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머니보다 더한 할머니께서 운명하셨다. 
태어난 지 삼칠일만에 어머니를 잃고 핏덩어리로 방치되었던 아기, 60년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깡촌에서 핏덩어리를 살려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언감생심 우유는 기대할 수도 없었다. 백설기를 말려 빻은 가루를 우유로 대신하고, 호롱불로 데워 먹여 아이를 키우셨단다. 밤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기에 늘 눈이 물러 있었고, 에미없이 우는 아이가 불쌍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었단다. 그렇게 에미없는 아이만 누나, 동생을 포함 셋이나 키워주셨다.

당신 것을 챙겨 본 적이 없고, 늘 자손들을 위해 이웃을 위해 베푸시기만 하시다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영영 떠나버리셨다.

운명하시는 날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도 못하시고, 자손들 저녁 굶을까봐 저녁 다 먹는 것을 확인하신 후 홀연히 숨을 멈추셨다.
어찌 자손들을 이렇게 허망하게 하십니까?

단장되는 느낌의 슬픔을 아무리 토해내 본들 생전의 모습을 다시 뵐 수 없음이 어찌 이 보다 더 허망하단 말입니까?

당신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날에는 나도 울고, 가족도 울고, 친척도 울고, 동네 이웃들도 울고 인근 지역 마을 모두가 울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의 귀감이셨습니다..

산양댁!
고이 영면하소서.

고생만 하시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신
나의 할머니......

어찌 당신의 분신으로 키운 이 손자를 두고 눈을 감으실 수 있으셨습니까?
복받치는 슬픔에 자꾸 목이 메입니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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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0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 안타깝습니다. 부디 할머니께서 평안히 쉬시기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호인 2009-06-06 21: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쉽게 잊혀질 수도 잊을 수도 없습니다.
아직도 할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ㅠㅠ

세실 2009-06-0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할머니가 돌아가셨군요.
어머니보다 더하신 분이라니 참 많이 슬프셨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전호인 2009-06-06 21: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아무리 슬퍼해 본들 다시 생전의 모습을 볼 수 없음이 너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ㅠ

프레이야 2009-06-0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픔에 상심이 크시군요. 어머니보다 더한 할머니시라니 더욱이요.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길 빕니다.

전호인 2009-06-06 21:53   좋아요 0 | URL
영면을 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고 아늑한 곳으로 가셨을 거라 믿습니다.
모든 시름과 근심이 없는 곳에서 평안하시겠지요?

바람돌이 2009-06-0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보다 더한 할머님이시군요. 그저 할머님의 명복을 빌뿐 아픈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할지...

전호인 2009-06-06 21:55   좋아요 0 | URL
할머니의 명복을 빌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슬픔은 경중을 말할 수는 없겠지만 슬픔을 느끼는 기간은 시간이 해결 주시겠지요?

hnine 2009-06-0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요.
고인께서는 고생스런 생이 되셨을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정말 훌륭한 일생을 사셨네요. 그 은혜를 받은 자손들 마음에 영원히 살아계실겁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려요.

전호인 2009-06-06 21:57   좋아요 0 | URL
아무리 아파해 본들 돌아가신 다음에는 결국 살아있는 자들의 몫일 뿐이더라구요. 여동생이 그러더라구요 오빠 할머니께서 우리를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셨으니까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라구요.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무스탕 2009-06-0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 평안하세요..
전호인님. 할머니께서 좋은곳에서 평안하실테니 너무 맘 상해 마시구요..

전호인 2009-06-06 21: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평안한 곳에서 영생하시리라 믿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시면서 이생에서의 한을 마무리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애(厚愛) 2009-06-07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니와 저는 제 할머니손에서 자랐습니다.
글을 읽다가 제 할머니 돌아가실 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납니다.
부디 좋은곳에서 편안히 쉬시길 빕니다.

전호인 2009-06-08 15:4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함께 하고픈 분이었기에 제곁에 없으시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습니다.

순오기 2009-06-09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침에 제 서재에 남긴 댓글을 보고, 웃음을 잃을 일이 있었나보다 생각했는데
어머니셨던 할머니가 돌아가셨군요.ㅜㅜ
손주 셋을 잘 키워내셨으니 할머니께선 편안히 눈을 감으셨나 봅니다.
좋은 일 많이 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기를~~

전호인 2009-06-12 09:29   좋아요 0 | URL
네, 그런일이 있었습니다. ㅠㅠ
아무리 슬퍼해본들.......
가슴이 아립니다.

꿈꾸는섬 2009-06-0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얼마전 저희도 상을 치렀었는데 전호인님의 슬픔이 얼마나 크실까요? 그래도 할머님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이젠 편안한 세상에서 평화롭게 사시길 바랍니다.

전호인 2009-06-12 09:30   좋아요 0 | URL
네, 이승에서 못다하신 것을 저승에서나마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ㅠㅠ