러 있었고, 에미없이 우는 아이가 불쌍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었단다. 그렇게 에미없는 아이만 누나, 동생을 포함 셋이나 키워주셨다.
당신 것을 챙겨 본 적이 없고, 늘 자손들을 위해 이웃을 위해 베푸시기만 하시다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영영 떠나버리셨다.
운명하시는 날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도 못하시고, 자손들 저녁 굶을까봐 저녁 다 먹는 것을 확인하신 후 홀연히 숨을 멈추셨다.
어찌 자손들을 이렇게 허망하게 하십니까?
단장되는 느낌의 슬픔을 아무리 토해내 본들 생전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음이 어찌 이 보다 더 허망하단 말입니까?
당신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날에는 나도 울고, 가족도 울고, 친척도 울고, 동네 이웃들도 울고 인근 지역 마을 모두가 울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의 귀감이셨습니다..
산양댁!
고이 영면하소서.
고생만 하시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신
나의 할머니......
어찌 당신의 분신으로 키운 이 손자를 두고 눈을 감으실 수 있으셨습니까?
복받치는 슬픔에 자꾸 목이 메입니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